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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논문은 2021년 2월 25일(목) 저녁 6시 안양일심교회당에서 진행된 "고신설립 70주년 컨퍼런스 1차 세미나"에서 발제된 논문입니다. - 편집자 주


 

 

현대생물학과 하나님의 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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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욱

(퍼듀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안녕하십니까? 소개 비디오에서 인사드렸던 퍼듀Purdue대학교의 박치욱입니다. 이렇게 고신총회 70주년을 준비하는 컨퍼런스에서 발표할 기회를 갖게 되어서 정말 영광입니다. 자,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생물학의 시작
 

생물학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오늘은 현대 생물학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하는데, 이전의 생물학은 도대체 어떤 것이었는지, 그리고 현대 생물학이 이전의 생물학과 어떻게 다른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인간이 이 지구에 살면서 저절로 하게 된 것이 생물학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왜냐하면 이 지구가 하나님의 창조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어디에 가든 생명이 있습니다. 놀랍습니다. 도저히 생명체가 살 수 없을 것 같은 곳에도 생명들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생명들을 보고, 관찰하고, 이름을 붙이고, 분류하는 작업을 합니다. 생명체라는 것이 우리에게는 먹거리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먹는 것들이 알고 보면 다 생명체 또는 생명에서 유래된 것들입니다. 제가 생각해 봤는데, 생명체에서 유래되지 않은 것 중에서 우리가 먹는 것은 아마 물 하고 소금 정도가 아닌가 합니다. 이것들 외에는 거의 100% 생명체에서부터 얻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오랜 시간에 걸쳐 이 생명체들을 보고, 재배하고, 육종하면서 우리에게 이롭게 만드는 과정을 겪어왔습니다.
   이 모든 생명체들의 정상에 인간이 있습니다. 인간도 생명체입니다. 다른 생명들처럼 자라고, 아프고, 병들고, 늙기도 하고 그러다 죽기도 합니다. 인간 자체도 생명체이기 때문에 인간은 생물학의 주체이면서, 생물학의 대상이기도 한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생물학이 사실 어떤 면에서 ‘인간학의 하나다’라고 생각합니다.

 


최초의 생물학자
 

우리는 굉장히 오래 전부터 생물학적인 흥미를 가지고 있었는데, 제가 목사님들께 퀴즈를 먼저 하나 드리겠습니다. 최초의 생물학자가 누구일까요? 이것은 공식적인 것은 아닙니다. 제가 그냥 만든 퀴즈입니다. 그러니까 말이 되냐 안되냐 따지지 마시고 답해 보십시오. 최초의 생물학자는 과연 누구였을까요? 제가 앞서 옛날 생물학자들이 하던 일이 관찰, 명명, 분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최초의 생물학자는 아담이었습니다.
   창세기에 보면, 하나님이 각종 들짐승과 각종 새를 아담에게 데리고 오십니다. 아담이 그 것들에게 이름을 붙입니다. 대단한 것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각종 들짐승과 공중의 각종 새를 지으시고 아담이 무엇이라고 부르나 보시려고 그것들을 그에게로 이끌어 가시니 아담이 각 생물을 부르는 것이 곧 그 이름이 되었더라”(창2:19). 하나님이 그것을 보셨습니다. 이름을 붙였다는 것은 생물학에서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명명’命名이라고 하죠. 아담이 그 역할을 했습니다. 물론, 여기서 아담이 수집은 하지 않았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하나님께서 그냥 갖다 주셨고, 분류도 했는지 안 했는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새하고 들짐승을 나눴는지, 성경에서 이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와 있지 않습니다. 저는 아담이 했던 이 행동 자체도 일종의 생물학적인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담이 생물학을 그렇게 체계적으로 만들지는 않았을 겁니다. 퀴즈를 또 하나 내겠습니다. 그렇다면 생물학의 창시자는 누구였을까요? 목사님들도, 대부분 신학을 공부하시는 분들도 잘 알고 계시는 분입니다. 이미 맞추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아리스토텔레스입니다. 사실 ‘모든 학문의 창시자는 아리스토텔레스다’라는 말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생물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습니다. 레스보스라는 섬에 살면서, 그 섬에서 해양 동물들을, 특히 물고기랑 문어를 좋아해서 열심히 관찰했다고 합니다. 몇 십 종을, 몇 백 종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또 형태적인 유사점을 비교하면서, 더 나아가 이 동물들의 생태의 원인과 결과를 유추했습니다. 직접 해부도 많이 했다고 합니다. 또 그것을 꼼꼼하게 기록도 잘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사, 온도조절, 정보전달, 유전, 발생에 대한 자기 자신의 독자적인 이론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철학자 한 분이 그랬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넘사벽이다.’ 그 당시에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농담이지만 미래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왔는지, 외계인이 온 것인지, 어떤 분야도 자기가 딱 보면, 그 안에서 원리를 터득해버리는 그런 분이었습니다. 생물학에서도 다양한 대사, 유전, 발생 이런 이론을 제시했는데, 사실 지금은 별로 도움이 안됩니다. 그 당시에는 ‘4원소설’이라고 해서,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불이 거기서 나오고, 일부는 흙이 되고, 일부는 물이 되고, 이러한 방식이었기에 지금으로는 별 도움이 안됩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만든 이 생물학의 방식, 종을 정리하고 분석하는 것들을 시작하고 나서는 그 뒤로 한 천 년 이상 생물학의 방법론이 바뀌지 않았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방법론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다른 부분들도 대부분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이 오래오래 갔습니다.
   생물학자들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력을 벗어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보지 못했던 것을 보는 방법 말고는 없었습니다. 저도 소싯적에 철학자들에 대한 책을 아주 조금 공부했습니다. 소크라테스, 요새는 뭐 ‘테스형’이라고 하더라고요,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무슨 가수가 노래를 했다고 합니다. 테스형, 라톤형, 텔레스형이라고요. 이런 분들을 계속 공부했었는데, 그때 굉장히 감동을 받았습니다. 감동받은 내용이 뭐냐 하면, ‘인간이 생각으로 풀 수 있는 문제들을 이 분들이 다 풀었구나, 2천 년 전에. 굳이 우리가 지금 생각으로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겠구나.’ 이분들이 그 당시에는 보지 못했던 것을 우리가 보면 거기서 진보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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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분들이 왜 못 봤을까요? 연구 방법론이 달라서일까요? 아니면 도구가 없어서일까요? 과학이라는 것은 결국 이분들이 쓰지 못했던 도구들을 계속 만들어 가면서, 이분들이 보지 못했던 데이터를 만들면서 이분들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그게 유일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현대 생물학의 태동
 

