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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500주년이 지나갔습니다. 한국교회는 종교개혁의 정신을 조금이나마 회복하였을까요? 행사만 요란했지 세습을 포함하여 개혁에 역행하는 일들이 더 많았습니다. 한국이 복음을 받은 지 130여년 후에 교회는 이 민족에게 길을 제시하기는커녕 스스로 길을 잃어버린 느낌입니다. 우리가 ‘오직 성경’으로 돌아가지 않고서는, 그리하여 ‘오직 그리스도’를 붙잡지 않고서는 교회는 지속적으로 짓밟히고 조롱거리가 될 것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종교개혁의 정신을 차분히 돌아보고 나아갈 길을 치열하게 모색해야 하겠습니다. 서양교회를 포함한 전 세계 교회가 처한 도전과 고민을 함께 나누면서 근원적인 질문과 문제제기를 하려고 합니다. 새로운 500년의 문을 여는 이 작업에 함께 뜻을 모아주시기를 바랍니다. - 편집장 주

 

 

청소년, 제대로 키우자

 

 

조재필.jpg

 

조재필 목사

(연합교회)

 

 

   교회 다니는 청소년의 비율이 미미하다. 게다가 교회 다니는 학생들의 학교생활이 그다지 모범적이지도 않아 보인다. 불량한 생활 태도 때문에 불려 와서 지도를 받는 학생들 중 교회 다니는 학생 비율이, 전교생 가운데 교회 다니는 학생 비율과 엇비슷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국교회 청소년 교육은 양과 질에 있어 모두 실패하고 있다.

 

   고신교회는 과거 청소년들을 제대로 키워낸 경험이 있다. 식민시대와 동족상잔이라는 민족적으로 암울한 시기에 성령님은 운동(movement)을 일으키셨다. 학생신앙운동(SFC)은 고신교회의 자부심 가운데 하나다. 과거의 예로 보건데 시대가 어렵다고 청소년을 제대로 키울 수 없는 것은 아니다.

   ‘SFC 강령’은 교회 조롱의 시대에 청소년들을 제대로 키우는데 여전히 지침으로 삼을 수 있다. 강령 가운데 특별히 세 가지 ‘생활원리’(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 교회 중심)는 유용하다. 이는 청소년의 ‘가치관’, ‘지식’, ‘만남’이라는 핵심적인 영역을 정립하도록 지침을 준다.

 

 

1. 하나님 중심의 가치관

 

하나님 중심의 생활원리는 특별히 청소년의 가치관과 관련이 있다. 청소년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 그들의 가치관을 바르게 정립해야 한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세속적 가치관에 세뇌되어 있다. 시대와 기성세대의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성공주의와 이를 위한 경쟁심리가 청소년들에게도 이식되어 있다. 성공과 경쟁을 추구하는 가운데 공감능력을 기르지도 못했다. 제한된 성공을 위해서 유아기부터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어느 초등학교 기독 교사의 이야기다. 1학년 첫날 선생님이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조사할 문서를 나누어주고 간단한 확인 후에 제출하도록 했다. 그런데 교탁 앞에서 아이들이 거칠게 싸운 것이다. 누가 1등으로 제출할 것인지로 다툰 것이다. 취학 전 이미 아이들은 경쟁하는 아이로 양육되어 있었다.

 

   우리 시대 아이들은 성공과 물질을 중심으로 경쟁한다. 한국의 전통 가치관이 이를 자극한다. 세월호 사고 직후 모 방송국 시사 대담에 손봉호 장로가 초청되었다. 사건의 원인에 대해서 손 장로는 “우리 민족은 내세관이 약하다”고 답했다. 의외의 답변이었는데 설명은 이렇다. ‘내세관이 약하기 때문에 이생에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이생에서 모든 보상을 받아야 한다. 그 보상은 오직 물질이다.’ 그런 전통적인 가치관이 우리 사회의 거듭된 인재(人災)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공감이 되는 진단이었다. 이런 우리 전통 가치관이 우리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 청소년들을 모든 일에 있어 하나님 중심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도록 키워야 한다. 하나님 중심의 가치관은 이런 세속적 가치관에 대한 치료제이다. 우리 하나님은 이생과 내세의 주권자이시며 풍요로우시며 공감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하나님 중심의 가치관은 구체적으로 하나님 영광을 인생의 목적으로 삼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 이런 질문에 따라 선택하고 살아가는 청소년들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 특별히 신조 공부를 강화할 것을 제안한다. 개혁주의 신조는 성경으로부터 발견한 하나님을 청소년들에게 요약적으로 가르쳐 줄 수 있다. 개혁교회 목사는 특별히 주중에 한 날을 정해서 청소년들에게 신조교육을 시켜왔다. 신자 가정은 이를 의무로 여겼다. 신조공부를 통한 하나님 이해는 청소년들에게 하나님 중심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다.

