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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정론이 새롭게 시작하는 기획기사 ‘김 집사가 알아야 할 교회법’은 교회법의 전반적 내용을 쉽게 해설하는 시리즈입니다. 기독교보와 함께 진행하는 시리즈로서 여기에 싣는 것은 기독교보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글 내용은 기독교보에 실린 그대로인 경우도 있으며, 오프라인 신문 지면의 한계상 다 싣지 못한 내용을 여기에는 그대로 싣습니다. - 편집자 주


 

 

치리회의 권징에 불복할 수 있나요?

 

 

양명지.jpg

 

양명지 목사

(두레교회)

 

 

   권징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맡기신 권한입니다. 치리회는 진리를 보호하고 교회의 악행을 제거하고 정결과 덕을 세우며 범죄한 형제를 다시 얻기 위해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교인과 직원, 각급 치리회를 권고합니다. 그래서 온 성도는 치리회에 순종하므로 예수님의 머리되심을 인정하고 교회를 바르게 세워갑니다.

   하지만 치리회도 연약한 인생이 모였기에 완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질문하신 것처럼 치리회의 권징이라고 해서 무조건 순종하는 것은 아닙니다. 교회와 치리회는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을 따를 때 권위와 존경을 얻기 때문입니다.

 

 

권징에는 원리와 절차가 있습니다

 

   죄과를 범한 자의 책벌은 재판 혹은 행정 절차를 거쳐서 행해야 합니다. 잘못을 발견했을 때 성급히 벌부터 내리려고 하면 오히려 더 큰 부작용과 문제가 생깁니다. 교회헌법은 시벌의 원칙에서 사안에 따라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적법한 절차를 따라 행하도록 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권징 제7조에서는 죄과를 범한 자의 책벌은 재판 혹은 행정 절차를 거쳐서 행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주신 말씀의 원리를 따른 것입니다.

   “네 형제가 죄를 범하거든 가서 너와 그 사람과만 상대하여 권고하라 만일 들으면 네가 네 형제를 얻은 것이요 만일 듣지 않거든 한두 사람을 데리고 가서 두 세 증인의 입으로 말마다 확증하게 하라 만일 그들의 말도 듣지 않거든 교회에 말하고 교회의 말도 듣지 않거든 이방인과 세리와 같이 여기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무엇이든지 너희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마 18:15-18)

   시벌을 위한 과정에서 교인은 자기를 방어할 수 있으며 바른 결정을 위해 여러 번의 재판이나 절차를 지키도록 합니다. 치리회의 서기는 처리한 과정을 회의록에 명확히 기록합니다. 성경의 원리와 교회헌법을 따라 진행한다고 애썼더라도 여전히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더욱 분명하게 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더불어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혐의만 가지고 판단하지 않도록 합니다.

 

 

권징에 항소할 수 있습니다

 

   교회헌법 권징 제115조에서는 항소의 이유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 또는 규정의 위반이 있는 때, 재판국의 구성이 헌법 또는 규정에 위반한 때, 적법하지 않은 재판국원이 판결에 관여한 때, 판결에 이유를 붙이지 아니하거나 이유에 모순이 있는 때,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때, 부당하고 허위의 증거를 채용하거나 합당하고 중요한 증거를 채용하기를 거절했을 때, 충분한 조사 없이 급속히 판결했을 때, 판결 중에 편견, 착오, 불공평한 결정이 있을 때, 책벌의 양정(量定)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있는 때, 하회가 상소하는 것을 불허하거나 하회가 어느 한 편에 대하여 가혹한 심문을 했을 때 항소할 수 있습니다. 이때, 항소하는 교인은 시무목사와 시무장로의 도움을 받아 재판, 권징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자신을 변호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예수님이 교회에 맡기신 권세라 하더라도 연약한 인생은 언제나 그릇 행할 수 있습니다. 치리회라 하더라도 그 부족함이나 잘못이 드러나면 언제나 치리회의 결정에 불복하여 항소할 수 있습니다. 교회헌법이 이와 관련하여 항소, 상고, 위탁판결, 행정소송 결의 취소 등의 소송을 상소의 방법으로 두고 있습니다(권징 제108조). 예수님이 교회에 맡기신 권한이라도 권징을 행함에 있어서 인간이 하는 일이 완벽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주의하게 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죄를 다루는 일에 있어서 치리회가 교인과 치리회 자신을 겸손히 돌아보며 살피도록 한 것입니다.

 

 

권징도 불복도 성경의 권위 아래에 있습니다

 

   권징에는 세상 법정처럼 시비를 가리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권징을 주의해서 엄밀하게 행하려는 것은 세속 법정과 같이 소위 승패를 가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정당한 절차와 바른 판단은 골치 아픈 문제에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교회는 범죄한 형제를 얻으며(마 18:15), 그의 영적인 유익을 도모하기 위해서(권징 제2조) 권징합니다. 교회는 잘못에 벌을 주는 보복적 정의를 넘어 권징을 통해 죄인을 회개하게 하는 회복적 정의를 소망합니다. 재판이나 행정 절차가 아니라도 돌이키게 하는 권징을 통해 성경대로 교회를 치리합니다.

   불복 역시도 마찬가지 말씀의 원리 위에 섭니다. 불복은 권위와 기득권에 대한 항거가 아닙니다. 잘못된 권징에 대한 항소는 말씀에만 복종한다는 신앙원리의 실현입니다. 주님이 교회에 맡기신 권위나 교회 제도에 도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양심에 의거하여 교회의 결정이 말씀을 벗어날 때 항거하는 신앙고백입니다. 종교개혁 역시 권위 자체에 대한 반항이 아니라 말씀에 근거하지 않은 권위에 대한 항거(Protest)요. 말씀의 권위가 인간의 판단보다 높다는 고백의 표현이었습니다.

교인은 치리회의 치리에 순종해야 합니다. 교회를 통하여 주님이 교회에 직분자를 세우셨습니다. 동시에 치리회는 감당하는 역할이 주님께 위임받았음을 명심하므로 성경과 교회의 질서를 따라 겸손하게 하나님의 백성을 다스려야 합니다. 교인과 치리회 모두 성경 말씀을 따라 그에 순종할 때,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가 되심을 실제로 누리게 됩니다.

 

   권위 자체를 부정해 교회를 옮기거나 잘못을 성급히 벌하려다 생긴 혼란으로 결국 권징을 찾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주님이 교회에 맡기신 천국 열쇠를 잘 사용하는 교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벌을 주는 권징이 아니라 회개하며 회복하는 교회의 능력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과오를 범한 형제를 되찾고, 그리스도의 명예와 복음에 대한 거룩한 고백을 보호하여 교회를 든든히 세워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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