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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교회 건설 두 번째 기획기사는 ‘우리가 세우려는 개혁교회’입니다. 요즘 시대는 교회론의 혼란이 극심한 시대입니다. 교회에 대한 다양한 실험들을 하고 있고요. 개혁한 교회는 삼위 하나님께서 택하신 주의 백성들을 말씀과 성령으로 불러 모으신다고 믿습니다. 교회를 개척하려는 이들은 세상경영의 관점이 아니라 은혜의 방편으로 주의 백성을 불러 모아 예배하고 세상으로 나가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세우려는 교회를 차분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 편집장 주

 

 

 

교회의 4가지 속성

 

 

황대우.jpg

 

황대우 교수

(고신대 개혁주의학술원)

 

들어가면서

 

오늘날 한국교회의 건강 상태는 매우 위태롭다. 단순히 교회가 세속적이고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어버렸다는 것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총체적 난국이다. 어쩌면 역사 속에서 교회는 거의 언제나 이와 비슷한 난국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았던 시간과 공간은 언제나 일시적이고 국지적이었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그리스도인은 말씀 위에서 말씀에 순종하는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지 않을 수 없다. 건강한 교회는 단 한 번도 병치레를 하지 않는 교회라기보다는 오히려 갖은 병치레를 하면서도 꿋꿋하게 잘 버틸 뿐만 아니라, 병과 씨름하면 할수록 극복하는 기술과 힘이 더 좋아지는 교회일 것이다.

 

 

교회의 표지

 

   종교개혁자들은 16세기 당시 거짓교회인 교황주의로부터 참교회를 구분하기 위해 교회의 표지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그들에게 그 표지가 말씀과 성례로써 둘이냐, 아니면 말씀과 성례에 치기가 포함된 셋이냐 하는 것은 별 문제 거리가 아니었다. 루터나 칼빈에게 교회의 엄밀한 표지는 하나, 즉 하나님의 말씀이었기 때문이다.

   개혁교회의 대표적인 신앙고백은 교회의 표지를 둘 혹은 셋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둘이든 셋이든 모두 하나의 표지인 말씀으로 통한다. 왜냐하면 설교는 말씀을 듣는 것이요, 성례는 말씀을 보는 것이며 훈련 즉 치리는 말씀을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듣는 말씀 없이는 볼 수 없고 듣고 보는 말씀 없이는 적용이 불가능하다.

 

 

교회의 속성

 

   종교개혁자들이 제시하는 교회의 표지를 거부하고 개신교를 거짓교회로 정죄하기 위해 로마가톨릭 신학자들은 전통적 교회의 4대 속성, 즉 통일성과 거룩성과 보편성과 사도성을 교회의 표지로 간주하기 시작했는데, 그 출발점은 로마교의 트렌트공회(1545-1563)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로마교회가 교회의 속성을 교회의 표지로 오용한 것은 교리의 역사를 모르는 무지의 소치거나, 알면서도 무시한 권력의 남용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로마가톨릭 신학자들과 달리 종교개혁자들은 그 4 가지를 교회의 전통적 해석에 따라 교회의 속성으로 간주한다. 교회의 표지가 참교회와 거짓교회를 구분하는 수단이라면 교회의 속성은 교회의 건강상태를 진단하는 도구일 것이다.

 

   325년 최초의 교회공회가 작성한 니케아신경에는 교회의 속성이 통일성과 거룩성과 사도성으로 나타나는데, 381년의 콘스탄티노플공회는 여기에 ‘보편성’을 추가한 후 451년의 니케아공회가 추인함으로써 오늘까지 교회의 4대 속성으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사도신경에는 거룩성과 보편성만 발견된다.

