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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개혁정론은 매년 9월 총회를 앞두고 총회에 상정된 헌의안을 분석합니다. 71회 총회가 며칠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예년과 마찬가지로 분석 기사를 올립니다. 이 기사를 통해 71회 총회를 조망해 보고, 기도하는 독자들이 되시길 기대합니다. - 편집자 주


 


상정 안건은 어떤 절차를 밟아 올라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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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익 목사
(한길교회 담임)

 


총회에 헌의안이 올라오는 과정

 

   총회는 장로교회의 최고 치리회다(교회정치 141조). 장로교회 치리회는 당회, 노회, 총회로 구분된다(교회정치 97조). 이에 따라 노회는 당회에서 발의한 안건을 다루고, 총회는 노회에서 발의한 안건을 다룬다. 노회는 개체교회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고민과 행정을 처리하고, 총회는 노회에서 일어나는 고민과 행정을 처리한다.

 


원칙이 무시되고 있는 현실

 

   그런데, 언제부터 그래왔는지 정확하게 살펴봐야 하겠지만, 노회가 아닌 총회 상비부와 법인 이사회가 총회에 안건을 상정하고 있다. 과연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따져보아야 하겠지만, 일단 각 상비부나 이사회를 운영하면서 필요한 행정적인 안건의 상정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상비부나 이사회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안건을 올리는 것이 합당한 지에 대해서는 분명하다. 올릴 수 없다. 상비부와 이사회는 치리회가 아니다. 총회나 법인을 운영하기 위한 조직이다. 그렇기에 안건을 올릴 수 없다. 해당 상비부와 이사회 운영과 아무런 관련 없는 안건을 올리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68회(2018년) 총회 결의

 

   그런데 그동안 그러한 일들이 종종 있어왔고, 이에 경기북부노회는 68회(2018년) 총회에 다음과 같은 안건을 상정, 질의했다.

 


   해마다 총회에 헌의안이 제출되어서 그 헌의안을 논의합니다. 헌의안을 제출하는 곳은 4군데입니다. 
   1. 먼저는 각 노회가 헌의안을 제출합니다. 각 노회에서는 봄 노회 시 각 당회로부터 제출된 헌의안을 논의하여 노회의 헌의안으로 만들어서 총회에 제출합니다. 노회가 끝나고 총대들이 모여서 헌의안을 새롭게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2. 다음으로는 총회 임원회가 헌의안을 만들어서 총회에 제출합니다. 임원회가 위임 받은 임무라든지, 교단의 긴급한 문제 등을 총회에 상정해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세 번째는 법인장들이 헌의안을 제출하기도 합니다. 각 법인이 총회에 속해 있는 한 법인에서 헌의안을 만들어 총회에서 논의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4. 마지막으로 각 상임위원회나 특별위원회에서 헌의안을 제출합니다. 그런데 이 위 원회들에서 제출하는 헌의안은 각 위원회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안이 많고 이것이 총회에서 논의될 때에 그 위원회가 제출한 헌의안은 다시금 논의하게 위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당 위원회가 낸 헌의안을 그 위원회가 속한 부, 회에서 논의하는 것은 어색해 보입니다.
   예전에 동일한 주제에 대한 헌의안이 자구도 틀리지 않게 회의록에 올라오는 경우마저 있었는데 책임 있게 논의하고 헌의안을 올려야 할 것이라 사료됩니다. 
   총회에서 논의하는 것들은 교회를 대표하여 교리와 예배와 교회정치를 하나 되게 하고 교회의 공교회성을 고백하기 위한 것입니다. 헌의안을 올리는 기관과 절차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질의합니다. 특히, 각 위원회에서 올리는 헌의안과 그 논의절차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질의합니다.


 

 

   이러한 헌의안에 대해 68회(2018년) 총회는 다음과 같이 가결했다.

 


   경기북부노회장 최영완 목사가 질의한 ‘헌의안을 올리는 기관과 절차가 어떠해야 하는지, 특히 각 위원회에서 올리는 헌의안과 그 논의절차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는 각 노회에서 ‘총회 헌의안 상정위원회’를 경유하여 정기, 임시노회에서 상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단, 총회임원회, 각 법인, 위원회의 특별한 경우에는 헌의위원회를 통해 상정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기로 가결했다.


 


불과 3년이 지난 지금

 

   불과 3년이 지난 71회(2021년) 총회에는 이러한 결의를 외면하는 듯한 안건들이 몇 개 올라왔다. 
   먼저, 똑같은 문구를 그대로 사용해서 여러 곳에서 올리는 방식을 볼 수 있다. 
   ‘다음 세대를 위한 위원회 설치를 위한 청원’인데, 두 군데서 발의했다. 경북중부노회가 청원했으며, 미래정책연구위원회가 청원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내용만 동일한 정도가 아니라 단어 하나 문장 하나 전혀 틀리지 않고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른바 복사하여 붙여넣기를 한 안건이다. 
   이렇게 상정 안건의 제목만 아니라 제안설명조차도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총회 회순에 버젓이 올라와 있는 것은 민망한 일이다. 상정 안건은 여러 기관에서 올렸다고 해서 더 가치있는 것이 아니다. 그 내용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이런 방식으로 하여 힘을 과시하려거나 여론을 오도하려는 것은 총회 상정 안건의 격에 맞지 않다.

