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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9 15:12

성육신적 선교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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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육신적 선교원리

 

 

이정건.PNG

이정건 선교사

(KPM 멤버케어원)

 

 

들어가는 말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인인 우리 모두에게 원하시는 것은 우리가 가든지 보내든지 하는 선교사로 헌신하기 전에 우선 ‘선교적인 삶(Missional Life)’을 평생 살도록 헌신하기를 원하신다. 선교적인 삶을 산다는 말은 타 문화권에 직접 가서 사역하든지, 하지 않든지 상관없이 평생 그가 예수님의 제자로서 복음을 위해 사는 삶을 사는 것을 말한다. 세계 선교의 역사를 보면 변화하는 선교 환경에 따라 각 시대에 따라 선교의 수단과 방법, 전략이 달라졌다. 특히 교통과 과학의 발달로 인해 더 복음 전파의 속도가 빨라졌고, 영역이 넓어졌으며 이에 따라서 나타난 선교의 열매는 실로 놀라운 일이다. 그래서 예수님도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를 믿는 자는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요 또한 그보다 큰일도 하리니(요 14:12)”라고 하셨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요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교 현장에 여전히 많은 문제가 생겨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특히 인간관계에 갈등이 많고,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철수하는 가장 큰 요인이 동료 선교사들과의 갈등인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왜 선교를 수행하는 선교사 부부간에 갈등이 생기며, 왜 현지인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이 생기는가? 선교의 수단이나 방법 그리고 전략 등은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 비본질적인 요소이다.

   그런데 이 비본질적인 요소에 집중하면서 정작 잊지 말아야 하는 본질적인 선교의 성경적인 원리를 잊어버리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갈등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선교 137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교회는 선교사를 받는 나라에서 선교사를 보내는 나라로 전환된 후, 지난 2010년대 초까지만 해도 매해 1,500명 이상의 선교사들을 해외로 파송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 한국선교는 위기를 맞고 있고, 선교사의 파송 숫자가 급감하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 시대에는 더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한국교회는 꾸준히 선교사를 해외에 파송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난 2월에 KWMA(한국세계선교협의회)와 리서치 전문기관인 KRIM(한국선교연구원)이 공동으로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0년 말 한국은 168개국에 22,259명의 한국 국적의 장기 선교사가 사역하므로 여전히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파송한 나라가 되었다. 우리 KPM(고신총회세계선교회)도 2021년 3월 현재 55개국에 490명의 선교사를 파송하여 사역함으로 양적으로는 많은 성장을 이루었지만, 아직도 성경적인 선교의 원리를 선교의 현장에서 실천하는 점에 있어서는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양적 성장의 변곡점을 넘어서고 있는 고신선교도 다시 본질로 돌아가야 할 때이다. 그러면, 본질적인 선교의 원리가 무엇인가? 그것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성육신적 선교원리이다. 이 글에서는 이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1. 성육신(Incarnation)이란 무엇인가?

 

   성육신(Incarnation)이라는 말은 본래 ‘육신으로(With the flesh)’라는 뜻이며 하나님의 영원하신 아들이 동정녀 탄생으로 그 자신이 본래 가지신 신성에 더해진 본성, 즉 인성을 취하신 것을 가리킨다. 그 결과 그리스도는 본래 영원히 흠 없는 신성이 있으신데 여기에 인성이 더해진 100% 하나님이자 100% 사람이 되신 것이다. 즉, 그는 50%는 하나님이고 나머지 50%는 사람인 존재가 아니라 100% 하나님이자 100% 사람이시다. 그래야 하나님으로서, 사람으로서 부족함이 없으신 온전한 인격체이시므로 구속사역을 능히 하실 수 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요 1:14)”. 그는 말씀(Logos)이 육신이 되시고 그분이 사람 가운데 거하실 때 하나님의 영광으로 나타나시고 '은혜와 진리' 충만하신 중보자가 되셨다.

 

   ‘은혜’라는 말에는 몇 가지 의미가 있는데, 첫째로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분에 넘치는 귀한 것’이란 뜻이 있다. 둘째로 ‘아름답다’라는 뜻이 있다. 셋째로는 ‘자격 없는 자에게 베푸는 자비와 도움’을 말하며, 이 모든 것을 다른 목적이나 사심 없이 베푸시는 하나님의 조건 없는 사랑의 행위를 뜻한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은혜로 충만하신 분이시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우리가 받기에는 너무나 귀중한 것, 분에 넘치는 것을 가지고 계신다. 우리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계시다. 예수님에게는 하나님의 아름다움이 있다. 예수님을 볼 때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는 사람의 모습, 하나님께서 임재하신 자의 모습이 있다.

