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개신교회 신학교의 날, 도르트 신조 발표 400주년을 기념하다.
-주권적 은혜의 참 복음, 그리고 그것을 전하는 복음 설교의 중요성을 확인하다
안재경 편집장
제8회 독립개신교회 신학교의 날 행사가 2월 23일 성약교회 예배당과 동자아트홀에서 열렸다. 먼저 성약교회 예배당에서 성약교회 목사인 김명순 목사가 경건회를 인도했다. 김목사는 사도행전 7장 36-50절을 읽고 스데반이 율법과 성전을 훼손한다는 거짓고소에 대해 구약시대 때부터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들에게 참다운 복음을 선포하셨다는 것을 말하면서 우리 시대에도 참다운 복음의 기치를 높이 들어야 함을 역설했다.
경건회 후에 독립개신교회 신학생들이 ‘도르트로의 가상여행’을 연극했다. 도르트 신조가 작성되었던 당시 상황을 연극으로 구성했다. 당시 네덜란드의 정치지형과 함께 알미니우스주의가 발흥한 것, 이에 대해 개혁교회가 국제적인 회의를 통해 도르트 신조를 작성한 과정을 재미있게 엮어 큰 호응을 얻었다.
▲도르트 회의를 연극으로 구성해서 발표하는 독립개신교회 신학교 학생들
점심 식사 후 동자아트홀로 장소를 옮겨 강연이 있었다. 첫 번째 강연은 캐나다 개혁교회 신학대학 학장인 제이슨 판 플릿 교수가 ‘하나님 아버지와 주권적 은혜의 참 복음’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했다.
판 플릿 교수는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들을 선택하시고 그들의 모든 죄를 용서하신 것이 불의한 것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비판에 대해 하나님이 얼마나 큰 자비를 베푼 것인지, 그리고 동시에 그것은 하나님의 공의를 전혀 타협하지 않은 것임을 잘 설명했다. 사람들이 하나님의 작정에 대해 너무나 불공평하다고 말하지만 사실 알미니우스주의자들이야말로 사람의 죄악 됨보다는 하나님의 작정에서 출발하였지만 결국 인간의 의지를 중요시하므로 ‘예지된 믿음에 근거한 택하심’을 말하게 되었다. 하지만 도르트 신조는 모든 장마다 맨 첫 부분은 죄에 대한 고백으로부터 시작한다. 예를 들어 ‘하나님의 선택과 유기’를 말하는 첫째 교리를 보자. 제1조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사람은 모두 아담 안에서 범죄하여 저주 아래 있으며 영원한 죽음을 받아 마땅합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온 인류를 죄와 저주 아래에 그대로 두시고 그 죄 때문에 심판하신다 하더라도, 그분이 조금이라도 불의를 행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죄에 대한 깊은 자각에서부터 시작하는지, 아니면 하나님의 작정을 사변적으로 논의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지가 얼마나 큰 차이를 가져오는지 잘 알 수 있다.
▲강의하는 판 플릿 교수
판 플릿 교수는 이 강의를 또 한 편의 드라마, 즉 연극을 구성하듯이 하나님께서 과연 공의로우신가에 대해 잘 소개했다. 그의 연극을 한번 감상해 보자.
첫 번째 연극: 문두스 왕국(세상의 왕국)에 어질고 지혜로우며 성실한 왕이 있었다. 그의 아들도 어질고 지혜롭고 성실했다. 왕은 아들과 함께 공동으로 칙령을 발표했다. 사천만 명의 시민들 중에서 오백만 명에게 각각 아름다운 집과 해마다 백마 달러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나머지 삼천오백만 명은 모든 부를 빼앗기고 옥에 갇히고 남은 일생을 고된 노동에 시달리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왕의 행동이 정당화될 수 있을까? 이 왕이 진정 어질고 지혜로운 왕인가? |
이렇게 사람들이 하나님의 작정에 대해 공의롭지 못하다고 불평하지만 사실 공의에 대해 불평해야 한다면 아드님은 더 많은 불평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성부는 성자께도 공의로우셨다. 당연히 우리에게도 정의로우시다. 우리는 죄인들이기에 실제적인 사랑과 공의, 그래서 실제적인 구속이 필요하다. 오직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가 실제적인 구속을 이룬다.
