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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대학교, 정말 위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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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우 교수

(고신대 개혁주의 학술원)

 

 

 

   지금 고신대학교가 정말 위기인지 묻는다면 그 대답은 ‘예’가 아닐 수 없어 보인다. 어쩌면 그것은 진정한 지도자의 부재로 인한 위기일지도 모른다. 고신대학교는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산하의 고려학원이 운영 책임을 맡고 있는데, ‘한 지붕 세 가족’이다. 세 가정은 영도 고신대와 송도 의대 및 병원, 그리고 천안의 신학대학원이고 살림살이는 각자도생이다. 이 세 가정 가운데 하나라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면 한 지붕 아래 사는 세 가정은 함께 무너진다. 그렇다면 각자도생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그동안 위기가 몇 차례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세 가정이 각자 알아서 자기 가정만 잘 관리하면 그럭저럭 봉착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어느 과거와 차원이 다른 위기의 살얼음판 위에 서 있다.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는 뜻이다. 고신대학교의 위기는 한 마디로 백척간두(百尺竿頭)다. 이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그랬듯이 아무 대안도 없이 내 때만 터지지 않으면 된다는 폭탄돌리기로 일관한다면 아마도 10년 후 고신대학교는 더 이상 대책을 고민할 필요가 없는 상황, 즉 흐르는 강물에 떠내려가는 집을 안타깝게 바라보기만 해야 할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폭탄이 터질 위기의 순서로 보자면 가장 위급한 곳은 심각한 재정악화의 폭탄이 설치된 영도 고신대학교이다. 그 다음으로 심각한 위기는 강성 노조에 의해 병원 운영이 좌우되는 송도 복음병원의 부채문제다. 시급성으로는 마지막이지만 사실상 고신교회가 가장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위기는 천안 신학대학원의 입학생 지원 문제다. 현재 이 세 가정 모두 자신의 문제를 자력으로 풀 수 있는 확실한 대안이나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당장 위기에 봉착했다고 보기 어려운 신학대학원 입학생 지원 위기는 한국의 신학대학교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고신교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당장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위급하고 심각한 문제로 보긴 어려울 듯하다.

 

   먼저 복음병원이 봉착한 문제부터 살펴보자. 최근 고신대학교 의대소속 복음병원이 파업위기를 겨우 모면했다. 파업예고 당일 새벽에 임금인상 4%로 노사 간 최종 협상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노조 측의 요구를 원장이 독단적으로 전격 수용한 결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은 면했으나 현재 병원의 부채가 1200억을 상회하고 매년 병원 부채 증가액이 약 100억 정도로 예상된다는 소문이 사실이라면, 여기에 4%의 임금인상 추가분은 병원이 감당해야할 순수부채로 남을 가능성이 농후한 협상 결과로 보인다. 수치상으로만 봐도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10년 안에 2000억의 부채를 짊어진다는 예상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병원장이 병원의 사측 대표들과 아무런 논의도 없이 노조의 요구에 따른 4% 임금인상을 독단적으로 수용한 결정은 과연 얼마나 잘 한 일일까? 원장의 독단적 결정이 당장의 파업위기로 인한 손실을 막았다는 공로를 인정받을 수도 있겠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명백한 병원부채 문제를 해결할 대책이 마련된 결정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4% 임금인상으로 인한 부채 상승분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 놓은 결정이었다면 병원장의 독단적 행동으로 병원파업의 위기를 모면한 것은 박수를 받아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파업위기가 타결된 지금까지도 병원장이 확실한 대책을 마련했다는 소식은 전혀 들리지 않는다.

   병원장은 이미 병원부채의 현실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병원행정부 대표자들과 한 마디 협의도 없이 무리하게 독단적 결정을 한 것일까? 병원이 파업에 돌입하면 결국 그 파업의 책임은 병원장인 자신이 져야할 것이고 어떤 형태로든 병원장 사퇴로 귀결될 상황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렇다면 병원장의 독단적 결정은 자신의 사퇴를 모면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의심 받을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물론 병원장이 자신의 경영계획대로 2022년 2월까지로 공약한 158억을 지금이라도 곧장 병원에 유치한다면 합리적 의구심을 떨쳐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병원경영능력도 확실하게 인정받게 될 것이다. 병원장이 자신의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만일 병원장이 지금 병원의 부채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자신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4% 임금인상분조차 해결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스스로 병원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자진 사퇴 의사가 없다면 이사회가 병원장 공약을 근거로 압박하고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 병원경영은 누구의 책임인가? 병원장과 의사들인가? 간호사들과 직원들로 구성된 병원노조인가? 책임 질 사람이 있긴 한가? 물론 병원경영의 1차 책임은 병원장에게 있다. 그렇다면 병원장은 병원을 운영해 나갈 능력이 있어야 하고 모든 일에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경영능력이도, 책임의식도 없다면 최고 책임자로서의 자격은 전무하다. 이런 지도자는 자신을 위해서나 자신의 집단 전체를 위해서도 당장 물러나는 것이 최선이다. 부채로 인한 재정악화가 불러올 복음병원의 결말은 앞으로 길게 잡아 10년이면 충분해 보인다. 지금 당장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그 결말은 결코 긍정적일 수 없을 것이다. 현재 복음병원은 누구의 것인가? 노조가 병원의 실제 주인인 것처럼 보인다. 현재 복음병원에 주체의식을 가진 주인이 있는가?