현대 생물학이 될 때까지 근대에 새로운 도구, 연구 방법론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르네상스 이후입니다. 다른 과학이 발전하면서 그 영향도 많이 받았습니다.
   영국에 후크(로버트 후크, 1635-1703)라는 분이 있고, 또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는데 네덜란드에 레이후엔훅(안톤 판 레이후엔훅, 1632-1723)이라는 분이 계셨습니다. 네덜란드 이름이 표기법이 최근에 바뀌어서 저도 헷갈리는데, 예전에는 레벤후크라고 했습니다. 이름이 비슷하기도 하고 한 일도 비슷해서 사람들이 많이 헷갈리는데, 이 후크라는 분이 최초로 현미경을 만들었습니다. 원래는 물리학자였습니다. 망원경을 만들어서 별을 보다가 망원경의 렌즈를 조금 바꿔봤더니 현미경이 만들어진 겁니다. 그렇게 이분이 최초로 세포를 관찰해서 세포 이론, ‘모든 생명체는 세포라는 작은 셀(cell)로 이루어져 있다’라는 이론을 발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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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슷한 시기에 네덜란드에 있는 레이후엔후크라는 분도 현미경을 만들어 가지고 연못 물을 떠놓고 관찰을 하면서 온갖 미생물들을 발견합니다. 미생물들이 움직이는 것도 관측을 합니다. 우리가 눈에 보이는 동식물들만 알고 있었는데 ‘우리가 보지 못했던 미생물, 굉장히 작은 생명체들이 있다’라는 것을 발표합니다. 이분을 미생물학의 창시자라고 부릅니다. 하여튼 아리스토텔레스는 못 보던 것들을 이분들이 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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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생명체들을 모으다 보니 가짓수가 많아졌습니다. 많아지니까 그것을 린네(칼 린네, 1707-1778)라는 분이 1만가지 종에 대하여 체계를 분석합니다. 분석하는 체계법을 개발합니다. ‘계문강목과속종’이라고 하죠. 어떤 분은 ‘종속과목강문계’라고 합니다. 생물 선생님에 따라 다르게 외우신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그 체계를 딱 만들어 가지고 동식물들을 정리를 해 보니까, 그 안에 사촌이 있고 팔촌이 있고, 관련성이 쫙 보이는 것입니다.
   또 1700년대에 훔볼트(알렉산더 폰 훔볼트, 1769-1859)라는 분이 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분인데 이분이 대단한 분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살아 돌아온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대단한 분인데, 프러시아의 부자 가문, 명문 가문에서 태어나 가지고 아주 돈이 많았습니다. 그 돈으로 탐험을 하고 다닙니다. 그때 신대륙도 발견되어서, 신대륙이 이분의 놀이터였습니다. 이분이 지리학자였습니다. 온갖 지리학자로써 연구도 하고, 또 지구물리를 연구해서 지구의 자성에 대해서도 연구를 합니다. 안 한 것이 없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러면서 또 동시에 동식물들에 대한 관심이 생겨, 그것들을 채집합니다. 당시에 카메라가 없으니 그림을 그렸는데 그림 실력도 대단합니다. 이 분이 약 6만종의 동식물들을 기록합니다. 그 중에서 한 1만 종은 새로 발견된 종들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알고 있던 생명체의 그 폭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진 겁니다.
   이 훔볼트에게 엄청나게 큰 영향을 받은 분이 다윈(찰스 다윈, 1809-1882)입니다. 훔볼트의 전기를 읽으면서 ‘나도 훔볼트처럼 탐험하면서 생명체들을 연구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돈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나 봅니다. 의사 아들이기는 했지만 훔볼트처럼 그렇게 재벌은 아니었나 봅니다. 그분은 비글호라는 곳에 자리가 생겨 의사로 따라가서 여행을 했습니다. 여행하면서 훔볼트를 흉내내면서 생명들을 관측하다 보니까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진화’라는 것이죠. ‘생명들이 서로 연결되고 관련되어 있는 이유가 공통 조상에서부터 진화되어온 것이다. 그리고 자연적으로 자연 안에서 적자생존을 통해서 자연선택이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종이 만들어졌다’라는 이론을 발표했습니다. 생물학계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기독교도 동시에 발칵 뒤집혔습니다. 하나님의 창조를 부정하는 것 아니냐라고 해서요. 지금도 기독교에서는 다윈을 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멘델(그레고어 멘델, 1822-1884)이라는 분이 유전법칙을 발견합니다. 이분이 완두콩을 가지고 실험을 했습니다. 이분은 수도원의 수사였습니다. 수도 원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수학에 아주 저명한 분이었습니다. 수학자였습니다. 그러니까 완두콩 꽃 색깔, 완두콩의 모양 이런 것을 여러 대에 걸쳐 관찰했습니다. 그냥 한 것이 아니라 수학적으로 분류해 봤더니, 이 안에, 유전에도 수학적인 법칙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었습니다. 통찰력이 정말 대단한 분입니다. 유전자라는 것이 존재하고, 한 개체 안에 유전자가 쌍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까지 추론해냅니다. 나중에 생물학자들이 이 유전자를 직접 찾고 나니까, 멘델이 했던 얘기들이 다 맞는 겁니다.
   여기까지가 현대 생물학이 있게 한 근대의 놀라운 발전들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이분들이 보게 만들었습니다. 자, 이렇게 근대에 생물학에 있어서 필요한 혁신적인 도구와 방법론적인 발전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현대에 들어와 생물학이 찬란하게 꽃이 피었습니다.

