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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중요합니까? 왜 중요합니까? 교회는 세상의 어떤 기관과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합니다. 교회 내에서도 교회에 대해 회의감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교회가 세상의 조롱을 듣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교회를 떠나지 않고 머물 수 있을까요? 교회가 세상에 어떤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을까요? 모두들 교회를 염려하는 이때에 우리가 평생 몸담아야 할 교회에 대해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 편집장 주 -

  

 

교회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


안재경.png

안재경 목사

(온생명교회)



   한국교회는 이제 성장기를 뒤로 하고 정체기를 지나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교회의 생존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고, 교회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도 언제 교회를 떠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교회가 사회에 큰 영향력도 끼치지 못하고, 세상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지 못하고 있다. 교회가 이 세상에 영향력을 주려고 애쓰는 것이 도리어 조롱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교회를 세상의 경쟁력 관점에서 보아서는 안 되겠지만 굳이 그렇게 보자면 교회는 얼마만큼의 경쟁력이 있을까? 많은 교회는 하루 빨리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말을 듣고 있지는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자는 교회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교회 직분자들은 교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힘주어 강조할 텐데, 정작 교회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설득력 있는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사도신경을 통해 교회가 어떤 곳인지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 교회에 대한 고백은 너무나 공허한 주장처럼 보이고, 현실교회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현실교회의 모습에만 사로잡혀 있어서는 안 된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 성령의 능력으로 이 땅에 세우신 것이 교회이니 말이다. 교회는 사람들이 특정한 목적을 위해 모여서 세운 기관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세상을 위해 하늘로부터 내려주신 고귀한 선물이다. 교회는 이 세상 속에 있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기에 세상을 세상 되게 하는 기관이다. 사도신경에 의하면 교회는 이 세상의 존속과 번영에 가장 중요한 보편성, 하나 됨, 용서가 무엇인지를 증거 하는 기관이라고 선포하고 있다.
 


1. 교회는 보편성을 구현하는 곳

   요즘 우리는 보편성을 확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업들도 보편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어떤 물건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국제적인 기분에 적합하지 않으면 그 물건은 글로벌 상품이 될 수 없다. 우리에게 편한 것이 다른 곳에서 편하리란 보장이 없다. 글로벌 기준이라는 것이 서양의 기준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가 굳이 그것에 맞추어야 하냐는 말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 전체가 서양화 된 상황에서 무조건 우리 것, 우리 방식만을 고집할 수 없다. 글로벌 기준을 일단 받아들이고서 우리 지역성으로 보편성에 기여하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보편성이라는 말은 사도신경에서 나왔다. 서방교회의 고백인 사도신경은 교회를 ‘거룩한 공교회’라고 고백한다. 여기서 거룩성과 보편성이 등장한다. 거룩과 보편은 세상을 위한 것이다. 공교회라는 것에 집중해서 말해보자. 공교회는 영어로는 가톨릭교회다. 가톨릭이란 말이 바로 보편적이라는 말이다. 교회는 보편적이어야 한다는 고백이다. 교회가 섹터화 되지 않고 보편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장소, 모든 시간, 모든 인종, 모든 계층에 세워지는 것이 교회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로마가톨릭이란 말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톨릭은 어떤 특정한 장소에 매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편성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개신교회가 오히려 공교회라고, 가톨릭교회라고 믿는다. 복음의 통전성을 회복했으니 말이다. 이단은 보편성이 아니라 특수성에 매몰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것이 세상이 교회에 요구하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니다. 세상은 교회만이라도 중심을 잡고 그 자리에 든든히 서 있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교회는 자신의 존재의의를 특정사업에 있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교회는 소위 말하는 영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곳이 아니다. 교회는 육적인 것과 영적인 것을 다 취급한다. 교회는 온 세상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 온 세상을 품고 있다. 교회는 온 세상에 보편성을 선보이는 곳이다.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 온 세상을 구속하신 그리스도, 온 세상에 충만한 회복의 성령께서 보편성의 근원이시다. 이렇듯 삼위일체 하나님이 보편성의 본질이니 삼위 하나님으로 충만한 교회는 그 자체로 보편성의 구현체 라고 볼 수 있다. 모든 교회는 지역교회는 보편성을 구현하고 있다. 설교내용은 온 세상을 포괄해야 한다. 아무리 작은 교회라고 제대로 된 교회는 세상에 보편성을 인식하도록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2. 교회는 하나 됨을 시위하는 곳

   요즘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 중에 하나가 하나 됨이다. 하나 됨의 근거를 확보해야 하는데 어떻게 가능할까? 이 하나 됨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종교인데, 종교마저도 분리와 분열을 조장하는 경우가 많다. 무릇 하나 됨을 신의 창조에 의해 온 인류가 하나라는 것으로 퉁 치려고 하는 이들이 있다. 우리 인생이 신의 소생이라면 우리는 이미 한 형제가 아니냐고 말한다. 우주도 신의 창조의 소산이기에 세상은 이미 하나 되어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것은 너무나 추상적이고 막연한 말일 수밖에 없다. 하나 되려고 하는 노력이 도리어 인류를 갈갈이 찢어놓고 있지 않은가? 인류는 인종과 성별과 계층과 종교로 수없이 나누어져 있다. 이에 우리는 작은 단위에서부터 하나 됨이 무엇인지를 증거 하면서 온 세상을 하나 됨으로 부를 수 있다.

