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는 2017년 10월 19일(목) 2017 KPM 미래전략 포럼(관련기사 링크:http://reformedjr.com/6708)에서 발표된 발제문들을 차례로 실을 예정이다. 아래는 두번째 발제자인 이신철 교수의 발제문이다. |
개혁주의 교회설립에 대한 새로운 비전
I. KPM의 선교목적은 무엇인가?
고신총회세계선교회 정관 제1장 총칙 제3조 목적
고신세계선교회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에 따라 전 세계에 선교사를 파송하여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1. 왜 교회를 설립하는 것이 우리의 선교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타문화권 선교에 있어서 1990년대만 해도 선교사를 파송하고 후원하는 것이 선교하는 교회들의 가장 큰 관심이었다. 요즈음은 전문인 선교사들이 선교현장에 투입되어 좀 더 다양한 선교사역을 펼치게 되면서 교회들이 선교후원에 대한 부담을 더 느끼는 것과 아울러 선교사들의 사역의 평가에 대한 요구도 표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다양한 선교사역은 그냥 산발적으로 펼쳐져야 하는가 아니면 어느 목표를 향하여 통합되어야 하는가?
고신 세계선교회의 정관에는 고신 선교의 통합적 목표를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 목표는 선교 전반을 포괄하는 일반적 목표가 아니고, 타문화권 선교를 위해 고신 총회의 파송을 받은 선교사들의 다양한 사역들을 한 데 묶을 수 있는 통합적 목표를 의미한다. KPM은 선교사들이 다양한 사역을 하지만, 그 여러 선교사역들을 통하여 개혁주의 교회설립이라는 공통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1974년 로잔대회 이후 통전적 선교에서는 복음전파 뿐 아니라, 사회참여까지도 선교의 본질적인 내용으로 삼는다. 그러나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사회참여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 가기 위한 참여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행하는 참여이다. 그러므로 타문화권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사역을 한다고 하더라도 선교사는 스스로 선교현장에서 통전적 선교를 끝까지 관여하고 완성할 수 있는 사역자들이 아니므로, 전도와 제자양육 그리고 평신도 지도자 양성, 장로선출, 목사장립 등을 통하여 그런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주체인 교회를 설립하여 남기는 것이 KPM의 타문화권 선교사역의 전략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현지에 한 두 교회를 개척하는 정도가 아니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봉사를 주도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제자공동체로서의 교회 네트워크(노회)를 설립하는 것까지 실제적인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런 교회가 설립되고 나면 선교사는 그 교회에게 남은 사역을 이양하고 철수해야 한다.
2. 우리는 위의 KPM 정관이 말하는 "개혁주의 교회설립"을 실제적으로 우리의 선교목적으로 채용하고 있는가?
한 지역선교부 산하에 흩어진 여러 선교사들이 지금도 다양한 선교사역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그 다양한 선교사역들의 목표가 개혁주의 교회건설(설립)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개혁주의 교회건설을 목표로 삼을 때, 예상되는 세 가지 반론 또는 질문에 대해 어떻게 답변할 수 있을까?
첫째, 에큐메니칼 선교신학의 핵심인 하나님의 선교의 관점으로 볼 때, 아니 로잔언약이 말하는 통전적 선교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개혁주의 교회설립은 더 말할 것 없고, 교회설립을 선교목적으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선교를 너무 좁게 보는 구태의연한 패러다임이 아닐까 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한 우리의 답변은 무엇일까? 우선 필자는 복음전도만이 선교가 아니고 사회참여도 선교의 범주에 포함된다는데 동의한다. 그러나 고신 총회로부터 타문화권 선교사역의 일체를 위임받은 KPM으로서는 제한된 선교사 인원으로 각 선교지역에서 통전적 선교를 하겠다고 하여 다양한 선교사역들을 다 펼칠 수는 없다. 따라서 사역을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하며, 그런 사역이 무엇보다도 현지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제자 삼는 사역으로 연결되어, 결국 제자공동체인 교회를 세우는 것을 선교의 전략적 목표로 삼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KPM 선교의 적절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하겠다는 것은 자기교파 중심적 선교목표가 아니냐? 라는 비판이다.