 

   또한 예수님은 ‘진리’가 충만한 분이시다. 진리란 인생의 등불과 같은 것이고, 등대와 같은 것이기 때문에 인생의 참된 진로를 밝혀줄 참된 가치가 된다. 또한 진리는 곧 생명이다. 진리는 사람에게 진정한 자유를 가져다준다. 우리는 죄에 매여있고, 두려움에 매여있고, 심판에 매여있다. 우리는 우리가 의로워질 수 있는 모든 삶에서 묶여있다. 그러나 다음 성경 구절은 이에 대한 해답을 명확하게 제시해 준다.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히 4:15)”. 그는 영원히 한 인격 안에 죄 없는 인성을 소유하셨다. 이 예수님은 인류 역사에서 유일한 죄 없는 인간의 몸을 입고 태어나셨기 때문에 죄인을 위해 대신 죽으실 수가 있고 죄의 값을 대신 치르실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대속의 은혜이다.

 

 

 

2. 이 성육신이 어떻게 선교사에게 나타나야 하는가?

 

   효과적인 타 문화선교를 위해서 선교사는 선교지 사람과 동일화(Identification)가 되어야 한다. ‘동일화’라는 말은 ‘대상과 같은 것으로 간주된다’는 뜻이다. ‘현지인과의 동일화’란 그들의 문화와 의식주 생활을 무조건 모방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태도의 문제로써 그 목적은 선교지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그들에게 신뢰감을 주도록 하는데 있다.

 

   한국선교는 여전히 세계 선교의 많은 부분을 감당하고 있으나 한국식 패턴과 방법을 그대로 고수하는 한국적 선교, 선교지를 한국화하는 선교, 비서구인데도 비서구교회를 무시하는 태도 등으로 자성의 목소리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선교를 위해 한국선교에 대한 전반적인 재고(再考)가 불가피하다. 이것은 선교사라면 응당 ‘동일화(Identification)에 대한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성육신의 목적은 동일화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결국 선교의 접촉은 먼저 인간 대 인간의 신뢰감이 확보된 후에 인간과 하나님과 관계를 맺도록 되어 있다. 성경에서 그 대표적 실례는 예수님의 성육신이다. 하나님이신 그분이 사람이 되셔서 사람 가운데 거하셨다. 그리고 동일화 작업을 통해 사람들 가운데 들어가셨다.

 

   선교사는 모름지기 선교지의 사람들과 하나가 되어 그들에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질 때 비로소 그가 전하려고 하는 복음의 메시지를 소개할 수 있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효과적인 선교를 위한 가장 좋은 접촉점은 선교사 자신이다. ‘선교사가 타 문화권으로 들어갈 때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인가?’ 에 대해서 성경은 직접적인 교훈을 준다. 바울은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빌 2:5)” 라고 했으며, 베드로는 “그리스도는 너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사 너희에게 본을 끼쳐 그 자취를 따라오게 하려 하셨느니라(벧전 2:21)” 라고 했다.

 

