신대원의 수도권 이전, 신중하게 논의 되어야
지난 4월 23일자 기독교보에 “신대원 수도권 이전 검토한다”는 제하에 충격적인 뜻밖의 관련 소식이 실렸다. 내용인즉 고신대학교미래대책위원회(위원장 신상현)가 지난 4월 14일에 회의를 개최하여 전 교육부 국장을 초대하여 “고려신학대학원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발전방안” 발표를 듣고 고려신학대학원(이후 신대원으로 줄임)을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부터 2년 전 제64회 총회에 당시 고신대학교특별대책위원회가 ‘신대원의 부산 이전 안’을 보고한 것과는 완전히 대조가 되는 결과여서 갑작스런 소식을 접한 많은 이들이 그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비록 미래대책위원회에서 아직 검토하는 단계라고 할지라도 우리는 신대원의 수도권 이전 논의와 관련하여 무엇보다 절대적인 필요성과 타당성에서 전국교회 차원에서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2년 전에 제시된 ‘신대원의 부산 이전 안’의 경우도 이사회와 총회 임원회와 일부 부산 지역교회를 중심으로 주도하여 의견을 수렴하여 총회에 보고되기까지 여러 차례 공청회도 열렸고 설명회도 열렸으나 결국 수용되지 않았다. 우리는 행여 신대원의 수도권 이전 논의가 불필요하고 소모적으로 흐르는 것을 우려한다.
현재로서 신대원의 수도권 이전은 일부의 견해일 뿐이고 여기에 대한 공감대가 거의 형성되어 있지 않다. 무엇보다 지금 신대원의 교육환경이 최고인데도 불구하고 굳이 수도권으로 이전해야 하는지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2월 글로벌 리서치가 전국의 11개 신학대학원의 학생을 면담하여 여러 항목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학생들의 만족도에서 본 고려신학대학원은 90.5점으로서 2위를 차지한 합동신학대학원의 81.3 점과는 큰 차이를 보일 정도로 지금 우리 신대원의 교육 환경은 11개 신학대학원 중에서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교수진, 학교시설, 교육 커리큘럼, 장학금 제도 및 지원 등의 항목에서 학생들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였다.
만약 수도권으로 신대원이 이전한다면 가장 중요한 기준은 적어도 지금 보다 더 훌륭한 교육여건을 제공할 수 있는가의 여부이어야 한다. 수도권 이전을 통해 지금의 최고의 교육환경(기숙사와 교육 시설, 접근성)이 보장될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검토해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은 결국 신학교육의 질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대원의 수도권 이전은 결국 양질의 신학교육과 경건훈련을 제공하여 우리 교단이 지향하는 대로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을 확립할 뿐 아니라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할 준비와 실력을 갖춘 최고의 목사 후보생을 배출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이전을 통해 우리가 과연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가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단순히 수도권에서 좋은 학생을 유치하고 이곳에서 교세확장이 수도권 이전의 목적이라면 우리는 이러한 발상에 대해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좋은 학생의 기준이 무엇인지, 최고의 교육환경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좋은 학생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좋은 학생은 결국 좋은 교회에서 나온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혹시라도 교회중심의 원리를 떠난 잣대를 가지고 좋은 학생을 바랄 목적으로 수도권 이전을 검토한다면 이는 큰 착오가 아닐 수가 없다.
적어도 남북통일 이전까지는 우리 교단의 한계 즉 부산 경남 지역에 대부분의 교회들이 분포되어 있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 뿐 아니라 무엇보다 이곳 교회들에서 좋은 학생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기꺼이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교단 교회에서 목사 후보생이 나오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좋은 목사 후보생은 신대원에 입학하기 이전에 이미 자기가 속한 교회에서 좋은 신앙과 경건의 훈련을 받으며, 그 신학과 신앙의 색깔이 형성되어 있다.
현재 부산 경남 지역 교회들의 목사 후보생들이 천안을 왕래하며 시간과 부대비용 측면에서 상당한 희생을 하고 있지만 그나마 신대원이 제공하는 최고의 교육환경으로 인해 어느 정도 보상이 되어서 위안으로 삼고 있는 터인데, 만약 수도권 이전이 이루어질 경우 부산 경남 지역의 목사후보생들이 겪어야 할 희생은 실로 막대하지 않을 수 없으며, 더구나 수도권 이전 이후의 교육환경이 지금보다 열악할 경우에는 아마도 이제는 역으로 부산 경남 지역 출신의 학생들이 신대원 입학을 꺼려하는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
신대원의 이전 논의는 교회 전체의 미래와 직결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아주 신중하고 공개적이고 투명하고 장기적으로 다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