복음의 변질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토착화나 상황화를 무조건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타문화권에서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토착화와 상황화가 필수적이다. 그들의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지 않고 선교 대상 부족 또는 집단에게 한국어 또는 영어를 배워서 복음을 듣고, 성경을 읽으라고 요구할 수 있겠는가 선교사에게 익숙한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을 그들도 따라 살아야 한다고 강요할 수 있겠는가 선교사가 자기의 언어나 문화를 제쳐 놓고, 그들의 언어를 배우고 그들의 문화와 세계관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이유는 그들이 복음을 그들의 상황 안에서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려고 하기 때문이 아닌가. 토착화와 상황화는 그들이 겉으로 무늬만 신자가 아니라, 마음 중심에서 진정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영접하고 고백하게 하기 위하여 필수적이다. 더 나아가 상황화는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말씀대로 믿고 순종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자원하는 마음으로 헌신하는 참 제자들이 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한다는 것은 선교현장에서 정당한 상황화를 통과한 성경적 교회, 하나님의 나라 중심의 교회를 세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한다는 표현은 진정한 상황화를 통하여 참된 신앙고백적 교회를 세우겠다는 것이지, 우리 교파의 교회를 억지로 주입하거나 복제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셋째, 선교현장에서 어떻게 해야 개혁주의 교회설립을 구현해낼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한국에 있는 개혁주의 신학노선과 신앙고백을 따르는 수많은 장로교회들은 교회개척과 설립의 과정을 거쳐 오늘의 교회가 되기에 이르렀다. 교회개척을 그만큼 오래 동안 거듭 반복했다면 개혁주의 교회를 개척하고 설립하는 것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공인된 교회개척 매뉴얼 정도는 마련되어 있어야 할 텐데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국내에서 교회개척이 거듭될수록 개혁주의 교회의 설립에 대한 이해와 실천은 오히려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고 있는 현실이 아닐까 개척을 시작한 지 십년 이상의 세월을 보낸 교회들 가운데, 아직도 미자립, 미조직 상태에서 허덕이는 교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만큼 교회개척이 어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상태에서 시도되는 여러 방법들이 오히려 교회개척의 자원들을 탕진시키고, 의지와 여력마저도 더욱 고갈시키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한편, 신학교에서 성경과 교리와 교회역사와 목회실천에 대해서 잘 배워 목사가 되고, 선교사가 되었다 하더라도, 그 배운 교리와 신학을 따라 개혁주의 교회를 어떻게 개척하고 설립해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신학교에서 배운 기억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약 10년 전부터 고려신학대학원 커리큘럼에 교회개척론이 선택과목으로 포함되었다.) 국내에서 개혁주의 교회를 경험해 보았거나, 그런 교회를 개척하고 설립해 본 경험을 갖추고 타문화권 선교사역으로 나가는 선교사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현장에서 개혁주의 교회설립을 어떻게 풀어가야 좋을지 막연한 생각이 든다고 해도, 크게 이상할 것이 없다고 본다.
개혁주의 신학은 말씀 이해의 성숙함을 기반으로 논의될 수 있는 신학으로서, 한참 씹어야 먹을 수 있는 딱딱한 먹을거리라고 할 수 있다. 선교지에서 개혁주의 교회를 세우려면 말씀에 대한 사전 이해가 전혀 없는 사람들에게 말씀을 전파하기 위해서 과연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밝혀내어야 한다. 개혁교회가 자랑하는 특징들 즉 목사의 성경적 주해 설교, 성레의 바른 집행, 권징의 실행, 신앙고백 및 요리문답의 철저한 교육, 시편 찬송, 수준이 있는 신학교육, 신실한 장로 및 집사의 선출, 노회 단위에서 교회들의 협력 등은 선교적 상황에서 단순 시행될 수 있는 것들이 아니고, 반드시 현지적응, 언어 및 문화습득, 접촉과 전도, 제자양육의 단계를 거쳐야만 가능하다. 따라서 개혁주의 신학에 근거한 가르침은 교회의 발생의 과정 속에서 불신자와 초신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더 쉽게 풀어져야 한다. 그렇게 해야 현지인들이 말씀으로 양육될 수 있을 것이다. 개혁주의 신앙의 정통과 생활의 순결을 전통으로 이어 받은 KPM 선교사들은 이미 주님의 복음전파와 교회설립을 위해 생애를 헌신한 분들이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마음 중심에서 개혁주의 교회설립을 갈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선교사들은 기독교권에서 이미 자리 잡은 개혁주의 교회의 유산들, 즉 교리, 신앙고백, 신학, 예배모범, 교회정치 등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 하더라도, 태아나 유아에 비유될만한 선교지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어린 성도들에게 바로 먹일 수 없다는 것으로 인해 당혹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필자는 어린 애기에게 먹일 젖이 부족하여 괴로워하는 엄마의 심정이 개혁주의 교회설립을 선교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KPM에 속한 선교사들의 심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므로 선교지에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선교사들이 현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도하고, 어떻게 가르치며, 어떻게 양육하면, 결국 개혁주의 교회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는 분명한 전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혁주의 교회의 설립의 과정과 그 과정에서 단계적으로 추구해야 할 목표들이 분명하게 드러날 때에 비로소 KPM 선교사들이 개혁주의 교회설립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가슴에 품을 수 있게 될 것이다.
3.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한다는 것'을 선교적 차원에서 풀어서 생각해 보자.
선교지에서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한다고 할 때 그 과정에서 결코 놓칠 수 없는 핵심가치들이 있다. 그것을 확고하게 붙들고 추구하는 것이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개혁주의 교회는 복음을 듣지 못한 자들에게로 전도자(선교사)를 파송해야 한다. 선교에 참여하는 교회로서 전방 미전도지역(부족)을 향하여 나아가는 것이 기본적인 방향이라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물론 선교지에도 기존의 교회들이 있으므로 그 교회들을 말씀으로 돕는 일을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 주제 직후에 생각해 보기로 하고, 여기에서는 큰 틀에서 복음을 듣지 못한 자들에게로 나아간다는 이 기본적인 방향을 품을 때에 세계 속에서 개혁주의 교회 설립의 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
복음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로 나아갔다면 복음을 전해야 하고, 여러 사역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들이 복음을 전하는 접촉점이 되고, 통로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혁교회가 강단 설교를 강조하는 것은 극히 정당하지만 선교지에서는 강단 설교 이전에 여러 모양으로 복음을 듣지 못하고 믿지 못하고 있는 자들에게 전하기를 힘써야 할 것이다.
