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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총회에 대한 우려...

사라져버린 고신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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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우 교수

(고신대학교 개혁주의학술원)

 

 

   추석 연휴가 끝난 다음 주가 총회 주간이다. 고신교회의 설립기념일인 9월 20일을 전후하여 개최된다. 총회를 설립기념일 전후로 소집하는 관행은 최소한 고신교회의 설립 정신을 매년 마음에 새기고 모든 논의와 결정을 그 정신에 맞게 하자는 다짐 이상의 의미일 것이다.

   1952년에 고신교회가 태동한 것은 1951년에 부산중앙교회에서 속회된 대한예수교장로회 제36회 총회가 고려신학교 지지자들인 경남노회 총대들을 총회 장소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하고 치리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이것은 총회의 권력남용으로 발생한 한국장로교회의 첫 분열 사건이다. 고신교회는 총회가 휘두른 권력남용의 칼날에 희생당한 피해자다.

 

   총회의 권력남용 때문에 태동한 고신교회가 세월이 흘러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태동역사에 대한 아무런 반성도 없이 타락한 총회의 전횡에 직면해 있다. 1년 임기에 불과한 총회장을 위해 개혁파와 보수파가 모두 해마다 관행이라는 이유로 부총회장 선거에 상당한 액수의 선거자금을 동원하여 사실상 불법적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느 쪽에서는 선거후보자들에게 선거운동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니 자신들이 정한 구체적인 액수를 내놓으라고 요구한단다. 정말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10여 년 전 기독교보 사장 선거에서 이사들에게 건넨 돈봉투 사건이 터진 이후로는 금품 살포의 관행이 사라진 듯하나, 선거운동을 위한 불법적 모금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다.

   개혁파든 보수파든 선거를 앞두고 총대들을 삼삼오오 불러 모아서 밥을 사고 여비를 주는 행위는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다. 그런데 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런 일들에 대해 경고하지도, 문제를 삼지도 않는 것인가? 아마도 그것들을 ‘관행’으로 간주하기 때문일 것이다. 과연 관행일까? 혹여 관행이라 해도 잘못된 것이라면 과감하게 고쳐야 한다.

   선관위가 금권선거라는 불법적 선거운동을 관행으로 치부하고 관망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총회가 타락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아니겠는가! 선관위는 이런 금권선거에 대해 단호해야 한다. 총회를 앞두고 총회 산하 모든 기관의 후보들이 확정된 이후에는 총회 총대 누구도 삼삼오오의 모임을 자제할 줄 알아야 한다. 선관위는 이를 위해 철저하게 감시해야 한다.

   선관위에 묻고 싶다. 과연 총회와 총회 산하기관을 위해 일할 후보들을 뽑는데 선거운동을 해야만 하고 그 선거운동을 위해 돈을 사용해야만 하는가? 교회 선거가 세상 선거와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는 선거 개념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교회는 교회에 필요한 일꾼을 사람이 아닌, 하나님께서 뽑으신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꼭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기도일 것이다.

   참 신앙을 가진 후보자는 당선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총대들의 환심을 사려는 양심 불량자가 아니라, 혹여 부족한 자신이 선출될까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자신의 골방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는 겸손한 기도자일 것이다. 양심 불량자는 기도의 능력보다 돈의 능력을 더 신뢰하겠지만 겸손한 기도자는 돈 대신에 하나님을, 하나님만을 의지한다.

   어쩌면 겸손한 기도자보다는 양심 불량자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양심 불량자가 선출되는 일이 다반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그리스도인은 양심 불량자가 아닌, 겸손한 기도자가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기 때문이다. 양심 불량자의 선출은 그 자체로 심판이다. 당선자 자신뿐만 아니라, 그 집단 전체에 대한 심판이다.

   총대는 모두 믿음의 기본으로 돌아가 야고보 사도의 경고를 마음에 새겨야 한다. “너희는 우리가 심판을 받을 줄 알고 선생이 많이 되지 말라!” 노회에서 자신이 총대로 뽑혔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 아니라, 노회 대표자로서 겸손한 기도자로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총회에 참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세상도 공명정대한 선거를 바라고 요구한다. 만일 불법적으로 자금을 모으고 사용한다면 이것은 명백하게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는 불법 선거다. 세상의 선거에서도 선거자금의 불법적 모금을 금지하고 있다. 하물며 하나님을 믿는 자들의 선거에서는 더욱더 엄격히 금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불법적 모금이 총회를 앞둔 고신교회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런 불법에 대해 선관위의 어떤 경고도, 제재도, 조사도 없다. 가장 공정해야 할 선관위는 과연 공정한가? 이번 선관위는 부총회장 후보자 두 명 가운데 한 명의 후보 자격에 대한 문제를 총회 임원회에 제기했다고 한다. 왜 자격 검증을 두 명 모두가 아닌 한 명에게만 적용한 것인지 선관위의 공정성이 의심스럽다.