 


세포
 

그럼 이제부터 현대에서 발전한 생물학에서 어떤 것들을 배웠는지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짧은 시간이라 수박 겉핥기식일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한번 말씀을 드려 보겠습니다.
   우선, 세포라는 것을 자세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세포가 정말 존재합니다. 약 200여종의 세포가 우리 몸을 구성합니다. 우리 몸에 피부세포, 간세포, 뼈세포, 뇌세포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뇌세포가 신경세포입니다. 이렇게 한 200여 종의 세포들이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고, 그 세포가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포가 우리 몸에 약 37조 개가 존재합니다. 거의 천문학적인 숫자의 세포가 우리 몸에 있습니다. 이 37조개의 세포들이 하나로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우리 몸이 작용하고 살아갑니다.
   저는 이것을 생각할 때마다 정말 놀랍습니다. 제가 지금 이렇게 말하고 생각하는 것도 이 37조개의 세포, 제 몸 안의 세포들이 서로 협력해서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강의할 때 학생들한테 이 감동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인데, 쉽지 않습니다.
   세포 소체라고 하는 세포 안의 구조에는 핵이 있고, 미토콘드리아가 있고, 이런 것들이 굉장히 자세히 알게 됐습니다. 현미경 기술이 정말 폭발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10년간에 또 놀랍게 발전했습니다. 지금은 해상도가 나노미터의 해상도를 갖습니다. 나노미터가 얼마인지 헷갈리실 텐데요. 밀리미터 아시죠? 백만분의 일로 나누면 나노미터가 됩니다. 세포 안에 있는 분자들 하나하나의 움직임을 우리가 직접 관측할 수 있을 정도가 됩니다. 세포 하나가 하나의 거대한 도시 같습니다. 그 안에 온갖 분자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일하고 있는데, 우리가 관측을 직접 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습니다.

 


생체분자
 

세포 안에 생체분자biomolecules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세포 안에 이 생체분자들이 가득합니다. 생체분자들로 꽉 차 있습니다. 정말 꽉 차 있습니다. 앞서 거대한 도시라고 제가 말씀 드렸는데, 도시 안에 있는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운동도 하고 일도 하면서 도시를 작용하게 하는 것처럼, 이 생체분자들이 온갖 작용을 하면서 이 세포가 살아서 움직이게 되는 것입니다.
   생체분자들의 상당수가 단백질로 되어 있습니다. 단백질 하면 그냥 삼겹살, 등심 이런 것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 단백질이 물론 그것들도 단백질이 맞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것을 먹으면 몸에서 그 단백질을 모두 분해해서 단백질의 구성요소인 아미노산을 얻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영양소입니다. 굉장히 중요한 영양소입니다. 그 영양소인 아미노산으로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들을 만듭니다. 우리 몸의 근육도 만듭니다. 이 세포 안에 보면 단백질들이 몇 천 가지 종류가 있고, 그 단백질들이 생명현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세포 안에 생체분자로 ‘핵산’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알려졌습니다. DNA, RNA, 이것들이 밝혀졌습니다. DNA가 유전물질인 것으로 밝혀집니다. 그것은 정말 놀랍고 충격적인 결과였습니다. DNA가 유전물질,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고, 멘델이 관측한 ‘유전자’라는 것이 DNA상에 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됩니다.
   그 다음에 세포막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 세포막도 정말 놀라운 건데, 이 세포막을 구성하는 것이 ‘인지질’이라는 것입니다. 인지질로 세포막이 만들어지고, 세포막에도 굉장히 빽빽하게 단백질들이 박혀 있고, 그 단백질들이 생명현상을 유지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세포 생물학’이라고 세포 전체를 연구하는 학문 분야가 있습니다. 그 안에서도 다양한 연구 분야로 나눠집니다. 세포막만 연구하는 ‘막생물학’이라는 분야도 있을 정도로 세세하게 나눠집니다. 저는 그 중에서 단백질을 연구하는 단백질 화학자입니다.

 


염색체
염색체라는 것이 발견됩니다. 사람 몸 안의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는 염색체라는 것이 있습니다. 염색체에는 DNA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인간은 염색체가 23쌍이 있습니다. 전부 46개이고, 그 46개 중에서 2개가 성염색체입니다. 여자는 XX 남자는 XY입니다. 이 염색체 세포가 분열될 때에는 특별한 X자 모양을 가지게 되는데, 이게 정말 굉장히 빽빽하게 DNA가 감겨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가 실처럼 풀어보면 밧줄이 똘똘 말려 있듯이 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솔레노이드solenoid라고 하고, 그것을 쪼개 보면 그 안에 또 크로마틴 피버chromatin fiber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안에 뉴클레오소메스nucleosomes라고, 진주 목걸이 같이 쭉 DNA가 감겨져 있습니다. 그 안에 히스토네스histones라는 단백질이 있고, 그것을 다 빼내고 나면 DNA가 나옵니다. 세포 하나에 있는 이 DNA의 길이를 제어 보면 얼마나 길까요? 23쌍의 염색체의 DNA 길이를 다 합해보면 약 2m정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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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포 하나 안에 DNA가 2m이다’라는 것이 감이 잘 안 오실 겁니다. 이것은 서울-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길이의 실이 야구공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쉽지 않겠죠? 이 2m길이의 DNA가 들어갔다고 해도 야구공이 꽉 차면 안됩니다. 야구공 안에 다른 단백질이나 이런 다른 것들이 다 있어야 합니다. 이 긴 DNA가 세포 안에 똘똘 뭉쳐서 들어있고, 그 안에서 우리가 유전정보를 읽어냅니다. 정말 놀랍습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드렸듯이 우리 몸 안에 37조개의 세포가 있습니다. 이 37조 개의 세포마다 2m씩 들어 있습니다. 어마어마하죠. 우리 몸에 있는 전체 DNA의 길이를 다 합해보면, 저도 계산을 해 보지 않았는데 상상할 수 없습니다.