복음을 선포했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개혁주의 교회 설립의 길이 아니다. 복음을 전하되 선교지에서 복음을 듣는 자들이 진심으로 예수님을 주님으로, 그리스도요, 하나님의 아들로 믿고 그들 안에 그리스도의 형상이 이루어지기까지 해산의 수고를 다 해야 할 것이다. 진정한 토착화와 상황화를 통하여 전도와 말씀사역이 이루어질 때에 예수를 믿는 것이 외국적인 문화나 사상을 걸치는 것이 아닌, 진정 자기의 신앙 고백에서 우러나는 삶으로 이어질 것이다. 한 사람이 진정한 신앙고백을 하여 회심하고 세레를 받은 후에도 예수님의 제자가 된 그와 함께 성경의 모든 말씀을 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 개혁주의 교회는 전통적으로 설교와 가르침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교회이다. 선교지에서 선교사의 언어 장벽 때문에, 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하여 그냥 기본적인 말씀의 가르침에서 더 깊이 나아가지 못하는 문제를 극복해야 개혁주의 교회가 설립될 것이다. 그냥 전도대상 정하기-복음전도-제자훈련-교회개척으로 연결되는 재생산 사이클을 신속히 돌리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게 될 것이고, 더 많은 교회가 세워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복음주의 일각에서 주장할 수 있겠지만 이에 지나치게 경도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의 길은 말씀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말씀으로 우리의 삶이 변화되어 예수님을 본받고 사랑하며, 순종하여 서로 사랑하고, 섬기며 증거하는 삶으로 이어져야 할 뿐 아니라, 세상으로 보내심을 받은 영역에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도는 홀로 갈 수 없는 길이다. 지역교회가 제자도를 익히고 배우는 가장 중요한 훈련의 장이다. 이와 아울러 가정도 일상생활을 통해서 제자로 더욱 구비되어저 간다. 가정복음화와 유아세례는 물론이고, 가정예배, 가정의 생계 자립 등은 매우 중요하다. 지역의 한 개체교회도 홀로 독자적으로 설 수 없고, 서로 연대하여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섬기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전도가 자유롭게 허용되는 나라(지역)에서는 교회의 연대가 장로회의 모습으로 나타나도록 이끌어가야 하겠지만, 전도가 제한된 나라(지역)에서는 작은 가정교회들이 서로 은밀히 연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좋겠다.
교회는 페쇄적으로 믿는 성도들이나 교회 자체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도들을 지역사회, 더 나아가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증거하도록 잘 구비시키며 교회적으로 지역사회 속에서 어떤 섬김을 감당해야 할 것인지를 능동적으로 찾아가야 할 것이다. 성도들을 하나님의 나라의 비전을 품은 제자들로 구비시키는 것이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핵심 목표이기 때문이다.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한다는 것은 한 개체교회의 규모를 거대하게 키우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 개체교회가 적정 규모 이상으로 커지면 직분 간의 평등, 교회 간의 평등의 원리에 균열을 초래하기 쉽다. 따라서 전도자를 파송하거나 회중의 일부를 떼 내어 새 교회를 개척하는 일을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타문화권으로 선교사를 파송하고 후원하는 교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상을 정리하면, 선교지에서 개혁주의 교회란 전도하는 복음적 교회, 상황화를 통과한 신앙고백적 교회, 설교와 가르침에 힘쓰는 성경중심의 교회, 순종하는 제자도를 통하여 삶/문화를 변혁하는 교회, 연대하는 가정교회/장로교회, 하나님 나라를 위한 봉사와 참여를 통하여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교회, 파송과 개척을 통하여 새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 선교하는 교회라 할 수 있다.
4. 개혁주의 교회설립의 전략
KPM이 개혁주의 교회설립을 실제적 목표로 삼았을 때 선교지역에 따라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전략적 옵션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a. 이미 현지에 개혁주의 교회가 설립되어 있는 경우
-> 선교의 대상지역으로 삼을 것이 아니고, 세계 선교를 위해 동역할 교회로 삼을 수 있다.
b. 현지에 다른 전통의 교회들이 설립되어 있으나, 개혁주의 교회가 설립되어 있지 않은 경우
-> KPM 선교사가 개혁주의 교회설립을 위해서 그 교회와 협력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 지역에 아직도 더 많은 교회를 세울 필요가 있다면 기존의 교회와는 별도로 개혁주의 교회설립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c. 현지에 교회들이 설립되어 있으나, 그 교회의 신학적 정체성이 아직 확립되어 있지 않은 경우
-> 새 교회들을 개척하기보다 그 교회와의 협약을 통하여 신학교육사역, 또는 목회자 재교육 사역을 함으로써 그 교회가 개혁주의 교회로 세워지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d. 현지에 교회들이 개척되고 있으나, 아직 자립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 현지에 교회를 개척하고 있는 팀들 중에서 개혁주의 교회 설립에 동의하는 개척팀들과 동역하는 것이 좋겠다.
e. 현지에 교회들이 아직 개척되지 않고 있는 경우
-> KPM의 주도 하에 개혁주의 교회설립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KPM 선교사들을 집중적으로 투입해서 교회개척을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f. 복음 전도활동의 자유가 극히 제한되어 있는 경우.
-> 전문인 선교사들을 선발대로 먼저 투입하는 것이 좋겠다.
