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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종교개혁 500주년, 한국교회 무엇을 어떻게 개혁해야 할 것인가?

- 한목협 제34차 열린대화마당

 

 

손재익 객원기자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KACP, 이하 한목협) 제34차 열린대화마당이 2016년 9월 6일(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연동교회 베들레헴홀에서 열렸다.

   한목협 대표회장 김경원 목사(예장합동 서현교회 담임)의 개회사로 시작된 이번 열린대화마당은 이성구 목사(한목협 상임총무, 예장고신 시온성교회 담임)의 사회로 이세령 목사(한목협 공동총무, 예장고신 복음자리교회 담임)가 “한국교회 개혁의 방향”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고, CBS 종교개혁500주년 기획단 부장을 맡고 있는 박성흠 부장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 왜 ‘나부터’인가?”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이세령 목사는 한국교회의 성장둔화, 인구절벽현상, 교회지도자들의 타락 등을 지적하며 교회의 본질에 대한 바른 이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가 복음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회의 회원을 받는 일에 있어서 회개 없는 세례를 통해 교회의 회원으로 받는 일에서부터 문제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 외에 회개와 권징의 상실, 교회당 중심의 신앙생활, 목회자들의 성윤리 부재, 이명증 제도의 부재, 공교회성 확립과 회복의 필요성, 가정의 회복, 교회의 양극화 등 매우 구체적인 문제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것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한국교회의 역할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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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발제자 이세령 목사     ⓒ 손재익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성흠 부장은 CBS와 국민일보가 공동으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슬로건’을 “나부터 (    )”로 정하게 된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목회자들의 상당수는 “우리가 개혁하자”라고 말하는 반면, 성도들은 “나부터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고 하면서 목회자와 성도들의 시각 차이가 있음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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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발제자 박성흠 부장     ⓒ 손재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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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를 보는 이성구 목사     ⓒ 손재익

 

 

   논찬을 맡은 이만규 목사(예장통합 종교개혁500주년기념준비위원회 위원장, 신양교회 담임)는 발제자의 구체적인 방향제시에 대해 감사를 표하면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종교개혁기념행사가 단지 세미나나 행사를 여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된다는 부분을 지적하면서 CBS와 국민일보가 공동으로 제정한 ‘종교개혁 500주년 한국교회 슬로건 “나부터 (    )”’에 대해 공감한다고 하였다.

   논찬이 끝난 후 참석자들 간에 ‘열린대화’ 시간을 통해 한국교회가 개혁할 점에 대해서 나눴고,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를 위해 참석자 전체가 기도한 뒤 모든 순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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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표자와 논찬자     ⓒ 손재익

 

 

   한목협은 1998년 창립 이후 1999년 3월부터 지금까지 연 3-4회의 열린대화마당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번 열린대화마당은 34차를 맞았다. 2016년의 경우 그동안 세 차례에 걸쳐 “한국교회, 종교개혁 500주년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나?”라는 제목의 열린대화마당을 가졌는데, 2016년 하반기를 맞아 개혁에 있어서 좀 더 실천적인 로드맵을 점검하는 방향으로 열렸다.

 

 

 

   아래는 이세령 목사의 발제문이다.

 

 

 

한국교회 개혁의 방향

 

 

이세령 목사

(복음자리교회, 미래교회포럼(고신) 사무총장)

 

 

   한국 교회가 성장을 멈춘 지는 오래되었다. 그리고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 절벽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한국 교회는 스스로를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교회의 지도자들로부터 성적 부도덕성, 물질중심주의, 그리고 명예와 교권의 추구현상을 보이면서 교회 본연의 거룩성을 상실해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세상은 교회에 더 이상 큰 소망을 두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소수에 불과했던 초기 한국교회가 가졌던 엄청난 사회적 영향력을 생각할 때 덩치는 비대해 졌으면서도 제몫을 감당하지 못하는 오늘의 우리 모습이 처절하게 다가온다.

 

   위기를 말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내년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다. 때를 맞춰 교회들은 일제히 교회의 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렇다면 교회 앞에 닥친 위기 상황을 파악하고 개혁의 방향성을 논의하기에 앞서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고, 예수 그리스도는 복음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복음의 기초 위에서 오늘의 교회 현실을 가늠하고 개혁의 방향성을 타진해야 한다. 엉긴 실타래와 같은 한국교회 현실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복음이라는 중심 주제를 따라 한 걸음씩 새롭게 걸음을 옮겨가야 할 것이다. 교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1. 질문: 복음만을 전하는 교회인가?