 

 

2. 성경 중심의 지식

 

   성경 중심의 생활원리는 청소년의 지식 혹은 배움과 관련이 있다. 청소년 시기는 왕성한 지식 습득 시기이다. 더불어 사고력과 논리력이 급성장하는 시기이다. 왕성한 지식 습득과 습득한 지식을 활용하는 논리력의 성장이 청소년 시기의 특징이다. 물론 육체적인 발달이나 높은 감수성도 청소년기의 특징이다. 육체와 감성은 자연스럽고 불가항력적인 변화이지만 지식 습득은 의지의 요소가 다분하다. 의지와 태도에 따라 지식 습득의 정도가 차이난다. 또한 지식 습득은 다른 부분보다 어른이나 사회의 영향력을 크게 받는다.

 

   그런데 우리 시대가 청소년들에게 습득하도록 하는 지식의 내용을 보면 우려된다. 지식의 종류가 제한적이고 천편일률적이다. 실용적이고 단편적인 지식 위주로 습득하고 있다. 시험, 즉 정해진 답을 찾기 위한 지식 습득이 많다. 이런 지식은 인스턴트 지식들이다. 이런 지식 습득은 많은 문제점을 가진다. 우리 시대 청소년들이 습득하도록 강요받고 있는 이런 지식은 상상력과 창의력, 추론과 종합적 사고력을 개발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이런 지식들은 배움의 즐거움을 주지 못하고 지혜로운 삶에는 도움이 적다.

 

   반면 성경은 가장 고상하고 유익한 지식이다. 모든 지식은 하나님의 지식이다. 하나님은 일반은총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도록 허락하셨다. 그러나 지식의 근본으로서 성경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성경 지식은 청소년을 제대로 키우기 때문이다. 복잡할 것은 없다. 무엇보다 성경 자체를 지식으로 습득해야 한다. ‘여리고성을 내가 무너뜨리지 않았다’고 말하는 우스갯소리를 실제 주일학교 현장에서 경험하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발달단계에 따라 성경지식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좋다. 유년기에는 성경 이야기 자체를 배우는, 소위 스토리텔링과 암송을 위주로 가르치는 것이 좋다. 또 청소년기에는 성경 문맥을 가르쳐야 한다. 소위 역사적-문법적으로 성경을 가르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한창 논리력이 발달하는 청소년들에게 성경에 대한 흥미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단계들을 통해 습득한 성경 지식은 청년기에 이르러 성경을 구속사적으로 보게 해주고, 전통적인 교리를 고백하는데 바탕이 될 것이다.

 

   사실 지식은 영성과 직결된다.(영성보다 더 좋은 표현이 경건이다.) 성경 지식이 결여된 청소년들은 영성과 경건에 이를 수 없다고 단정할 수 있다. 성경 지식을 가진 청소년들만이 다른 지식들을 분별하고 또한 지혜로운 하나님의 사람으로 자라갈 수 있다.

 

 

3. 교회 중심의 만남

 

   교회 중심의 생활원리는 청소년의 만남과 관련 있다. 사람은 사회적, 공동체적 존재로 지음을 받았다. 그래서 만남이 인격 됨됨이에 영향을 미친다. 신자가 된다는 것마저도 만남의 결과이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로 부름을 받고 거기서 삼위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을 만나는 가운데 구원에 이른다. 바른 만남과 건강한 공동체를 통해 청소년을 제대로 키울 수 있다.