이상의 6가지 옵션 중에서 KPM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c, d, e, f 라고 생각한다. KPM은 현장마다 선교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무엇인지를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KPM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필자가 보기에 c의 현장 상황에서는 현지 교회와의 협약을 맺어 신학교수 선교사를 보내어 신학교수 사역을 하게 하거나, 목사 재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게 하면 좋겠다. KPM 의 다수 선교사는 현재 d의 현장상황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다. 지금 KPM 선교사들이 여러 지역으로 너무 산발적으로 분산되어 있다.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하기 위해서 선교사들이 힘을 합쳐서 동역해야 하는데, 실제로 동역하고 있는 선교사는 극히 드물다. KPM은 현장마다 개혁주의 교회설립을 위한 실제적 동역팀의 구성을 적극적으로 독려해 나가야 할 것이다. e에 해당하는 선교지를 KPM 선교사들이 주도하여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할 선교현장으로 결정하려면, 매우 신중히 판단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고, 한번 결정했으면 책임감을 갖고 개혁주의 교회설립의 목표가 이루어지기까지 후속 선교사들을 파송해야 할 것이다. f가 KPM이 참여하는 개혁주의 교회 설립의 현장으로 선정되기 전에, 선발대로 전문인 선교사를 보내어 그 진행의 추이를 지켜보다가 목사 선교사의 투입의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II. 현장지부 및 교회개척팀의 구성
지금부터 현지에 교회들이 개척되고 있으나, 아직 설립되어 있지 않은 선교현장에서 개혁주의 교회 설립의 진행단계를 구체적으로 논의해 보고자 한다. (I, 4의 d, F, f 항목 참조)
개념정의
1. 현장
“현장”은 KPM 선교사들이 배치되어 사역하고 있는 지역으로서, 그 선교사역의 결과로 개혁주의 교회들이 설립되어 하나의 교단 또는 연대(노회)를 이룰 수 있는 지역적 범위를 말한다. 이 현장은 한 국가, 한 부족, 또는 도시 속의 한 동질집단 등의 지역범위가 될 수 있다.
2. 현장지부
"현장"에서 개혁주의 교회설립을 위하여 직, 간접으로 동역하는 ,1. 소속의 전문인 및 목회자 선교사 (부부/독신)로 구성된 선교팀을 현장지부라 한다. 지역선교부는 산하에 현장지부를 조직하여 개혁주의 교회설립의 구체적 단위가 되게 하는 것이 좋다.
1. 개혁주의 교회설립을 위해 팀으로 협력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KPM은 현재 여러 현장에 있는 선교사들을 한 '지역선교부'에 소속시켜 두고 있으나, 지역선교부는 행정, 친교 중심의 팀이지, 현장에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하기 위한 사역 중심의 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역'이 너무 넓고, 언어도 다르고, 상황이 너무 달라, 분산되어 있는 선교사들 간의 실제적 협력도 어렵지만, 앞으로 설립되는 교회들이 서로 연대를 이루기도 어렵다고 본다. 따라서 지역선교부 전체는 행정과 친교 중심으로 운영된다고 하더라도, 산하에 실제로 지리, 부족, 언어, 문화, 계급 등에 있어서 근접한 지역에 있는 선교사들을 현장지부로 묶어 개혁주의 교회설립을 위해 직, 간접으로 동역하는 팀을 구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겠다. 물론 한 현장에 있는 각 선교사들 개인의 사역 목표는 다를 수 있으나, 팀으로서 현장지부가 공유하는 사역의 목표는 분명하다. 그것은 그 현장 지부 내에 하나로 연합된 개혁주의 교회들을 설립하는 것이다.
아직은 지역선교부의 '현장'도 설정되지 않은 상황이고, KPM의 사역목표를 분명하게 공유하지 있는 현장지부도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그동안 KPM이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하는 데 있어서 주로 선교사 개개인의 개별 전략에 의존하여 왔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선교사의 개별 전략만으로 어느 선교지에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할 수 있으며, 이양하고 철수하기에 이를 수 있을까 한 지역에 있는 KPM선교사들이 전도하여 제자 삼은 주의 백성들과 설립한 교회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서로 협력하고 연대하게 하려는 의지가 우리에게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 보아야 한다.
이슬람권 같이 자유롭게 네트워크를 형성하기에는 보안의 위험이 너무 큰 지역은 하나의 가정교회를 형성하는 것마저 요원하게 느껴질 때가 많은데 연대를 생각할 겨를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개혁주의 교회설립을 '너무나 멀리 있는' 목표라고 말하기 전에, 우리가 어떻게 하면 개인이 아닌, 하나의 팀으로서 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우선 서로 같은 언어권에 있으면서 지리상의 어느 정도 근접한 곳에 있는 KPM선교사들은 하나의 현장을 설정하고, 현장지부를 만들어, 거기에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하기 위하여 어떻게 서로 도울 수 있을지를 논의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하고 있는 다양한 선교사역들이 어떻게 개혁주의 교회 설립의 한 목표를 향하여 수렴되어 기여할 수 있을 것인지를 생각해 보자. 전문인 선교사, 목사 선교사, 신학교수 선교사 등의 선교사역들이 어떻게 하면 개혁주의 교회설립을 위하여 하나의 현장지부라는 하나의 팀으로 묶일 수 있는지를 검토해보자. 이슬람권에서 현장지부를 세우고자 할 때에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서도 고려해 보자. 실제로 혼자 고립된 상황에 있는 KPM선교사도 없지 않은데,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도 생각해 보자.
2. 현장지부 외에 교회개척팀이 필요한가? 현장지부와 교회개척팀은 어떻게 다른가?
