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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대회(2017.9.20.) 설교문>

 

 

종교개혁으로 말할 것 같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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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교수

(고신대학교, 역사신학)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이 시간 총회석상에서 강연할 수 있게 된 것을 저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김상석 총회장님과 고신레포500 준비위원회 박영호 목사님 등 관계가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제한된 시간이기에 저는 다음의 몇 가지 사항에 대해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종교개혁’은 ‘교회개혁’이라는 사실입니다.

   1517년 10월 31일의 95개조 사건으로 촉발된 교회개혁 운동을 우리는 ‘종교개혁’이라고 말합니다. 16세기 당시 종교는 기독교를 의미했으므로 종교개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오늘과 같이 여러 종교가 어깨를 마주하고 사는 다(多)종교 사회에서 ‘종교개혁’이라는 말은 자칫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종교개혁의 본질이 하나님의 교회를 쇄신하자는 것이었음으로 ‘교회개혁’이라고 말하는 것이 보다 정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종교개혁이라고 부르게 된 것은 일본의 번역을 따랐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는 16세기의 개혁을 칭하는 ‘The Reformation’을 종교개혁으로 번역했는데, 우리는 일본을 통해서 서양사를 배웠고 자연스럽게 이 번역을 따랐던 것입니다. 평양신학교에서 처음으로 교회사를 가르쳤던 독일 출신 호주 선교사 왕길지(Gelson Engel)는 Die Reformation을 ‘교회갱정사’(敎會更正史)로 번역하여 가르쳤는데 아주 좋은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종교개혁은 사실상 교회개혁이었고, 오도되고 왜곡된 중세교회의 신학을 개혁하고 성경적 교리를 재확립한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5대 솔라, 곧 오직 성경(Sola Scriptura, 딤후3:16), 오직 은혜(Sola Gratia, 엡2:8), 오직 믿음(Sola Fide, 갈2:16), 오직 그리스도(Solus Christus, 행4:12), 오직 하나님께 영광(Soli Deo Gloria, 고전10:31)은 개혁의 신학과 정신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종교개혁은 교회개혁에 머물지 않고 유럽 사회를 변화시키고 그 이후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신교의 자유를 가져왔고, 중세에서 근세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유럽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전반에 영향을 줍니다. 결혼과 가정에 대한 새로운 이해흫 하게 되었고, 직업관의 변화에 노동의 가치를 일깨워 주었고, 자본주의 발달과 사회발전, 민주의식의 함양과 심지어는 자연과학의 발달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참된 종교는 사회에도 변화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것이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이런 점에서 존 스탓트는 자신의 에베소서 주석에서 기독교는 ‘하나의 새로운 사회’(a new society)를 지향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둘째, 종교개혁은 하나님께서 이루신 일(役事)이라는 점입니다.

   종교개혁의 역사에서 분명한 사실은 하나님께서 개혁의 역사를 이끌어 가셨다는 사실입니다. 500년 전 95조의 토론문을 게시한 것은 루터였지만 하나님은 이 작은 사건을 시작으로 교회를 쇄신하고 유럽의 역사를 변화시키는 대사를 행하셨습니다. 루터가 95개조를 게시할 때, 독일어가 아니라 라틴어로 개제했습니다. 당시 독일의 문맹률은 90%에 달했습니다. 독일어를 읽을 수 있는 인구는 전체 인구의 10%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개혁이 시급하다면 독일어로 게시해도 부족한데, 루터는 라틴어로 게시한 것입니다. 당시 라틴어는 이미 사어(死語)였고, 식자들만이 아는 언어였고, 라틴어를 읽을 수 있는 인구는 0.4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95개 조항을 라틴어로 게시한 점은, 루터는 오늘 우리가 말하는 종교개혁을 의도한 것이 아니라 학자들끼리 모여 토론 한번 하자는 의도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4세기부터 라틴어가 로마 가톨릭의 공식 언어였기 때문에 라틴어로 게시했다고도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시작으로 종교개혁이라는 거대한 변혁 사건으로 발전한 것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었습니다.

