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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정론 목회자 인터뷰 열 두 번째 인터뷰.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박재은 목사

 

 

2월 13일. 제6회 개혁정론 정기 포럼을 맞아 인터뷰를 준비했다. 지난번에는 “회개” 주제를 발제하는 이정규 목사를 인터뷰 했다. 이번에는 “성화” 주제로 발제하는 박재은 목사를 인터뷰 했다. 박재은 목사는 미국 칼빈 신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박사 과정 중 해외필진으로 개혁정론과 인연을 맺었다. 

 

박재은 가정.jpg

#박재은 목사와 가족들.

 

 

Q 교수님 바쁜신 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개인적인 신앙 이력에 대해 소개해주시겠습니까?

 

A 박재은 목사: 저는 목회자 가정에서 태어나 모태 신앙으로 자랐습니다. 저는 소위 “서원 기도”로 태어났습니다. 아들인줄 철썩 같이 믿었던 첫째가 딸로 태어나자 저희 부모님은 깊은 위기의식을 느꼈고, 결국 아들만 주신다면 주의 종으로 바치겠다는 다소 위험한 선언을 하며 하나님과 딜(deal)하셨습니다. 결국 저는 태어난 순간부터 타의적으로 “주의 종”이 되었고 그렇게 어릴 때부터 “작은 목사”라고 불리게 됩니다. 

 

어릴 적에는 당연히 나중에 커서 목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머리가 커지면서 “도대체 왜 내 인생은 나에게 한마디 상의 없이 누군가에 의해 이렇게 미리 작정되었고 예정되었는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고 결국엔 하나님에 대한 반항으로 이어졌습니다. 신학교 가는 것 자체에 깊은 회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서원의 굴레가 아닌 내 인생을 내 마음대로 마음껏 펼치고 싶었습니다. 저는 당시에 음악이나 건축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Q 서원으로 태어난 자녀시군요! 그렇다면 반항의 길이 아니라 다시 순종의 길로 이어진 계기는 무엇인가요?

 

A 박재은 목사: 하나님께 반항한 저에게 귀한 체험을 허락하셨는데요. 건강했던 저에게 뜻하지 않은 병을 주셨고 소위 모두들 하나 정도는 꼭 가지고 있는 “하나님께 얻어맞고 신학교에 기어 들어오는” 귀하고 은혜로운 레퍼토리를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으로 진급하는 시기에 갑자기 척추관련 질환이 왔습니다. 저는 건강한 체질이고, 지금도 건강한데 그때 유독 갑자기 병이 찾아왔습니다. 걷지도 못하고 정말 숨 막히는 고통을 처음 경험해보았습니다. 저는 그때 유난히 힘들었는데 오히려 부모님께서는 미소를 짓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하나님께서 우리 재은이를 치셨구나’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았거든요. 웃음.

 

이렇게 되니 저는 부모님이 더욱 미워지고, 하나님에 대한 의심이 생겼습니다. 소위 “자기 사람 만들려고 병을 줄 수 있는가?”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계속 힘드니까, 아프다보니까 마음이 약해지더군요. 그래서 만약에 이 병이 하나님으로부터 왔다면 하나님께 간구하면 회복되지 않을까 생각했고, 병원을 퇴원해 기도원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그 광대하신, 창조주께서 나 같은 미물에게 관심을 주시다니!” 시간이 지나면서 아픈 것 자체가 감격스러웠고, 놀랍게 차도가 나아지면서 3월 말에 학교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약간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제 개인적 체험에 신령한 의미를 너무 부여하고 싶지는 않지만, 제게는 너무나 소중한 체험입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이것을 통해 돌이키셨다는 것을 믿거든요. 이후 총신대 신학과로 진학했고 단 한 번도 목사의 길을 의심해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도 다시 기억하면서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은혜밖에 고백할 것이 없네요.

 

 

Q 소명에 따라 유학을 떠나셨는데요. 유학 기간을 간략히 소개해주시겠습니까?

 

A 박재은 목사: 저는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미국 유학을 꿈꿨습니다. 아버지가 미국에서 홀로 유학을 수년간 하셨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도 커서 아버지처럼 미국에 가서 공부를 해야겠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곤 했습니다. 

 

총신대 신학과에 입학하고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진학해서도 늘 유학을 가야겠다는 생각은 변치 않았습니다. 특히 조직신학을 깊이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학부에서 처음으로 조직신학 개론 수업을 들으면서 20여년 간 교회에서 들어온 성경 말씀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면서 “아 바로 이거구나!” 라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신학대학원에 진학해서 조직신학 각론들을 접하면서 또 다시 조직신학 특유의 매력에 깊게 빠져버렸는데 개론과 각론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해체와 재구성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갈 길은 바로 이것이구나!”라며 혼자 흥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Q 그래서 미국으로 유학가셨군요. 그런데 보통 총신대는 웨스트민스터 신학교로 가는 이미지가 있는데, 칼빈 신학교로 가셨네요. 게다가 당시에는 16-17세기 개혁신학에 대한 관심이 높지는 않았는데 어떻게 그 분야를 공부하게 되셨나요?