현장에서 교회개척이 시작되면 현장지부 팀과는 별도로 교회개척팀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교회개척팀은 다양한 선교사역을 통하여 만나게 된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하여 회심자들을 중심으로 교회회중을 형성하며 제자들을 양육하면서 교회의 지도자들을 세워 자립하는 교회를 세우기 위한 목적으로 함께 동역하는 사역팀이다. 교회개척팀을 구성할 때에는 현장에서 교회개척과 관련된 사역을 하고 있는 선교사들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목사 선교사는 자연히 참여하게 되겠지만, 전도나 제자양육 등 교회개척사역을 본격적으로 감당하고 있는 전문인 선교사도 교회개척팀에 참여함이 마땅하다. 하지만 자기가 맡은 사역 때문에 현장에서 전도나 소그룹 인도나 제자양육이나 가정모임 인도 등의 사역에 헌신적으로 직접 참여하기 어려운 전문인 선교사는 현장지부의 일원이라 하더라도, 교회개척팀에는 소속하지 않아도 된다.
현장지부는 KPM선교사들로 구성되지만, 교회개척 팀은 반드시 KPM선교사들로만 구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I. 4의 d 항목 참조). 교회개척팀은 현장에 자립하는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하기 위하여 신학노선과 교회정치제도에 대한 동의를 기반으로 하여 다른 선교단체에 속한 선교사들이나, 현지 사역자들과 함께 팀을 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학노선이라 함은 개혁주의 (내지 복음주의) 신학을 담은 신앙고백서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하며, 교회정치제도라 함은 복수의 장로로 구성된 당회가 회중을 감독하고 치리하는 장로회적 정치제도를 말한다. 하지만, 창의적 접근지역에서는 소규모의 가정교회 체제도 당연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장에 있는 개혁주의 (내지 복음주의) 현지 교단과 협약을 맺어 교회개척팀을 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I. 4의 c 참조). 이때에는 KPM선교사 개인 또는 현장지부가 단독으로 결정하기보다 본부 또는 지역선교부와 함께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3. 교회개척팀은 현장 상황에 따라 목표를 어떻게 설정할까?
교회개척팀은 그 현장에 자립하는 개혁주의 (내지 복음주의) 장로교회 (내지 가정교회)들이 설립되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로 하여금 그 지역사회 속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봉사하며 복음을 증거 하는 주체가 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교회개척팀은 그 목표가 종료되기까지 중도에 포기하거나 철수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고, 그 최종목표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선교사(사역자)를 충원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복음전파의 자유가 있는 지역에서는 교회의 직분자 (목사, 장로, 집사)를 선출하여 당회가 있는 조직교회를 설립할 뿐 아니라, 교회들이 서로 연계하여 노회를 조직함에 목표를 두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떤 현장에 교회들이 세워져 있으나 아직 신학적 자립이 이루어 있지 않다면 (I. 4의 c 항 참조) 그 교회가 개혁주의 장로교회로 확립되도록 신학교육분야나 목회자 재교육 분야, 또는 선교분야에서 돕는 것도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목표가 된다.
복음전파의 자유가 제한되어 있거나, 금지되어 있는 이슬람권 등에서는 당회를 갖춘 장로교회의규모로 성장하기 어려우니, 더 작은 규모의 가정교회를 목표로 하되, 각 가정교회는 목사 대신, 평신도 지도자를 세우고, 나중에 몇 가정교회를 순회하며 돌볼 장로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갈 수 있다면 몇 장로 중에서 한 명의 목사를 장립하여 장로들과 함께 당회를 조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겠다.
III. 개혁주의 교회설립의 진행 단계와 단계별 이양 및 철수
1. 일반적으로 타문화권에서 개혁주의 교회설립의 진행 단계를 어떻게 정리할 수 있나?
교회개척은 자립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의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개혁주의 교회설립은 교회개척의 과정을 단계적으로 밟아 나가는 가운데 완성된다는 것이 우리 논의의 핵심 포인트이다. 우선 전도 자유지역의 경우를 중심으로 교회개척의 진행 단계를 논의하면서 이슬람권 등 창의적 접근지역에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도 비교해서 생각해 보자.
1. 만남의 단계
복음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로 가서 의미 있는 만남을 갖는 것이 교회개척의 과정 중에 가장 우선적인 과정이다. 전도의 단계에 이르기 전에 상당한 기간 동안 만남과 동행의 단계가 먼저 필요하다. 사실 이슬람권에서는 전도에 앞서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불신자를 위해서 기도하고 그와 만나 대화하며 신뢰를 쌓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이 사역은 여건상 전문인 선교사들이 더 잘 할 수 있다. 의도적으로 접근하기보다 그들로 하여금 전도자 자신의 자연스러운 일상의 일터와 삶 속에서 자기들과는 다른 사랑스러운 삶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cf. 요 13:34-5; 벧전 3:15).
2. 전도의 단계.
불신자들을 의미 있게 만나는 단계를 지나, 이제 전도자가 자신의 신앙을 간증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평소에 개혁주의적 복음전도 내용을 선교지의 상황에 맞게 준비해 두어야 한다.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때 준비된 대로 복음을 제시한다.
3. 소그룹 성경공부의 단계.
불신자가 복음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성경 말씀을 함께 읽으며 그 말씀의 뜻을 깨닫도록 복음을 더욱 확실하게 전하는 단계이다. 이때에 일 대 일로 만나거나, 또는 작은 소그룹으로 모일 수 있다. 이슬람권에서는 선교사가 늘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모습을 그들이 자연스럽게 보면서 성경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 일 것이다.
4. 공예배의 시작 단계.