 

   교회는 복음만을 소유하고, 복음만을 전할 사명이 있다. 500년 전에 루터는 면죄부에 대한 95개 논제를 서술하는 중에 제62조에서 "교회의 참된 보화는 하나님의 영광과 은혜의 가장 거룩한 복음이다"라고 진술했다. 교회는 이런 복음의 보화만을 증거 하도록 부름을 받았다. 세상 나라나 제국을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서는 오직 복음만을 전하고, 복음에 근거한 교회를 세우고, 복음만이 지배하는 교회질서를 만들고, 복음에 합당한 나그네의 삶을 세상 속에서 살아내도록 성도들을 양육하여야 한다. 과연 오늘의 한국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복음만을 전하고 있는가? 기복신앙과 세상의 이념들과 물신(맘몬) 지향적인 설교들이 강단을 차지하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설교를 들은 성도들은 성공, 교회는 숫적 성장이란 가치만을 추구함으로써 복음의 본질이 왜곡될 위험이 농후한 현실임을 부인하기 어렵지 않은가? 오늘 교회가 놓인 현실 속에 성경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복음을 번역하고, 적용하는 참된 설교가 건강한 성도와 교회를 세워 갈 것이다.

 

 

2. 회개 없는 세례의 중단: 교회 회원권을 강화하라

 

   참된 회개도 없이 기복 신앙의 설교를 듣고 교회에 들어온 사람들에게 교회는 세례를 베풀어 왔다. 회개의 참된 증거, 거듭남의 증거도 없이 (학습과) 세례를 베풀어서 교회의 정식 회원으로 받음으로, 세례는 통과의례일 뿐 진정 거듭남과 성화의 동력과 동기도 없는 성도들을 양산해 왔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실 때 '버리고 따르도록' 하셨다.

   복음을 듣고 따름에 있어 버리고 따르도록 요청받는다(마4:20, 22). 병 고침이나 오병이어의 기적 등을 보고 따르는 무리들을 향해서 예수님께서는 인자가 머리 둘 곳이 없음과(마8:18-22) 먹고 배부른 까닭이라고 함으로써(요6:15, 26), 따르기만 하면 참된 제자가 되는 것이 아님을 밝히셨다.

아브라함을 부르실 때 고향 땅과 친척과 아버지 집을 떠나 약속의 땅과 번성과 새로운 이름의 권위를 주시는 나라로 나아갔다.

   오늘 한국교회에서 복음을 듣고 나아온 무리들에게 세례를 주는 과정에서 자신의 죄와 죄의 습관과 영향력 및 세속적인 세계관을 끊어버리는 참된 회개가 없다. 따라서 세례를 베풀 때에 일정한 교육만이 아니라 회개의 구체적인 증거로서 버림이 있는 삶을 사는지, 주변에서 그런 삶을 사는 사람으로 드러나는 지를 확인하고 세례를 베풀어야 한다.

 

 

3. 죄를 대항하고 이겨내는 참된 믿음의 결여를 극복하라

 

   성공의 복음은 성도들이 죄와 대항하는 연습을 하지 못하게 한다. 이런 결과는 실패와 좌절 앞에서 쉽게 좌절하게 만든다. 죄를 이겨내는 복음의 능력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회개와 권징이다. 성공은 모든 것을 덮고, 교회에 헌금하는 교회당 중심의 신앙생활로 면죄부가 주어지는 오늘의 현실은 죄를 정면으로 돌파하고, 극복하는 훈련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성도들이 자살의 유혹 앞에 쉽게 무너진다. 우리의 생을 통해서 죄를 이기고 의를 이루는 삶으로의 부르심의 복음이 없기 때문이다.

