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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누가 고신교회의 질서와 성결과 화평을 무너뜨리는가?

 

 

최근 고신교회에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 잇달아 일어났다. 지방에서 발행되는 한국기독신문 5월 22일자 기사를 통해 지난 5월 4일(월)에 열린 정기 경남(법통)노회에서 총회에 파송하는 총대를 선출하는 선거에서 부정이 있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소위 법통노회로 별칭을 가지고 있는 경남노회에서, 그것도 고신총회의 현직 부총회장이 회원으로 있는 노회에서 이런 수치스런 일이 일어난 것은 정말 충격이었다.

 

   사실, 총대투표의 문제는 경남노회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 곳 저 곳에서 총대투표와 관련된 잡음의 소리가 들린다. 총대로 가기 위해 로비를 벌이고 돈 봉투를 돌리면서 표를 매수하는 일도 있다. 투표를 한다고 해도 총회총대는 노회내의 영향력있는 이들로 대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총대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져가고 있다. 목사와 장로 중에 평생 총회에 총대로 한 번도 가지 못하는 일도 흔하기 때문이다. 시찰별 안배를 넘어 연령별 안배를 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져가고 있다. 심지어 장로교 정치원리인 직분의 동권을 확장적으로 해석해서 노회별 총회 총대를 동수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어떻게 되었든지 총회 총대투표가 형식적이 아닌 실질적인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경남노회의 총대선거에서 부정이 있었다는 것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러한 수치스런 일이 익명의 제보를 통해 한국기독신문에 기사로 실린 것이었다. 이 일로 이 사건은 일파만파 고신교단을 넘어 지역 내의 교회들 뿐 아니라 전국교회에 알려졌다. 그런데 이 사건은 경남노회의 한 시찰회에 익명의 제보를 통해 알려지면서 해당 시찰회를 거쳐 노회 임원회에 보고되어 적절한 처리를 강구하던 중이었다. 임원회에서 조사를 하여 마침내 총대선거 전에 목사총대 추천 12명을 임의로 작성하여 유포한 책임자인 000 목사가 임원회 앞에서 공적 사과를 하고, 이 총대선거명단으로 인해 피해가 갔을 000 목사에게 개별적으로 사과를 하고, 추후에 임시노회가 열릴 때 책임자가 다시 공적 사과를 할 것을 계획하고 있었다. 이렇게 해당 노회 임원회가 나름대로 질서를 따라서 적절한 처리를 하는 중에 익명의 제보를 통해 한국기독신문에 실린 보도의 충격은 경남노회의 구성원은 물론 이 보도를 접하는 모든 이에게 상상하기 어려웠다.

 

   교회정치 제96조는 “치리회는 교회의 질서와 행정에 대하여 분별할 필요가 있을 때 성경의 교훈대로 교회의 성결과 화평을 도모한다”라고 치리회의 의의를 정의하고 있다. 그래서 치리회는 교회의 질서와 성결과 화평을 유지하기 위해 당회, 노회, 총회로 구분하고, 순차대로 상소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이 경남노회 내부로 그치지 않고 한국기독신문에 제보가 되고 실림으로 전국교회와 초교파적으로 해당 지역에 알려진 것은 한마디로 교회의 질서와 교회의 성결과 화평을 무너뜨리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성적으로나, 교회의 성결과 질서와 화평의 관점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일은 계속되었다. 한국기독신문에 실린 이 기사를 두고 부산 00 노회와 000 목사가 총회선거관리위원회에 공적인 질의서를 보내고 이 일로 인해 지난 6월 5일(금)에 총회선거관리위원회가 열렸다는 소식이었다. 질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총대 선거 전에 추천명단이 노회원에게 전달된 것이 불법선거가 아닌가, 둘째, 불법 선거에 의해 총대로 당선된 자가 제70회 총회총대로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가’였다. 부산 00 노회와 000 목사는 적어도 경남노회의 처리과정을 인내심으로 지켜보거나 혹은 경남노회에 문의해서 이 모든 사건의 전말을 정확히 알아보아야 했다.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도 않은 채 한국기독신문에 실린 보도만을 근거로 신속하게 총회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를 함으로써 이 사건을 총회적인 문제로 키웠다. 그 성명서의 요점은 불법선거를 통해 총대로 당선된 자가 제70회 총회총대로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었다. 경남노회의 총회 총대자격을 질의하는 것이 그렇게도 급하고 중요한 문제였을까?