 


이중나선
 

DNA를 자세히 보면 이중나선으로 되어 있습니다. 더블 헬릭스Double helix라고 하는 이중나선입니다. 왓슨과 크릭이라는 분이 70년 전에 이 구조를 밝혀서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이 이중나선을 풀어보면 그 안에 염기라고 불리는데 A, T, C, G 4개가 일정 배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유전 정보입니다. 이것을 읽어내면, 이 안에 어떤 정보가 들어 있는지 우리가 다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을 전부 다 해서 인간 게놈이라고 합니다. 이중나선 모양이기 때문에 쌍으로 되어 있어 염기쌍이라고 합니다. A가 있으면 반드시 반대편에 T가 있고, C가 있으면 반드시 G가 있고 이런 식으로 이중나선이 만들어집니다. 이러한 염기쌍이 약 30억개가 들어 있습니다. 2m DNA 안에 30억개가 들어 있습니다. 이것을 만약에 300페이지짜리 책에다 기록을 한다고 하면 약 5000권 정도에 해당되는 양입니다. 대단하죠.
   사람의 세포 하나에 책 5000권만큼의 유전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요즘에는 USB를 많이 쓰니까 정보량으로 치면 약 12GB, 세포마다 12GB의 정보량이 들어있습니다. 요새 메모리 반도체 기술이 급격히 늘어나고 하지만, 생물학자들은 이 DNA만큼 정보를 많이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합니다. 정말 미세하게 작은 분자 안에 어마어마한 정보량을 저장하는 방법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입니다. 너무 놀랍습니다. 정말 어떻게 이렇게 정보를 저장하는 기가 막힌 방법이 우리 몸 안에 있는지 정말 놀랍습니다.
   이 이중나선의 세포가 분열될 때에 그대로 복제가 되어야 합니다. 이중나선은 풀어야 합니다. 그것을 푼 다음에 그대로 읽어 나가면서 하나를 더 만듭니다. 그렇게 원래는 하나였던 이중나선이 2개가 됩니다. 이것이 복제 과정입니다. 이 복제과정에 수많은 효소(단백질)들이 복제과정에 참여하고, 복제를 일으킵니다. 이것을 복제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한 시간 정도입니다. 한 시간 안에 이것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빠른 것입니다. 그리고 정확도가 100억 개 중에 1개 정도 실수가 있습니다. 엄청나게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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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단백질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세포 내에 수천 수만개의 단백질이 있습니다. 그리고 수천 종의 단백질이 존재하고, 여러 가지 일을 합니다. 단백질은 20개의 아미노산을 유전정보에 따라 순서대로 연결하여 합성됩니다. 제가 그 합성되는 것도 말씀드릴 것입니다. 보통 단백질 하나가 수 십개에서 수 천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모양도 다 제각각입니다. 그래서 고유한 구조를 형성하고 특정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헤모글로빈이라는 것은 우리 피 속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합니다. 촉매 작용을 하는 ‘효소’enzymes도 있는데 이 효소가 단백질들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수용체’receptors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홀몬’hormones도 있고, ‘항체’antibodies라는 것도 있습니다. 항체는 아시죠? 병과 싸우려면 항체가 필요한데 이 항체도 단백질입니다. 홀몬도 단백질인 경우가 많습니다. 단백질이 아닌 홀몬도 있습니다. 인슐린의 경우에는 단백질입니다. 이것이 홀몬 역할을 합니다. 이 홀몬들이 가서 또 결합하는 단백질들이 있습니다. 신호를 전달하려면 신호가 가서 수용체에 붙어야 하는데 이 수용체가 리셉터recepter라고 하는데 수용체들도 다 단백질입니다. 그리고 또 우리 몸에 ‘구조단백질’structural proteins이 있습니다. 콜라겐이라고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돼지 껍데기에 많이 있는 것 말입니다. 콜라겐이 우리 몸 안에서 피부도 만들고, 뼈를 만드는 데, 이 콜라겐이 꼭 있어야 합니다. 콜라겐이 없으면 뼈가 안 만들어집니다. 이렇듯 단백질이 우리 몸을 구성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구조와 기능
 