 

 

4. 목회자들의 성윤리 부재 극복 방안을 찾아내라

 

   목회자들의 성윤리의 상실은 철저한 세속화의 결과이다. 물질 중심과 성공 중심의 목회 철학을 가진 목회자들은 성도들에게 삶의 참된 과제를 제시하지 않는다. 거룩과 의로움, 약자에 대한 배려 없이 성공한 교인들을 데리고 치리를 어떻게 할 것이며, 또한 약한 교회들이 어려워하는 고통스러운 상황을 외면하면서, 대형화된 교회의 목사들이 어떻게 그들의 약함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최근에 불거진 목회자들의 추문은 잘못 이해된 복음이 지배하는 교회의 현실을 반영한다. 죄를 제어하고 다스리는 데 필요한 치리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교회 속에서 성도들은 자신의 잘못을 제어할 길을 찾지 못한다. 목회자들도 마찬가지이다. 교회의 거룩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권징의 길을 찾아내야 한다. 교회가 연합하는 자리에 이르게 되면 모든 교회가 공동으로 바른 치리를 시행할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될 것이다.

 

 

5. 교회당 중심의 신앙생활을 벗어나라

 

 

   그러므로 회개가 없는 세례를 받은 성도들은 기복신앙이 선포되는 교회 안에서만 인정되는 신앙생활에 머물도록 교회당 중심의 신앙생활만을 강조당하기 십상이다. 삶의 자리에서 거룩한 생활로 나아가도록 격려받지 못한다. 이렇게 형성된 교회당 중심의 신앙생활은 죄와 싸우는 성도들을 위한 삶보다는 성공과 성장을 위한 삶을 지향하게 되고, 따라서 자연스럽게 부자와 출세와 치유와 건강을 추구하게 된다. 결국 이런 증거를 가진 자들이 직분자의 자리에 앉게 되고, 교회를 주도하게 됨으로써 교회는 더욱 성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달려가게 된다.

 

   교회는 거룩한 복음을 가졌으므로 회개하고 세례를 받은 성도들이 거룩한 삶을 살도록 양육하고, 세상의 다양한 삶의 자리에서 창조세계의 회복을 위하여 의와 공평의 복음을 들고 선한 세상을 이루기 위해서 달려가도록 해야 한다. 죄를 제어하고 다스리면서, 거룩을 위한 연단의 장으로서 교회 생활을 이루어야 한다.

 

   그런데 성공중심의 변질된 복음을 전하고 세례를 주는 교회들은 결국 세상적인 성공의 증거를 가진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교회를 이끌게 된다. 그러다보니 성공의 증거인 돈이 직분 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교회의 지도자들인 목사들도 예외가 아니다. 숫적으로 성장한 교회를 기반으로 금권선거를 통해서 교권을 장악하여 결국 하나님의 영광을 훼손하는 지경에 이른다.

 

   목회자가 성도들의 죄를 다스리는 권세를 행사하지 못하고 세상적인 성공의 설교나 권면을 하는 일에 만족한다. 그리함으로 교회에 성공한 사람들이 가득차기를 바라고, 계속해서 성장하기를 바란다. 교회는 이런 ‘성공한’ 목사들을 찾는다. 목사를 참된 복음의 선포자로서 받아들이기 보다는 교회를 성장시킬 수 기술자로 간주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런 목사들의 태도와 교회의 분위기를 보면서 자라는 목사 후보생들이 무슨 생각을 하게 될지는 명약관화하다. 그 결과 교회는 세상의 가치와 구별된 거룩한 공동체로서의 지위를 상실할 수밖에 없다. 의를 도모하고 죄를 다스리는 심방과 목회, 하나님의 의를 추구하는 직분자들로 구성된 치리회로의 회복이 절실하다.

 

 

6. 이명증 부활과 실종된 공교회성 확립

 

   무조건 ‘내 교회’로 모여들면 그만인 것이 오늘의 교회 현실이다. 교회 간에 지켜야 할 질서는 없다. 등록한 성도들이 다양한 이유로 교회를 옮겨갈 때, 지켜야 할 질서는 완전히 무시되어 왔다. 이명증도 없이 쇼핑 장소를 옮기듯이 성도들이 교회를 옮겨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음의 열매인 성도들이 교회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정당한 절차를 밟게 해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성도로서의 삶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교회간의 교제를 이어갈 수 있다.