 

 

통일성

 

   첫 번째 속성은 교회가 결코 둘 이상이 될 수 없고 오직 하나뿐이라는 통일성이다. 이 통일성의 기원은 그리스도이시다. 왜냐하면 교회의 머리는 오직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분을 머리로 모신 교회가 바로 그리스도의 몸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그리스도 대신하여 교회에 군림한다면 그곳은 더 이상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아닐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교회의 통일성을 천편일률적 획일성(uniformity)으로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이와 같은 획일성은 오히려 이단의 특징이다. 이단은 반드시 교주가 있기 마련이다. 교주란 그 집단의 절대 권력자이므로 그 집단의 머리는 교주일 수밖에 없다. 이런 교주 현상은 대부분의 초대형교회들에서도 나타난다. 왜냐하면 교주 현상 없이는 초대형교회가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소형교회나 중소교회라고 이런 현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점에서 교회 내적인 무소불위의 권력, 즉 누군가 교주처럼 군림하거나 누군가를 교주처럼 추종하는 것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기독교 신앙이라 보기 어렵다. 교회는 권력 지향적 집단이 아니다. 교주가 되려는 자도, 교주를 추종하려는 자도 없어야 한다. 성경은 교회의 통치가 군림과 종속이 아닌 섬김과 교제라고 가르친다. 왜냐하면 그 원리는 권력이 아닌 사랑, 즉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이기 때문이다. 십자가의 사랑이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하나로 묶는 끈이다.

   성령 하나님께서는 그 사랑의 끈으로 교회를 하나 되게 하신다. 성령 하나님의 은사와 역사는 비록 다양하지만 결코 그것으로 교회를 분리시키지 않으신다. 그러므로 교회의 통일성은 교회의 다양성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담보한다. 지상의 모든 교회는 죄인들의 집단이므로 연약할 수밖에 없다. 죄인인 인간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분열의 위험이 크다. 연약함에 머물지 않고 분열을 피하려면 온 교회가 머리이신 그리스도 한 분만을 추구해야 한다.

 

 

거룩성

 

   두 번째 속성은 거룩성이다. 이 거룩성의 근거와 기원 역시 교회의 주인이신 그리스도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피로 깨끗하게 된 신자들의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을 거룩한 백성 즉 성도라 부르는 것이다. 흔히 신자들로 구성된 교회 지체들의 거룩함이 곧 교회의 거룩함이라고 생각하여 도덕적으로 타락한 교회를 더 이상 교회로 간주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교회의 거룩성을 오해한 결과다.

   교회는 죄인공동체라는 점에서 전혀 거룩하지 않지만 그리스도 덕분에 의인공동체가 되었기 때문에 거룩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없는 교회는 결코 거룩할 수 없다. 만일 교회가 타락한 상태라 해도 여전히 그리스도를 머리로 모신 곳이라면 그곳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즉 거룩한 공동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종교개혁 전통의 교회론은 분리주의적인 재세례파의 교회론과 명확하게 구분되고 구분되어야 한다.

   교회 거룩성의 유일한 근거가 그리스도의 거룩하심이라고 해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지체들은 거룩하지 않아도 되는가? 아니다. 결코 그럴 수 없다. 그리스도인은 모두 그리스도 안에서 의롭게 된 성도, 즉 거룩한 자다. 따라서 그는 거룩함과 무관한 삶을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 거룩함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새 사람이다. 그리스도인은 거룩함과 결코 무관할 수 없고, 오히려 하나님께서 거룩하신 하나님과 같이 거룩한 삶을 기꺼이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존재다. 따라서 진리의 삶, 거룩한 삶을 지향하지 않는 자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성령 하나님은 거룩한 영 하나님이시다. 성령께서 그리스도인을 거룩한 자, 즉 성도답게 살아가도록 역사하신다. 성령의 역사가 크면 클수록 성도와 교회는 더욱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사모할 것이다. 그들이 그리스도의 장성함에 이를 때까지 성령의 역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지라. 그는 모리니 곧 그리스도라.”(엡 4:15) 이 구절은 교회의 통일성뿐만 아니라 거룩성을 위한 말씀이기도 하다.

 

 

보편성

 

   세 번째 속성은 보편성이다. 교회의 보편성도 만왕의 왕이신 그리스도로부터 출발한다. 그리스도께서 계신 곳에 교회가 존재할 수 있고 존재해야 한다. 이러한 보편성은 교회의 통일성이나 거룩성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향한 통일성과 거룩성을 추구하지 않는 공동체는 보편교회라고 보기 어렵다.