   선교사는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고, 선교지에서 모름지기 작은 예수로서 선교지 사람들에게 예수께서 보여주신 본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즉 다른 말로 하면, 선교사는 선교지 문화 속에서 성육화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선교사는 그저 단순히 보냄을 받은 자가 아니라, 분명히 전할 메시지를 가지고 보냄을 받은 자이다. 그러기 위해서 선교사는 하나님의 말씀인 구원의 메시지를 소유해야 할 뿐 아니라 그 메시지를 실제로 구체화하여 가르치며, 그가 가르치는 진리를 몸소 보여주어야 한다. 선교사는 ‘측량할 수 없는 그리스도의 풍성함을 이방인에게 전하게 하시려고(엡 3:8)’ 부르심을 받은 사람이다. 그리스도의 풍성함은 말이나 글로 가르친다고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선교사는 사역의 성격상 자기와 매우 다른 사람들과도 끊임없이 접촉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의 성육신의 본을 따른다는 것은 철저한 ‘개인적 재교육(Personal Reorientation)’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말은 ‘철저하게 자신만을 생각하는 타락한 이기주의의 본성을 버리고 죄인의 구원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내어주시며 철저하게 이타주의의 삶을 사신 그리스도의 형상을 본받기 위해 자신을 다시 훈련하는 것’을 말한다. 이 훈련은 단회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바울은 유대인의 민족적 우월주의와 선민의식을 떨쳐버리고 복음을 전해 받는 이방인들에게 자신을 동화하며, 피선교지 주민들이 저항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피선교인 지향적인 입장을 취하였다. “유대인들에게 내가 유대인과 같이 된 것은 유대인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에게는 내가 율법 아래에 있지 아니하나 율법 아래에 있는 자 같이 된 것은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 없는 자에게는 내가 하나님께는 율법 없는 자가 아니요 도리어 그리스도의 율법 아래에 있는 자이나 율법 없는 자와 같이 된 것은 율법 없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라 약한 자들에게 내가 약한 자와 같이 된 것은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내가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습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고자 함이니 내가 복음을 위하여 모든 것을 행함은 복음에 참여하고자 함이라(고전 9:20~23)”

 

   그는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습(All things to all men)’의 전도 방법을 취하였는데 이것은 결코 복음의 본질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효과적인 선교를 위한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방법의 변화를 시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목적은, “아무쪼록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고자 함이니”라고 말씀한 것처럼 영혼 구원을 위한 분명한 목적을 위해서이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셨던 모습의 목적도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동일한 목적이셨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므로 선교사역에 있어서 선교사가 자기 방식대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것과 나아가 선교지 사람들을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법이 아니라 선교사 자신이 원하는 모양으로 바꾸려고 하는 것은 성육신적 선교의 원리에서 어긋난다고 볼 수 있으며 이것은 선교의 토착화(Indigenization)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선교사역의 목표가 선교지 사람들을 그리스도의 지체로 만들고 서로의 교제를 견고하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선교사는 예수님의 마음으로 항상 자기보다 선교지 사람들을 더 낫게 여겨야 하는 낮아진 종의 위치에 서야 할 것이다.

 

   지금 세계는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선교의 상황이 격변하고 있다. 그래서 전통적인 선교 방법으로는 안 된다는 비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극단적으로는 ‘선교사 무용론(宣敎師 無用論)’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이는 선교 자체가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고 이런 상황에서 왜 교회가 굳이 선교사를 파송해야 하며, 왜 선교사가 위험을 무릅쓰고 선교지에 있어야 하는가? 에 대한 문제 제기에서 나온 말이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하나님의 말씀 자체에 구원하는 능력이 있다면 굳이 선교사가 선교 현지에 있지 않아도 비대면으로 말씀을 전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경제적인 지원도 온라인으로 하여 이제는 선교지에서 현지인 스스로 선교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굳이 예수님을 몸으로 이 땅에 보내주셨듯이 교회가 선교사를 선교지에 파송하여 거기에서 작은 예수의 역할을 감당하게 하여 선교지의 사람들이 선교사의 삶을 통해서 배워 그들도 예수님의 제자로서의 삶을 살도록 하려면 선교사가 현장에서 그의 삶으로 그 말씀이 진리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은 결코 SNS(Social Network Service)로는 결코 보여줄 수 없는 것이다.

 

 

 

3. 성육신(Incarnation)과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동일화(Identification)라는 말의 또 다른 의미는, ‘하나가 된다’는 뜻인데 ‘모든 고통과 즐거움 그리고 환경의 짐도 함께 짊어지고 간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면서 우리와 같은 성정을 지닌 사람이 되셨다는 것은 동일화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히브리서 기자는 예수님의 동일화에 대해서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 연약함을 체휼하지 아니하는 자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한결같이 시험을 받은 자로되 죄는 없으시니라(히 4:15)” 라고 말하고 있으며, 사도 바울은 ‘유대인에게는 유대인으로, 이방 사람에게는 이방 사람’으로 동일화함으로 성공적인 선교를 하였다.