   이런 발전 배후에는 인쇄술의 영향이 컸습니다. 1450년 경 구텐베르크에서 개발된 인쇄술은 루터의 개혁사상을 전파하는 도구였습니다. 루터가 95개조가 게시되자 이 사건은 일주일이 못되어 독일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한 달이 못되어 전 유럽으로 전파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필사본이 유통되었으나 그해 12월 독일어 번역본은 라이프찌히, 뉘른베르크, 취리히에서 동시에 인쇄되어 각처로 보급됩니다. 이때는 인쇄술이 발명된 지 70여년이 지난 때였습니다. 인쇄술은 유럽의 문화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 온 것입니다. 후일 루터의 친구 프리드리히 미코니우스는 이렇게 썼습니다. “루터의 95개 조항은 열나흘이 채 지나기도 전에 독일 전역에 전파되었고, 4주 안에 모든 기독교 세계가 이 문서에 친숙해졌다. 마치 천사가 전령이 되어 뭇 사람들의 눈앞에 가져다 놓은 듯 했다.” 그래서 종교개혁을 ‘매체사건’이었다고 말하고, “인쇄술이 개발되지 못했다면 종교개혁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루터의 작품들은 “판매 되었다기 보다는 빼앗겼다”고 라고 할 만큼 인기를 누리며 유럽에 전파된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프랑소와 랑베르(Francois Lambert)는 1526년 “인쇄술은 하나님의 준비’였다고 했습니다. 루터 자신도 그의 탁상논담(Tischreden)에서 “인쇄술은 하나님에게로 받은 최후의 선물이며 가장 위대한 은총이다. 진정 하나님은 이 수단을 통해 참된 기독교의 모습을 세상 모든 곳에, 세상 끝까지 보여주기를 원하신다.”라고 말한바 있습니다. 개혁은 하나님이 이끄신 사건입니다. 그래서 독일에는 이런 속담이 있습니다. “사람은 생각하고 하나님은 이끄신다.”(Der Mensch denkt, Gott lenkt). 사람이 의도하고 계획한다 할지라도 그 일을 이루시는 하나님이라는 뜻입니다. 사실 종교개혁은 모세의 노래처럼(출14:1-18) 하나님께서 이끌어 가신 대사입니다.

   미국의 저명한 루터파 교회사학자인 베인톤(R. H. Bainton)을 비롯한 루터파 학자들은 루터가 아니었더라면 개혁은 불가능했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루터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개혁은 일어났을 것입니다. 루터의 생애나 그 이후의 개혁운동사를 보면 순간순간 하나님이 당신의 교회를 개혁하시고 개혁을 이끌어 가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점을 보여주는 또 가지 사례가 프리드리히의 루터 지원이었습니다. 루터가 곤경에 처하고 위기에 처할 때마다 정치적 상황은 루터에게 유리하게 발전했고, 특히 작센지방의 선제후(選帝侯) 프리드리히 3세(Friedrich III, 1463-1525, 재위 1486-1525)는 루터의 든든한 후원자였습니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였던 프리드리히 3세(1415-1493)와 이름이 같기 때문에 혼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생존 시기가 다릅니다.

   ‘선제후’는 신성로마제국의 작위제도에서 으뜸가는 지위인데, 제국의 황제를 선출하는 자격을 지닌 선거인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계상 신성로마제국의 봉건 제후들 가운데 왕 또는 황제 다음으로 높았습니다. 당시 선제후는 7명이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프리드리히 3세입니다. 그는 1502년 10월 16일 비텐베르크 대학교를 설립했고, 1508년에는 스타우피츠의 천거에 따라 루터를 교수로 초빙했습니다. 그런데 1521년 1월 3일 루터가 이단으로 정죄되었는데, 그 이전에 교황측 대사 알레안더는 프리드리히에게 루터를 인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프리드리히는 자기가 설립한 대학의 교수인 루터를 보호해 주어 이 요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보름스 제국의회에서 정치적으로 이단으로 정죄되었을 때, 루터를 로마로 압송하던지 작센에서 추방하든가 양자를 선택하라 했을 때 프리드리히는 보름스에서 비텐베르크로 돌아가는 여정의 튀링겐 삼림지대에 기사를 매복시켰다가 루터를 납치해 바트부르크성에 숨겨 주었습니다. 심지어 교황청은 선제후 프리드리히에게 루터를 로마로 이첩해 줄 경우 추기경을 지명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곧 있을 황제 선거에서 프리드리히를 후원하겠다는 정치적 거래를 시도하였으나 프리드리히는 자기희생을 감내하며 자기가 설립한 대학의 교수를 지켜주었습니다. 이런 일은 그 후에도 있었습니다. 프리드리히의 이런 배려가 없었다면 루터는 잡혀서 죽었을 것이고 교회개혁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을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이런 역사의 발전을 주관한 분은 하나님이셨습니다. 하나님은 신실한 수도사를 통해 당신의 교회를 쇄신하는 역사를 이끌어 가신 것입니다.

