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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정론이 새롭게 시작하는 기획기사 ‘김 집사가 알아야 할 교회법’은 교회법의 전반적 내용을 쉽게 해설하는 시리즈입니다. 기독교보와 함께 진행하는 시리즈로서 여기에 싣는 것은 기독교보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글 내용은 기독교보에 실린 그대로인 경우도 있으며, 오프라인 신문 지면의 한계상 다 싣지 못한 내용을 여기에는 그대로 싣습니다. - 편집자 주


 

 

수찬 정지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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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필 목사

(새언약교회)

 

 

   김집사님. 수찬 정지는 주님의 만찬(성찬)에 참여를 금지한다는 말인데, 교인의 죄를 벌하는 권징 가운데 하나입니다. 권징(勸懲)은 원래 교훈, 훈육, 교정, 양육을 의미합니다. 주님께서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마 28:20) 하신 말씀과 사도의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히 10:24)라는 가르침을 실천하는 과정이 모두 권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헌법은 교인을 벌하는 의미로 권징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주님의 가르침을 고의적으로 범하고서도 회개를 완고하게 거절하는 신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치리회(당회)는 죄의 경중과 공적으로 드러난 여부를 따져 벌로서 권징을 시행합니다. 교회 헌법이 정한 권징에는 견책, 근신, 시무정지, 정직, 면직, 수찬정지, 출교가 있습니다. 수찬 정지에 대해서는 “죄가 중대하여 교회와 주의 성호에 욕이 되게한 자에게 과하는 시벌로서, 6개월 이상 수찬을 정지한다.”(권징. 제10조 시벌의 종류와 대상)라고 규정합니다. 권징으로서 수찬 정지는 칼빈을 비롯한 종교개혁자에 의해 처음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시무정지, 정직, 면직은 주로 항존직분에 관련된 사항이므로 세례교인의 경우, 견책, 근신 다음, 출교 직전에 해당하는 상당히 무거운 벌입니다.

   그런데 그 벌이라는 것이 세상 법정이 부과하는 벌과는 다릅니다. 교회의 벌은 “반드시 그 성격이 순전히 도덕적이고 영적이어야 하며, 도덕성과 신령성의 것”이어야 합니다(정치. 제8조 교회의 권징). 중세 시대에는 재산 몰수, 종신 징역, 신체형, 화형까지 시행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하나님이 교회에 부여하지 않으신 칼의 권세를 부당하게 휘두른 과오입니다. 교회는 도덕적이며 영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수찬 정지는 도덕적이며 영적인 방법으로 죄를 벌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참된 신자라면 도덕적이며 영적인 벌을 무섭게 여깁니다. 가장 무거운 권징은 출교인데, 출교는 공적으로는 교인 명부에서 삭제하는 것이지만 영적으로는 천국의 문을 닫는 것입니다. ‘그냥 다른 교회에 가면 되지’라고 생각하면서 끝내 회개하지 않으면, 결국 굳게 닫힌 천국 문 앞에서 울며 이를 갈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개혁교회에서는 수찬 정지를 ‘작은 출교’라고 불렀습니다. 수찬 정지는 일시적이지만 출교와 같은 벌을 받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도르트 교회질서]에 따르면 “교리와 생활에서 범과하고 당회의 책망을 완고하게 거절하는 수찬 회원들은 주의 만찬에 참여하는 것과 세례 시의 물음에 응답하는 것과 다른 회원권을 행사하는 것으로부터 배제되어야 한다.”(제72조)라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교인의 특권 세 가지가 나옵니다. 성찬 참여, 자기 자녀의 유아세례 시의 서약, 교회 직분자에 대한 투표의 권리입니다. [도르트 교회질서]는 이 세 가지 특권을 박탈함으로 범죄한 신자를 벌합니다. 마치 출교자와 유사한 대우입니다.

   여기서 수찬 정지가 무엇인가에 관한 질문에 중요한 답을 줍니다. 수찬 정지는 교인의 특권을 박탈하는 것입니다. 성찬이 무엇인지 여기서 자세하게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성찬은 주님이 친히 제정하신 거룩한 예식으로서 주님의 죽으심을 기념하고 주님과 하나가 되며 교회의 지체가 되는 은혜의 방편이라고 간단히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한없는 은혜이며 세례교인만이 누리는 특권입니다. 그러나 죄를 범하면 회개와 회개의 증거를 당회가 확인하기까지 이 특권은 박탈됩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에서도 “그들이 교회(치리회)의 권고를 듣고도 돌이키지 않으면, 성례에 참여함을 금하여 성도의 사귐 밖에 두어야 하며, 하나님께서도 친히 그들을 그리스도의 나라에서 제외시킬 것입니다.”(85문)라고 가르칩니다. 이 역시 특권의 박탈을 말합니다.

   참된 신자라면 이 벌을 두려워할 것이지만, 이 벌이 물리적이거나 물질적이지 않고 영적인 벌이기에 이를 하찮게 여기면 그 자체로 그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그는 명목상의 그리스도인이었으며 본질상 들을 귀가 없는 죽은 자였던 것입니다. 수찬 정지를 당하고도 죄를 끝내 회개하지 않으면 ‘큰 출교’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자들로부터 성찬상을 보호하는 것이 치리회가 맡은 책무입니다.

 

   이렇게 수찬 정지가 교인의 특권을 박탈하는 무거운 벌이기 때문에 치리회는 신중하게 시행해야 합니다. 수찬 정지는 두 가지 경우에 시행됩니다.

   첫 번째 경우, 주님께서 친히 가르친 경우에 해당하는데(마 18:15~20) 은밀한 죄를 범한 자가 형제들의 권면을 듣지 않으면 당회에 알려야 합니다. 당회에서도 완고하게 권고와 책망을 거부할 경우 수찬 정지로 권징해야 합니다. 그러나 당회의 권고를 진실로 받아들이고 회개의 증거를 확인하면 권징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더불어 이 과정을 비밀에 두어야 합니다. 사적인 죄와 회개한 죄는 드러내지 않는 것이 성경의 원리입니다. “만일 들으면 네가 네 형제를 얻은 것이요”(마 18:15)

   두 번째 경우, 공적으로 알려진 죄, 그리고 중대한 죄를 범한 자들에게 수찬 정지를 벌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경우는 은밀한 죄가 차츰 드러나는 것이지만 두 번째 경우는 은밀한 죄가 갑작스럽게 드러나 공적으로 명백한 물의를 일으킨 경우입니다.

 

   수찬 정지의 목적 역시 권징의 목적인 “진리를 보호하며 그리스도의 권위와 영광을 옹호하며 악행을 제거하고 교회의 정결과 덕을 세우며 범죄자의 영적 유익을 도모하는 데”(권징. 제2조) 있습니다. 이러한 목적을 수찬 정지에서도 거두기 위해서는 평소에 두 가지 정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교회는 평소에 성도들에게 성찬의 복을 가르치고, 무엇보다 자주 시행해야 합니다. 현행과 같이 6개월에 한 번 정도 성찬이 시행되면, 6개월 수찬 정지가 책망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복음의 말씀을 부지런히 전해야 합니다. 수찬 정지는 은밀한 죄가 공적으로 드러났을 때만 시행됩니다. 그러나 말씀은 은밀한 죄와 회개하지 않은 죄를 스스로 회개할 수 있도록 인도합니다. 이렇게 참된 교회의 3대 표지인 올바른 복음의 선포, 올바른 성례의 시행, 정당한 권징의 실행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거룩한 교회와 신실한 성도를 보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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