 

A 박재은 목사: 맞습니다. 저도 웨스트민스터와 칼빈을 같이 고민했습니다. 사실 정확히 알고 진학한 건 아니었습니다. 누구한테 묻지 않고 홈페이지로 정보를 찾아다니는 정도였습니다. 당시에 웨스트민스터는 교수진이 바뀌던 시절, 특히 조직신학에 사람이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칼빈을 보면 멀러, 볼트 교수님이 계셨지요. 볼트 교수님은 제가 바빙크에 관심이 있어서 알던 분이었거든요. 제 박사학위 지도를 볼트 교수님께서 해주셨습니다. 오히려 멀러 교수님을 몰랐고 칼빈에 가서 16-17세기 개혁신학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Q 박사 과정, 학위 공부에 대해 소개해주시겠습니까?

 

A 박재은 목사: 제 박사 학위 논문 제목은 “Driven by God: Active Justification and Definitive Sanctification in the Soteriology of Bavinck, Comrie, Witsius, and Kuyper” (하나님에 의해 이끌림을 받는 구원: 헤르만 바빙크, 알렉산더 꼼리, 헤르만 비치우스, 아브라함 까이퍼의 구원론에 나타난 능동적 칭의와 결정적 성화)입니다. 조직신학 중 구원론 분야이고 네덜란드 개혁신학자들의 빛 아래서 능동적 칭의 개념과 결정적 성화 개념의 신학적 유익에 대해 분석한 논문입니다. 

 

저는 구원론에 애정이 많습니다. 제가 깊이 애정을 가지고 있는 구원론이 현대신학 혹은 인간중심적, 행위 구원론적 사상의 공격으로 인해 뿌리 채 흔들리고 있는 지금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진심으로 우려되고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박사논문을 통해 구원론 안에서 점차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하나님의 구원론적 주권을 다시금 확보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논문의 주 제목이 “Driven by God” 즉 “하나님에 의해 이끌림을 받는 [구원]”입니다. 우리의 구원은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에 의해 이끌림을 받아야 합니다. 이를 능동적 칭의 개념과 결정적 성화 개념 사이의 신학적 연속성을 탐구하면서 논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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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 박사 졸업식.jpg

#박사논문 디펜스와 학위 수여식 중 가족들과 함께.

 


Q 구원론에 관심을 가진 것은 개인적 체험이 영향이 있었나요?

 

A 박재은 목사: 그렇지는 않습니다. 웃음. 박사 논문은 시대적 상황과 관련 있습니다. 한국 상황에서 “행위 없는 구원?” “새관점” 등이 대두되면서 구원론에서 하나님의 주권이 흔들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타계할 것인가?”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16-17세기 개혁신학, 까이퍼, 바빙크 등을 연구하면서 균형 있게 가도록 노력했습니다. 

 

 

Q 이제 포럼과 관련된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먼저, 칭의와 성화에 대해 책을 쓰셨는데 내용을 간략히 소개해주십시오. 이번 포럼에서 성화에 대해 발제하시는데 발제 내용도 간략히 소개해주십시오.

 

A 박재은 목사: 『칭의, 균형 있게 이해하기』 (부흥과개혁사, 2016)와 『성화, 균형 있게 이해하기』 (부흥과개혁사, 2017)는 그 부제에서 잘 나타난 것 같이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역할, 그 사이에서 균형 있게” 칭의와 성화 교리를 바라보자라는 의도를 가지고 쓴 책입니다. 교회 역사는 이 둘 사이에 균형을 잡는 것이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지에 대해 우리에게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주권“만” 강조되면 반율법주의, 하이퍼 칼빈주의식의 칭의, 성화론으로 전락하게 되고, 그 반대로 인간의 역할“만” 강조되면 신율법주의, 반펠라기우스주의, 아르미니우스주의식의 칭의, 성화론으로 발전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책을 통해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역할 둘 다를 동시에 이야기할 수 있는 신학적 장치인 “능동적/수동적 칭의” 그리고 “결정적/점진적 성화” 개념을 소개하였습니다. 

이번 개혁정론 포럼에서는 성화론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하기 위한 신학적 장치인 “결정적 성화” 개념에 대해 좀 더 깊이 고민하려고 합니다. 결정적 성화 개념은 많은 유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혁신학 내에서조차 여러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비판이 결정적 성화 개념과 법정적 칭의 개념 사이의 차이점과 연관된 비판이며, 또 다른 비판은 결정적 성화 개념과 구원의 서정(ordo salutis) 사이의 관계성에 대한 비판입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후자의 논의에 집중해 다루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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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 균형 있게 이해하기』 (부흥과개혁사, 2017)

 

 

Q 결정적 성화는 존 머레이가 잘 정리한 개념 아닌가요? 아주 중요한 개념으로 배웠는데요, 어떤 비판점들이 있습니까?