 

셋째, 중세교회의 문제는 지도자들의 문제였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중세교회는 부패한 교회였고 타락했다고 말합니다. 중세교회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도덕적 윤리적 타락이었고, 다른 한 가지는 교리적 변질이었습니다. 교리적 변질에 대해서는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가 잘 아고 있습니다만 문제는 도덕적 윤리적 타락입니다. 중세교회가 부패했다고 말할 때, 이 말은 교회 지도자들이 부패했다는 뜻입니다. 이 말을 좀 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성직자들, 곧 수도사, 신부, 감독들, 추기경, 교황들이 부패했다는 뜻입니다.

   이 점을 실증해 주는 여러 사례들이 있습니다. 오래된 성당을 헐고 새로 건축을 할 때 성당 마루 밑에서 영아들의 유골이 발굴되었는데, 이것은 당시 성직자들의 숨겨진 일면이었습니다. 유명한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Erasmus, 1466-1536)는 네덜란드 하우다(Gouda)의 성당 신부와 가정부 사이에서 출생한 사생아였습니다. 독일의 개혁자 레오 쥬드(Leo Jud), 재세례파의 지도자 펠릭스 만츠(Felix Mans)도 신부의 사생아였습니다. 1447-1517년 어간의 교황들은 절반이 사생아를 두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15세기 말 콘스탄츠 교구의 경우 매년 약 1,500명의 사제들의 사생아가 태어났다고 합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성당의 경우 감독이나 신부의 사생아들이 양육되던 숙소가 현재까지도 남아있고, 지금은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성(姓)인 맥타가르트(MaTaggart)는 ‘사제의 아들’(son of the priest)이란 뜻에서, 맥냅(MacNabb)이라는 성은 ‘수도원장의 아들’(son of the abbot)이란 뜻에서 기원했습니다. 수도원에 동성애자들이 있었고, 성직자들이 파티를 열고 춤의 향락에 빠져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수도원장들을 향해 개와 여자 없이는 즐거운 인생살이를 못하는 자들이라고 비난하기까지 했습니다. 어떤 성직자들은 자신을 제2의 솔로몬이라고 하였는데, 여러 첩을 가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성직자들 중 매독으로 병들어 죽는 자도 있었습니다. 산부인과 의료술이 수도원에서 시작되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유명한 경구가, “성직자의 삶이 평신도에게는 복음이다”(Vita clerici est evangelium laice)라는 말이었습니다.

 