 

   그러므로 동일화만이 선교지 사람들의 언어와 풍속과 문화를 깊이 알게 되며, 또 복음을 전달받는 사람들과 마음의 일치를 가질 수 있다. 타 문화권에서 사역하는 선교사가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의 마음으로 선교지 주민들에게 들어가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낮아진 모습으로 섬기며 그들 가운데서 생활할 때, 그 복음은 듣는 사람들의 내면세계를 깊숙이 뚫고 들어가 영혼을 일깨워 회개와 신앙의 결단으로 인도하게 된다.

 

   OMF(Overseas Missionary Fellowship)의 전신인 CIM(중국내지선교회, China Inland Mission)을 세워서 18,625명의 중국인 성도뿐 아니라 1,152명의 중국인 사역자를 배출한 허드슨 테일러((Hudson Taylor)는 중국인처럼 되기 위해 변발을 하고 중국인 복장으로 중국인처럼 살면서 중국인의 마음을 얻었다. 허드슨 테일러의 동일화가 그 당시 동료 서양 선교사들에게 논란이 되었고 또 비난의 대상이 되었으나 그는 중국인의 마음을 얻는 길이라면 무엇이든지 자기가 가진 것을 내려놓았고 그들처럼 낮아졌다. 그로 인해 드디어 막혔던 선교사역이 본격적으로 열렸고 그 결과는 실로 엄청난 것이 되었다. 허드슨 테일러는 ‘선교의 아버지’라고 불렸다. 이것이 예수님의 성육신의 마음이요 선교사가 추구해야 할 정신이다.

 

   로버트 웨버(Robert E. Weber)는 동일화 모델을 가리켜 “성육신적 커뮤니케이션(Incarnational Communication)”이라고 부르면서, “성육신이야말로 커뮤니케이션의 완벽한 모델”임을 주장했다. 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로버트 웨버’는 세 가지 모델을 소개했다.

   첫째는, ‘분리의 모델’이다. 이것은 기독교인들은 세상 문화와 대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견해는 세상 문화는 근본적으로 타락하고 부패한 상태에 있음을 전제한 것이다. 그러나 이 입장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육적이고 세상적인 것들은 다 악하다고 생각하는 그릇된 오류에 빠지게 해서 결국 신자로 하여금 속세를 떠나도록 만든다. 이 모델은 바람직하지 않은 모델이다.

   둘째는, ‘동일시 모델’이다. 이것은 기독교인들은 세상 문화를 지지하고 그것을 누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견해는 세상의 문화도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고 전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입장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교회가 세속화될 수 있다. 이 모델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셋째는 ‘변혁의 모델’이다. 이것은 기독교인들이 세상의 문화를 변혁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12)” 는 말씀은 세 번째 견해를 지지한다. 이 견해는 복음에는 개인의 영혼을 소생시키는 능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구조와 문화까지도 변혁시키는 능력이 있다고 본다. 바람직한 모델이다.

 

   장중열은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Incarnation)은 초문화적 존재(Supracultural Being)인 하나님이 인간의 문화 속에 들어와서 문화적 규제하에 있는 인간과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한 사건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님께서 구속(Redemption)을 실현하신 방법은 그리스도 안에서 구체적인 인간의 실존 속으로 들어오셔서 성육신의 사건을 통하여 인간의 문화와 접촉하시고 인간의 언어 세계를 통해 직접 인간과 커뮤니케이션을 하신 것이다.

 

   인도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떤 사람이 선교사를 통해 들은 메시지 가운데서 ‘예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성육신 사건’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무엇 때문에 전능하신 하나님이 인간이 되셔야만 했던가?’에 대해 깊은 의문을 품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기 집 정원을 거닐다가 한 무리의 개미떼가 열심히 집을 짓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는 그날 아침에 일기예보를 통해 오후에 큰 비가 쏟아질 것을 알고 있었다. 그때 마침 그는 저쪽 하늘에서 검은 구름이 밀려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이제 곧 큰 비가 쏟아질 것이고 그러면 그동안 개미들이 수고하여 지은 집이 다 떠내려갈 것이 틀림없었다. 더구나 이 폭우는 개미들의 생명까지 앗아갈 것이 분명했다. 이 사람은 다급해졌다. 어떻게 해서든지 곧 닥칠 이 위험을 개미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그러나 개미들에게 알릴 방법이 없었다. 안타까웠다. 만약에 개미들에게 이 사실을 알릴 수만 있다면 이 재난을 피할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때 그의 머리 속에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그것은 만일 개미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자기가 개미처럼 낮아져 개미의 언어로 그들에게 곧 일어날 엄청난 재난에 대해 말해주면 된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그분의 언어를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없기에 친히 사람이 되셔서 사람의 언어로 하나님의 나라를 이야기해 주신 것이다. 그는 이 사실을 통해 왜 전능하신 하나님이 인간이 되셔야만 했는지를 깨달았다고 한다.

