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획기사의 주제는 "교회는 어떻게 세워지는가?"입니다. 우리는 현재 교회 위기의 시대를 넘어 생존을 걱정해야할 시기로 접어들었습니다. 저출산 문제와 고령화 사회, 그리고 복음전도의 위축은 교회의 생존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교회는 이 땅의 유일한 소망이자 구원의 방편이며,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참되게 예배하는 교회를 이 땅에 항상 있게 하실 것입니다. 또한 그러한 믿음 가운데 개혁주의 장로교회를 세워가기를 소망하는 목회자들 또한 항상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목회 현장에서 분투하는 이들의 수고와 고민을 소개하고, 위기의 시대에 교회가 어떻게 생존해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 편집자 주
지금 분립개척을 준비해 보면 어떨까?
전영욱 목사
(성산한빛교회)
들어가면서
부산시 영도구에 가면 ‘영도교회’가 많다. 1949년 장년 600명이 모이던 영도교회(한명동 목사)는 7월 한 달 동안 세 개의 구역으로 분립하여 제2, 제3, 제4영도교회를 동시에 개척하는데, 이를 시작으로 현재 영도에는 제8영도교회까지 설립되었다.
경남 통영 ‘충무제일교회’ 역시 현재 ‘충무제4교회’까지 분립개척을 했다. 경남 창원에도 ‘한빛교회’를 중심으로 ‘동창원한빛교회, 북창원한빛교회, 성산한빛교회’가 존재한다. 심지어 필리핀에도 ‘마닐라한빛교회’가 있는데, 형태와 방식은 다르지만 ‘한빛교회’가 분립하여 개척하였고, 현재 지역교회로서 잘 세워지고 있다. 그중 필자가 부교역자로 섬기고 있는 교회가 바로 ‘성산한빛교회’다.
1. 성산한빛교회 분립개척 이야기
한빛교회는 한 영혼을 재생산하는 것을 넘어 ‘교회의 재생산’(분립개척)에 대한 비전을 품고, 2010년 4월 원래 절터로 분양된 408평의 종교부지를 매입한다. 그리고 그해 11월 21일 공동의회를 통해 분립 개척하기로 결정하고, 창원시 성산구에 위치한 지역교회로서 잘 세워지기 원하는 마음을 담아 교회 이름을 ‘성산한빛교회’로 결정하였다. 2013년 1월 15일(주일) ‘교회설립예배’를 드림으로 주님의 몸 된 교회가 또 하나 새워지게 된다. 현재 성산한빛교회는 창원뿐 아니라 김해, 진해 지역에서 귀한 사역을 잘 감당하고 있다.
2. 지금 분립개척을 준비하자
그렇다면 분립개척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첫째, 교회의 의지가 중요하다. 분립개척은 모(母)교회로부터 성도들이 나와 가까운 지역에 교회를 세우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성도들이 나와야 한다. 필자가 섬기는 성산한빛교회는 한빛교회로부터 분립되었다. 당시 분립을 추진했던 한빛교회 목사님은 “사랑하는 아들, 딸들을 멀리 출가시키는 심정이었던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하지만, 오늘의 든든한 모습으로 성장한 성산한빛교회를 보며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임을 확신하며 감사함을 올려드립니다”(성산한빛교회 10주년 기념 책자)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교회의 입장에서 성도를 보내는 것도, 성도가 교회로부터 나오는 것도 모두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분립개척은 우리만의 특별한 교회, 거대한 교회를 세워야 한다는 개념을 바꾸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특별한 교회가 아닌 또 하나의 보편교회를 세운다는 의지가 필요한 것이다.
둘째, 분립개척이 주는 유익을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분리개척은 주님의 몸 된 교회가 또 하나 세워진다는 측면에서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다. 모(母)교회에게도 분명한 유익이 있다. 어떤 유익이 있겠는가? 교회의 좋은 소문이 나지 않겠는가? 오늘날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도 좋은 교회, 좋은 목회자가 있는 교회로 소문이 나게 될 것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분립개척을 함으로 교회의 어려움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일반적으로 분립개척을 하여 일부의 교인들을 보냈음에도 오히려 성도들의 숫자가 늘어났다는 소식을 종종 듣게 되는데, 아마도 분립으로 인해 교회에 대한 좋은 소문이 났기 때문일 것이다. 양적으로 움츠러드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성도들 사이가 더욱 친밀해지고, 서로를 알아가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다.
분립된 교회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보편교회 속에서도 지역과 성도들의 특성에 맞는 교회를 세우고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유익을 누릴 수 있다. 한빛교회가 제자훈련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연관하여 복지 사역 등을 열심히 감당하고 있다면, 성산한빛교회는 젊은 성도들을 중심으로 다음세대 사역에 특화된 교회로서 언약의 자녀들을 말씀으로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이 분립개척을 통해 누릴 수 있는 유익이다.
셋째, 재정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는 지금까지 헌금의 가지 수를 줄이기 위해 힘을 써왔다. 되도록 성도들에게 여러 가지 종류의 헌금을 강요하지 않는다. 기본적인 헌금 외에는 선교와 분립개척을 위한 헌금(비전헌금)이 전부다. 한빛교회는 분립개척을 위해 상당한 재정적인 준비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성산한빛교회는 이러한 재정적인 지원이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를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성도들은 또 다른 분립개척을 위해 최선을 다해 재정적인 준비를 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이러한 준비 없이 분립개척을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넷째, 지금 분립개척을 준비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성산한빛교회는 분립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언제 분립하여 또 하나의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울지는 알 수 없지만, 성도들은 아주 긍정적인 의미에서 분립을 사명처럼 여긴다. 그렇다면 언제 분립을 하면 될까? 한국교회에서는 대부분 장년 출석 1,000명이 넘는 교회들이 분립개척을 주도해 왔다.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 때문일 수도 있는데, 하지만 중소교회라도 해서 분립개척을 하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 필자는 2부, 3부 예배를 따로 드릴 정도가 된다면 지금 분립개척을 준비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할 수 없다면 1,000명이 넘는다고 가능할까?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교회는 어떤 교회일까? 거대한 교회를 추구하지 말고 다양함 속에서 거룩한 교회를 세워나가야 한다. 거룩한 교회를 세워나가기 위한 몸부림 중 하나가 분립개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분립개척을 준비하고 실행에 옮기도록 하자.
나오면서
오늘날 저출산은 매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은 출산을 많이 하는 것이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교회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고, 부교역자들은 사역지를 찾기 어렵다. 어떻게 하면 되겠는가? 분립개척을 통해 또 하나의 주님의 교회를 세워야 한다. 교회의 미래 역시 얼마나 출산율을 높이느냐에 달려 있다. 분립개척은 모(母)교회와 개척된 교회 모두에게 큰 유익이 있다. 이 사실을 알고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우는 영광스러운 일에 지금 동참하는 모두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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