   중세 기독교는 하나의 거대한 권력 기구였습니다. 700여개의 교구를 거느린 이 기구의 수장 교황은 막대한 권력과 부를 누렸습니다. 교황 니콜라스 5세(1447-1455)에서부터 칼리스투스 3세(Callistus, 1455-1458), 비우스 2세(Pius 1458-1464), 바오로 2세(Paulus, 1464-1471), 식투스 4세(Sixtus, 1471-1484), 이노센티우스 8세(Innocentius, 1484-1492), 알렉산더 6세(Alexander, 1492-1503), 비우스 3세(Pius, 1503. 9. 22-10. 18), 율리우스 2세(Julius, 1503-1513), 레오 10세(Leo, 1513-1521)에 이르는 소위 르네상스기 교황들은 절반 이상이 사생아를 두었으며, 사치하고 방종한 생활을 하여 세인의 지탄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교회의 지도자가 아니라 불의한 세속군주였습니다. 교황청은 그 자체가 계략과 음모와 모반의 온상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무능하고 세상 욕망에 물든 이들이었습니다. 성직자들 간의 빈부격차도 문제였습니다. 어떤 성직자들은 어마어마한 부를 향유하고 사치와 방종을 일삼았으나, 다른 한편의 성직자들은 빈곤이 극에 달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동물을 키우거나 우유나 버터를 배달해야만 했다고 합니다.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성직자들의 3가지 욕망이 성직자를 속화시키고 교회를 타락의 나락으로 이끌어 갔습니다. 첫째는 성직자들의 권력에 대한 야망입니다. 이 부질없는 욕망이 교회 구조를 계급화하고 변질시켰던 것입니다. 둘째, 물질에 대한 탐욕이 교회를 부패하게 만들었습니다. 돈을 사랑함이 부패의 뿌리였습니다. 셋째, 명예에 대한 욕망이 영성을 파괴하고 교회를 부패로 이끌어 갔습니다. 돈, 권력, 명예에 대한 욕망이 개인과 집단을 부패로 이끌어 간 것입니다. 결국 중세 기독교는 종교권력으로 전락했고 성직자는 세욕을 구하는 거룩한 위선자로 변신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볼 때 교회 지도자들이 권력, 물욕, 명예욕으로부터 자유할 수 있다면 교회는 정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 종교개혁은 영광 받으실 분은 하나님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이 시간에 종교개혁자들의 신학이 어떠했는가를 일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종교개혁의 성취는 바른 성경관, 바른 구원관, 바른 교회관, 혹은 바른 성례관을 회복한 것입니다. 이와 함께 그리스도인의 삶의 궁국성이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해명했습니다. 그것을 한 마디로 말하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삶입니다. 이것은 하나님만이 우리의 영광을 받으실 유일한 분이라는 신앙고백에 근거합니다. 이점을 말하는 우리에게 익숙한 구호가 ‘하나님 중심’(God centered) 이라는 말입니다. ‘하나님중심’이란 무슨 말입니까? 이것은 인간이 중심일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이 중심일 수 없다는 말은 무슨 의미입니까? 이 말을 그 시대적 상황에서 읽는다면 교황이 중심일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교황’(pope)은 성경적 근거가 없는 인간 고위 직분자입니다. 이것은 성경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교회관의 변질 과정에서 서서히 대두된 역사의 산물입니다. 역사적으로 말할 때 처음으로 교항으로 불린 사람은 590년 교황이 된 그레고리 1세(Gregory I, 590-604)였습니다. 교회관의 변질이 서서히 진행되어 드디어 590년에는 로마의 감독을 교황이라고 부르는 인간고위 직분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렇다면 교황은 어떤 신분입니까? 흔히 ‘교황’을 ‘로마의 주교,’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 ‘바티칸 시국(市國)원수’, 그리고 ‘지상에서의 그리스도의 대리자’(vicarius Christi)라고 부릅니다. 로마 카톨릭은 성 베드로와 바울의 대축일인 6월 29일에 가까운 주일을 교황주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교황은 지상에서 절대 권력을 누립니다. 여기서 나온 사상이 전권 사상(Plenitudo Potestatis)입니다. 교황은 교회에 대한 지배만이 아니라 세속권력을 장악하였고 교황은 세속적인 부귀와 영화를 독점했습니다. 교황은 지상에서의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그의 통치권은 세계를 포함한다고 주장하고, 자신의 위치를 ‘제일의 그리고 최상의 통치자이자 교회의 왕’(primus et summus magister et princeps ecclesiae)이라고 했고, 그 근거로 마16:18, 요1:42, 20;23, 고전4:4을 제시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은 지상의 어떤 법정에도 복종할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돌려드려야 할 영광을 독차지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개혁자들은 교황을 적그리스도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바로 이런 환경에서 나온 말이 하나님 중심이라는 말입니다. 인간이 중심일 수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우리의 모든 것을 통해 오직 하나님을 영화롭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종교개혁자들, 특히 칼빈이 가르쳐 준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식입니다.