   더 심각한 것은 총회 임원회가 올린 안건이다. 총회 임원회는 이번에 10개의 헌의안을 올렸는데, 그중에 다음과 같은 안건이 있다. “공예배와 생활에서 사도신경(신조) 바른 사용 지침 제시 청원”, “삼위일체 하나님 중심의 예배와 생활을 위한 바른 신조 사용 지침 제시 청원”, "총회 총대 구성원 다양성과 적정 총대수 조정을 위한 연구 청원", "직분자 선택 제도 보완 청원" 등이다. 10개 중에 4건은 총회 임원회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총회 임원회가 과연 이런 안건을 올릴 수 있는가? 위 안건들이 총회 임원회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이 안건은 분명 총회 임원 중 한 사람이 임원회에 올린 것이며, 임원회는 이를 총회에 상정했다. 그렇다면 이 안건은 비록 총회 임원 중 한 사람이 올렸다 하더라도 임원회는 이를 반려했어야 한다. 총회 임원회에서 다룰 안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 기본적으로 총회 임원 중 한 사람은 이 안건을 임원회에 올리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총회 임원회는 이 안건을 다뤘으며, 총회에 상정하기로 결의했다는 것인데, 이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총회 임원 중에 상당수인 부회장, 서기, 부서기, 회록서기, 회계는 총회 헌의위원회의 구성원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너무 실망스럽다.
   총회 임원회는 기본적으로는 안건 상정의 주체가 될 수 없으며, 굳이 한다 해도 총회 임원회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생겨난 제도적 허점을 위해 상정하는 정도여야 한다. 그러나 사도신경 사용이라든지, 신조 사용 지침이라든지, 직분자 선택 제도 보완 청원 등은 임원회 운영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 가운데 특히 직분자 선택 제도와 관련한 안건은 매우 실망스럽다. 그 내용을 살펴보자.

 

 


   현 헌법 교회정치는 직분자를 선출할 때 당회의 후보자 추천과 공동의회 선출을 통해서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제도로는 한 교회에서 오랫동안 봉사해 온 성도가 여러 사정으로 직분자로 선출되지 못하여 교회가 어려움을 겪거나 또 교회의 목양과 교회 건덕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을 많이 경험하게 됩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현 직분자 선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의 내용을 검토하여 직분자 선택 제도를 보완하여 주시기를 청원합니다.
   1. 보완 방안
  1) 교회에서 20년 이상을 성실하게 봉사한 65세 이하의 성도를 공동의회의 선출 없이 당회의 엄격한 심사로 집사와 권사를 세울 수 있도록 한다.
  2) 한 교회에서 20년 이상을 성실하게 봉사한 65세 이상이 된 성도는 당회의 엄격한 심사로 명예 집사와 명예 권사로 세울 수 있도록 한다.
   2. 이 보완책은 장로회 정치 원리에 모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장로회 정치원리를 따라서 당회가 책임을 지고 보다 적극적으로 목양과 교회 건덕을 위해 직분자 선택에 주도적이 되게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우리 헌법은 이미 교회정치 제78조(집사 선택), 제87조(권사의 선택)에서 규정한 대로 당회가 주도하여 심사하여 후보자를 추천하여 세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보완책을 따를 때 교회정치 제36조 2항에서 집사와 권사에 대한 명예직을 세울 수 없다는 것을 수정해야 합니다.


 

 

   총회 임원회가 발의한 이 안건은 개혁주의 교회의 직분론에 완전히 어긋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직분은 은사와 직무를 기반으로 하는 것으로 20년 이상 오랫동안 성실하게 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줄 수 없다. 둘째, 직분은 모든 세례 교인으로 구성된 공동의회에서 선출하는 것이 원칙이며, 이는 종교개혁이 가져다 준 중요한 정신이다. 그런데 당회가 선출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셋째, 이는 교인에게 부여된 권리인 선거권을 침해하는 일이다(헌법 교회정치 제24조). 넷째, 명예직을 세울 수 없는 것은 개혁주의 신학의 기본 정신이며(헌법 교회정치 제36조 2항), 고신총회가 수차례 결의하고 확인한(32회, 45회, 56회, 60회, 62회 총회) 것이다. 이렇게 수많은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로회 정치 원리에 모순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통해 장로회 정치 원리에 벗어난 안건을 다른 곳도 아닌 총회 임원회에서 올렸다는 사실, 이는 절차상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때 너무나 부끄럽다.
   무엇보다 장로교회에서 총회는 비상설치리회다. 그렇기에 총회는 폐회라는 말 대신 파회(罷會)라는 독특한 표현을 사용하며 총회 헌법 교회 정치 제149조는 총회장이 총회를 파할 때, “교회가 내게 위탁한 권한으로 지금 총회는 파(罷)함이 가한 줄 알며, 이 총회와 같이 조직한 총회가 다시 아무 날 아무 곳에서 회집함을 공포합니다.”라는 선언을 해야 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종종 총회 임원회가 그 맡겨진 권한 밖의 일을 하여 총회를 소란케 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 비록 위 내용이 그러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총회 임원회가 올릴 법한 안건은 결코 아님을 알아야 한다. 

 


절차도 중요하다

 

   교회의 모든 일은 결과도 중요하게 여기지만 절차도 중요하다. 총회에 상정되는 안건 역시 마찬가지다. 총회에서 논의하는 것들은 교회를 대표하여 교리와 예배와 교회정치를 하나 되게 하고 교회의 공교회성을 고백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절차나 발의 주체가 합당치 않거나 의도적으로 복사하여 붙여넣기 한 안건은 기각하는 것이 마땅하다. 참고로, 예장 합동 106회(2021년) 총회의 헌의부는 절차를 갖추지 않았거나 헌법과 규칙, 총회결의와 상충하는 헌의안은 취소시켰다. 우리 총회 헌의위원회도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감당함으로써 적절치 않은 헌의안이 올라오지 않도록 미리 예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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