 

   영도 고신대학교의 재정악화는 약 1200억 정도의 부채를 짊어진 병원보다 더 심각해 보인다. 현재 재정상황에 의하면 매년 12개월 중 4개월은 교직원 임금을 지급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물론 은행부채가 많아 더 이상 은행으로부터 돈을 차용하긴 어렵다. 그래서 이래저래 임시변통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12월 교직원 월급부터 마련해야 할 위급한 상황이다. 현 집행부는 학교재정 상태가 35억이라는 부채로 시작했다. 이전 집행부가 시작할 때는 30억 정도의 부채가 있었고 전 전 집행부는 10억 정도의 재정으로 시작했단다. 그러니까 8년 사이에 10억의 학교재정이 35억의 부채로 악화된 상황이다. 초기 4년 동안 40억을 날린 집행부는 정말 심각할 정도로 무능했고, 50억에 달하는 엄청난 후원금 유치에도 불구하고 후기 4년 동안 5억의 빚을 추가한 집행부도 결과적으로 무능하다는 질책을 피하긴 어렵다. 8년 동안 고려학원 이사로 재직한 이사장들과 이사들도 무능하긴 마찬가지다.

   빚을 남긴 총장들을 향해 무능하다고 평가하는 것이 과연 그들의 업적을 무시한 왜곡된 편파적 주장일까? 합리적인 대책 마련이 거의 불가능한 재정악화는 학교운영에 결정적이고 치명적인 문제다. 최근 거쳐 간 몇 명의 총장들은 고신대학교의 재정악화 문제가 폭탄돌리기라는 사실을 알고도 방치하거나 무시한 자들이자, 경영능력이 매우 부족한 자들이었다는 사실을 그들 스스로 증명했다. 이전 집행부들이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부채의 무게는 현 총장과 집행부를 옴짝달싹 못하도록 짓눌러 거의 압사 직전처럼 보인다. 역대 총장들의 폭탄돌리기가 거의 막바지인 듯하다. 고려학원 이사들도 총회 임원들도 ‘너희 문제는 너희가 알아서 해결하라’는 자세로 수수방관하는 형국으로 보인다. 총회든 대학이든 병원이든 이사회든 권리만 누리고 책임은 지고 싶어 하지 않는 지도자는 무능한 무자격자의 전형이다. 총회가 학교법인 분담금만이라도 신학대학원과 고신대학교에 형평성 있게 분배해도 이런 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텐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한 마디로, 고려학원의 문제가 과거의 어느 때보다 지금 매우 심각한 상황인데도, 고신교회는 마치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 강 건너 불구경하듯 너무 조용하고, 책임져야 할 자리에 있는 사람은 마치 자신의 책임이 아닌 것처럼 뒷짐을 지고 있는 듯 적극적으로 나서질 않는다. 반면에 학교와 병원을 처분하는 것만이 이 위기를 극복하고 타개할 유일한 대안이라고 야심차게 떠드는 목소리는 무성하다. 처분을 대책으로 말하는 무책임한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자들인가? 그들은 정말로 고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일까? 팔아 처분하는 것을 위기 해결의 대안이랍시고 떠드는 사람들은 고신대학교를 포기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에 사로잡힌 자들임에는 분명하지만, 결코 고신정신과 역사를 존중한다거나 고신을 사랑하는 자들로 보이진 않는다.

 

   지금의 고신교회는 해방 후 ‘고려신학교’ 즉 ‘고신’을 설립한 사람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 고려신학교를 현재 고려신학대학원으로 국한하는 사람들은 고신역사를 연속이 아닌 불연속으로 보려는 의도가 다분한 외눈박이다. 고신역사는 해방 후 지금까지 연속적이다. 불연속성은 단 한 번 1960년대 초기의 합동과 환원 사건뿐이다. 고신대학교와 고려신학대학원의 분리는 교육부의 학교운영방침에 순응한 결과이며 이후 고려신학대학원을 천안으로 이전한 것은 더 큰 불행을 자초한 선택이었다. 고신대학교 신학부와 고려신학대학원은 한 공간에 존재하는 것이 고신교회의 태동과 정신에 부합하는 일이다. 지금의 고신대학교와 고려신학대학원의 뿌리는 공히 고려신학교다. 그리고 복음병원과 고신의대의 초석은 고신교회와 고신대학이다.