단백질 분자의 구조가 중요하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구조가 기능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이 단백질 분자 하나하나가 보면 일종의 기계나 로봇 같습니다. 기계가 구조가 제대로 갖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망치를 가지고 기계를 두드려서 부수면 더 이상 기계가 작동을 못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단백질도 그렇습니다.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지, 그렇지 않고 구조가 망가지면 이 기능도 없어집니다. 예를 들어서 열을 가하면 이 구조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러면 기능도 없어져 버립니다. 이 구조를 결정하면 기능하는 메커니즘을 밝힐 수가 있습니다.
   단백질의 구조를 밝히는 노력이 굉장히 오랫동안, 지난 한 5~60년간 해 왔습니다. 그것을 ‘구조 생물학’이라고 부릅니다. 정말 수 십 만개의 구조를 밝혀냈습니다. 이 단백질 구조 하나를 밝히면 박사 논문 하나가 될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예전보다는 훨씬 쉬워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굉장히 어려운 단백질들이 있고, 그 어려운 단백질들의 구조를 밝혀내면 노벨상을 받기도 합니다.
   인간의 세포가 만드는 단백질이 2만여종이 있는데 그 중에서 약 50%의 구조가 이미 결정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인간 단백질만 연구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동식물들의 단백질도 연구도 동시에 하기 때문에, 이 구조가 밝혀진 것은 수 십 만개에 이릅니다. 애이티피 신떼이즈ATP synthase라는 단백질이 있는데 이 단백질이 정말 신기합니다. 이 단백질의 구조가 밝혀지면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분자 수준에서 샅샅이 밝혀졌습니다. 이 단백질이 우리 몸에서 대사를 통해서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해서 ATP를 합성하는 단백질입니다. 위의 헤드룹이 한 번에 60도씩 회전하면서 ATP가 합성됩니다. 이게 분자 상태인데 거의 기계와 같습니다. 이게 크기가 20nm(나노미터)입니다. 20nm가 얼마 정도인지 상상이 되시나요? 제가 아까 나노미터에 대해서 말씀드렸는데, 우리 손톱이 약 20mm, 이것의 1000분의 1 길이가 20 마이크로미터입니다. 그것이 보통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세포의 크기입니다. 20 마이크로미터를 다시 1000으로 나누면 바로 20nm가 됩니다. 정말 작은데 이 작은 단백질이 이런 놀라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중심원리
 

DNA와 프로테인protein의 관계가 밝혀졌습니다. DNA는 유전 물질입니다. 그런데 우리 몸에서는 이 DNA를 계속해서 복제해서 새로운 세포를 만듭니다. 이것을 ‘복제’replication라고 합니다. DNA의 유전자에 해당하는 부분이 RNA로 만들어집니다. 유전정보가 복사되어서 RNA가 됩니다. 그것을 ‘전사’transcription라고 합니다. 이 RNA에 있는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해서 우리 몸에 있는 단백질을 만들어냅니다. 이것을 ‘번역’translation이라고 합니다. 우리 몸에 단백질을 하나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단백질이 우리 몸에 2만종이 있다고 했는데, 그러려면 2만개의 유전자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것을 1 gene 1 protein hypothesis라고 합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유전자 중에서 단백질을 만들지 않고, RNA만 만드는 것들도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단백질을 만들지 않는 유전자도 상당히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과정, DNA에서 RNA가 만들어지고, RNA에서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것을 ‘중심원리’central dogma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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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부호
 

DNA상에는 ATCG라는 4개의 염기로 이루어져 있는 유전정보가 있습니다. 단백질은 20개의 아미노시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어떻게 DNA에 있는 유전정보, ATCG를 읽어서 단백질을 만드는지가 어마어마한 미스터리였습니다. 이것도 50년 전에 다 밝혀졌습니다. 생물학자들이 연구해서 다 밝혀지고, 이 유전정보, ATCG로 된 유전정보 3개가 하나의 코돈이라고 해서 유전부호를 이루는 유닛이죠, 코돈이 됩니다. 그게 하나의 아미노시드를 결정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지금은 이 유전정보를 알면 이 유전정보를 이용해서 어떤 단백질이 만들어질지를 알 수 있는 겁니다. 우리가 이제 테이블이 있으니까 이 테이블을 보고서 해독을 하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것이 이 연구를 해 보니까 이 유전정보를 해독하는 방식이 사람이든지, 침팬지든지 개나 소나 말이나 말미잘이나 해삼, 하다 못해 대장균이든 전부 동일한 것입니다. 놀랍죠.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명체가 똑같은 유전정보를 해독하는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유전공학
 

유전정보를 해독하면서 나온 것이 유전공학입니다. DNA를 생화학 연구를 하다 보니까 이 DNA를 자르고 붙이고 하는 효소들이 굉장히 많이 발견됩니다. 이 효소들을 이용해서 우리가 원하는 형태로 DNA를 마음대로, 자유자제로 복붙(복사 붙이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박테리아에 보면 플라스미드plasmid라는 원형으로 된 DNA 조각이 있는데, 그 플라스미드plasmid의 일부분을 잘라내 버리고, 그 자리에 사람 속에 있는 유전자를 집어넣습니다. 붙인 다음에 다시 대장균에다가 넣어주면 이 대장균이 사람 단백질을 만듭니다. 사람 단백질이라서, 성장호르몬을 만들고 싶다고 하면 이런 식으로 만들면 됩니다.
   1970년대부터 유전공학이 폭발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지금은 굉장히 많은 단백질들, 유전공학 제품들이 만들어져서 나오고 있습니다. 항체며 홀몬이며, 이것 저것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1990년대에는 피씨알PCR이라는 것이 발견됩니다. DNA를 원하는 대로 증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효소를 이용해서 DNA를 100만배 증폭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PCR이 나오면서 유전공학이 너무 쉬워졌습니다. 요새는 코로나covid 검사할 때에도 이 PCR을 사용합니다. 굉장히 적은 양의 유전자가 있어도 이를 증폭하기 때문에 검사에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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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게놈프로젝트
 