   교회의 보편성은 교회연합의 근거요, 전도와 선교의 동력이다. 교회의 보편성이란 어느 시대, 어느 장소든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두 세 사람이 있는 곳에 교회는 존재하고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이요 유일한 구원자로서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하는 곳이 바로 교회다. 그런 교회를 찾아 나서는 것이 교회연합이고 그런 교회를 세우는 것이 전도와 선교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보편성은 교회의 파편화, 특수화, 개별화를 거부한다. 이런 점에서 오늘날 ‘우리교회가 최고’라는 의식과 선전은 교회의 교회다움, 즉 교회의 보편성을 해치는 가장 해로운 여우다. 기능적으로 보다 나은 집단을 있지만 하나님 앞에서 다른 교회보다 우수한 교회는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의 몸인 모든 교회를 동일하게 사랑하시기 때문이다. 자신의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각 교회의 우수함과 열등함에 따라 차등적인 것이 아니라,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동일하고 보편적이다.

   이런 점에서 자기 교회의 우수성과 차별성을 전도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교회의 교회됨을 파괴하는 적대 행위다. 하나님을 어떤 인간적이고 제도적인 우수함으로 자신의 교회를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으신다. 오직 진리의 말씀만으로 평가하신다. 따라서 하나님 앞에서는 작은 교회도 큰 교회, 못난 교회도 잘난 교회도 없다. 다만 진정한 하나님의 백성, 그리스도의 몸, 성령의 전만 있을 뿐이다. 말씀 앞에 엎드리는 겸손한 교회가 보편교회다.

 

 

사도성

 

   마지막 네 번째 속성은 사도성이다. 교회의 사도성이란 하나님의 교회라면 오직 사도들의 가르침 위에 세워져야만 한다는 의미다. 사도들의 가르침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그것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이다. 그리스도께서 사도들에게 가르치신 것을 사도들이 성령의 도우심으로 오류 없이 전달한 것이 사도들의 가르침이다. 기독교 교리는 사도들의 가르침에서 벗어나지도 않을뿐더러, 벗어날 수도 없다. 교회의 사도성을 무시하는 곳이 이단이다.

   이단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바른 교리 즉 사도들의 가르침에 따라 교회를 세워가야 한다. 사도들의 가르침을 다른 말로 ‘기독교 교리’(doctrina christiana)라고 한다. 이런 기독교 교리를 요약한 것이 신앙고백서와 신앙교육서다. 그러므로 교회는 사도성을 지키고 이단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신앙고백과 신앙교육을 잘 배우고 가르칠 필요가 있다. 사도적 가르침에 대한 관심과 열정 없이는 결코 사도적 교회가 될 수 없다.

   교회의 사도성은 ‘오직 성경’(sola scriptura)과 ‘전체 성경’(tota scriptura)의 원리와 무관하지 않다. 사도적 교회는 성경 해석의 획일성과 단일성을 고집하지 않는다. 이런 고집이 교회의 보편성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도적 교회는 무한한 성경 해석의 다양성을 방임하지도 않는다. 이런 방임이 교회의 통일성과 거룩성을 헤치지 때문이다. 교회의 통일성과 거룩성과 보편성은 사도들의 가르침 위에서 가장 밝게 빛난다.

   교회의 모든 교리와 설교는 사도적이어야 한다. 즉 사도들이 가르친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구원 사역에서 이탈하지 말아야 한다. 교회의 모든 사역은 그리스도 중심이어야 한다. 설교와 전도와 모든 교회 활동은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 한 분을 중심으로 묶여야 한다. 지나친 인간적인 설교, 자기교회를 자랑하는 전도, 바른 교리와 무관한 열정적 봉사 등은 교회의 사도성을 무너뜨리는 작은 여우들이다.

 

 

마치면서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교회의 통일성과 거룩성과 보편성과 사도성을 지향하는 교회가 교회다운 교회, 즉 진리를 추구하고 선을 실천하는 아름답고 건강하고 복된 교회가 아닐까?

 

 

<저작권자 ⓒ 개혁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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