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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기사의 주제는 "교회는 어떻게 세워지는가?"입니다. 우리는 현재 교회 위기의 시대를 넘어 생존을 걱정해야할 시기로 접어들었습니다. 저출산 문제와 고령화 사회, 그리고 복음전도의 위축은 교회의 생존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교회는 이 땅의 유일한 소망이자 구원의 방편이며,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참되게 예배하는 교회를 이 땅에 항상 있게 하실 것입니다. 또한 그러한 믿음 가운데 개혁주의 장로교회를 세워가기를 소망하는 목회자들 또한 항상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목회 현장에서 분투하는 이들의 수고와 고민을 소개하고, 위기의 시대에 교회가 어떻게 생존해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 편집자 주


 

교회의 잉태와 출생

 

심성현.png

 

 

 

 

 

 

 

 

 

 

 

심성현 목사

(남천안장로교회)

 

 

들어가며

 

   지난 3월 1일 우리교회는 설립예배를 드렸다. 바람에 흩날리는 민들레 홀씨 하나에도 선하신 하나님의 손길이 있을진대, 하물며 주님의 몸 된 교회일까! 지역교회 하나가 세워지기까지 저마다 사연이 있을 것이다.

   교회는 어떻게 세워지는가? 나로서는 너무 큰 주제다. 이 주제에 맞는 글을 쓴다는 것에 심한 부적절감을 느낀다. 주변을 둘러보면 여러 교회를 개척하신 분들이 적지 않고, 최근에는 건강하게 분립개척 된 교회의 예도 많아지는 상황이다. 이런 흐름에 몸을 기대어, 민망함을 무릅쓰고 우리 교회의 탄생 이야기를 작게나마 적어보고자 한다. 제목도 거창하다. 교회의 잉태와 출생이라….

 

 

목사의 준비

 

   목사가 준비되지 않고서 교회가 세워질 수 있을까? 프랑스 신앙고백서는 ‘목사가 있는 곳에 교회가 있다’ 그랬고, 신대원 선생님 중 한 분께서는 ‘목사가 곧 교회다’는 말을 하시기도 했다. 물론 설명이 필요한 말이지만, 목사의 준비 없이는 현실적으로 교회가 세워지기는 어렵다.

   소명을 품고 설레는 마음으로 신학교에 입학했다. 3년의 과정을 잘 마쳐 목사가 되기를 꿈꿨다. 신대원 과정을 성실히 마치면, 하나님께서 앞길을 책임지시리라 막연한 소망도 품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빵틀에서 붕어빵을 찍어내듯 모든 사람을 같은 과정으로 이끄시는 분이 아니시지 않던가? 2학년 과정을 모두 마칠 즈음, 뜻하지 않은 큰 병을 얻었다. 질병으로 인해 휴학을 했고 투병 기간도 3년을 넘기면서 학교로부터 제적처리가 되었다. 건강이 회복되면 학업을 이어가려 했지만, 재발과 재수술 등으로 목사로 임직하는 그 날은 내게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동기들은 강도사가 되고 목사가 되어 설교 및 여러 사역을 감당하며 목사(?)스러운 모습으로 변해갔다. 반면 나는 인생의 막바지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죽음의 때를 생각하며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이것이 하나님이 보내신 광야 학교요, 내가 수료해야 했던 죽음에 관한 과목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두운 터널의 기간이 길었다. 11년도에 입학하여, 2020년 5월에 목사로 임직했으니, 목사 후보생으로 준비하며 보낸 세월이 대략 10년쯤 된다. 그간 정규, 비정규 교과과정을 거치며 목사의 준비과정을 거쳤다.

건강이 좋지 못했기에 담임목회는 꿈꿀 수 없었다. 풀타임 부목사로서의 사역도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새벽기도, 수요기도회, 금요기도회, 주일사역, 교구사역으로 빡빡히 돌아가는 전통적인 교회에서는 나는 그리 환영받는 목사가 아니었다. 누구든지 목회에 보탬이 되는 사역자를 부목사로 두고 싶지, 교회에 부담이 되는 목사를 반기겠는가? 무리한 육체노동을 할 수도 없었기에, 아내가 일을 하고 나는 파트타임으로 주일사역을 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었다. 그러던 중 감사하게도, 광교장로교회로부터 청빙이 있었다. 이전에 함께 부교역자로 사역하던 목사님께서 담임으로 청빙받아 간 교회였는데, 부임 후 2년쯤 시간이 흘렀을 때 나를 불러주었다. 부임한 그 해 봄 노회에서 목사로 임직했고, 이제는 목사후보생의 옷을 벗고 목사로 교회를 섬길 수 있게 되었다.