 

   치리회에 대한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교회정치 제100조는 각 치리회는 고유의 권한은 있으나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고 못 박고 있다. 왜냐하면 각 치리회는 그리스도의 한 몸에 속해 있고, 그래서 경남노회와 부산 00 노회는 서로 형제 노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형제노회의 허물과 약점과 아픔을 함께 슬퍼하고 기도하지 못할지언정 이렇게 들추어내는 것이 합당한가? 게다가 의문이 드는 것이 있다. ‘개인이 총회의 기관인 총회선거관리위원회에 공적으로 질의를 할 수 있는지’ 이다. 부산 00 노회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총회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서를 보냈는지 알고 싶다. 시찰회 경유를 하고 노회의 공식 결의를 통해 질의서를 보냈는지 말이다. 교회정치 제132조(노회의 직무) 제15항을 보면 노회의 직무 중 하나는 총회 제출의 청원, 건의, 문의, 진정, 상소 및 위탁판결의 처리라고 하였다. 그리고 교회정치 제145조(총회의 직무) 제2항에서 총회의 직무 중 하나는 하회에서 제출하는 건의, 청원, 진정, 상소, 소원, 문의(질의)와 위탁판결을 접수 처리한다고 하였다. 여기서 총회에 하는 문의(질의)는 노회의 직무라고 하였다. 그런데 부산 00 노회가 올린 질의서는 노회 임원회 결의로 작성한 것이라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노회 임원회의 결의로 질의한 것을 과연 총회의 한 기관이 정식으로 다룰 수 있는지 묻고 싶다. 게다가 한 개인이 올린 문의(질의)를 총회의 한 기관이 공적으로 취급한 것도 더 큰 문제다. 이렇게 총회와 총회의 한 기관에 한 개인이나 노회의 임원회가 시찰회와 노회의 정식 결의를 거치지 않고 질의를 할 수 있다면, 그리고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주 예수께서 교회의 머리로서 세운 교회의 정당한 질서를 어긴 것이고,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죽기까지 흘린 피로 이룬 교회의 성결과 화평을 깨는 것이 아닌가?

 

   이 모든 충격의 여파로 몸살을 앓는 터에 “고신교단 정체성 수호와 고신교회 바르게 세우기 실천운동 000 목사 외 50인 연대”라는 성명서가 고신교회의 정론지인 기독교보에 실렸다. 이 성명서의 대표로 나와 있는 000 목사는 총회선거관리위원회에 해당 사건에 대해 이미 질의를 한 분이다. 성명서 내용은 총회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낸 질의서처럼 동일하게 한국기독신문에 실린 해당 기사에 근거한 것이었다. 성명서는 여기서 나아가 제64회 총회 시 동대구노회가 유사한 사건으로 자체 결의로 총대를 보내지 않은 선례를 들면서 경남노회도 이러한 전철을 밟는 것이 그리스도인과 공회의 바른 자세라고 주문까지 하였다.

 

   이 성명서를 실은 기독교보가 인쇄되는 시점은 경남(법통)노회가 6월 12일(금)에 임시노회를 열기로 하고 소집통지서를 보낸 직후였다(6월 5일). 경남노회가 이미 임원회를 통해 적절한 처리를 하는 중에 있고, 또 총회상정안건을 포함하여 이번 사건을 처리하기 위한 임시노회 개최를 앞두고 있음을 뻔히 알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노회와는 아무 소통도 없이 오로지 한국기독신문의 기사에 근거해서 성명서를 발표하여 해당 노회가 질서를 밟아서 처리 중에 있는 일을 무시했다. 더 나아가 이 사건의 의미를 주관적으로 확대하여 해석하고, 해당노회에 손가락질을 하여 총대권 파송을 고려하도록 주문하며 회개하라고 촉구했다.

