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0일(화)부터 13일(목)까지 제74회 고신총회가 열립니다. 개혁정론은 매년 총회를 앞두고 총회에 상정된 안건을 분석하는 기사를 올려왔습니다. 올해 역시 74회 총회에 상정된 안건 중 주요한 내용을 분석하는 기사를 올립니다. 이 기사를 통해 총회가 좋은 결의를 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독자들께서는 어떤 안건을 총회가 다루게 될지 미리 살펴보시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개혁정론이 다룰 안건은 1) 개체교회 시찰 매뉴얼 작성 청원 2) 미혼 강도사의 목사 임직에 대한 기준 지침 청원 3) 동물장례에 대한 질의 4) 정동수 목사 신학 검증 청원 5) 교회학교 전문교사 양성과정 신설 청원 6) 대사회관계위원회에서 제출한 청원 등입니다. 순차적으로 게재할 예정입니다. - 편집자 주 -
교회학교 현장이 바뀌고 있다
양명지 목사
(두레교회 부목사)
저출산과 교회 쇠퇴가 맞물리면서 교회학교의 상황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교회학교의 규모가 줄어들고, 다음 세대가 교회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그런 여파가 단순히 교회학교 학생 수의 감소만 아니라 다방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목사후보생의 감소와 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교회학교 현장의 변화로 어이진다.
목사후보생과 교회학교 사역자에 대한 예전의 담론은 그들이 ‘부서 담당자로만 아니라 목회자로 훈련되고 자라도록 배려하고 적극 지원해야 한다’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을 교회학교는 물론이고, 아예 교회 현장에서 만나기도 쉽지 않다는 게 현실이 되었다. 어린이나 청소년이 없는 교회는 교회학교를 고려할 수도 없는 형편이지만 수가 감소하여 적더라도 학생들이 있는 교회는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안건 분석
이런 상황 가운데 74회 총회에는 “교회학교 디렉터(평신도 교회학교 지도자) 양성 과정 신설 청원”이 올라왔다. 이 안건은 부산노회의 발의와 총회교육원의 발의로 상정되었다. 앞서 말한 교회의 상황에서 평신도 사역자를 양성하여 부족한 교회학교 사역자를 일부 보충함으로써 교회학교가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안건 내용
전국적인 교회학교의 감소와 미래자립교회와 지방의 중소교회에서 교육부서 사역자의 청빙의 어려움은 여러 결과를 가져왔다. 어떤 교회들은 교회학교 운영을 포기하였고, 어떤 교회들은 목회자의 아내나 교사들 가운데 사람을 세워 교회학교를 운영한다. 교회학교 교사의 고령화도 또 다른 고민거리다. 그래서 사역을 조정하여 담임 목회자가 직접 담당하는 교회도 있다.
이런 현실에 총회교육원은 ‘교회학교 디렉터’를 양성하여 부족한 교회학교 사역자를 보충하고, 교회학교가 어려운 중에도 지속적으로 운영되기를 지원하고자 한다. 교회학교 디렉터는 학생을 직접 양육하는 교사가 아니라 교육부서 사역자를 대신하여 교인 중에 교회학교 교육을 관리하고 지도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발의한 안건을 통해서 교회학교를 지도할 평신도 전문사역자를 양성하고, 교회학교를 지도할 사역자 청빙이 어려운 개체교회의 교회학교를 관리하고 활성화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서 1년 간 14학점과 두 번의 집체 교육과 시험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다.
교회학교 교사로 10년 이상 봉사한 자가 담임목사의 추천과 노회 교육부의 심사 후 지원하게 되며 노회에서 1-3명까지의 추천, 개 교회당 1명의 제한을 둔다. 교회학교 디렉터는 소속 교회에서만 활동이 가능하고, 전체 과목 출석과 시험에 합격한 자에게 총회 인준 자격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안건 평가
어려운 교회 현실이 서글픈 것과는 별개로 그래도 그 가운데 할 수 있는 대응을 하려는 움직임이 감사하다. 교회학교의 어려운 상황에 이미 교육부서를 운영하고 있는 성도와 교사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목사 혼자서 교육부서까지 다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에 대안이 생겼다는 측면에서 다행이다. 교육부서 사역자를 모시기도 어렵고, 그런 중에도 교회학교를 운영해야 하는 개 교회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안건이 통과된다면 세워질 교회학교 디렉터들은 기존의 과정과 잘 연계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교회학교 디렉터 양성 과정의 교육 과정에 위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총회교육원이 이미 운영하고 있는 성경대학, 교사대학, 교리대학과 잘 이어지면 보다 내실있는 사역자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기간이 오래 걸리고, 디렉터 양성이라는 목적과 거리가 있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교사대학이라도 연계할 수 있으면 반 운영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교회학교 전반을 더 잘 살필 수 있게 된다. 욕심을 더 낸다면 고려신학대학원의 M.A. 과정이나 고신대학교의 여자신학원과 연계하여 전문사역자의 길이 열리는 계기도 될 수 있겠다.
