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정론이 새롭게 시작하는 기획기사 ‘김 집사가 알아야 할 교회법’은 교회법의 전반적 내용을 쉽게 해설하는 시리즈입니다. 기독교보와 함께 진행하는 시리즈로서 여기에 싣는 것은 기독교보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글 내용은 기독교보에 실린 그대로인 경우도 있으며, 오프라인 신문 지면의 한계상 다 싣지 못한 내용을 여기에는 그대로 싣습니다. - 편집자 주
장로의 자격은 왜 까다로운가요?

정찬도 목사
(주나움교회)
장로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고신헌법 정치 제65조를 보면 장로의 자격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1) 40세 이상 66세 미만인 남자 세례교인으로 무흠하게 7년을 경과한 자. 2) 신앙과 행위가 복음적이고 본이 되는 자. 3) 상당한 식견과 통솔력이 있는 자. 4) 공정, 사적 생활에 부끄러울 것이 없는 자. 5) 자기 집을 잘 다스리는 자. 6) 성품이 원만하며 덕망이 있는 자. 7) 본 교회에 등록한 후 3년 이상 경과된 자. 단, 미조직교회는 노회의 결의로 그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고신헌법은 장로의 자격에 대하여 세밀하게 규정함으로써, 단순한 제도적 직분이 아니라 교회의 영적 리더로서 감당해야 할 사명이 얼마나 무겁고 고결한지를 드러냅니다. 이는 곧 성경이 말하는 교회의 직분 체계와 개혁신학의 교회론에 깊이 뿌리내린 이해에 근거합니다. 각 항목은 단지 조건의 나열이 아니라, 하나님의 교회를 돌볼 자로서 성경적 삶과 공동체적 검증을 모두 포함하는 복합적 자격을 요구합니다.
첫째, “40세 이상 66세 미만의 남자 세례교인이며, 무흠하게 7년 이상을 지낸 자”라는 조항은 단순한 외적 조건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장로로서 필요한 신앙의 깊이와 인생의 경륜을 함께 요구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나이에 대한 기준은 그저 제한하기 위함이 아니라, 교회를 돌보고 치리하는 일에 요구되는 분별력과 삶의 성숙도를 충분히 갖추었는지를 가늠하는 장치입니다. 지나치게 이른 시기에 직분을 맡게 되면 신중함과 경험이 부족할 수 있으며, 반대로 나이가 지나치게 많을 경우에는 신체적 제약으로 인해 지속적인 섬김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습니다.
남성 세례교인에게 장로직을 맡긴다는 원칙은 고신 교단이 견지해 온 성경적 남녀 역할의 구분에 기반한 것으로, 이는 남녀 간의 본질적 가치 차이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교회 질서 속에서의 직분 수행에 있어 성경이 정한 역할 구분에 충실하고자 하는 입장입니다(딤전 2:12; 딛 1:6).
“무흠하게 7년을 지낸 자”라는 기준 역시 단지 등록 기간이나 출석 일수를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징계 없이, 신실한 신앙의 삶을 지속해온 사람인지, 그리고 그 삶이 공동체 안에서 신뢰와 존경을 받아왔는지를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외적인 결격 사유가 없는 상태를 넘어, 성도로서의 모범을 보이며 살아온 사람만이 장로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다는 성경적 기준(딛 1:7)에 충실한 조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신앙과 행위가 복음적이고 본이 되는 자”라는 기준은 개혁신학의 핵심 원리인 ‘신앙과 삶의 일치’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 자격은 단지 교리를 잘 알고 있는가의 문제를 넘어서, 그 신앙이 실제 삶 속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복음적인 삶이란, 은혜를 중심에 둔 신앙을 바탕으로 회개와 용서를 실천하며, 이웃에 대한 사랑과 겸손한 자세로 살아가는 삶을 말합니다. 장로는 자신의 말과 행동 사이에 괴리를 두지 않고, 복음이 삶 전반에 스며들도록 하는 매개자가 되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장로는 성도들이 그의 삶을 통해 복음의 능력과 아름다움을 직접 목도할 수 있도록 하는 ‘살아 있는 교리’의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셋째, “상당한 식견과 통솔력이 있는 자”라는 요건은 장로의 직분이 단지 영적 돌봄에만 국한되지 않고, 교회의 행정과 권면, 그리고 지도적 역할까지 포함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말하는 식견은 단순히 성경 지식의 양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학적 분별력을 바탕으로 시대의 문제와 문화적 흐름을 복음의 관점에서 해석해낼 수 있는 통찰력을 의미합니다. 또한 통솔력은 권위적인 명령이나 지시가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신뢰를 기반으로 성도들을 설득하고, 함께 방향을 잡아가는 동행의 리더십을 말합니다. 이러한 식견과 통솔력은 장로가 단순한 운영자가 아니라, 교회를 말씀과 복음의 원리로 이끌어 가는 목양적 지도자임을 전제합니다. 결국 장로는 진리의 말씀을 바르게 해석하고, 그 말씀을 따라 공동체를 지혜롭고 사랑으로 섬기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넷째, “공적·사적 생활에 부끄러울 것이 없는 자”라는 자격은 장로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신뢰와 모범의 대상이 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지 도덕적 결함이 없다는 소극적 기준을 넘어서, 일관된 신앙 인격을 통해 공동체의 존경과 신뢰를 얻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적극적인 자질입니다. 공적인 삶에서는 직장, 사회적 관계, 대외 활동 속에서 진실함과 책임 있는 자세가 드러나야 하며, 사적인 삶에서는 가족 안에서의 충실함, 개인의 내면적 절제와 성실함이 함께 요구됩니다. 장로는 단순히 교회 안에서만 존경받는 인물이 아니라, 그의 삶 전체가 복음의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 존재 자체가 성도들에게 신앙의 구체적 본보기가 되는, 삶과 신앙이 일치된 인격을 갖춘 이여야 합니다.