 

   하나님의 커뮤니케이션 목적에 대해서 찰스 크레프트(Charles Kraft)는 그의 책, ‘기독교와 문화’에서 “하나님은 자신의 창조물인 인간과의 친족관계(relationship)를 원하고, 인간에게 완전한 친족관계가 열쇠라는 응답을 끌어내려고 하며 또 그것을 이해하기를 원하신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기독교 커뮤니케이션은 수신자들을 그들의 고유한 상황으로부터 분리하여 발신자의 상황 속으로 끌어오려고 하지만, 하나님의 커뮤니케이션은 그 반대로 수신자와 동일시하는(identificational) 성육신적(incarnational) 방법을 사용하신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커뮤니케이션은 예수님께서 본을 보여주신 바와 같이 발신자를 통해 수신자의 준거 기준의 틀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제임스 엥겔(James F. Engel)은 그의 책, ‘당신의 메시지는 전달되고 있는가?’에서 다음과 같이 예수님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세 가지로 제시한다.

 

   첫째, 예수님은 인간의 죄성을 아셨다. 그러기에 죄인인 인간을 해방시키는데는 구원의 은혜가 필요함을 아셨다. 인간은 ‘본질상 진노의 자녀’이다. “전에는 우리도 다 그 가운데서 우리 육체의 욕심을 따라 지내며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것을 하여 다른 이들과 같이 본질상 진노의 자녀이었더니(엡 2:3)”. 그러므로 스스로는 구원의 가능성이 제로이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구원의 은혜가 필요하다. “너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나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치 못하게 함이니라(엡 2:8~9)”.

   둘째, 예수님은 사람을 귀하게 여기셨다. 사람은 하나님의 걸작품이며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존재이다. 그러므로 그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을 알며 구원에 이르기를 원하신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아는 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딤전 2:4)”. 구원의 시작은 죄인을 긍휼히 여기시고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에서 출발한다.

   셋째, 예수님은 말씀을 적합하게 전달하셨다. 그리고 그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단을 사용하셨기 때문에 누구든지 쉽게 그의 말씀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주변에 보이는 사물과 자연 만물 그리고 문화적 배경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쉽게 이해가 되는 예화들을 사용하심으로 듣는 사람들의 이해를 도우셨다. “예수께서 이 모든 것을 무리에게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가 아니면 아무것도 말씀하지 아니하셨으니(마 13:34)”.

 

 

 

4. 타 문화에서의 성육신

 

   선교사에게 있어서 성육화의 목적은 어디에서 사역하든지 낮아진 모습으로 선교지 사람들을 존중하며 사랑하고 그들과 선교사의 삶을 나누는 삶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타 문화 속에서 성육화를 이루기 위해서 선교사는 편안하고 안락한 자기 문화에서 불편한 선교지 문화로 적응해가야 한다. 빛과소금의 교회에서 사역하는 친구 김낙춘 목사의 목회 철학은, “자발적인 불편함”이다. 이것이 예수님의 성육신의 의미를 잘 설명해 주는 것 같다. 선교사는 “사랑을 입은 자녀같이 하나님을 본받은 자가 되고 그리스도께서 너희를 사랑하신 것 같이 너희도 사랑 가운데서 행하라. 그는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버리사 향기로운 제물과 생축으로 하나님께 드리셨느니라(엡 5:1~2)”는 말씀으로 도전받고 선교지 사람들의 문화 속으로 성육화 되어야 할 것이다.

 

   나는 남미 파라과이에서 선교하는 동안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면 지금도 기분이 좋아진다. 언젠가 파라과이 사람들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한국 사람을 닮았다”고. 나는 그때서야 비로소 내가 파라과이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그들의 사람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고 그날 나는 너무나 기쁘고 행복했다.

 

 

 

5. 성육신적 선교의 원리

 

   문상철 박사는 성육신적 선교의 원리를 다섯 가지로 말한다. 그것은 1) 하나됨 2) 낮아짐 3) 상황화 4) 소프트파워 5) 성령의 임재가 있는 선교이다.