청원된 과정이 교회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과 숙제도 동시에 보인다. 교육부서 사역자와 교육사, 교회학교 디렉터 사이에 적절한 구분과 이해가 필요하겠다. 각각이 교회학교를 관리하고 지도하는 사역의 내용은 같으나 각각이 세워지는 준비의 길이와 정도와 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각 사역자가 같은 지역 교회에서 봉사하게 될 경우는 거의 없겠지만 같은 사역에 다양한 대상자가 있는 것이 전체 교회적으로는 질서나 처우와 관련해서 살펴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교회학교 디렉터 과정 지원자를 선정하고, 자격을 부여하는데도 관심과 소통이 중요할 것이다. 교회의 요청이 많을 경우 시찰과 노회가 지원자를 균형있게 조정하는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개 교회에서 사역을 감당할 사람을 사려 깊게 추천했더라도 노회 안에 한꺼번에 많은 숫자가 지원하게 된다면 교회와 노회 차원에서 적절히 안배하여 교육을 받고 사역할 수 있도록 살펴야 한다.
또한 이렇게 교회와 노회가 고심하여 세웠어도 디렉터 양성은 출석과 시험을 통해 자격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현장의 필요가 급하더라도 교회학교의 미래를 위해서 디렉터의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려는 안건의 의도가 엿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시험을 통한 자격 부여에 서운한 일이나 오해가 없으려면 교회 혹은 노회, 총회교육원이 서로 이해하고 원활히 소통해야 한다. 그래야 어려운 교회학교의 현장을 돕되, 준비된 사역자를 기르려는 본래의 의도가 무리 없이 차근차근 진행될 것이다.
더불어 주목할 점은 목사후보생들과 관련된 일로 보인다. 먼저는 목사후보생들이 아직 사역에 미숙한 점 등이 함께 맞물려 생길 우려다. 여건과 형편이 되는 교회에서 능숙한 교사를 교회학교 디렉터로 세우려는 경우가 이에 해당하겠다.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 목사후보생과 교육부서 사역자 보다 이미 경험이 많고, 교회 형편을 잘 아는 교사를 디렉터로 세우지 않도록 하면 좋겠다. 목사후보생 혹은 경험이 많지 않은 교육부서 사역자가 함께 사역하면서 배우며 성숙해갈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교회의 배려가 필요하다. 애당초 안건의 배경이 사역자를 구하기 어려운 교회의 현실을 돕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교회 재정과 관련하여 효능감에 대한 고려다. 정말 교회의 재정적 형편이 어렵고, 사역자를 찾기 어려운 교회라면 모르겠지만 비슷한 재정을 투입했을 때, 더 안정적인 상황을 선택할지 고민할 수 있는 교회라면 좀 어렵더라도 목사후보생과 교육부서 사역자를 계속 찾으면 좋겠다. 당장의 교회 현실이 고민이 되겠지만 미래 사역자를 길러내는 일에 마음을 쓰지 않는다면 교회는 목사가 되고 연차가 쌓였어도 여전히 목회 현장이 어색한 사역자를 더 자주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안건의 방향과는 별개로 아예 이런 현실에 새로운 교회 생활과 교회학교 운영을 고민해보아야 할지도 모른다. 온세대가 함께 예배하고,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교회학교를 예배 전후로 배치하는 방식이나 주일 외에 다른 날에 교회학교를 운영하도록 모색하는 것이다. 사역자를 구할 여건과 상황도 어렵고, 수도 많지 않는 교회의 형편이라면 아예 판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주일과 교회 생활을 다르게 접근해볼 필요도 있다.
마무리
어려워지는 교회에 현실적인 방안을 찾고 시도해보는 것은 필요하다. 동시에 이런 시도가 또 다른 상황을 만들어낼 때, 이를 어떻게 조정할지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그럼에도 이미 사역하고 있는 성도들과 교회학교 운영을 고민하는 교회에 이 방안이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동시에 이런 움직임이 목사후보생과 부서 사역자들을 자극하여 어려운 현실에서도 교회학교의 사역 현장에 내실을 다지고, 풍성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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