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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이번 기획기사의 주제는 "교회는 어떻게 세워지는가?"입니다. 우리는 현재 교회 위기의 시대를 넘어 생존을 걱정해야할 시기로 접어들었습니다. 저출산 문제와 고령화 사회, 그리고 복음전도의 위축은 교회의 생존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교회는 이 땅의 유일한 소망이자 구원의 방편이며,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참되게 예배하는 교회를 이 땅에 항상 있게 하실 것입니다. 또한 그러한 믿음 가운데 개혁주의 장로교회를 세워가기를 소망하는 목회자들 또한 항상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목회 현장에서 분투하는 이들의 수고와 고민을 소개하고, 위기의 시대에 교회가 어떻게 생존해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 편집자 주


 

 

나는 언제쯤 담임 목사가 될 수 있을까?

 

 

 

 

 

정찬도.jpg

 

 

 

 

 

 

 

 

 

 

 

정찬도 목사

(주나움교회 담임)

 

 

 

   목회자로 소명을 받아 고려신학대학원에 진학한 목사후보생들은 3년간 목회에 필요한 교육을 받는다. 이들은 신학대학원 입학을 준비하는 순간부터 대학원 3년과 강도사 2년 과정을 지나 목사가 되기까지 최소 6여년 이상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 시간을 지내면서 이들이 가진 ‘소명 의식’은 ‘목회 철학’으로 확장되면서, 어떠한 목사가 될 것인지와 어떤 목회를 꿈꾸는지를 수정 보완하기를 계속하게 된다. 보다 현실적으로 “나는 언제쯤 담임 목사가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1. 당신이 생각하는 교회란 무엇일까?

 

   그렇다면 언젠가 담임 목사가 되어 자기 목회를 꿈꾸는 이들이 생각하는 교회란 기본적으로 무엇일까? 여기서 말하는 ‘교회’는 우리가 신앙고백과 요리문답을 통해 배우는 참된 교회의 표지나 속성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개념 위에 자신들이 생각하는 교회를 의미한다.

   어느 교단 신학대학원 모 교수가 강의 중 학생들과 나눈 대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교수가 학생들에게 질문을 했다. “본인들이 성도로써 이사를 가게 되어 교회를 찾을 때, 어떤 교회로 갈 것입니까?” 목사후보생들은 솔직하면서도 다양한 대답을 내놓았다. 주일학교나 중고등부가 잘 되는 곳, 소그룹이나 제자훈련 시스템이 좋은 곳, 목사님의 설교가 좋은 곳, 주차 시설이 여유로운 곳, 교회 앞마당이 이쁜 곳 등등 그리고 미자립 개척교회도 대답 중 하나였다. 교수는 이어서 질문을 했다. “교육부서가 잘 되고, 신앙 훈련 시스템도 좋다는 말은 교육부서 담당 교역자가 있다는 말이죠?” 대답은 “그렇다” 였다. 교수는 다시 질문을 했다. “그렇다면 부교역자들도 있고, 주차 시설도 여유롭고, 교회 앞마당도 이쁜 교회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요?” 목사후보생들은 “최소 300명 이상? 500명 이상?”이라고 대답했다. 교수의 마지막 질문이 이어졌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교회는 바로 여러분이 담임하고 싶은 교회 아닙니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 역시 “그렇다” 였다. 필자는 이 이야기를 가지고 일반화하고자 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목사 후보생들이 생각하는 교회에 대한 이미지의 한 단면을 볼 수는 있다. 대부분이 자신이 부교역자로 섬기는 교회에 준하거나 그 이상의 교회를 생각한다.

 

 

2. 고신 교단의 교세 현황은 어떠한가?

 

   위 질문에 근거하여 실제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2018년에 제출된 교회상황보고서에 근거한 통계에 따르면 1000명 이상 교회는 62개, 500명 이상은 89개, 50-500명은 889개, 1-50은 1,027개 교회이다. 여기서 151개 교회가 현재 고신 교단 내 500명 이상 교회이다(이는 코로나를 지난 지금은 변동되었을 수 있다).