복음을 들은 사람들 중에서 회심자가 생기면 신앙고백을 따라 세례를 베푼다. 예수님이 그리스도시며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는다고 진실하게 고백함으로써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었고,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고, 교회의 일원이 되었다. 이제 그는 성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며, 목사의 설교를 들으며 주의 만찬에 참여한다. 만남, 전도, 그리고 소그룹 성경공부의 단계까지는 전문인 선교사가 목사 없이도 이끌어 갈 수 있으나, 언제까지나 전문인 선교사가 목사 없이 계속할 수는 없다. 예배의 시작단계부터는 목사 선교사가 반드시 투입되어 설교와 가르침과 성례를 맡아야 한다. 이슬람권에서는 아마도 제자양육의 단계(N. 1의 5 참조)가 공예배의 단계보다 앞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공예배에 아무나 참석하게 할 수 있도록 개방하면 안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소그룹을 통해서 각 사람의 신앙을 검토하는 시간이 먼저 필요하기 때문이다.
5. 제자양육의 단계.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그를 생명의 주님으로 믿고 영접할 뿐 아니라, 그에게서 배우는 대로 그를 닮아가며 그의 말씀에 순종하며 그를 섬기는 종이 됨을 의미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각 신자는 제자로서 교회공동체 안에서 예배드리고 말씀을 배우며 성도들끼리 서로 용서, 용납하고 사랑하는 훈련을 통하여 그 인격이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간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13:35)라고 하셨다. 그리고 이웃과 직장, 사회 속에서 그리스도께서 맡기신 일들을 자립적으로 감당하여 각자의 영역에서 사회를 변혁시키는 제자들로 구비되어 간다.
6. 가정모임의 단계.
우선 제자들은 그들의 아내/남편과 슬하의 자녀들이 함께 믿음 안에서 하나 된 가정을 이루기를 힘쓴다. 가정은 바로 제자도의 현장이다. 자녀들을 말씀과 사랑으로 양육하고, 가정예배를 드리고, 가족이 함께 교회 공예배에 참여한다. 더 나아가, 믿음의 가정들이 함께 말씀 안에서 교제하며 격려하는 가정모임을 갖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불신자들을 가정 또는 가정모임에 초대한다. 이슬람권에서는 이 가정모임이 곧 가정교회로 모습을 갖추게 된다.
7. 평신도 지도자 양성의 단계.
평신도 지도자란 우리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인 점에서 다른 제자와 차별이 없지만, 그 제자들 중에서 다른 제자들에게 본이 되며, 그들을 격려하고 돌보도록 세움을 입은 자를 일컫는다. 평신도 지도자는 제자들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고백이 분명할 뿐 아니라, 공예배에 신실하게 출석하며, 제자로서 그의 인격이 예수를 닮아가고, 가정을 사랑으로 잘 돌보며, 교회에서 제자로서 본이 되고, 사회 속에서 신앙을 지키면서 생계적 자립을 이루고, 그리스도를 위한 봉사와 증거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슬람권에서는 신앙적으로나 생계적으로나 자립을 이룬 성도들 가운데서 평신도 지도자를 세워 가정교회를 돌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합당하다. 그러나 성도가 신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자립을 이루기 어려운 환경 가운데 있다면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여러 모양으로 관심과 격려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교회개척에 있어서 이 단계까지는 전문인 선교사가 목사 선교사와 함께 동역할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8. 장로 및 집사 선출의 단계
장로와 집사는 세례를 받은 성도들에 의해 선출된다. 장로는 기본적으로 성도들에게 말씀을 가르치며, 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순종하는 삶을 살도록 보살피며 격려하며 권면한다. 국내의 기준은 세례교인 30명 당 장로 한 명을 선출할 수 있다. 하지만 선교지에서는 상황에 따라서 이 기준을 상향 또는 하향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장로는 성도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르치며 성도들이 그 말씀대로 순종하며 살아가도록 격려하고 권면하는 일을 한다. 집사는 성도들 가운데 어려운 형편에 있는 자들을 살펴서 도울 자들을 돕고, 긍휼히 여길 자들에게 긍휼을 베푸는 일을 한다. 개척교회에 어느 직분을 먼저 세워야 하느냐 하는 것에 대해서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사도행전 6장에 보면 사도들이 교회의 모든 일들을 다 맡아 하다가, 그 후에 집사를 세워 사도들이 하던 봉사의 일들을 위임했던 것에서 보듯이, 교회개척의 단계에서도 장로의 일이 많아지면 집사를 세워 분담케 하는 것이 순리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장로가 먼저 세움을 받은 후에, 나중에 집사를 세우는 것이 좋다고 본다. 교회는 말씀을 가르치고 말씀대로 살도록 감독하는 장로(목사와 치리장로 포함)이 우선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목사 선교사가 한시적으로 장로와 같은 사역을 하고 있다면 그로부터 가난한 자들을 돌보는 사역을 분담해 줄 수 있는 집사를 먼저 세울 수도 있다고 본다.
이슬람권에서는 각 가정교회(모임)마다 평신도 지도자를 세워 에비 장로 또는 예비 집사로서의 역할을 맡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2-3개의 가정교회가 형성되면 그 평신도 지도자들 중에서 장로 또는 집사로 세울 수 있다.
이 단계 전까지는 교회개척팀의 전문인 선교사가 적극적으로 동역할 수 있었다. 그러나 평신도 지도자들 가운데 장로 또는 집사가 선출되고 나면 전문인 선교사는 그들에게 사역을 이양하고, 그 개척교회를 떠나, 같은 현장 안의 새로운 교회개척의 최전방으로 나아가는 것이 합당하다.