 

   이명증이 없는 한국교회는 공교회성이 상실된 교회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명증 없는 교인을 마구잡이로 받아들이는 교회, 하나님의 백성인 교인들을 자기 교회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교인 쟁탈전’을 벌이는 교회, 그 모습은 정말 추하다. 하나님은 전혀 관심이 없는 일에 최고의 열심을 내는 것이 과연 교회가 할 일일까? 여러 대의 교회 버스들을 운영하며 온갖 편의 시설을 갖추고 고객을 모집하는 대형교회의 모습은 탐욕이라는 말 외에 표현하기가 어렵다. 주변의 작은 교회들이 어떤 고통을 당하는지 아랑곳하지 않는 소위 ‘큰 교회’는 주님의 교회가 갖는 공교회성을 상실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성공을 찾는 무리들과 성장을 추구하는 교회가 하나로 얽혀, 값싼 세례와 이명증 없는 교회를 만들고 그리하여 상호 소속감은 결여되고, 서로의 삶과 죄에 대한 거룩한 돌봄을 하지도, 받지도 못하는 결과를 빚는다. 무리들로서 교회를 이루긴 했지만 성공과 성장의 대상일 뿐 참된 복음이 지향하는 거룩한 공동체를 만들어 갈수는 없다.

 

   무질서한 수평이동은 교회 성장을 위한 좋은 발판이 되었지만, 그러나 최근에 이단 대처에 치명적인 약점이 되고 있다. 가만히 들어온 여우가 포도밭은 무너뜨리는 일은 이명증 하나만 있었으면 절대로 가능하지 않는 일이었다. 복음에 기초한 공교회 됨을 서로 확인하는 절차가 이명증이다. 참된 복음의 열매인지를 교회들이 서로 확인하고 감사하고 하나님이 하신 일을 찬송하는 것이다. 이런 공교회적인 질서의 표지를 성장이란 이름하에 사라지게 한 결과 이단에 속수무책으로 넘어지게 되었다. 교회들마다 신천지 추수꾼들은 오지 말라고 광고하는 것은 공교회 됨을 잃어버린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에 다름 아니다.

 

 

7. 공교회성의 회복과 대형교회 지향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형교회는 성공과 성장의 특별한 결실이다. 산업화와 강남 개발 및 신도시 개발과 같은 인구 유동 및 밀집적인 아파트 문화가 원인이 되어 대형교회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왜 이 시점에 사람들이 교회로 몰리게 되었는가? 성장 중에 있는 한국 사회에 교회는 성공의 복음을 선포하는 종교가 된 것인가? 떠남이 없이 계속해서 자신의 성공을 추구하는 일을 채찍질해주는 종교가 기독교가 아니었던가?

 

   교회의 성장에는 전도와 수평이동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전도의 결과가 복음이 요청하는 세속적 가치를 떠남과 회개가 없는 세례를 양산한다. 그리고 또한 수평이동에서 교회적인 질서가 무너진다. 교회당으로 찾아오면 슈퍼마켓에 손님이 오듯 그냥 환영한다. 어떤 삶의 배경과 신앙생활을 했는지를 묻지 않는다. 이전 교회들의 수고와 섬김을 배려하지도 않고 자신의 영광과 성장만을 위한 대상으로 수평이동이 진행된다. 이명증 없는 수평이동의 무질서가 주변의 교회들을 황폐화시킨다.

 

   대형교회는 성공과 성장이 만들어내는 복음이 아닌 신화에 목마른 사람들이 몰려간다. 이명증 없는 성도들의 이동으로 형성된 대형교회들은 복음의 선한 질서인 공교회성을 끝내 무너뜨린다. 이명증 없는 수평이동을 즐겁게 누리던 대형교회들, 개교회 성장만을 추구해온 교회들은 공교회적 질서를 중시하지 않는다. 성장이 새로운 표준이 되어서 작은 교회들도 이런 무질서에 지배당한다. 결국 교인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공교회성을 상실한 희생물이 되고 말았다.