칼빈은 1543년 출판된 ‘교회개혁의 필요성’에서 “어떤 교회가 참된 교회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하고 종교개혁의 정신을 해명했습니다. 이 책은 신성로마제국 황제 카를 5세에게 바치는 진지한 공적 문서였는데, 여기서 칼빈은 하나님께 때한 예배의 타락을 지적했습니다.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거룩하심에 합당한 경외를 표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당시 로마교회의 거짓된, 그리고 잘못된 예배를 지적했습니다. “말로만 모든 선한 것의 영광을 하나님께 돌린다고 떠벌이지만 실상은 성인들에게 돌리고” 인간 교황에게 돌리는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했던 칼빈에게 있어서 하나님은 영광 받으실 유일한 분이었고 그에게만 영광을 돌려야 한다고 가르친 것입니다. 이 정신이 하이델베르크교리문답이나 웨스트민스터교리문답의 근본정신입니다. 종교개혁은 우리들의 모든 것을 통해 오직 하나님만을 영화롭게 해야 한하는 점을 가르친 것입니다. 이 점을 어거스틴이 이미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통해 하나님을 즐거워하라.”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Soli Deo Gloria), 이것은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10:31) 말씀에 대한 고백입니다.

 

다섯째, 종교개혁을 기념하는 것은 개혁자들의 가르침을 후세에 전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남은 과제는 종교개혁의 유산을 후대에게 전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들의 이런 모인도 종교개혁의 유산을 확인하고 이를 전하자는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오늘 우리의 신앙은 도전 받고 있습니다. ‘이신칭의’ 교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대두되고 있고, 인간구원에 있어서 인간 행위에 대한 요구는 긴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시대 시대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믿음으로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루터교와 로마교, 혹은 성공회와의 교리적 타협이 시도되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 한국사회는 이단들의 공개적인 활동이 우리를 위협하는가 하면, 소수자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동성애, 동성결혼에 대한 법적 보호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이슬람은 우리의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어제 김상석 총회장의 설교에서 언급했듯이, 한국에서 현재의 이슬람 인구는 21만 명으로 집계되지만 2050년이 되면 한국의 개신교 신자보다 모슬림 인구가 더 많아질 것라는 예측이 우리를 두렵게 합니다.

   이런 오늘의 현실에서 우리가 받은 종교개혁자들의 가르침, 개신교신앙, 역사적 장로교의 신앙을 우리 후손에 잘 전수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시시대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하나님에 대한 무지였습니다. 이것이 이 시대의 근원적인 문제였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무지는 모든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2:10). 하나님에 대한 무지는 그 시대의 개인과 공동체의 삶의 방식을 결정합니다. 그것은 우상숭배의 원인이었습니다.

   앞에서 읽은 사시기 본문의 핵심은 7절과 10절입니다. 7절에 보면 여호수아와 여호와께서 행하신 구원의 역사를 보고 아는 사람이 살아 있을 동안은 여호와를 섬겼습니다. 그런데 10절을 보십시오. 여호수아와 그 시대 사람들이 다 죽은 후에 일어난 다음 세대 사람들은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행하신 일도 알지 못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신앙 계승이 이루어 지지 못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을 알지도 못하니 하나님이 행하신 일도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10절). 이것이 모든 문제의 원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무지가 중세 타락의 원인이었듯이 하나님에 대한 무지가 사사시대라는 구약의 암흑시대를 엮어갔던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오늘 이 모임이 우리의 신앙 계승을 결단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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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2017.10.20 Views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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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전국 노회 새롭게 개편하다

    전국 노회 새롭게 개편하다 손재익 객원기자 가을 정기 노회가 전국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노회는 특별히 제67회 총회가 결의한 대로 전국 노회가 기존 노회를 결산하는 노회와 새로운 노회를 창립하는 노회로 모였다. 16일(월), 전국 39개 노회가 개회했으나...
    Date2017.10.18 Views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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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10개 교회 350여 교인들이 함께 수련회를