유전자를 결국 다 읽어 보아야 합니다. 다 읽어 보아야 그 안에 어떤 정보가 있는지 우리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궁극적으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유전정보를 다 읽어야 된다고 하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1990년대에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에는 사람들이 비웃었습니다. ‘언제 그것을 다하냐?’라고 비웃었습니다. 아까 얘기했듯이 인간의 유전정보를 다 쓰면 300페이지짜리 책 5000권인데 그 당시 기술로는 대학원생 한 명, 과학자 한 명이 하루에 열심히 읽으면 하루에 100개, 200개 정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100개, 200개면 책에서 한 줄 정도인데 그 5000권을 언제 다 읽냐?’라고 했습니다. 이게 15년 계획으로 했습니다. 그때 시작한 분들이 상당한 비전을 가지고 일했습니다. ‘지금은 기술이 굉장히 느리지만 하다 보면 기술이 점점 발전할 것이다. 그래서 이제 속도가 빨라질 것이고, 15년이면 가능하지 않겠냐?’ 라고 시작했습니다. 놀라운 것이 13년만에 끝냅니다. 2년 더 빨리 일을 끝냅니다. 인간게놈 5000권의 책을 다 읽어버립니다.
   미국 주도로 시작했는데, 그 다음은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일본이 참여합니다. 한국은 참여를 못했습니다, 20여개의 연구소가 참여를 해서 다 읽어버렸고, 다 읽고 나니까 인간의 유전자가 25,000개가 발견됩니다.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에 ‘인간은 유전자가 몇 개나 가지고 있을까? 인간은 모든 동물보다 그리고 모든 생명보다 뛰어난데 유전자도 많겠지?’와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유전자 개수를 가지고 생명학자들끼리 배팅과 내기를 많이 하고 그랬습니다. 상당히 놀랍게도 얼마 안 됩니다. 25000개니까요. 조금 있다가 말씀드릴 텐데, 300페이지의 책을 얘기했는데 책 한 권에 약 평균 5개의 유전자가 있습니다. 유전자의 길이가 책에 있는 문장 길이로는 한 3~4줄 길이 정도 밖에 안됩니다. 한 책에 유전자가 5개, 그럼 나머지 부분은 뭐냐 하고 정말 놀랐습니다. 처음에는 정크 DNA, 쓰레기 DNA라고 불렀습니다. 그 뒤로는 ‘쓰레기는 아닌 것 같다, 뭔가 기능이 있는 것 같다’는 연구가 많이 발표됐습니다. 난코링리젼Non-Coding Region이라고 해서, 유전자 정보를 갖고 있지 않는 지역이라고 부릅니다. 그 부분이 유전자 전체의 99퍼센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처음 이 게놈프로젝트가 시작됐을 때 굉장히 비전적인 분들이 계셨다고 말했습니다. ‘열심히 하다 보면 앞으로 기술이 굉장히 발달할 것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 말씀이 정말 맞았습니다. 놀랍도록 발전했습니다. 인류 역사상 인류가 개발한 기술 중 이렇게 빨리 발전한 게 있을까 라고 생각할 정도입니다. 염기 서열을 읽는 것을 시퀀싱sequencing이라고 합니다. 이 시퀀싱sequencing 기술이 정말 놀랍게 발전합니다. 처음에 게놈프로젝트 총 비용이 3조원 정도 들었고, 휴먼 게놈 딱 하나 읽었습니다. 3조원 들여서 13년 걸려서 딱 하나 읽은 겁니다. 그것이 2003년에 끝났습니다.
   이후에 어떻게 되었을까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내려가는 것을 무어의 법칙Moore’s law라고 합니다. 이것과 비슷하게 비용이 내려가다가 넥스트 제너레이션 시퀀싱next generation sequence라는 신기술이 나와서 DNA 수 천 조각을 한 번에 읽어버리는 기술이 나옵니다. 그러면서 비용이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비용이 계속해서 내려가서 현재는 게놈 분석 비용이 600불(70만원)까지 내려왔습니다. 처음 게놈프로젝트 할 때 1명을 분석했던 것이 지금까지 약 100만명의 게놈이 분석되었고, 사람들 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개인간의 차이를 연구하다 보면 유전병이라든지, 유전병이 아니더라도 유전적인 영향이 있는 질병을 알아가는 데에 대해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그런 개인차가 데이터베이스가 만들어지고 유전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COVID-19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제가 Covid-19에 대해서 말해드리려고 합니다. 1년여동안 과학자들이 Covid-19을 연구하고 이에 대처하는 것을 보면 현대 생물학이 얼마나 발전했고, 또 그것을 우리가 얼마나 유용하게 쓸 수 있는지를 잘 볼 수 있습니다. SARS-Cov-2라는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데, 이 바이러스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입니다. 기존에도 코로나 바이러스 여러 가지가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몇 종류(229E, NL63, OC43, HKU1)는 감기를 일으킵니다. 우리가 걸리는 감기의 한 10%는 이 코로나 바이러스들이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메르스MERS-Cov, 사스SARS-Cov라는 코로나 바이러스들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번에도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들을 찾고 보니까 이 SARS 바이러스랑 굉장히 비슷한 것입니다. 그래서 SARS-Cov-2라고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표면에 돌기가 나 있는데 그 모양이 꼭 왕관 모양 같다고 해서 코로나라고 이름 붙여졌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오면, 다른 바이러스들도 마찬가지지만 우리 몸에 있는 세포 표면의 단백질과 결합합니다. 바이러스에도 막이 있는데, 이 막과 사람의 세포막이 서로 합쳐집니다. 이 바이러스가 가지고 있는 유전물질이 우리 세포 안으로 왈칵 쏟아져 들어옵니다. 이 합해지는 과정을 비눗방울이 합해지는 과정으로 보면 됩니다. 커다란 비눗방울이 있는데 작은 비눗방울이 와서 서로 결합되면서 하나가 되는 것과 비슷한 작용입니다.
   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 입니다. RNA는 유전물질인데, 이 RNA가 세포 안에 들어오면 우리 몸에서는 이 RNA나 우리 몸의 RNA나 구분을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 몸에 있는 장치들이 달려들어 RNA를 읽어내서 단백질을 만들어냅니다. 우리 단백질이 아니라 바이러스 단백질입니다. 그 바이러스 단백질들이 일을 합니다. 자기 RNA를 복제해서 여러 개를 만들어냅니다. 여기서 만들어진 단백질들이 RNA를 이용해서 새로운 바이러스들이 만들어집니다. 그렇게 새롭게 만들어진 바이러스들이 우리 몸을 탈출합니다. 보통 수천 개 정도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바이러스 하나가 들어와서 수천 개를 만들어지고 나가면 이 세포는 한마디로 탈탈 털리는 겁니다. 우리 몸에 있는 온갖 에너지와 중요한 메타볼라이 대사체들을 이용해서 바이러스 수 천 개 만들어 주고 이 세포는 탈탈 털리는 겁니다. 이러면서 세포가 죽고, 염증이 일어나고 해서 병이 되는 겁니다.