선관위의 이러한 행위를 불공정으로 본 다른 쪽에서는 선관위가 문제 삼지 않은 후보의 자격에 대한 동일한 질의서를 선관위와 법제위에 각각 제출했는데, 선관위는 이 질의서를 반려했고 법제위에 제출한 질의서는 총회 임원회에 계류 중이라고 한다. 선관위의 문건은 법제위에 넘긴 반면에 질의서는 법제위에 넘기지 않고 있는 총회 임원회는 공정한가?

   총회 임원회가 왜 하나는 법제위에 넘기고 다른 하나는 넘기지 않고 있는가? 총회장이 막고 있다는 전언이다. 총회 임원들 상당수가 둘 다 넘기자는 의견인데도 총회장은 한사코 하나를 넘기고 다른 하나를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란다. 이런 총회장의 태도는 정당한가? 총회 임원회에서 무언가를 표결로 결정할 경우 총회장은 한 표에 불과하다. 그런데 한 표를 가진 총회장이 임원회장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일은 과연 공정한가?

   두 명의 부총회장 후보를 각각 지지하는 개혁파와 보수파는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흑색선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자기 쪽 후보를 지지하는 총대들뿐만 아니라, 총대 전체에게 보낸 문자에 상대 후보의 의혹을 제기하는 흑색 비난전이 도를 넘었단다. 다행스러운 일은 총대 가운데 이런 흑색선전 자체를 불쾌하게 여기는 분들이 다수 있다는 전언이다.

 

   어쩌다 고신교회가 이런 지경이 되었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이 사실을 알고 안타깝게 여기는 고신인이라면 누구를 비판하기 전에 먼저 자신부터 깊이 반성하고 회개해야 한다. 한 두 사람의 잘못으로 이 지경까지 온 것은 아니다. 1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고신교회의 타락한 모습에 대해 경고하고 회개를 촉구하는 자성의 목소리는 있었기 때문이다.

   고신교회 역시 다른 교단교회처럼 지상의 불완전한 교회 가운데 하나다. 고신교회도 죄인들이 모인 죄인공동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신교회는 생활의 순결, 즉 교회의 순결을 목숨처럼 중시하는 태동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순결이 자신을 자랑하는 고신교회의 의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겠지만, 그것이 그리스도의 순결인줄 알고 소중하게 유지해야 한다.

   우리 고신교회가, 고신총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의 순결을 추구하는 그리스도의 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세상 사람들도 요구하는 공정과 상식의 수준을 넘어, 그리스도의 희생적 사랑을 추구하고 나누는 교회와 총회가 되길 바란다. 총회장은 교회의 수장(首長)이 아니라, ‘종’일뿐이다. 머리가 아니라 꼬리다. 교회의 머리는 오직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기 때문이다.

   교회의 주인은 우리 주님 한 분뿐이시다. 종인데 주인 행세하는 것은 삯꾼이요, 사기꾼뿐이다. 1년짜리 총회장을 고신교회의 수장으로 여기는 자는 스스로 고신교회의 1년짜리 교황임을 자처하는 자다. 1년 동안 고신교회의 주인 노릇하고 싶은 자야말로 고신교회의 총회장이 되지 말아야 할 1순위일 것이다.

   고신 정신은 진리에 대해, 그리고 진리에 반하는 잘못에 대해 침묵하지 않는다. 고신교회를 세우신 분들은 권력을 남용하는 당시 총회를 향해 ‘프로테스탄트’(Protestant) 정신을 외쳤다. 그분들은 교회도, 노회도, 총회도 얼마든지 잘못된 결정을 할 수 있고, 그런 잘못된 결정에 대해서는 침묵하지 않고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개신교 정신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오해하지 마시라. 잘못에 대한 외침은 결코 일방적인 의혹 제기나 부당한 비방을 의미하지 않는다. 법정에 호소하겠다는 위협은 더더욱 아니다. 두 부총회장 후보는 왜 고신교회의 총회장이 되고 싶은가? 두 후보 모두 자신의 현재 모습부터 돌아보시라. 그리고 겸손한 자세로 서로에 대한 잘못을 진솔하게 고백하고 화해하시라.

   누구보다 앞장서서 고신교회를 섬길 종의 꼬리, 부총회장이 되기 위해 이전투구(泥田鬪狗) 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볼썽사납다. 개혁파와 보수파는 당장 진흙탕 싸움을 멈추어야 한다. 비방전이 도를 넘어 법정 공방까지 불사할 태세다. 차기 총회장이 되고 싶다면 섬기는 종의 바른 자세, 겸손하고 정직한 자세부터 갖추시라. 그것이 기독교 신앙의 기본이요, 고신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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