   목사의 수는 어떠할까? 2023년 기준 고신 교단 교회 수는 2,128개이고 목사 수는 3,674명(은퇴목사 제외)이다. 이 말은 전체 목사 중 2,128명의 담임목사(위임목사와 전임목사)와 1546명의 비(非) 담임목사가 있다는 말이다. 현재 고신교단의 담임목사와 비 담임목사의 비율은 58:42로 담임목사의 수가 비 담임목사의 수보다 많다.

   그렇다면 현재 고신교단의 담임목사들이 목회하는 교회의 상황을 살펴보자. 2021년 보고에 따르면 2,128명의 담임목사 중 세례교인 30명 이하의 고신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사는 939명이고, 총회 기준 광역시 이상 미자립교회(연 예산 3,500만원 미만) 담임목사는 763명이다. 이 말은 현재 담임목사 중 44%(939명)가 세례교인 30명 이하의 교회를 담임하고 있다는 말이다. 만약 939명 중 763명이 모두 포함된다고 한다면, 그중 81%가 미자립교회의 담임목사라 할 수 있다(참고로, 2023년도 기준으로 조직교회는 1,075개이다). 이를 다시 비(非) 담임목사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1,546명의 담임목사가 될 목사들 중 1,189명은 세례교인 30명 이상의 교회를 담임하게 된다. 그리고 그중에서 전체 담임목사 중 7%에 속하는 151명은 500명 이상 교회의 담임목사가 된다.

 

 

3. 언제 담임목사가 될 수 있을까?

 

   최근 담임목사 청빙 조건을 보면 지원 나이 하한선이 보통 만 45세(전임 사역 5년 이상)다. 평균적으로 만 45-55세 사이를 지원 대상으로 삼는다. 2023년도 12월을 기준으로 하면 1979년 12월생부터 1969년 12월생이 만 45-55세가 된다. 그리고 50세 전후에서 청빙을 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로만 따진다면, 대학교 졸업 후 바로 신학대학원을 진학한 사람의 경우 30대 초반에 목사 안수를 받는다. 그래서 약 15년가량 부교역자 생활을 해야 담임목사 청빙 지원 나이 하한선인 만 45세가 되고, 50세 전후에서 담임이 된다고 한다면 약 20년가량 부목사 사역을 해야 한다.

   이제 일반적인 청빙 지원 조건에 따른 모의 계산을 해보고자 한다. 정확한 수치가 아님을 이해 바란다. 현재 만45-55세 사이에 속한 목사들의 수는 얼마나 될까? 정확한 숫자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신대원 기수를 기준으로 설명해 보고자 한다. 신대원 63회를 만 45세로 잡고 계산을 하면, 단순 계산으로 신대원 53회까지가 현재 만 45-55세에 포함된다 할 수 있다. 이 인원이 약 1,100여 명이다. 그중에서 이미 청빙 받아 담임목회를 하고 있는 사람, 교회를 개척한 사람, 지원 나이 범주에 속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선교사와 여학우 졸업생 등 지원 자격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을 30%로 가정하면, 700여명 가량의 부목사가 남아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물론 신대원 기수가 높을수록 이미 담임목회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고, 기수가 낮을수록 부목사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가정적인 수치임을 이해 바란다).

   이제 오직 은퇴한 경우에만 한하여 담임목사 청빙 공고의 경우를 따져보고자 한다. 왜냐하면 다양한 이유로 사임한 경우 역시 담임목사 청빙 지원자 중에 한 사람으로 포함되기 때문이다. 만약 매년 70명의 목사가 은퇴한다면 10:1, 100명의 목사가 은퇴한다면 7:1의 확률로 담임목사가 될 수 있다. 이는 평균적인 수치를 말하는 것이고, 일반적으로 한 개체교회에 담임 청빙 공고가 나면, 50통 전후의 지원서가 들어온다는 말을 쉽지 않게 듣게 된다. 그렇게 되면 어떤 교회는 50:1의 확률로 담임목사가 되는 것이다. 이는 현재 교회의 현황이 변동이 없다는 가정하에 이루어지는 단순 계산이다.