 

   특별히 청소년 시기는 ‘친구’로서의 만남이 시작되고 친구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시기이다. 필자의 두 아들은 홈스쿨링을 한다. 최근 둘째가 학교를 다니고 싶어 해서 알아보았다. 결과는 실망이었다. 주소지상 두 군데 학교를 갈 수 있는데 한 학교는 중등 검정고시를 이미 패스하였기 때문에 받아 줄 수 없다고 거부했다. 다른 학교는 교감 선생님이 나서서 학교 오는 것을 우려했다. 요즘 아이들이 이기적이고 매정해서 굳이 학교에 올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을 하셨다. 홈스쿨을 하지만 공교육을 부정적으로 본 적은 없다. 그러나 오늘날 청소년들의 만남은 분명 부정적인 요소가 많다. 교회 중심의 생활원리는 이런 청소년들의 만남을 정상화시킨다.

 

   ‘교회 중심’은 ‘예배당 중심’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인간은 공간과 시간적인 존재이다. 예배당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때 교회 중심의 생활을 하게 마련이다. 두 가지가 등치는 아니다. 그러나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교회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자신의 청소년 시절이 ‘예배당 중심’이었다고 말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우리 청소년들은 학교와 학원 중심으로 생활하고 있다. 실제적으로는 가상세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청소년들이 예배당에서 보내는 절대시간을 좀 더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입시경쟁이 치열한 현실에서 쉽지 않겠지만 결단이 필요하다.

 

   교회 공동체에서의 만남은 신앙 이외에도 사회적인 인성과 정서발달에도 유익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상에 대해 말이 많다. 시사매거진 이코노미스트가 ‘2020년에 가장 중요해질 10가지 업무능력’을 제시했다.(『미래연구포커스』, “4차 산업혁명, 아직 말하지 않은 것들Ⅰ”, 2017여름호 인용) 맥락 파악(Sensemaking), 사회적 지능(Social Intelligence), 참신하고 적응할 수 있는 사고(Novel and Adaptive Thinking), 다문화 역량(Cross-cultural Competency), 컴퓨터적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 뉴미디어 리터러시(New Media Literacy), 초학문적 능력(Transdisciplinary), 디자인 마인드셋(Design Mindset), 인지적 부하 관리(Cognitive Load Management), 가상 협력(Virtual Collaboration)이 그것이다. 여기서 ‘사회적 지능(Social Intelligence)’, ‘다문화 능력(Cross-cultural Competency)’ 같은 능력들은 교회 중심의 만남으로 직접 개발할 수 있는 능력들이다. 다른 능력들도 교회 만남과 사역을 통해 상당부분 개발할 수 있는 능력들이라고 본다. 교회 중심의 생활 원리가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으로 청소년을 키우는데 결코 무익하지 않다.

 

 

결론

 

   글을 정리하면서 성전에 계셨던 열 두 살의 청소년 예수님을 떠올린다. 유대인들은 열 두 살의 청소년(소녀)을 ‘바르(바트) 미츠바(Bar/Bat Mitzvah)’라 부른다. ‘율법의 아들(딸)’이라는 뜻인데 율법, 전통, 윤리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진다는 뜻이다. 바르 미츠바가 되신 예수님은 모친께 “내가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될 줄을 알지 못하셨나이까?”(눅 2:49)라고 물으셨다. 개역개정성경은 이 부분에 “내 아버지의 일에 관계하여야 할 줄을 알지 못하셨나이까?”라고 각주를 달았다. 우리 주님은 하나님의 집에 계셨고, 율법 교사들과 만나셨고, 배우고 물으셨으며, 하나님과 하나님의 일에 관계하셨다. 여기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 교회 중심의 청소년 주님이 계신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예수님처럼 자라기를 원한다. 우리 청소년들이 예수님처럼 하나님 중심, 성경중심, 교회 중심으로 생활하도록 지도하자. 그러면 예수님이 “지혜와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욱 사랑스러워 가”신 것처럼(눅 2:52) 우리 청소년들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 저작권자 ⓒ 개혁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김흥식 2018.03.07 16:33
    공감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우병훈 2018.03.17 17:29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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