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회의 사유화를 우려한다
“한국에 ‘주님의교회’라는 이름의 교회는 몇 개인가?”라고 검색하면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고 답한다. 너무 많기 때문이다. 유사한 이름까지 포함하면 파악은 거의 불가능하다. 예상한 답이다. 교회의 소유권이 주님께 있다는, 당연한 진리를 교회 이름으로 표방하는 교회들이 많다. 그러나 왜 들려오는 소식은 정반대일까?
근래 교계에서 존경받던 목사가 아들 목사를 위한 막대한 개척 지원금을 요구했다가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이때 회자된 그의 명분은 ‘교회 지분’이었다. 교회 개척과 성장에 해당 목사가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주장이다. 교계에 논란이 없었다면 수용되었을지도 모른다. 교회의 지분 주장은 ‘교회는 내 것이다’라는 주장을 순화, 혹은 포장한 말이다. 그러나 주님의 교회에 대한 소유권 주장과 확보가 실현되고 있는 현실이다. 교회가 사유화되고 있다.
교회의 사유화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헌금 오용과 남용, 교회 재산의 개인 등기, 교단 탈퇴 후 독립 교회화, 교회 폐쇄 후 재산 취득, 담임목사 세습 등이다. 때로 목사 은퇴 후 교회 건물을 복지기관으로 전용한 뒤 대표로 재직하는 형태도 인기(?)가 있다. 각 교회마다 특수한 상황이 있을 것이다. 목사의 노후, 혹은 복음 전도의 새로운 패러다임 등과 같은 현실적이며 실용적인 이유가 들먹여진다. 그러나 우려를 불식하기 어렵다.
교회의 사유화가 교회 재산의 사유화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교권의 사유화도 문제다. 사실 교권의 사유화가 교회 재산의 사유화로 길을 열어준다, 앞선 논란에서 해당 목사가 교회에 개척 지원금을 요구하게 된 출발점이 있다. 해당 목사는 후임 목사와 갈등이 생기면서 ‘더 이상 같이 (목회) 못한다’고 말했다. 당회에 투표까지 요구했다. 그러나 당회가 해당 목사의 의도대로 결정하지 않았다. 그러자 ‘지분’을 요구하며 교회 개척을 시도한 것이다. 이 과정은, 그가 마음으로는 아직 은퇴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전히 자신의 교회임을 주장한 것이다.
불가피하게, 혹은 복음 전도와 미래 교회 성장을 위해서 위에 언급한 일을 하려면 적극적인 조치를 할 수 있다. 교회 재산의 유지재단 가입 혹은 법인 등록, 또한 정관을 통한 대표자 자격 제한과 같은 조치 말이다. 불가피한 과정이라면서, 교회를 사유화한다는 불명예를 피하고자 한다면 이런 최소한의 조치를 금방 생각해낼 수 있다.
교회법이나 노회의 경계는 사실 피하려면 피할 길이 많다. 교회를 사유화하고자 마음을 먹으면 실현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주님의 주권 거부임을 알아야 한다. 누구도 교회의 소유권이나 지분을 주장할 수 없다. 주님은 '너는 내 것이라'고 단호히 말씀하시고 단 한 번도 포기하지 않으셨다. 왜냐하면 자신의 생명값으로 사셨기 때문이다. 모쪼록 주님의 의심이 확신과 책망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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