다섯째, “자기 집을 잘 다스리는 자”라는 조건은 디모데전서 3장 4~5절의 말씀처럼, 가정 안에서 먼저 검증된 리더십이야말로 교회를 이끌 자격의 기초임을 강조합니다. 가정은 하나님께서 가장 먼저 인간에게 맡기신 사역의 현장이며, 그리스도인의 신앙이 가장 진솔하게 드러나는 자리입니다. 그러므로 가정을 책임감 있게 이끌고, 부부 간에 사랑과 존중을 실천하며, 자녀를 신앙 안에서 양육하는 모습은 장로직의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교회를 돌보는 이는 먼저 자신의 가정을 돌볼 수 있어야 하며, 이는 단지 가정의 외적 질서만이 아니라, 그 안에 깃든 영적 분위기, 신앙의 깊이, 인격적 관계를 포함한 총체적 영적 지도력을 말합니다. 결국 하나님께서 장로에게 교회를 맡기시기 전에, 가정을 통해 그의 리더십을 먼저 시험하신다는 사실을 깊이 새겨야 합니다.
여섯째, “성품이 원만하며 덕망이 있는 자”라는 기준은 장로가 교회 공동체 안에서 건강하고 조화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인격적 자질을 갖추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원만한 성품이란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기보다, 타인의 입장을 경청하고 이해하며, 유연한 태도로 소통할 수 있는 성숙함을 포함합니다. 특별히 갈등이 발생했을 때 중재자이자 평화의 도구로 쓰임 받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며, 공동체를 하나 되게 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내적 안정감이 요구됩니다. 덕망이란 단순히 대중적인 인기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신실함과 일관된 삶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존경을 의미합니다. 이는 타인으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신뢰를 보내게 하는 인격적 신뢰와 영적 권위를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마지막으로, “본 교회에 등록한 후 3년 이상 경과된 자. 단, 미조직교회는 노회의 결의로 그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조항은 장로가 그가 섬기게 될 공동체 안에서 충분히 검증된 사람이어야 함을 전제합니다. 이는 외부에서 온 이가 곧바로 직분자가 되기보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신앙의 열매와 인격, 관계의 성숙을 통해 신뢰를 쌓고 인정받아야 함을 의미합니다. 이 조항은 교회 질서를 지키기 위한 장치이며, 동시에 교회 안에서의 자질과 사역을 살필 수 있는 여유를 보장합니다. 다만, 장로회를 아직 구성하지 못한 미조직교회나 개척 교회의 경우에는 노회의 판단에 따라 이 기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여, 복음 사역의 현실성과 유연함을 함께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칙은 질서와 은혜를 함께 고려한 개혁교회의 지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장로의 자격 기준은 단순한 제도적 조건을 넘어서 성경적 원리와 개혁주의 교회론에 깊이 뿌리내린 신학적 요구입니다. 장로에게 필요한 신앙의 성숙과 인격적 신뢰는 공동체 안에서 충분한 검증과 신중한 분별을 전제로 합니다. 그러므로 “왜 장로의 자격이 까다로워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단순한 행정적인 문제가 아니라 교회론과 직분론에 근거한 본질적이고 신학적인 물음입니다. 개혁신학의 관점에서 이 질문에 답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장로직은 살아 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로부터 오는 ‘소명’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단순한 인간 조직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이며 성령님이 거하시는 언약 공동체입니다(엡 1:22–23; 고전 12장). 이 거룩한 공동체를 섬기기 위해 세워지는 장로는 자신의 뜻이나 인간적인 판단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권위 아래 말씀과 질서로 교회를 돌보는 청지기로 부름받습니다(딛 1:7). 장로는 단순히 직무를 수행하는 기능인이 아니라, 교회의 영적 복지를 위임받은 책임 있는 사역자입니다. 따라서 장로직은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응답이며, 그 자격은 영적인 분별과 기도 가운데 신중히 식별되어야 하는 고귀한 부르심입니다. 이 부르심은 외적인 직분이 아니라, 내적인 헌신과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통해 확인되는 사명의 자리여야 합니다. 