 

A 박재은 목사: 아무래도 존 머레이가 성경신학자다보니 논문을 조직신학적으로 쓰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비판점들이 생깁니다. 대표적으로 “존 페스코”입니다. 단번에 거룩하게 되는 것이 법정적 칭의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래서 법정적 칭의와 결정적 성화의 차이가 없으니 혼돈이 온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페스코의 반대에 "랄프 커닝턴"이 또 반박을 합니다. 또 다른 측면의 비판을 마이클 호튼이 언급 했습니다. 그는 결정적 성화를 수용하지만, 구원의 서정 중 독립적 위치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합니다. 실제로 그런 점이 있긴 합니다. 그래서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포럼에서 발제하려고 합니다. 

 

저는 결정적 성화 개념이 “베스트”는 아니지만 훌륭한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계획하는 연구들을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박재은 목사: “균형 있게 이해하기” 시리즈 3편 『속죄, 균형 있게 이해하기』를 준비 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 역시 하나님의 측면(속죄의 객관적 측면)과 인간의 측면(속죄의 주관적 측면)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상황과 여력만 허락한다면 더 많은 신학 주제를 “균형 있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들을 계속해서 펴내고 싶습니다. 제가 학위 마친 후 한국에 돌아와 지금까지 맡아 가르친 과목들이 주로 신론, 기독론, 인간론, 종말론 등인데 이러한 신학 주제들도 충분히 균형 있게 이해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삼위일체, 하나님의 형상(imago Dei), 천년기론, 철학과 신학과의 관계 등입니다.

 


Q 시간이 많이 지났습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목사님에게 개혁신앙(개혁주의)이란 무엇입니까?

 

A 박재은 목사: 범위가 지극히 방대한 이 질문에 대해 조직신학적 각론의 빛 아래서 대답하고 싶습니다. 쓸데없는 직업병입니다. 웃음. 첫째, 신론적 측면에서 볼 때 저에게 있어 개혁신앙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고, 그에게 모든 영광이 돌려지고, 그의 성품에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인생의 목적이기도 합니다. 둘째, 성경론적 측면에서 볼 때 개혁신앙의 첫걸음은 성경을 정확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성경을 내 삶의 유일무이한 기준과 원리로 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기독론적 측면에서 볼 때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에 대해 깊이 고민함으로부터 개혁신앙은 시작된다고 봅니다. 넷째, 구원론적 측면에서 볼 때 우리 구원의 유효적/공로적/형상적 원인을 우리 내부에서 찾지 않고 우리 외부에서 찾는 것이라고 봅니다. 의의 전가 및 그리스도와의 연합 교리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다섯째, 인간론적 측면에서 볼 때 인간의 전적 타락 및 전적 부패를 인정함으로 내가 얼마나 하나님 앞에서 처절한 죄인인지를 깨닫는 것으로부터 개혁신앙은 시작한다고 봅니다. 여섯째, 교회론적 측면에서 볼 때 하나님의 엄위로운 말씀 앞에서 늘 교회가 개혁되어가는 것이 개혁신앙을 따르는 개혁교회의 본질이라고 봅니다. 일곱째, 성령론적 측면에서 볼 때 말씀을 기준으로 삼아 성령의 역할과 사역에 대해 분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여덟째, 종말론적 측면에서 볼 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삶이 하나님 나라의 이미-아직의 긴장 구도 안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 땅에 소망을 둔 채 사는 것이 아니라 새 하늘과 새 땅에 소망을 두고 마라나타의 삶을 사는 것이 개혁신앙의 종말론적 측면이라고 생각합니다.
 

 

Q 끝으로 개혁정론 독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이야기와 기도제목을 알려주십시오.

 

A 박재은 목사: 칼빈에서 공부할 때 개혁정론 해외칼럼 번역 건으로 개혁정론과 처음 인연이 닿았습니다. 번역 원고를 올리면서 개혁정론에 올라오는 다른 기사들도 틈틈이 살펴보았는데 성경적으로 바르며, 신학적으로 건전하고, 시대적으로도 적실한 주옥같은 기사들이 많아서 저도 많은 유익을 얻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한 칼빈에서 많은 고신측 목회자들을 만났고 아직도 친하게 지내고 있는 분들이 여럿 있습니다. 고신은 늘 저에게 우방이며 늘 정이 가는 귀한 곳입니다. 고신 교회는 개혁정론이라는 정론지가 있어 참으로 축복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시대의 거울로 귀하게 쓰임 받길 바라며 저도 역량이 되는대로 개혁정론의 부흥과 발전을 위해 신발 벗고 함께 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윤웅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한국교회가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지도하시는 교수님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포럼에 오셔서 균형 잡힌 성화의 가르침을 들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어: 윤웅열(다우리교회 강도사)

  • ?
    박재은 2017.02.10 18:21

    부족한 사람을 인터뷰까지 해주셔서 송구스럽고 감사드립니다. 인터뷰와 인터뷰 정리에 탁월한 은사가 있으신 윤웅열 강도사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개혁정론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박재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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