9. 목사 장립의 단계
개척교회의 회중이 성장하여 일정한 규모가 되면 장로를 먼저 세워야 하고, 더 성장하게 되면 설교와 가르침의 사역을 전담할 목사를 세워야 한다. 장로교회에서 목사(가르치는 장로)의 직분은 포괄적 개념의 장로 직분에서 분화되어, 설교와 가르치는 사역을 전담한다. 개혁주의 교회의 설립에 있어서 설교와 가르침의 사역을 전임할 수 있는 자격을 구비한 목사를 장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개혁주의 교회는 말씀을 가르쳐 예수 그리스도를 주와 그리스도로 믿게 하고 그 말씀을 믿고 순종하여 그리스도의 제자로 자라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역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교회개척사역자가 그 교회의 위임목사로 청빙을 받아 목회를 계속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선교현장에서 교회개척사역자인 목사 선교사가 위임목사로 계속 남는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리 목사 양성의 필요성을 내다보고, 평신도 지도자 중에서 말씀을 가르치는 은사가 있는 사람에게 소정의 신학훈련과 목회훈련을 이수하게 하여 목사청빙을 준비케 해야 한다. 이 일을 위해서 신학교육과정이 필요하며 신학교수 선교사의 배치가 요망된다. 그러나 이슬람권에서는 필요하다면 2-3개의 가정교회들을 돌보는 장로들에게 소정의 신학과정과 목회훈련을 이수하게 하여, 연대되어 있는 가정교회들의 목사로 청빙을 받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더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는 가정교회를 순회하면서 가르치고 돌보는 사역을 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10. 당회의 조직 단계.
장로 2인이 있고, 목사가 청빙되었으면 당회를 조직할 수 있다. 일단 당회가 조직되면 목사 선교사는 더 이상 그 교회에 목사로 머물 필요가 없고, 머물러서도 안 된다. 오히려 신임 목사와 당회에 모든 목회적 책임을 이양하고 그 교회를 떠나 새로운 교회개척을 시작하든지, 목사를 양성하기 위한 신학교육에 치중하는 것이 좋겠다. 이슬람권에서는 당회의 조직을 이루기 어렵지만, 장기적 전망을 갖고 선교사역을 계속 하다 보면 가정교회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인데, 점진적으로 2-3개씩 가정교회를 묶어서 장로들을 세운 후에 그들 중에서 목사를 장립하면 (광역) 당회를 구성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것을 너무 성급하게 추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11. 노회의 조직 단계.
개혁주의 교회의 설립 목표는 단 하나의 개체교회를 설립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설립된 교회들이 뿔뿔이 개별화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복수의 교회들을 세우되 그 교회들이 형제 교회로서 서로 연계되어 협력하는 교회들이 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각 조직교회들을 엮어서 노회를 형성하는 것이 개혁주의 교회설립의 최종적 단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노회가 조직되면 새로운 교회개척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고, 노회가 속한 현장의 복음화를 위하여 연합 사역을 펼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부족, 다른 문화권으로 선교사를 파송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연합된 교회로서 지역사회 속에 하나님의 나라의 통치가 임하게 하는 일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IV. 현장지부/교회개척팀/신학교육팀의 철수기준과 파송(후원)교회와의 협력
1. 전문인 사역팀/교회개척팀/신학교육팀 그리고 현장지부의 철수기준은 무엇인가?
건물을 지을 때 높은 곳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임시 가설물을 설치했다가 필요한 건물을 짓고 난 후에는 철거하듯이, 교회개척팀도 현장에 노회가 조직되어 개혁주의 교회의 설립이 완성되면 자동적으로 해체되고 선교사들은 재배치 또는 철수하게 될 것이다. 선발대로 온 어떤 전문인 선교사들은 교회개척팀이 철수하고 현장지부가 해체된 후에도 개별적으로 현지 교회 성도들의 사회봉사를 돕기 위해 남을 수 있고, 후발대인 교수선교사 또는 신학교육팀은 교회개척팀이 해체된 후에도 현장에 남아서 현지교회의 신학교육이 자립하기까지 교수사역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대인 교회개척팀의 사역이 종료되어 철수하게 되면 현장지부를 존속시킬 이유가 크게 약화되어 단계적인 철수의 수순을 밟아 결국 해체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KPM의 개혁주의 교회건설을 일률적으로 교회개척부터 시작하는 것으로만 생각하기보다 현지에 이미 세워져 있는 교회들의 목회자의 재교육 지원, 목사후보생 신학교육 지원, 등을 통해서 그 교회가 개혁주의 교회로 세워가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방안도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럴 경우에는 교수의 자질을 잘 갖춘 교수선교사를 보내어 그 교회 자체의 신학교육의 자립을 이루는 것을 돕되, 개혁주의 신학의 기초를 놓아 주는 것을 목표로 할 수 있을 것이다.