 


바이러스 게놈
 

코비드가 새로운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이라고 알려지니까 바로 이 RNA게놈을 다 읽었습니다. 이건 길이가 3만 개로 얼마 안됩니다. 3만 개를 순식간에 읽었습니다. 읽어보니까 그 안에서 여러 가지 유전자들이 나오고 이것들이 어떤 단백질들을 만들어내는지 밝히고, 이 단백질들의 구조도 밝힙니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밝혀집니다. 살펴보니까 스파이크 크로테인spike proteine이라는 것이 있는데, 단백질 표면에 돌기형태로 존재하는 단백질을 말합니다. 이것이 아주 중요한 것은, 우리 몸에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항체가 결합할 때 이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하기가 가장 쉽습니다. 제일 바깥쪽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서 백신을 만들면 됩니다. 이 스파이크 단백질을 우리 몸 속에 주사놓으면 병에는 걸리지 않고, 우리 몸에 이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는 항체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백신’입니다.
 


mRNA백신
 

이 단백질로 백신을 만들려면 시간이 꽤 걸립니다. 이 단백질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조건을 맞추는 것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런데 기가 막힌 방법이 하나 대두가 되었습니다. RNA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아까 말했듯이 DNA에서 RNA가 만들어지고 RNA에서 단백질이 만들어집니다. ‘굳이 왜 힘들게 단백질을 만들어서 백신을 만드느냐? 그냥 RNA를 백신으로 쓰자’고 생각한 것입니다. 메신저 RNA입니다. 일종의 전령 RNA인데,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는 RNA를 말합니다. 그래서 이 RNA백신이 대두가 됩니다. 이 기술을 사람들이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적용할 일은 아직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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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비드가 터지고 나니까 이 방법으로 빠르게 백신을 만들 수가 있기 때문에 각광을 받게 된 것입니다. 이 RNA를 리퀴드 파티클liquid particle, 나노 파티클nano particle이라는 것을 넣어서 포장해 가지고 우리 몸에 백신으로 주사합니다. 아까랑 똑같이 비눗방울이 결합해서 하나가 되듯이 RNA가 우리 세포 안으로 전달됩니다. 그러면 우리 몸에서 이 메신저 RNA를 가지고 스파이크 프로테인spike protein을 만듭니다. 이 스파이크 프로테인spike protein이 만들어진 다음에 일부분이 떨어져 나와서 세포 표면에 전시가 됩니다. 이것이 우리 세포가 항상 하는 일입니다. 우리 몸 안에 있는 단백질들을 세포 표면에 전시합니다. 그러면 면역 세포들이 와서 이것을 확인합니다. 한 마디로 세포 안에 있는 단백질들을 검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몸에 원래 있는 단백질이면 괜찮고, 가끔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은, 면역세포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단백질이 딱 나오면, 그것은 이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이 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이 면역세포들이 작용을 개시합니다. 면역반응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면역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것이 이제 백신 역할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작전, 앞서 말했듯이 RNA는 단백질에 비해서 만들기가 굉장히 쉽습니다. 디자인하기도 쉽습니다. 게놈 시퀀스가 밝혀지고 나니까 모더나와 파이자 두 군데에서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더나 회사의 과학자가 유전정보, 바이러스의 게놈정보를 받고 나서 이 백신을 디자인하는데 하루가 걸렸다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바로 이 백신을 제작해서 임상실험에 들어간 것입니다. 단백질 백신보다 훨씬 빠르게 임상시험을 마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제일 먼저 사용되고 있습니다. 임상 결과가 걱정이 많이 되죠. 이게 메신저 RNA인데, 새로운 것인데 우리가 모르는 부작용이 있지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임상결과를 보면 기존 백신하고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 이 메신저 RNA는 바이러스의 게놈정보를 이용해서 만든 메신저 RNA인데, 메신저 RNA는 우리 몸속에 들어오면 몇 분 밖에 있을 수가 없습니다. 수명이 굉장히 짧습니다. 몇 분만 지나면 이 RNA는 없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부작용을 걱정할 소지는 거의 없다고 보여집니다.
   코비드라는 새로운 질병이 생겨났는데, 우리가 그것에 대처했습니다. 정말 짧은 시간 안에 이 모든 것이 이루어졌습니다. 바이러스를 밝히고, 바이러스의 게놈을 읽고, 바이러스의 작용 메커니즘을 알아내고,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드는 모든 과정이 1년도 안되는 시간 안에 이루어졌습니다. 우리가 현대 생물학을 통해 습득한 지식이 얼마나 유용한지 보여준 것입니다. 우리가 이 생체분자들, RNA, 단백질 등을 아주 샅샅이 공부했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하나님의 창조와 과학
 