 

 

8. 교회 일치,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

 

   이명증은 공교회성을 나타내는 작은 실체이다. 주님의 교회가 서로 서로 연결되었음을 확인하는 표이다. 그런데 이런 것을 무시하고 기형적으로 자라가는 대형교회들은 복음의 질서와 교회의 질서를 경멸한 것이다. 이런 형태의 교회들은 개교회주의라는 고질적 질병 속에 있게 된다. 이런 교회들이 다른 교회들과 하나가 되고 배려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물질적인 지원을 말하지만 사람이 없는 곳에 물질의 지원은 의미가 없다. 참된 배려는 함께 서는 성도들이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성장이 목표가 된 교회는 개교회 주의로 가고, 이런 교회들은 하나가 되기가 어렵다. 서로 자신의 성공과 성장을 인정받으려 하기 때문이다. 오늘 한국교회는 성공한 교회 목사들의 명예 욕심과 교단들의 집단적 권리주장 때문에 일치를 이루기가 매우 어렵다. 자신이 교계에서 인정을 받는 유일한 길은 성장한 교회를 만드는 것이다. 대형 교단들은 자신들의 힘을 포기할 줄 모른다.

 

   개교회주의적인 현상은 섬김마저도 개교회적인 방식으로 진행한다. 천주교회의 방식과는 아주 대조된다. 절대적으로 많은 섬김의 사역을 함에도 불구하고 개혁교회의 전통을 이어받은 교회들에게서는 공교회성이 결여된 형태의 모습을 본다. 교회들이 운영하는 복지 시설들이 건강하게 운영되는가를 질문할 때 긍정적인 답이 어렵다.

 

   한국교회가 공교회성을 회복하고 일치와 연합을 이루는 길은 이명증을 주고받는 가장 기본적인 일로부터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서로를 복음을 가진 교회로 여기면서 협력해야 한다. 특정 교회가 성장을 배경으로 교회 연합 기구에서 실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결코 연합운동은 생명력을 발휘할 수가 없다. 교회연합운동이 마치 소위 성공한 목회자들의 놀이터처럼 여겨지는 경우는 없는가? 공교회의 근거인 복음에 충실함이 교회적 일치와 연합을 이루는 근간이 된다.

 

 

9. 창조를 회복하기 위한 의와 공평의 복음: 선한 세상에 대한 소망

 

   성공과 성장을 추구하는 교회는 종말적인 소망을 바라보면서 나그네로 사는 성도의 삶을 바라보기도, 보여주기도 어렵다. 거룩한 삶은 하나님이 주신 구원의 은혜로 창조의 회복이란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는 것이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 의와 공평의 복음을 들고 선한 세상,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세상을 지향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경제적 양극화, 인구 절벽, 남북의 갈등과 함께 이념적인 갈등을 겪고 있다. 이런 사회적인 현상은 교회 안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목회자들의 생활비도 심각한 불균형을 보인다. 심지어 우리 사회의 최저 임금 기준도 보장받지 못하는 목회자, 교회의 사역자, 선교단체의 간사들이 적지 않다. 의와 공평의 복음이 삶의 다양한 자리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교회가 앞장 서야 할 것이다.

 

 

10. 가정에서 복음을 담아내야 한다: 가정 기도시간이 필요하다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신실한 성도들의 식구들은 주일새벽이나 아침 집에서 헤어진 후에는 밤늦게 각자 집으로 돌아오곤 하였다. 주일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정은 보이지 않았다. 모든 신앙교육은 철저하게 교회의 몫이었다. 물론 불신가정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많았던 관계로 교회의 프로그램이 가정 중심적일 수 없었던 이유도 있었다. 어쨌거나 예배의 날이 안식의 날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주일 밤 예배가 사라지고 주일 오후에 출석하는 교인들의 숫자가 주일 낮 참석자의 20~30%에 그치는 현실은 가정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할 것을 말해준다. 가정이 복음으로 충만해야 하는데, 우리는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가정의 식구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은 형국이다.

   오늘의 교회는 가정에서 식구들애 복음으로 결속되고 유지되게 하는 일에 도움을 주고 있는가? 성도들이 교회에서 충성하고 봉사하도록 권고받고 있지만 가정 기도회를 통해서 식구들 간에 사랑과 친밀함을 복음으로 확인하도록 인도하는 일은 썩 잘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정의 식구들이 각자의 삶에서 복음의 능력으로 살아가도록 서로 격려하는 기도의 시간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바쁜 도시 문화 속에서 교회당 중심의 신앙생활도 약해지고 있는데, 가정에서 기도로 격려하는 일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앞선 세대가 가졌던 가정예배 문화를 회복하여야 한다. 복음을 이해하고 복음의 능력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서로 배우고 믿음의 대화를 나누고 함께 기도하면서 의와 공평의 복음을 담아내는 못자리 사역을 복원하여야 한다. 그것이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는 길이다.