 

   이 와중에 지난 6월 12일(금)에 경남(법통)노회의 임시노회가 열렸다. 목사총대 12명의 추천 명단을 임의로 작성하여 일부 노회원에게 유포하여 사전 불법선거운동을 한 000 목사가 이미 노회 임원회와 일부 노회원 앞에서 사과하였지만, 다시 노회 앞에 정중하게 깊이 머리를 숙이고 이 사건의 전말을 밝히고 공적인 회개를 하였다고 한다. 그가 공개한 전말은 비록 사석에서 젊은 목사들이 몇 차례 모여서 젊은 목사들을 총회 총대로 교체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이번 목사 12명의 추천 총대명단을 작성한 것은 어떤 누구와 의논한 일이 없고, 또 일부 노회원에게 유포할 때에도 상대방의 의사를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한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노회는 이러한 공적 시인과 회개를 진정성 있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당사자는 노회 회원권 중지 3년의 시벌을 자청하였으나 노회는 1년 노회 회원권 중지를 결정하고 노회장이 이를 선언하였다는 것이다.

 

   000 목사의 행위는 명백하게 불법사전선거운동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임시노회를 통해 이번 사건은 한 젊은 목사가 지극히 개인적으로 벌인 일탈 행위임을 밝혔다. 왜 그런 일탈 행위를 했을까? 배후를 추측하는 이들이 많지만 그 노회에서 근간 일어난 여러 사건들을 두고 몇몇 특정 기수의 목사들에 대한 불만, 그들이 총회 총대로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데서 나온 지극히 사적인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한 젊은 목사의 지극히 개인적인 그릇된 행동이 부풀려져 제보가 되었고 일파만파를 불러 일으켰다. 이 기사에 근거해서 너무나 신속하게 적법하지 않은 절차를 거쳐 총회선거관리위원회에 부정선거로 당선한 총대들의 자격에 대한 질의가 이루어졌다. 여기에다가 익명의 50명 연대 이름으로 경남노회의 총회 총대권의 정당성을 의심하면서 다가오는 총회에 총대파송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한 성명서가 고신교회의 정론지인 기독교보에까지 게재가 되었다. 이렇게까지 이 문제를 확산시킨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하다. 여기에 교단정치가 깊숙이 개입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경남노회의 한 노회원이 개인적으로 목사총대추천명단을 작성하여 일부 노회원에게 유포한 일은 분명 하나님의 주권과 성령의 인도를 거스른 일이다. 하지만, 이후 여기서 비롯된 일련의 사건은 도를 넘어 교회의 질서와 성결과 화평을 깨며, 형제와 형제노회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 아닌가? 코로나 19 팬데믹의 현상으로 고군분투하는 교회에 잘못된 정보와 과장된 정보로 인해 인포데믹 전염병이 지금 우리 고신교회에 퍼져가고 있지 않은가? 이것이야말로 코로나 19보다 더 무서운 영적 전염병이 아니겠는가? 언제까지 우리가 이렇게 서로 물고 삼키려고 할 것인가? 언제까지 개혁과 회개를 명분삼아 하루살이는 걸러내고 낙타는 삼킬 것인가? 언제까지 우리가 바리새인의 정신을 고집할 것인가? 서로 불쌍히 여기며 서로 인자하게 여기며 서로 사랑하는 복음의 정신이 아쉬울 따름이다.

 

   경남노회 임시노회에서 목사 총대 추천명단을 작성하여 유포한 책임자 000 목사에 대한 시벌을 공적으로 선언했다. 노회를 마치면서 노회를 대표하여 000 목사는 “주님, 우리는 000 목사보다 조금도 더 나을 것이 없습니다”라고 기도하며 불법총대명단 작성의 책임자 000 목사를 정죄하지 않고 오히려 그를 위로하고, 나아가 노회원들이 역시 같은 죄인임을 눈물로 고백하였다고 한다. 이런 것이 신앙의 정통과 생활의 순결을 주창하는 고신인들의 합당한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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