    10개 교회 350여 교인들이 함께 수련회를 - 제8회 종교개혁 신앙강좌 손재익 객원기자 관악교회(유해신 목사), 광교장로교회(정중현 목사), 다우리교회(임경근 목사), 대전언약교회(장재철 목사), 살림교회(한성훈 목사), 세종시장로교회(최정복 강도사), 시...
    Date2017.10.10 Views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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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총회 소식 10] 총회 상비부 조직

    총회 상비부 조직 손재익 객원기자 67회 총회가 파한 후 활동하게 될 상비부 임원이 아래와 같이 조직됐다. 1-행정법규부 부장 : 유연수목사 서기 : 하정오목사 회록서기 : 제인호목사 1-1 행정위원회 위원장 : 최학무목사 서기 : 오인수목사 회계 : 최낙종장...
    Date2017.09.22 Views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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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총회 소식 9] 기타 중요 결의 사항

    [총회 소식 9] 기타 중요 결의 사항 손재익 객원기자 1. 다자녀 격려차원에서 총회장의 감사장 수여하기로 저출산으로 인한 주일학생 감소 등을 고려하여, 자녀 셋 이상 출산 가정에 대해 교회가 청원하면 총회장 명의로 감사장을 수여하기로 하다. 2. 기관목...
    Date2017.09.22 Views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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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총회 소식 8] 노회구역조정 격론 끝에 통과

    [총회 소식 8] 노회구역조정 격론 끝에 통과 손재익 객원기자 이번 총회의 가장 큰 이슈이자 지난 한 해 총회임원회가 가장 애쓴 노회구역조정안이 격론 끝에 통과되었다. 긴 시간 토론이 예상되어 목요일 오후에 다룬 이 안건은 각 노회와 교회의 불만을 최...
    Date2017.09.21 Views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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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총회 소식 7]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대회

    [총회 소식 7]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대회 손재익 객원기자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이에 이번 총회 중 20일 저녁 7시 수요기도회 시간에 이를 기념하는 예배가 드려졌다. 김상석 목사(총회장)의 사회와 안재경 목사(500주년 준비위원회 서...
    Date2017.09.21 Views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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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종교개혁으로 말할 것 같으면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대회 설교문)

    <총회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대회(2017.9.20.) 설교문> 종교개혁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이상규 교수 (고신대학교, 역사신학)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이 시간 총회석상에서 강연할 수 있게 된 것을 저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기회를 ...
    Date2017.09.21 Views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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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총회 소식 6] 교육원과 출판국 통합하기로

    [총회 소식 6] 교육원과 출판국 통합하기로 손재익 객원기자 이번 총회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인 교육원과 출판국 문제가 두 기관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 2개 위원회와 3개 노회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같은 안건을 내었는데, 갑론을박이 예상되었...
    Date2017.09.21 Views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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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총회 소식 5] 총회장단 기자회견

    [총회 소식 5] 총회장단 기자회견 손재익 객원기자 67회 총회 임원으로 선출된 총회장, 부총회장(목사, 장로)의 교계신문 기자회견이 9월 19일(둘째 날, 화요일) 저녁 10시에 고려신학대학원 행정동 2층에서 있었다. 개혁정론, 국민일보, 한국기독신문, 뉴스...
    Date2017.09.21 Views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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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총회 소식 4] 교계 기관장, 자매교단 사절단 인사

    [총회 소식 4] 교계 기관장, 자매교단 사절단 인사 손재익 객원기자 총회 둘째 날(20일 수요일) 오전에는 교계기관인 대한성서공회, CBS, CTS의 대표와 합신총회, 유럽총회, 대양주총회, 미주총회 사절단의 인사, 그리고 총회와 자매 및 우호 관계에 있는 대...
    Date2017.09.20 Views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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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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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가지고 보십시오.
동성애 문제에 대한 두 교단의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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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직분자 임직식에서 성도의 역할
죽음을 어떻게 맞을까를 잠시 생각하며
제73회 총회가 남긴 몇 가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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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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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석 목사와 고신 교단 (나삼진 ...
송상석 목사의 목회와 설교 (신재철...
네덜란드 개혁교회 예식서에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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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C 강령의 “전통적 웨스트민스터 ...
지역교회의 적정 규모(規模 size)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