   교회는 바로 이것, 즉 하나 됨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 하나 됨을 시위하는 곳이다. 그게 바로 사도신경에서 ‘거룩한 공교회’ 다음에 고백하는 ‘성도의 교제’다. 교회 안에 이미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복된 교제를 나누고 있다. 성도는 서로 너무나 다름에도 불구하고 하나 됨을 누리고 있다. 이것이 바로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로 모든 장벽을 무너뜨려 주셨기에 신자들은 하나 될 수 있다. 성찬은 그 하나 됨을 구체적으로 누리는 자리이다. 그래서 로마교회는 성도의 교제를 ‘거룩한 것들과의 교제’, 즉 성찬에 참여하는 것이 진정한 교제라고 말한다. 교회는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 하나임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존재의의가 있다. 교회는 다른 어떤 일이나 사업을 하지 않아도 성도들이 서로 하나임을 기뻐하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세상 사람들이 교회에 기대하는 것이 대단한 것이 아니다. 물론,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도우라는 말도 한다. 교회에 들어간 돈은 절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개신교만큼 이웃에 손길을 많이 베푼 종교가 없다. 어쨌든 교회를 향한 세상 사람들이 기대가 크기는 하지만 정작 교회가 세상에 줄 수 있는 메시지는 좀 더 근본적인 것이다. 세상은 자기들이 하나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교회가 그것을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교회는 ‘저렇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함께 있을 수 있는가?’라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저렇게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 갈라서지 않고 어떻게 함께 지낼 수 있을까?’라는 말을 듣는 것이야말로 교회가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교회에서 보기 싫은 사람들을 보는 것이야말로 복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세상에서는 결코 볼 필요가 없는 사람들을 교회에서 보는 것이니 말이다.


3. 교회는 용서를 체험하는 곳

   사람 사는 세상에서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교정이다. 사람은 수시로 잘못을 하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교정하느냐가 중요하다. 교정의 대표적인 예가 법이다. 법률, 법정, 법률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사람의 연약함, 더 나아가 완악함 때문이다. 교정받기를 원하지 않으니 억지로 교정하려고 하는 모습 말이다. 사실, 법이라는 것은 최소한이다. 법이라는 것은 이미 벌어진 잘못이나 죄에 대해 처벌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소한일 수밖에 없다. 법은 오직 드러난 행위에 대해서는 다룰 수 있을 뿐 드러나지 않은 동기나 마음에 대해서는 다룰 수도 없고, 다루어서도 안 된다. 법보다 더 나은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양심에 호소한다. 도덕의 필요성도 말한다.

   요즘 우리 사회에 용서라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타인이 잘 하는 것에 대해서가 아니라 잘못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하다. 사람은 수시로 잘못을 하고, 죄를 지을 수밖에 없기에 용서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용서는 교정과 달리 감정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용서는 상대방을 억지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아니다. 상대방을 강압적으로 바꾸어보려고 노력도 아니다. 우리는 나를 굳이 변화시키고 바꾸어 보려고 애쓰는 사람에 의해 바뀌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사람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폭력인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중요한 것은 내가 상대방의 입장이 되는 것이다.

   교회는 교정을 위한 단체가 아니라 하나님의 무한한 용서를 선포하는 곳이다. 목사는 심판과 더불어 용서의 말씀을 선포한다. 목사의 마지막 말은 용서가 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대신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를 대신하신 분이다. 우리는 내 죄 값은 내가 치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인과응보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그런데 교회는 우리를 대신한 분이 계시다는 것을 가르친다. 그 분으로 인해 우리는 용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친다. 교회는 이 대신하는 분을 가르치므로 우리가 대신하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이 아니라 잘못을 나누어 가지는 사람 말이다. 이런 사람이 있어야 우리 사회는 평화로울 수 있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끼리 서로 지적질만 해대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되겠는가? 교회는 이렇게 세상에 용서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곳이다. 사람을 있는 모습 그대로 전적으로 받아주는 것 말이다. 교회는 이익집단이 아니라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 서로 기다리고 참아주는 곳이다. 이것에 바로 세상에 필요한 것이다.  

   교회는 하는 일 이전에 존재 자체로 의의가 있는 곳이다. 교회는 세상에 속하지 않음으로 도리어 세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기관이다. 교회는 보편성을 구현하고 하나 됨을 시위하고 용서를 체험함으로 말미암아 세상의 빛이 된다. 교회는 세상에 보편성획득, 하나 됨 추구, 용서실천의 영감을 제공하므로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한다. 교회가 대단해서가 아니다. 교회에 속한 교인들이 대단해서도 아니다. 이것은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로 인해 가능하다. 부활하사 하늘에 오르신 그리스도는 온 세상을 다스리신다. 그리스도는 성령님을 보내어 주셔서 십자가로 이루신 하나 됨의 역사를 적용시키신다. 교회는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사역을 통해 죄를 씻는 것과 용서가 무엇인지를 선포하고 누리게 한다. 이렇듯 교회는 교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온 세상의 문제이다. 그리스도께서 온 세상의 중심이시기에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온 세상의 중심에 우뚝 서 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교회가 아무리 작고, 지지리도 못났고, 문제가 많다고 하더라도 그 교회가 바로 온 세상의 중심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겠다. 본회퍼라는 독일의 유명한 신학자는 교회가 세상이라는 과격한 말까지 했다. 이 말은 교회를 향한 최상의 찬사이다. 교회 안에 세상이 들어왔고, 교회가 세상이 되었다는 말이 아니라 교회가 세상 전체를 대변한다는 의미이다. 교회와 세상은 떼려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다. 교회가 없이는 세상이 없다.  세상은 교회를 통해서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다. 이것은 교회에 대한 제국주의적 해석이 아니라 교회에 대한 본질적인 해석이다. 교회는 삼위 하나님, 특히 그리스도 때문에 이 세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세상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 이래도 자격지심에 시달리고 교회가 뭘 하겠냐고 말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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