 

 

11. 인구절벽 상황: 낙태를 허용한 죄부터 회개하여야 한다

 

   인구 절벽 앞에 서게 된 한국사회, 그 사회 속에 자리 잡고 있는 한국교회 모두 다음세대 문제로 두려움에 떨고 있다. 한마디로 다음 세대가 사라져가고 있다.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들이 보통 많은 것이 아니다. 농촌교회의 주일학교 붕괴현상은 이미 오래되었지만 도시교회에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왜 그런가? 산업 발전기에 정부 정책에 따라서 산아 제한에 기꺼이 동조하면서 잘 사는 세상을 만들자고 했던 노력의 결과이다. 물질적 성공신화에 교회가 무비판적으로 동조했기 때문이다. 자녀를 얻는 것은 하나님이 주시는 큰 축복이다. 생명의 복보다 귀한 것은 없다.    

   그런데 이런 참된 복을 예사로 여기고 물질적인 복만을 설교하고 가르치고 추구한 목사들과 교회의 잘못이 오늘 이런 결과를 빚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갱신은 생명을 경시한 것을 회개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영아살해 행위인 낙태를 방치하고 생명의 복보다 물질적인 축복을 더 사랑한 일을 철저히 회개해야 한다. 경제적인 어려움, 양육의 수고를 회피할 목적으로 저출산 사태가 확산되는 오늘의 사회를 향하여 하나님의 창조원리를 따라 하나님이 주신 땅에서 번성하는 성도들의 모습을 보여주어 다시 한 번 생명의 축복을 풍성히 누리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교회는 개인의 모임이라기보다는 가정이 함께 모이는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가정이 구원을 얻으리라’는 말씀이 초대교회의 중요 메시지였다. 가정에서 예배와 기본적인 양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세상적인 성공과 출세를 위한 교육에만 관심을 보일 것이 아니라 복음의 용사들이 되도록 양육해야 한다. 의와 공평으로 창조의 질서를 회복하는 일에 부름 받은 사람들로 공부하고 일할 수 있도록 양육해야 한다.

 

 

12. 성도들의 거룩성을 높혀야 한다

 

   교회는 물질적 성공의 복음에 경도되면서 직분자를 세울 때도 소위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선호했다. 그들에게 온전한 복음을 가르쳐 주지 못했다. 죄를 회개하고 돌아서서 예수님을 따르면서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도록 가르치고 설교해야 진정한 복음의 사람이 될 수 있다. 하나님의 나라는 의와 공평의 나라이다. 거룩한 나라이다. 힘과 경쟁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의로움과 공평이 있는 성도로 살아가도록 격려하고 이를 방해하는 죄의 세력들과 싸우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바로 여기에서 실패하였다.

   오늘날 벌어지는 사회적 비리와 부정의 현장에는 교회의 장로들이 빠짐없이 함께 거론된다. 방산 비리, 성완종 리스트, 롯데 비자금 등 곳곳마다 신자들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다. 복음은 거룩한 삶, 의로운 삶, 함께 살아가는 삶을 위한 동력이어야 한다. 이웃의 삶과는 상관없이 오직 자신의 성공만 추구하는 태도는 복음과 상관없는 일이다. 정직하게 세금을 납부하고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아파하고, 불의와 구조적 모순을 제거하도록 싸우는 시민이 되게 하는 것이 진정한 복음이다. 복음으로 불의한 사회를 갱신하는 일이 종교개혁 500주년에 교회가 풀어야 할 과제이다.

 

 

13. 교회 내의 양극화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

 

   오늘 한국 사회의 문제는 양극화로 요약된다. 부의 편중,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학벌의 차이가 소득의 차별을 심화시키는 현실, 대학 입학조차 부모의 소득수준에 의해서 결정되는 구조는 사회를 양극단으로 몰아가고 있다. 우리 사회는 사회적 계층 간 이동 수단 역할을 해왔던 교육조차 기득권 세력이 독점하는, 닫힌 사회로 치닫고 있는 중이다.