어떻게 들으셨나요? 수박 겉핥기 같았지만 현대 생물학에 대해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이것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말씀드리려고 노력했는데, 어떻게 들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하나님의 창조와 과학의 관계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성경에 이 말씀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말씀인데 시편입니다. “주께서 내 내장을 지으시며 나의 모태에서 나를 만드셨나이다. 내가 주께 감사하옴은 나를 지으심이 심히 기묘하심이라”(시139:13-14). 아주 감동적입니다.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다 이렇게 고백할 것입니다. 과학자인 저도 이렇게 고백합니다. 그런데 과학이 발전하면서 모태에서 우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다 밝혀졌습니다. 지금도 발생생물학이라고 해서 굉장히 많이 밝혀졌습니다. 난자와 정자가 수정해서 수정란이 생기고, 세포가 분열합니다. 2배체, 4배체 8배체로 분열해 가지고 어떻게 인간 배아가 형성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유전자들이 작용하고, 어떤 단백질들이 만들어지고, 어떤 과정을 통해서 우리 손가락 발가락 내장이 만들어지는지가 정말 샅샅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자, 그러면 우리가 모태에서 만들어지는 과정이 다 밝혀지면 주께서 만드셨다는 이 시편 기자의 고백이 틀린 것이 됩니까?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학이 다 밝힌다고 해도, 과학으로 우리가 그 구체적인 것들을 다 알게 된다고 해도 여전히 하나님의 창조세계 안에 있는 그 질서를 저희가 밝히는 것일 뿐입니다.
   저는 창조와 과학의 관계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창조세계가 있고, 그 창조세계 안에 ‘과학으로 설명되는 영역’이 있습니다. 그 영역 밖에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신비의 영역’이 있습니다. 과학으로 설명되는 부분이 점차로 늘어납니다. 과학이 계속 발전하면서 과학으로 설명되는 영역이 늘어나고 있고, 최근에는 더욱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과학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창조세계의 신비한 영역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떨 때에는 우리가 ‘이 신비 영역이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한다, 그것 봐라.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지 않냐?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다’라고 설명하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이 모든 것이 창조 세계이고, 그 일부분이 과학으로 설명이 됐다는 것은, 과학을 통해서 우리가 하나님을 알아가는 것이고, 창조세계를 알아가는 것입니다. 과학으로 설명이 됐다고 해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가 아닌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과학으로 발견하는 것도 다 창조세계, 창조세계를 지으신 하나님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결국 이것이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으로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세계의 질서와 법칙을 알아가면,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에서도 역시 하나님의 섭리와 질서, 법칙이 작용할 것이라는 신앙적인 확신이 생깁니다. 그러면 이 창조세계 안에서 비과학이라던지, 미신이라던지, 주술이라던지, 하나님의 섭리와 질서, 법칙이 통하지 않는 것은 들어갈 여지가 없게 됩니다. 결국은 이 창조세계가 하나님이 만드신 질서 안에 있다는 고백을 하게 됩니다. 과학은 도구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도 과학이라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알아가는 도구라고 봅니다. 과학은 하나님께서 주신 이성과 지성을 이용해서 우리가 만들어가는 도구라고 봅니다. 이를 통해서 하나님을 더욱 깊이 알 수 있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고백합니다.
   부족한 강의였지만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러면 Q&A 세션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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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한국 장로제도의 반성과 개혁

    2017년 11월 13-14일 열린 미래교회 포럼의 발제문을 아래와 같이 게재한다. - 편집자 주 한국 장로제도의 반성과 개혁 김동호 목사 (높은 뜻 연합선교회 은퇴 목사) 1. 들어가는 글 평생 목회를 해오면서 제일 힘들었던 것은 당회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었다....
    Date2017.11.19 By개혁정론 Views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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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스코틀랜드 종교개혁의 유산과 한국장로교회

    2017년 11월 13-14일 열린 미래교회 포럼의 발제문을 아래와 같이 게재한다. - 편집자 주 스코틀랜드 종교개혁의 유산과 한국장로교회 김중락 교수 (경북대학교 역사교육과) I. 들어가면서 II. 늦은 종교개혁과 긴 종교개혁 III. 제2치리서와 스코틀랜드 교회...
    Date2017.11.19 By개혁정론 Views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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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장로회정치원리에 비추어 본 노회 실태

    2017년 11월 13-14일 열린 미래교회 포럼의 발제문을 아래와 같이 게재한다. - 편집자 주 장로회정치원리에 비추어 본 노회 실태 성희찬 목사 (마산제일교회) I. 서론 1884년 선교사의 첫 내한 이후 23년이 지난 1907년에 조선예수교장로회 독노회가 발회되었...
    Date2017.11.15 By개혁정론 Views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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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고령화 시대, 선교현장을 섬기는 교회, 교회를 섬기는 선교현장

    본사는 2017년 10월 19일(목) 2017 KPM 미래전략 포럼(관련기사 링크:http://reformedjr.com/6708)에서 발표된 발제문들을 차례로 실을 예정이다. 아래는 두번째 발제자인 이신철 교수의 발제문이다. 고령화 시대, 선교현장을 섬기는 교회, 교회를 섬기는 선...
    Date2017.10.30 By개혁정론 Views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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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개혁주의 교회설립에 대한 새로운 비전

    본사는 2017년 10월 19일(목) 2017 KPM 미래전략 포럼(관련기사 링크:http://reformedjr.com/6708)에서 발표된 발제문들을 차례로 실을 예정이다. 아래는 두번째 발제자인 이신철 교수의 발제문이다. 개혁주의 교회설립에 대한 새로운 비전 I. KPM의 선교목적...
    Date2017.10.22 By개혁정론 Views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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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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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목회 (권...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