2. 현장지부/교회개척팀/신학교육팀이 현장에서 개혁주의 교회설립의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
개혁주의 교회설립에 따른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선교사를 구비시켜 파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교본부는 현장의 개혁주의 교회설립의 단계에 따라 최적화된 선교사의 파송을 계획하고 준비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선발대로서 전문인 선교사, 본대로서 목사 선교사, 후발대로서 (신학)교수선교사의 파송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전문인 선교사는 만남, 전도, 성경공부 등의 초기단계의 사역을 능숙하게 감당할 수 있도록 구비시켜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인 선교사는 그 후 공예배, 가정모임, 평신도 지도자 양성의 단계에 참여할 수 있으나, 이 중간단계의 사역에 없어서는 안 될 선교사는 목사 선교사이다. 그리고 전문인 선교사는 평신도 지도자가 세워지면 그 교회를 떠나 같은 현장 안에서 새로운 교회개척전방에 선발대로 참여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목사 선교사는 중간단계의 사역을 주도해야 할 뿐 아니라, 그 후 평신도 지도자 중에서 장로와 집사가 될 만한 인물들을 준비시키고, 교회 회중의 투표로 그들을 선출하여 세울 뿐 아니라, 목사를 청빙하여 당회를 구성하기까지 교회의 조직목사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므로 목사 선교사는 설교와 가르침, 지도자 양성을 위한 전문성을 구비시켜 파송해야 한다.
평신도 지도자를 훈련시키고 교회의 직분자 (장로 및 집사) 후보자들을 훈련시키는 사역은 교회설립사역을 주도하는 목사 선교사가 해야 할 일이지만, 평신도 지도자 중에서 선발된 목사후보생에게 신학교육 및 목회훈련을 시키는 일은 좀 더 신학교육의 전문성을 갖춘 교수선교사가 교회개척팀에 합류함으로써 본 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장에서 개척되고 있는 교회를 위한 목사를 양성하는 일은 교회개척을 주도하는 목사 선교사와 교수 선교사가 서로 긴밀하게 협력함으로써 결실을 맺게 될 것이다. 목사 안수를 위해 교회개척팀이 지역선교부와 함께 노회와 같은 역할을 대행할 수 있도록 본국 교회가 미리 허락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선교사들이 사역을 위해 잘 구비되어 파송되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히 설교와 가르침, 제자 양육과 평신도 지도자 양성 등을 위한 교육과정과 교육 교재의 개발을 위해서 본국에서 개혁주의 교회교육 및 교회개척 전문가들의 자문(컨설팅)과 컨텐츠, 자료 등의 지원이 매우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장에 개혁주의 교회가 설립되기까지 본부와 파송 및 후원교회들은 선교사들에게만 맡겨 놓고 방관해서는 안 된다. 후원교회도 현장에 개혁주의 교회설립의 선교목표를 공유하고, 그 목표가 성취되기까지 선교사역의 단계별 진행 상황을 수시로 파악하여 그에 따라야 하는 기도, 물질, 인적 자원 등, 필요한 지원을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선교부는 현장지부들의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교회개척팀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타 선교단체나 현지 교회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협약을 주선할 필요가 있다. 지역선교부는 교회개척 선교사들이 교회설립이 완성된 후 현장으로부터 철수하게 되면 그 선교사들의 재배치에 대한 행정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슬람권에서 개혁주의 교회설립의 목표를 이루려면 제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세상 속에서 믿음을 지키면서 자기의 삶의 터전에서 신앙적 생계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교회자립보다 더 우선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인 선교사의 역할이 매우 필요하다. 본국 교회는 전문인 선교사들이 이런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3. 신학교육과정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선교현장에서 개혁주의 교회설립을 위하여 현지지도자를 양성하는 일은 필수적 과제이다. 현지 지도자는 목사양성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선교현장에 따라서는 목사양성을 위한 신학교육 이전에 전도, 제자양육, 평신도 지도자 양성에 필요한 교육교재가 마련되어 있는지를 파악하여 필요한 대로 제공하는 일이 더 우선되어야 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PM이 지향하는 개혁주의 교회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유능하고 신실한 목사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더 집중해야 한다. 신학교육과정을 현장의 상황에 맞게 잘 개발하기 위해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 교육과정들을 개혁주의 신학적 관점에서 평가하고 채택하거나 참고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신학 기초교재를 집필하는 데 있어서 현장 선교사 및 본국의 전문가들의 지헤를 모을 필요가 있다. 신학 및 일반 서적을 선별적으로 제공하는 일을 지원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신학교육과정의 학위과정 인준을 위한 행정적 지원을 제공하거나, 신학 교육을 위한 건물 및 시설, 재정, 도서 확보를 지원할 수 있다. 개혁주의 신학교육을 위한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고, 신학교육 원정강의를 위한 강사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현장의 개혁주의 교회의 신학교육의 자립을 위해 현지 교수요원을 특별히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지원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이런 모든 지원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 KPM은 앞으로 현지지도자 양성 지원센터(가칭)를 설립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론
KPM은 더 이상 개혁주의 교회설립을 목표로 삼고 있으면서도 선교현장에서 이 목표를 구현함에 있어서 막연함에 포섭되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선 개혁주의를 설립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선교현장의 상황에서 구체적이고도 단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내야 한다. 그렇게 해야 KPM선교사들이 현장에서 개혁주의 교회설립의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동역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도-상황화-설교/교육-순종-가정/연대-봉사/참여-개척/파송을 통한 개혁주의 교회설립의 제시는 KPM선교사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단계별 핵심목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개혁주의 교회설립의 11단계는 전도-교회설립이 자유로운 지역을 기준으로 한 것이지만, 이것을 현장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개혁주의 교회설립을 현장의 교회들의 신학교육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전략은 지금 KPM 선교 현지 상황으로 볼 때 핵심적 전략이라고 하기에는 시기상조이지만, 앞으로 KPM 선교사들이 전방개척의 현장에서 물러나는 추세가 두드러지게 된다면 그 때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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