 

   최근 나는 국내전도위원회에서 주관하는 교회개척훈련에 참석했다. 첫 교육에서 “교회개척을 위해서 나는 어떤 준비를 하였는가?” 하는 나눔시간이 있었다. 광교장로교회의 부목사로 부임한 때가 그때로부터 3년 전이니, 나는 부목사로 어떻게 준비를 하였는지 돌아보았다. 그 준비과정이 어쩌면 일반적인 교회와는 차이가 있고, 색다른 경험인 것은 분명하다. 목사로 임직한 후 첫 주일부터, 공예배를 인도했고 설교했으며, 성찬을 집례했다. 그 주간부터 당회원으로 회의에 참석했고, 교회의 수요기도회 및 교육, 성도 심방을 적절히 배분받아 봉사하게 되었다. 이후로 찬송지도, 교리교육, 담임목사 부재 시 당회를 인도하는 경험도 했다. 부목사로서 세례까지 집례했으니 목사로서 해야 할 일은 거의(?) 한 셈 아닌가! 부임 첫 해부터, 당회의 지원으로 설교학(Th.M.)을 공부했고 설교와 교육의 기회도 적절히 얻어 3년을 반복했으니 목사의 직무를 감당할 준비는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돌아보면 목사로 섬긴 과정 전체가 예배를 인도하고 성례를 집례하며 목사의 직무를 감당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교회 개척을 위한 목사로서의 준비는 따로 필요 없었다. 목사 본연의 직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당회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 부족한 목사가 잘 준비되도록 도와준 교회와 성도의 도움이 없었다면, 교회가 잉태되고 탄생하는데 있어서 목사라는 한 축은 준비되지 못했거나 그 기간은 더 길어졌을 것 같다.

 

 

성도의 준비

 

   목사만 준비된다고 하여 교회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이 성중에 내 백성이 많음이라” 하시지 않았던가? 하나님은 목사의 전도와 설교를 통하여, 택한 당신의 백성을 부르시어 교회를 세워가신다. 천안에서의 첫 예배는 한 목사의 가정에서 시작되었다. 가정수로는 4가정, 성도수로는 10명이 모였다. 5평 남짓한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서, 가까운 교회에서 빌려온 보면대를 강대상 삼아 예배를 드렸다. 예배를 드린 후 가벼운 교제를 나누고 헤어졌다. 당시는 코로나로 경계가 심했기에, 한 가정에 모이는 것도 마음 졸이며 눈치를 살펴야 했다. 혹여나 코로나 확산의 주범이 될까, 콧날에 걸치는 마스크 와이어를 몇 번이고 고쳐 누른 기억이 난다. 예배처소를 신대원 도서관 지하실로 옮기면서 합류한 가정들이 조금 늘었다.

 

   목사가 아파서 그런지 모이는 성도들 중에는 연약한 분들이 많았다. 몇 년 전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했던 노년의 성도가 주에 세 차례 신장투석을 받으며 예배에 참석했고, 중년의 나이에 파킨슨 판정을 받은 성도가 안성에서 가족들을 데리고 천안으로 왔다. 코로나로 인해 예배생활이 잘 되지 않는 청년들 몇이 함께 일하던 성도의 권면으로 교회에 방문하여 정착했다. 우울증 약을 복용하며 마음의 문제로 씨름하던 분도 있었고, 약의 기운을 빌리지 않으면 예배실에 앉아있는 것이 어려운 분도 계셨다. 천안에 개척한다는 소식을 들었던 한 목사님 가정도 합류하게 되었다. 오랜기간 개혁파 교회를 찾으시던 성도 가정도, 천안에 소재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따라 안양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던 청년도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로 교회의 회원이 되었다. 신대원 교수님 두 가정도 교회의 회원으로 등록하였다. 성도들은 필요를 따라, 말씀의 부르심을 따라, 각처에서 교회로 모여들었다. 우리 교회의 존재목적이 무엇일까? 몇 번이고 고민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성도들을 보내주시며 대답하셨던 것 같다.