▲강의하는 김헌수 교수
둘째 강의는 ‘도르트 신조와 교회법의 목회적 성격’이라는 제목으로 독립개신교회 신학교 교장인 김헌수 목사가 강의했다. 김 목사는 항론파가 예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을 때 도르트의 선배들이 신학적인 엄밀함을 가지고 논박한 것이 아니라 목회자들로서 답을 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즉, 도르트의 선배들은 도르트 신조와 도르트 교회법을 목회적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목회적으로 읽는다는 것은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를 가르치는 것이 성도에게 위로와 확신을 준다’는 것이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목자 되신 주님께서 자기 양무리를 지치되 순수한 복음을 전하는 직분자를 통하여 양무리를 인도하신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확증하기 위해 김 목사는 도르트 신조의 다섯 교리들에 대한 설명 가장 가운데에는 항상 복음설교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보였다. 첫 번째 교리의 중심인 제3조를 보자. “사람이 믿음에 이르도록 하려고 하나님께서는 자비롭게도 이 큰 기쁜 소식의 전파자를 그분이 원하시는 사람에게 원하시는 때에 보내십니다. 복음 전파자의 사역으로 사람들은 회개하고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믿도록 부름을 받습니다.” 도르트 교회법도 목회적으로 읽어야 하는데 왜냐하면 도르트 교회법은 직분들과 교리의 감독에 대해서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말하고 다음으로 직분자들의 모임을 말하고, 그 직분자들에 의해 인도되는 예배와 성례와 의식들을 말하고, 직분자들을 권징하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도르트 교회법의 전부이다. 즉, 도르트 교회법은 직분에 대한 강조와 회중의 참여, 직분자에 대한 높은 요구로 인해 한 교회가 독립적이고, 그 독립된 교회가 연합하는 핵심이다. 교회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말씀의 직분자에 의한 ‘순수한 복음의 설교’이다.
▲좌로부터 이남규, 김재윤, 판 플릿, 김헌수 교수
이렇게 두 강의가 끝나고 난 다음에 패널 및 종합토론이 있었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교의학 교수인 이남규 박사가 총평 및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교의학 교수인 김재윤 박사가 조정자로 나섰다. 이남규 교수는 도르트 선배들이 후택설(타락 후 선택)을 취하지 않았냐고 물으면서 전택설(타락전 선택: 사람의 타락 이전에 영원전부터 하나님이 주권적으로 선택하심을 강조)의 중요성을 물었다. 판 플릿 박사는 도르트의 선배들이 소위 말하는 후택설, 즉 사람의 죄로부터 출발하지만 전택설, 즉 하나님의 주권적인 선택을 동시에 강조했다고 말했다. 또한 청중석에서 한국에서 교회법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김 목사는 목사가 설교를 독립적으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답했다. 교회법이 작동하려면 목사가 완성이 되어야 하는데 목사가 자기 설교를 만들지 못하니 독립이 안 되고, 그런 직분자가 연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더 김 목사는 목사의 설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했다.
이렇게 이번 독립개신교회 신학교의 날 공개강좌를 통해 도르트 신조 400주년을 기념하는 좋은 시간을 가졌다. 도르트 신조는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벨기에 신앙고백서와 더불어 개혁교회가 받는 세 일치신조 중 하나이다. 한국교회에서는 도르트 신조가 소개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번 공개강좌, 그리고 이어지는 도르트 신조와 관련된 강의들을 통해 다시금 주권적 은혜의 복음을 다시금 회복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겠다. 작금에는 로마가톨릭만이 아니라 개신교회 안에서도 신자의 의지와 노력으로 구원을 이루려는 노력을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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