   지난 10년간 고신교회의 교회 숫자는 약 100여개가 늘어 2,128개가 되었지만, 등록 교인 숫자는 약 10만 명이 줄어 385,186명이다. 추세로만 본다면 긍정적인 기대를 가지기 어려워 보인다. 다시 말해, 20여 년의 부목사 경력 후, 최소 7:1의 경쟁을 거쳐 담임목사가 될 수 있다. 가정 상 7:1의 경쟁을 뚫고 담임목사가 된다 하더라도, 그중 7%는 500명 이상의 담임목사가 되고, 그중 44%는 30명 이하 교회를 담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저 7%에 속하는 교회가 매년 균등하게 청빙 공고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4.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가?

 

   부목사는 담임목회에 대한 원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간과되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부목사들은 그들을 청빙하여 생활비를 지급할 수 있는 교회에서 주로 사역을 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목사후보생일 때 상대적으로 교인 수가 적은 교회에서 사역을 하기도 하지만, 졸업 후 전임 사역자가 된 이후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전임사역자에게 사례비와 사택을 제공할 수 있는 교회에서 사역을 하게 된다.

   부목사의 경우 담임목사를 보좌하며 목회를 배우고 동역할 때 담임목사로부터 배울 점과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을 더하여 그 이상의 교회를 기대한다. 아직 실현되지 않은 담임목회를 자신을 향한 상향 평가에 근거하여 꿈을 꾼다. 이는 자연스럽게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소위 지방에 위치한 교회들이 겪고 있는 부교역자 청빙난이다. 부목사들이 지방의 교회뿐 아니라 광역시 내에 위치한 100-200여명 규모의 교회 역시도 기피한다. 담임목사님들 사이에서 ‘부교역자 구하기 힘들다’는 하소연은 점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앞서 모 교수가 질문한 “본인들이 성도로써 이사를 가게 되어 교회를 찾을 때, 머릿속으로 그리는 교회 혹은 출석하고픈 교회는 어떤 교회입니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자신들을 청빙하여 담임목사의 목회에 동역할 수 있도록 하는 교회들이 비교적 큰 교회들이고, 담임목사가 되기 전까지 그런 교회에서 사역을 하다 보니, 이왕이면 큰 교회에서 부교역자 생활을 지속하려고 하고, 심지어 규모가 작은 교회는 교회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최소한의 적당한 교회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왜 그런 작은 교회를 가려고 하느냐? 밑져야 본전인데 큰 교회 이력서 한 번 넣어 봐라!”가 수십에서 수백통의 청빙지원서 결과를 낳았다.

   누구나가 자신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은 다를 것이라고 기대한다.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뿐이고, 자신은 잘 할 것이라 확신한다. 그 생각이 그대로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하지만 교세가 줄어들고, 교회는 노령화되고, 저출산으로 인해 다음 세대가 없는 시대에, 교회의 모습이 변하고 있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교회도 변해야 한다. 만약 30세에 목사 안수를 받아, 50세에 담임목사로 청빙을 받는다고 한다면, 우리는 70세 은퇴 전까지 20년 담임목회를 위해 20년의 준비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그리고 부목사 10년 사역으로 배우는 것이 담임목사 1년 사역으로 배우고 깨닫는 것보다 적다는 선배 목사의 말은 진정 새겨들어야 한다. 그 준비와 훈련의 시간을 잘 채워가야 할 숙제가 미래에 담임목사가 될 분들에게 있다. 진정 준비된 목사들을 통해 고신 교단 내 모든 교회들이 많은 열매를 맺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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