 

1) 하나됨의 원리

   하나님의 선교가 삼위일체 하나님의 하나됨 가운데 실현된다는 것이다. 성경은,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몸이 하나이요 성령이 하나이니 이와 같이 너희가 부르심의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입었느니라(엡 4:3~4)”고 말한다. 삼위일체의 동일성과 동일 실체성은 ‘그 실체가 3개로 나누어지지 않은 하나인 채로 3위가 존재하는 것을 말하는데 실체가 나누어지지 않고 3개로 존재하는 것’이 삼위일체이다.

   성경에서 하나됨에 대하여 말씀하는 것은 죄인된 우리 각 사람이 주님의 부르심을 받아 성령으로 말미암아 새 생명으로 거듭나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순간 우리는 주님과 하나가 되어 ‘주님이 내 안에, 내가 주님 안에’ 거하는 자로서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기에 주 안에서 하나라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부르심을 받은 하나님의 자녀들은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질 것에 대해 증인의 삶으로 명령받았기 때문에 하나됨의 원리로 살아야 한다. 그러나 사탄은 ‘분리의 영’이므로 하나님과 그의 백성, 성도와 성도 사이를 하나 되지 못하도록 이간시키는 일을 한다. 그러므로 늘 깨어 있어야 한다. 선교를 위해서도 하나됨이 있어야 한다. 진정한 연합과 교제 가운데서 있어야만 복음으로 즐겁게 세상을 섬길 의지가 생긴다. 성자 하나님의 성육신의 방법을 통한 선교에 대해서 삼위일체 하나님의 기쁘신 의지가 있었다. 21세기 선교에 있어서도 교회와 선교단체들의 연합과 협력이 필요하다. 교회의 보편성과 선교단체의 전문성이 함께 연합하고 협력할 때 시너지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 분파화되고 경쟁적인 구도 속에서의 선교는 세상에 감동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난다. 또한 오랫동안 분열되고 개교회 중심적이고 경쟁적인 지역교회들의 한계가 극복되지 않는 한 수준 높은 선교를 하기 어려워진다. 한국교회는 이제 일치단결하여 함께 하나님의 선교를 감당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선교지에서도 선교사들끼리 동역자들끼리 그리고 현지인들과 하나가 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속담에 “집 안에서 새는 바가지, 집 밖에서도 샌다”는 말이 있다. 선교사로 나가기 전에 이 하나되는 훈련이 되어 있지 못하면 선교지에서 나타날 현상은 불 보듯 뻔하다.

 

2) 낮아짐의 원리

   하나님의 선교가 낮아짐과 비움을 통해서 구현된다는 것이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 2:6~8)”. 그리스도께서는 자기를 비우시고 낮아지심을 통해서 구원의 역사를 이루셨고 하늘의 영광을 버리시고 이 땅에 오셔서 섬기신 모습을 통해 선교사들에게 모본을 보이셨다.

 

   선교사의 삶은 모름지기 본국에서의 모든 문화적인 익숙함과 특권들을 버리고 타 문화권에서 불편한 삶을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헌신에는 자기 문화를 기준으로 삼고 살던 삶의 패턴을 선교지의 문화를 기준으로 삼는 변화된 자세가 필수적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문화적인 우월감을 가지거나 자기만족을 위한 활동들을 경계하고, 순수하게 그야말로 성육신의 자세로 선교에 임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선교의 외형과 규모를 자랑하는 것도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우리가 가는 선교지는 대부분 우리의 상황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이 많다. 우리는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그들을 쌀 신자(Rice christian)로 만들어서는 안 되며 결국 말씀으로 승부를 거는 선교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순수하게 잃어버린 영혼들의 구원을 위해서 자신이 가진 특권을 포기하고 희생을 감수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선교사는 고국을 떠날 때, 마치 물품 보관소에 자신의 물건을 모두 맡기고 떠나는 사람처럼 다 내려놓고 떠나야 한다. 그리고 “나는 지금부터 한국 사람이 아니라 선교지의 사람이다”라는 자세를 가지고 가야 한다. 그리고 선교지에 도착하면 거기에서는 선교지의 상황에 맞추어 선교지의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 그리고 안식년으로 귀국하면 물품보관소에 보관했던 그 한국인의 정체성을 되찾아서 고국에서 한국인으로 살다가 선교지로 출국할 때는 다시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낮아짐의 원리를 삶의 현장과 사역의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다.