 

   교회 내부를 들여다 보아도 마찬가지이다. 목회자들 간에도 사례비의 차이는 엄청나다. 큰 교회와 작은 교회 목회자들은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최저 생계비도 보장받지 못하는 목회자들이 수두룩하다. 이런 상황에서 세상의 양극화 현상에 대하여 교회가 무슨 말을 할 수 있는가? 목회자의 생활비가 평균케 하시는 복음(고후8:1-15)을 따라 주어져야 하지 않는가? 장로교 기장과 통합총회처럼 점진적으로 목회자의 최저 생계비를 총회적으로 보장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목회자들 뿐 아니라 교회의 다른 전임봉사자들과 선교단체의 간사들도 기본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하는 일에 한국교회 전체가 나서야 한다. 젊은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캠퍼스의 젊은 간사들은 바로 우리 한국교회의 미래를 책임진 자들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는가? 오늘의 한국교회는 이러한 가난한 사역자들을 통한 캠퍼스 전도 운동이 낳은 결실이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14. 사회적 양극화 현상 극복에 나서야 한다: 납세를 넘어 자발적 증세 운동으로

 

   교회가 내부적으로 평균케 하는 복음을 실현함과 동시에 사회적인 약자들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가야 한다. 국가가 사회복지 확충을 위하여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내년도 복지 예산이 전체 예산의 30%를 넘어서고 있을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복지의 사각지대가 생겨나고 있다.

 

   교회와 성도들은 복음의 정신으로 세금을 정직하게 납부하여 국가 재정에 이바지해야 할 뿐 아니라 복지 사각지대를 일소할 수 있는 정책의 구현을 위해서 자발적 증세 운동도 벌여야 한다. 자발적 증세는 기부행위와 유사하지만 납세자를 드러내지 않고 사회 전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장점이 있다. 성도들이 앞장서 희생함으로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극복하는 동력을 제공하는 것이 의와 공평의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 자발적 증세는 마침내 사회 전체가 기꺼이 약자를 위한 증세를 받아들이게 만들고 그리하여 모든 사회 구성원이 더불어 살아가는 선한 세상으로 이끄는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5. 평화통일을 이루는 일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사회와 교회 앞에 놓인 현실적인 과제는 남북의 통일을 이루는 것이다. 유대인과 이방인의 막힌 담을 십자가의 복음으로 헐었듯이 남북의 막힌 담은 복음의 능력이 드러나야 하는 장이다(엡2:14-16). 북한의 대중은 정권의 불의로 인해서 억압과 굶주림 그리고 자유없음과 공포가운데 처해있다. 이런 현실가운데 북의 핵무장과 이를 응징하는 남의 대응 방식은, 정치적으로는 풀 수 없는 대치상황을 만들어 내었다. 적대적 감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남북의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갈 수 있도록 교회는 모든 예배와 집회를 통해 끊임없이 함께 기도하고 통일을 방해하는 사회적 한계를 극복할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으면서 세계교회의 역량을 최대한 동원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는 일치된 힘을 발휘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글을 마치면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으면서 위기에 놓인 한국교회가 복음 안에서 교회와 사회를 어떻게 개혁해 가야할 수 있을지를 살펴보았다. 교회는 과연 복음을 제대로 선포하는가? 기복신앙이나 이념에 경도된 비복음적 설교를 되풀이 하고 있지는 않는가? 세속적인 복을 받기 위해 찾아온 성도들에게 회개 없는 세례를 베풀고 있지는 않는가? 물질적 성공 중심으로 직분자들이 세워지고, 이로 인해서 죄를 제어하는 거룩한 교회의 모습을 상실하고 있지는 않는가? 개인은 오직 성공만을 찾고, 교회는 또 다른 형태의 세속적 성공인 성장을 지향하지 않는가? 그리하여 하나의 교회를 인식하게 하는 교회 간의 이명증 제도조차 시행하지 못하는 한국교회의 현실은 실제적으로는 공교회성을 부정하고 있는 것 아닌가? 세계교회 앞에서 그처럼 자랑스러워 한 한국교회의 성장신화가 바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방해하는 사탄적 요소가 된 것 아닌가?

 

   복음은 창조질서를 회복하고 교회로 하여금 의와 공평과 거룩성을 추구하게 한다. 선한 세상을 지향하게 만든다. 가정 기도회를 회복하여 신앙의 기본을 다지게 만들고 나아가 사회의 양극화를 극복하는 일에 앞장서는 성도들과 교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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