즉, 장로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교회 행정의 책임을 맡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위해 자신을 드리는 헌신의 표현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로부터의 부르심을 확인하기 위해 공동체의 철저한 검증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둘째, 장로직은 그리스도의 통치를 실현하고 교회의 질서를 세우는 ‘사역’이기 때문입니다. 개혁신학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금도 그의 교회 안에서 말씀의 선포, 성례의 집례, 권징의 집행을 통해 왕으로 통치하신다고 고백합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30장 1항은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직원들의 손에 치리를 맡기셨다”고 선언합니다. 장로는 이 통치 사역에 실제로 참여하여 말씀, 기도, 권징을 통해 교회의 질서를 세우고 성도들의 신앙을 보호하며 복음의 진리를 지키는 중요한 책임을 지닙니다. 이러한 치리는 인간의 의견이나 다수결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의 말씀에 근거하여 행해져야 하며, 이는 “천국 열쇠”를 행사하는 영적 사역으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제85문답)에서도 강조됩니다. 장로는 그리스도의 뜻을 분별하고 적용하는 영적 통로로서,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교회 안에서 조화롭게 이루어지도록 힘씁니다. 그의 권위는 사람들의 지지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말씀에 대한 철저한 순종과 성령님의 인도하심으로 나타나는 사역에 의해 세워집니다. 특히 권징 사역은 당회를 중심으로 시행되며, 이는 교회의 거룩함과 공공성을 지키는 통로입니다. 장로는 단순한 조언자나 행정가가 아니라 복음 질서를 실현하는 치리자이며, 교회의 도덕적 신뢰를 세우는 공적 증인입니다. 그러므로 장로직은 단순한 직분 순환이나 인기투표로 정해질 수 없습니다. 장로직은 말씀에 능하고 공정하며 삶으로 본을 보이는 자만이 공동체의 충분한 검증을 통해 세움을 받아야 합니다.
셋째, 장로직은 삶으로 복음을 증명하는 ‘권위’를 지녀야 하기 때문입니다. 장로직의 무게는 단순한 기능 수행에 머무르지 않고, 그 존재 자체가 공동체 안에서 복음의 본이 되어야 한다는 요구에 있습니다. 베드로전서 5:3은 장로들을 향해 “양 무리의 본이 되라”고 명하며, 이는 단순한 교훈이나 권위를 넘어 삶으로 설득하고 본을 보이는 사역의 핵심을 강조합니다. 개혁신학은 직분자를 단순한 조직 운영자가 아닌 말씀의 교사이자 삶의 본보기로 이해합니다.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 제129문답은 직분자의 권위를 “하나님께서 위임하신 권위”로 보며, 이는 그들의 삶이 곧 교회의 영적 질서를 드러내야 함을 뜻합니다. 장로가 공동체 안에서 본이 되지 못할 경우, 교회는 말로는 복음을 선포하면서도 삶으로는 그 복음을 부인하는 심각한 모순에 빠집니다. 또한 그러한 장로를 치리회에 계속 두면 그 모순이 공인되어 교회의 영적 권위와 신뢰가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그러므로 장로의 삶은 개인의 경건을 넘어 공동체 전체 신앙 건강을 비추는 거울이어야 합니다. 장로는 복음의 진리와 능력을 설교뿐 아니라 삶으로 입증하는 산 증인이 되어야 하며, 교회가 누구를 따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몸으로 보여주는 공적 신앙의 형상입니다. 그의 말과 행동, 태도와 관계 맺음은 모두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는 통로가 되며, 그 진실성과 일관성이 공동체 안에 신뢰를 세웁니다. 따라서 장로의 삶은 그 자체로 교훈이며, 그의 일상이 곧 복음의 교리와 하나님의 성품을 나타내는 현장이 되어야 하기에 엄격하게 검증받아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장로직은 살아 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로부터의 ‘소명’이며, 그리스도의 통치를 실현하고 교회의 질서를 세우는 ‘사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로직은 삶으로 복음을 증명하는 ‘권위’를 지녀야 합니다. 그러므로 장로직은 아무나 감당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행정가나 재력가를 위한 자리가 아니며, 신앙과 인격, 삶의 모범으로 성도를 섬길 준비가 된 참된 청지기만이 맡을 수 있는 하나님 나라의 귀한 부르심입니다. 이를 통해 교회는 하늘의 질서를 배우고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살아내는 법을 배웁니다. 따라서 장로는 반드시 엄격한 검증을 거쳐 세워져야 합니다. 장로직은 교회를 향한 소명임과 동시에 거룩한 사명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