 

3) 상황화의 원리

   하나님의 선교가 상황화(Contextualization)의 원리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유대인으로서 유대인 문화 가운데서 사셨지만, 결코 신성을 잃지 않으셨다. 그의 삶과 메시지는 세상 문화에 동화되었지만, 세상으로부터 오염되지 않으셨다. 그는 완전한 하나님이시면서 완전한 인간이셨다. 그렇기에 그에게 있어서 구원의 역사가 가능케 되었다.

 

   바울은 “유대인은 표적을 구하고 헬라인은 지혜를 찾으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로되 오직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니라(고전 1:22-24)”라고 말함으로 복음에 대한 분명한 선포와 유대인이나 헬라인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상황화 해야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바울은 유대인으로서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었고 가말리엘의 문하생으로 조상들의 엄한 교훈을 받아 유대교와 성경에 정통한 자일뿐 아니라 다소에서 태어나 헬라철학에도 능했고, 로마 시민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로마로부터 보호받으며 선교할 수 있는 상황을 하나님께서 만들어 주셨다.

 

   복음은 보편적인 것이며, 지구상의 모든 문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자신의 메시지를 계시하시고, 또 타 문화권 전도자가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문화적 상황은 각양각색이다. 전달과정에서 메시지를 받는 사람들이 그 메시지를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상황화가 필요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먼저 그들의 세계관을 이해한 다음, 메시지의 내용을 그 문화적 상황에 맞게 정의하고 각색하고 적용하는 것이다. 이것이 타문화권 사역자가 수행해야 할 상황화의 과제이다. 물론 상황화에 있어서 위험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모든 문화는 부패하였기 때문에 문화를 복음의 메시지 속에 가지고 들어오게 될 때 참과 거짓이 섞일 수도 있다. 이것은 역사를 통하여 볼 때, 그리스도인들이 계속 싸워야만 했던 것이었다.

 

   그러므로 타문화권 사역자는 선교지의 문화를 알기 전에 반드시 성경과 성경의 본질적 진리에 대한 확고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어떤 유형의 타문화권 선교이든지 간에 성경이 그 중심이 되어야 한다. 복음을 전하는 사람은 보편적인 것과 특수한 것, 일차적인 진리와 이차적인 진리 간의 차이를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세례를 주는 것은 1차적인 진리요, 주는 방법에 대하여는 2차적인 진리이다. 2차적인 진리로 불필요한 논쟁에 휩쓸릴 필요가 없다.

 

   21세기 선교에 있어서도 문화적인 동화를 실현하면서도 영적인 정체성과 순수성을 잃지 않는 비판적인 상황화의 작업이 필요하다. 이것은 세상 속에 살면서도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문화적으로는 한국인이면서도 선교지 문화권의 사람처럼 사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문화적으로 적응하면서도 보편적인 윤리의 기준에서 잘못되고 비성경적인 문화를 변혁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사역해야 한다. 왜냐하면 선교사는 문화를 선도할 책임도 동시에 가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균형이 한국 선교에 있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4) 소프트 파워(Soft Power)의 원리

   하나님의 선교가 진리의 선포와 함께 소프트파워 혁명의 동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함을 안다면 우리는 철저하게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기대해야 한다. 우리는 세상적인 힘을 오용하지 않는다. 군사력은 물론, 정치력이나 경제적인 영향력, 심지어 미디어의 힘마저도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선교사가 선교 현지에서 어떤 영향력 있는 현지인들과 인맥 관계를 만들어서 그것으로 영향력을 행세하려 든다면 그것은 성육신의 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에 우리는 진리의 힘을 믿는다. 진리가 사람들을 자유케 하고 결국 사회를 변화시키고, 문화를 변혁할 것을 믿는다. 진리의 힘은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 8:31-32)”,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 14:6)”라고 하신 말씀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하드파워는 겉으로만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성육신 정신으로 임하는 선교는 진리의 역사와 함께 진정한 변화의 능력을 보여줄 것이다. 한 도시를 변화시키고, 한 종족을 변화시키는 힘은 바로 진리가 선포될 때 생겨난다. 이 진리가 무엇인가? 소프트 파워 즉,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러므로 말씀 사역의 중요성을 결코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가장 기초가 되는 성육신 선교의 원리이다.