   영도의 고신대학교, 송도의 의대와 복음병원, 그리고 천안의 고려신학대학원은 역사적으로나 행정적으로 결코 서로 분리될 수 없는 한 몸 공동체다. 이 한 몸 공동체를 분리한 사람들은 누구인가? 이런 분리가 지금의 위기를 불러일으킨 출발점일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 이들을 한 몸 공동체로 묶을 수 있는 능력은 고신교회와 고려학원이사회에만 있다. 실제로는 총회 총대들과 총회임원들, 그리고 고려학원이사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권한과 실행능력을 가지고 있다. 고신대학교의 교직원들, 고신의대와 복음병원의 교직원, 그리고 고려신학대학원의 교직원은 모두 한 몸 공동체다. 모두 한 식구라는 의식이 필요하다.

 

   이 위기를 악화시키는 최악의 적은 나 홀로 살겠다는 이기주의와 분리주의 정신이다. ‘통일’의 정신으로 무장한 고신교회는 해방 후 친일파의 분리주의 정신에 맞서 끝까지 저항했기 때문에 장로교총회의 교권에 의해 축출되었다. 당시 고신교회가 강력하게 주장한 것은 교회와 노회의 ‘분리’가 아닌 ‘통일’이었다. 고신교회 지도자들은 분리와 분열은 죽음의 길이요, 연합과 통일은 생명의 길이라는 사실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고신교회는 어떤가? 교회도 학교도 병원도 모두 아주 느슨한 연합체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나만 아니면 상관없다!’는 이기주의자들로 가득한 집단은 희망이 없다. 이기적인 지도자들의 집단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무엇보다도 지금 고신교회는 성경에 기초한 믿음과 역사적 고신정신으로 하나가 되어야 할 때다. 우리는 모두 한 몸 공동체라는 의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고신교회의 통일정신으로 무장하는 길만이 당면한 고신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이다. ‘하나님 앞에서’(Coram Deo)의 정신을 회복하자. 하나님 앞에서 우리는 각자 홀로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함께 그리스도의 지체로 서 있다. 지금 그리스도의 몸인 고신교회는 어떤 상태인가? 고신교회의 지체들인 우리는 그 몸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강 건너 불구경하는 자세는 불을 끄는 일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화를 당한 주인 입장에서 최악의 사람이다.

 

   정상적인 가족이라면 가족의 일원이 당한 어려움을 수수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자신의 일처럼 적극적으로 나서서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애 쓸 것이다. 지금 고신교회의 지도자들 가운데 가족정신을 발휘하기 보다는 마치 남의 일처럼 고신교회를 포기하려는 자들이 있다. 이들은 아무런 고민도 없이 가장 쉬운 길을 선택하고 싶은 자들, 즉 고신대학교와 병원을 팔아 처분할 생각으로 충만한 자들일 것이다. 총회장과 고려학원이사장, 총장과 병원장을 포함하여 고신교회의 지도자라면 지도자답게 먼저 나서서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야 한다. 자기 집에 불 난 상황을 본다면 즉시 그 불을 끄기 위해 뭐라도 시도하지 않을 주인이 있을까?

 

   진정한 지도자는 누구보다 먼저 희생정신을 발휘하여 당면한 문제의 해결책을 찾고 제시하는 사람이다. 위기의 시기에 진정한 지도자가 없다면 이것이야 말로 최대의 위기다. 위기의 상황에서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이 곧 공동도사(共同圖死)의 길이다. 하나로 뭉치면 죽음도 불사한다. 지도자가 길을 제시하고 피지도자가 따를 때 혁파하지 못할 난관은 없다. 고신교회는 그리스도를 믿는 신실한 믿음으로, 통일을 지향하는 순수한 고신정신으로 뭉쳐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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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 (Peter Holt...
관심을 가지고 보십시오.
동성애 문제에 대한 두 교단의 서로...
하나님께서는 역사의 잘못을 통해서...
기고
직분자 임직식에서 성도의 역할
죽음을 어떻게 맞을까를 잠시 생각하며
제73회 총회가 남긴 몇 가지 과제
전임목사는 시찰위원으로 선정될 수...
고신교회와 고재수 교수; 우리가 왜...
왜 고재수는 네덜란드에서 고려신학...
제73회 총회를 스케치하다
신학생 보내기 운동에 대한 진지한 ...
명예 직분 허용이 가져다 줄 위험한...
[고신 70주년에 즈음하여 9] 고신교...
논문
송상석 목사에 대한 교회사적 평가 ...
송상석 목사와 고신 교단 (나삼진 ...
송상석 목사의 목회와 설교 (신재철...
네덜란드 개혁교회 예식서에 있어서...
제7차 헌법개정초안(2022년 6월) 분...
제7차 헌법개정초안(2022년 6월) 분...
제7차 헌법개정초안 예배지침 부분...
제7차 헌법개정초안(2022년 6월) 분...
SFC 강령의 “전통적 웨스트민스터 ...
지역교회의 적정 규모(規模 size)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