 

   지난 3월 1일, 설립예배를 마친 후 대표로 감사인사를 드렸다. 앉아있는 백여 명의 손님들도 눈에 띄었지만 무엇보다 함께 교회설립명단에 서명을 했던 스무 명의 성도들과 열 명의 자녀들이 눈에 들어왔다. 목사가 아무리 준비된다 한들, 성도가 준비되지 않는다면 교회가 설립될 수 있을까? 얼마간 기도소로 모이면서, 하나님께서는 교회를 세우시기 위하여 성도들도 준비시키고 계심을 크게 깨달았다. 마음을 준비시키고, 몸을 준비시키고, 직장을 준비시키고, 그들의 재정을 준비시키셨다. 우리 교회는 도서관 지하실, 이름하여 카타콤베에서 모인다. 이름이 뜻하는 바처럼 예배실이 무덤처럼 지하실에 위치하고 있다. 길을 지나면서 보기도 힘들고, 신대원에 방문해서도 예배당 입구를 찾기가 어려웠다. 처음에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알리고 싶었다. 설교 한편을 올리면 드라마틱한 일이 일어나기도 바랬다. 하지만 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 나를 준비시키셨던 것처럼, 성도들도 준비시키시리라는 믿음을 가졌다. 하나님께서는 그 과정 동안 우연(?)을 가장한 필연의 방식으로 성도들을 이곳으로 불러 모으셨다.

 

 

환경의 준비

 

   우리 교회의 잉태는 2020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코로나로 대한민국이 들썩일 때, 광교장로교회는 처음 겪는 국가적인 재앙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대면예배 인원을 제한할 때, 어떻게 예배를 드릴 것인가? 여러 대안들이 눈에 보였지만 “공예배는 대면이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행했다. 교회 형편이 녹록치 않았지만, 재정을 긁어모아 예배를 드릴 장소를 물색했다. 예배당 길 건너 상가 2층을 단기로 임대했고, 고려신학대학원 도서관 지하 예배실을 임대했다. 예배 장소가 셋이 되고 보니, 모두 거리제한정책을 지키면서도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었다. 각자 위치한 곳에서 가까운 예배처소로 모여서 세 명의 목사(목사 2인, 교수 1인)가 각 예배처소에서 예배를 인도했다. 처음 시도하는 특별한 예배요, 설교의 방식이었다. 한 명의 목사가 그 주간의 설교를 준비하면 두 명의 목사가 대독하는 방식으로 예배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사랑방 모임이나 교제가 설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불가피하면서도 합당한 선택이었다. 다른 목사가 준비한 메시지를 대독하는 것이 전하는 이나 듣는 이 모두 어색한 점이 있었지만, 목사와 성도 모두 한 말씀으로 하나 되도록 노력했기에 문제들은 쉽게 극복되었다.

 

   천안 예배당에 모이는 이로서는 쉽지 않은 기간이었다. 절대 다수는 광교예배당으로 모이고 있었고 교제나 교육 등 광교에 비해서 여러모로 부족했기에, 천안 예배당에 모이는 인원들은 다소 찬밥(?) 신세라고 느꼈던 것 같다. 엔데믹이 되고 단기로 임대한 예배처소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결정할 시기가 왔다.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는지 몇 몇 성도들에게서 천안예배당을 유지하자는 요청들이 있었다. 그러나 목사는 알지 않는가? 교회에서 소수의 요청을 절대적으로 생각하면, 다수의 볼멘소리가 나온다는 것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적절해야 하고, 모두 동의할 수 있는 방식이어야 했다. 천안예배당을 유지하자는 말은, 사실 개척을 하자는 뜻인데 성도들이 이런 의미를 이해했던 것일지 궁금했다. 나는 천안예배당에 회집하는 성도들을 심방하여 교회개척의 의사가 있는지 모두 물어보았고, 성도들은 그 의미를 이해할 뿐 아니라 기쁘게 동의하였다.