 

5) 성령의 임재의 원리

   하나님의 선교는 반드시 성령의 임재를 통해 열매를 맺는다는 것이다. 우리 주님은 이 땅에서 33년의 생을 사셨고, 겨우 3년간 사역을 하셨지만 그의 삶과 사역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온전히 이루시고 세상을 변화시키신 능력 있는 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은 성령의 임재로 인해 가능했다.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려 자기 위에 임하심을 보시더니 하늘로부터 소리가 있어 말씀하시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하시니라”(마 3:16~17). 예수님은 세례를 받으실 때 성령으로 충만하셨고 권능으로 옷 입으심으로 능력있게 사역을 잘 감당하실 수 있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사역자들도 성령으로 충만해야 예수님께서 맡기신 증인의 삶을 살 수 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

   “그 후에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욜 2:28)”

 

   오늘날도 성령의 역사 없이는 하나님의 선교는 불가능하다. 성령께서 동행하지 않으시면 결코 우리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역을 할 수 없다. 선교 역사상 크게 쓰임 받은 선교사들은 한결같은 성령의 사람들이었고, 하나같이 영적인 사람들이었으며 경건한 사람들이었다. 그 원리는 21세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성령께서 함께 하시는 가운데 그 열매를 맺어가는 것이 변함없는 선교의 근본 원리이다. 우리가 의지할 것은 한국의 국력도 아니고, 한국교회의 경제력도 아니고, 오직 성령의 임재와 교통하심이다.

 

 

 

나가는 말

 

   과거의 선교는 마치 선교전략이 모든 선교의 열매를 좌우하는 양 전략을 세우는 일에 집중을 했다. 또한 겉으로는 아니라고 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돈 없이는 아무 것도 못 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선교 재정을 어떻게 하면 풍성하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지혜를 모았다. 물론 이런 것들도 당면한 과제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선교를 선교되게 하는 본질적인 요소가 무엇인가? 하는데 대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선교계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떤 선교전략이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뜨거웠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코로나19로 인해 이 주제는 쑥 들어가고 아예 이제는 기존의 선교전략은 무용지물이 되었다고 하면서 아무도 내일을 예측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바꾸어 놓고 선교 환경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고 하더라도 선교의 본질적인 원리는 결코 변할 수 없다. 오히려 역설적으로 코로나19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더 가속화하고 본질적인 선교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촉매제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으니 코로나19는 어쩌면 변화하는 시대에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성육신적 선교의 원리는 모든 선교의 기초이다. 우리가 이 성육신적 선교의 원리로 돌아갈 때 하나님이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참된 열매를 맺는 선교를 할 수 있다. 또한 성육신적 선교의 원리에 따라 순수성을 회복할 때 한국선교는 이 어려운 시기에도 변함없이 그 사명을 다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KPM도 이 성육신적 선교의 원리를 회복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 성육신적인 선교원리를 사역의 현장에서 실천해야 하는 선교사들에게는 이 원리의 회복이 더욱 더 절실한 과제이다.

 

   경남 거창에 있는 거창고등학교는 초대 교장인 전영창 교장 선생의 교육철학에 따라 신앙으로 학생들을 가르쳐서 훌륭한 인재를 많이 배출한 학교로 소문이 나 있다. 이 학교에는 “직업십계명”이라는 유명한 명언이 있다. 물론 이것은 전 교장이 만든 그의 교육철학의 일부인데 이 직업 십계명이 성육신적 선교원리를 잘 표현해 준다고 생각되어 인용함으로 이 글을 맺고자 한다.

 

 

 

직업 십계명

1. 월급이 많은 곳보다 적은 쪽을 택하라.

2.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라.

3. 승진 조건이 없는 곳으로 가라.

4. 조건이 갖추어진 곳이 아니라 황무지를 택하라.

5. 앞 다투어 모이는 곳으로 가지 말고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6. 장래성이 전혀 없는 곳으로 그러나 기쁘게 일할 수 있는 곳으로 가라.

7.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라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가라.

8. 한가운데가 아니라 변방으로 가라.

9. 주위 사람과 배우자가 반대하면 틀림없다. 그곳으로 가라.

10. 영광의 자리가 아니라 단두대가 있고 십자가가 있는 곳으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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