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정론이 새롭게 시작하는 기획기사 ‘김 집사가 알아야 할 교회법’은 교회법의 전반적 내용을 쉽게 해설하는 시리즈입니다. 기독교보와 함께 진행하는 시리즈로서 여기에 싣는 것은 기독교보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글 내용은 기독교보에 실린 그대로인 경우도 있으며, 오프라인 신문 지면의 한계상 다 싣지 못한 내용을 여기에는 그대로 싣습니다. - 편집자 주
교회에서 교인이 벌을 받을 수 있나요?

박창원 목사
(포항장로교회)
김집사님~ 오늘은 교회의 권징(勸懲)에 대해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교인이 죄를 범하면 교회에서 벌을 받게 되는데, 이를 권징이라고 합니다. 권징은 세례교인(입교인)과 직원(직분자)의 범죄, 그리고 치리회가 재판하여 유죄라고 판단한 범죄에 대해 시벌하는 행위입니다(권징 제1장, 3조). 그런데 교회에서 벌을 준다고 하면 무서운 마음이 들거나 거부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교회가 무슨 권한으로 나에게 벌을 주는가 싶어 불만을 갖는 분들도 있을 수 있고요. 하지만 권징은 교회의 정당한 권리며, 또 아주 중요한 책무입니다. 권징의 권한은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에게로부터 나옵니다. 머리되신 주님은 자신의 교회를 친히 다스리시는데, 주님은 하늘에 계시고 교회는 땅에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교회에 치리자들을 세우시고 그들을 통해 자신의 통치를 시행하게 하십니다. 일종의 대리통치인 셈이지요. 그렇게 권징은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위임해 주신 통치의 수단이며, 치리회는 주님이 설립하신 법제도를 준수하며 교인과 직원 및 각급 치리회를 권고해야 합니다(제1장, 1조, 권징의 의의).
한편 교회에 권징이 필요한 이유를 알려면 우리는 먼저 교회가 어떤 곳인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바울 사도는 교회를 가리켜 우리의 어머니라고 했습니다. “오직 위에 있는 예루살렘은 자유자니 곧 우리 어머니라”(갈 4:26). 장 칼뱅 역시 교회를 성도의 어머니라고 부르며, 하나님께서는 교회의 품 안에서 자신의 자녀들을 양육하고 보호하며 지도한다고 합니다. 곧 교회는 성도들을 양육하고 지도하는 영적인 어머니며, 그런 측면에서 교회에는 권징이 필요합니다.
어머니는 자녀들이 잘못된 일을 하거나 그릇된 길로 갈 때, 이를 바로잡아 교정합니다. 이는 그 자녀를 사랑하기에 그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자녀의 잘못을 보고도 징계하지 않는다면 그는 좋은 어머니가 아닙니다. 좋은 어머니는 자녀를 사랑하는 만큼 훈육과 책망으로 그 자녀를 양육합니다.
이와 같이 교회는 성도가 죄의 소욕에 빠져 살아갈 때 그를 책망하여 온전하게 해야 합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 교회는 성도를 사랑하지 않는 교회입니다. 그러므로 치리회는 성도들의 삶을 잘 살펴 지도하고, 범죄한 이들이 그 죄에서 돌이킬 수 있도록 권징해야 합니다. 이것이 교회가 성도를 사랑하는 방법이며, 하나님은 권징을 통해 자신의 백성을 거룩하게 지키십니다.
교단 헌법은 권징의 목적이 “진리를 보호하며 그리스도의 권위와 영광을 옹호하며 악행을 제거하고 교회의 정결과 덕을 세우며 범죄자의 영적 유익을 도모하는 데 있다”고 합니다(제1장, 2조). 즉, 교회가 진리의 말씀을 지키고, 그리스도의 영광과 권위를 세우며, 악을 제거하여 교회의 거룩함을 지키고, 성도들의 영적 회복과 유익을 위해 권징을 시행해야 한다는 겁니다. 권징은 심판자의 손에 들린 칼이 아니라 의사의 손에 들린 칼입니다. 사람을 죽이는 칼이 아니라 살리는 칼이며, 교회는 이 칼을 신중하고 안전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이는 곧 주님이 정하신 법도와 규례를 따라 정당하게 권징을 시행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교단 헌법은 여러 세부항목들을 규정해 두고 지혜롭고 신중하게 권징이 시행될 수 있게 합니다.
먼저 권징의 대상은 1. 교회의 교인명부에 등록되어 있는 세례교인(입교인) 2. 교회의 직원 3. 총회를 제외한 각급 치리회(제1장, 4조)입니다.
권징의 사유로는 성경에 기초해서 교회가 정한 교리와 법규를 위반한 경우, 예배를 방해한 행위, 타인으로 범죄하게 한 일, 이단적 행위와 이에 동조한 행위, 허위사실 유포로 성도와 직원의 명예를 훼손시킨 행위, 파렴치한 행위로 국가 재판에 의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범죄행위, 재판국의 판결에 순응하지 않는 현장 범죄행위, 교회회의 석상에서의 폭언, 폭행, 기물 파괴 등이 있습니다(제1장, 5조 권징의 범위).
시벌의 원칙에 있어서는 정당한 재판과 행정 절차를 따라야 하며, 교인에게는 자기를 방어할 권리를 부여합니다. 재판의 경우 3심제(당회 재판국, 노회 재판국, 총회 상설 재판국)의 절차를 따르며, 모든 재판은 성경과 교회헌법에 의해 공정하게 시행되어야 합니다(제1장, 7조 시벌의 원칙).
시벌의 종류로는 견책, 근신, 시무정지, 정직, 면직, 수찬정지, 출교가 있으며, 죄의 경중에 따라 적절한 시벌을 해야 합니다(제1장, 10조, 시벌의 종류와 대상).
이렇게 시벌의 절차와 방법이 다양한 것은 교회가 함부로 벌을 내리지 않고 신중하게 시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며, 이를 통해 권징은 위협과 폭력의 도구가 아니라 사랑과 회복의 도구가 됩니다.
정리를 하면 권징은 주님이 자신의 교회를 치리하시는 방편이며, 주님은 교회를 거룩히 지키기 위해 치리회를 통해 권징을 시행하십니다. 치리회는 주님께 받은 권한을 남용하거나 오용해서는 안 되며, 진리를 보호하고, 그리스도의 영광과 교회의 거룩함을 지키기 위해 적법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또한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권징하며, 벌을 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성도를 회복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합니다. 권징은 벌을 두렵게 하는 것이 아니라 죄를 두렵게 하는 것이며, 교회가 올바른 권징을 시행할 때, 교인은 자신의 죄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룩해져 갑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권징을 무서워하는 것이 아니라 복되게 여기며, 감사한 마음으로 교회의 치리에 복종해야 합니다.
히브리서 12:5 “또 아들들에게 권하는 것 같이 너희에게 권면하신 말씀도 잊었도다 일렀으되 내 아들아 주의 징계하심을 경히 여기지 말며 그에게 꾸지람을 받을 때에 낙심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