 

   교회는 삼위 하나님의 백성이요 성자 예수님의 몸이요 성령 하나님의 전이다. 교회란 것이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설립할 수 있는 것이라면, 이 땅의 다른 기관들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교회는 아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위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성도들의 의사가 확인되었지만 그것만으로 교회를 세울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광교장로교회 당회는 6개월의 기간을 정하고, 하나님의 뜻을 구했다. 정한 기한 동안 세 가정을 천안예배당에 새로이 보내주시면, 교회 개척을 하기로 한 것이다. 물론 그리 되지 않는다면, 광교장로교회로 다시 합류하거나 천안의 지역교회로 이명시켜드리겠다고 안내를 드렸다. 이후로 우리는 공적, 사적으로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보냈다. 5개월이 채 되지않아 세 가정(세대 수로는 네 세대)이 채워지면서 예배당을 설립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확인했다. 기도를 시작한 후, 첫 회원이 회원서약을 했고 이어서 두 번째, 세 번째 성도들이 서약을 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우리 모두는 특별한 공동의 경험을 했다. 우리가 간절히 기도했기에 이 일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연약한 이들이 내딛은 작은 걸음이었지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 회원으로 가입한 모든 성도들은 교회설립을 위한 서류에 연서날인을 했고, 당회와 시찰회를 경유하여 교회설립의 행정적 절차들을 마쳤다. 예배처소가 천안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충청서부노회와 경기중부노회 사이의 미묘한 관계도 잘 풀어야 했다. 양 노회의 어른들께서 이 문제들을 잘 해결해 주셨고, 떠나는 노회나 받는 노회나 설립된 개체교회의 유익을 위해 이동의 시기도 적절히 정해주셨다. 이제 교회를 설립한 때로부터 만 3개월이 지났다. 돌이켜보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 것이 없다. 허나 한편으로는 알지 못하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 교회가 은혜 가운데 설립 되었음에도 문 닫는 교회는 생기지 않던가? 목사 개인의 삶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것처럼, 이제 갓 태어난 우리 교회의 미래도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다만 사나 죽으나, 교회가 설립되나 문을 닫으나, 모두 하나님께 영광이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제 태어난 지 3개월 된 신생아 교회가 잘 성장하여 재롱도 피우고, 형 노릇도 하고, 나아가 경건한 어른으로서도 역할도 할 수 있기를 꿈꿔본다. 교회 쇠퇴의 시기에, 새로운 교회가 출생하는 일들이 더 폭발적으로 일어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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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누가 고신교회의 질서와 성...
칼럼
왕처럼 살고 싶습니까? 왕처럼 나누...
푸틴의 머릿속에 있는 그림
백신 의무 접종과 교회 (3부)
백신 의무 접종과 교회(2부); 교회...
백신 의무 접종과 교회 (1부)
우리 악수할까요?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 (Peter Holt...
관심을 가지고 보십시오.
동성애 문제에 대한 두 교단의 서로...
하나님께서는 역사의 잘못을 통해서...
기고
직분자 임직식에서 성도의 역할
죽음을 어떻게 맞을까를 잠시 생각하며
제73회 총회가 남긴 몇 가지 과제
전임목사는 시찰위원으로 선정될 수...
고신교회와 고재수 교수; 우리가 왜...
왜 고재수는 네덜란드에서 고려신학...
제73회 총회를 스케치하다
신학생 보내기 운동에 대한 진지한 ...
명예 직분 허용이 가져다 줄 위험한...
[고신 70주년에 즈음하여 9] 고신교...
논문
송상석 목사에 대한 교회사적 평가 ...
송상석 목사와 고신 교단 (나삼진 ...
송상석 목사의 목회와 설교 (신재철...
네덜란드 개혁교회 예식서에 있어서...
제7차 헌법개정초안(2022년 6월) 분...
제7차 헌법개정초안(2022년 6월) 분...
제7차 헌법개정초안 예배지침 부분...
제7차 헌법개정초안(2022년 6월) 분...
SFC 강령의 “전통적 웨스트민스터 ...
지역교회의 적정 규모(規模 size)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