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나?
경기도에서 목회하는 A 목사는 얼마 전 조금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교인 가정을 심방하던 중 경찰이 방문한 것이다. 최근 남편을 잃은 교인을 위로하기 위해 위로예배를 드린 후, 다과를 나누는 중에 경찰이 초인종을 누른 것이다. 경찰은 가정에서 ‘교회관련 소모임을 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고 한다. 위로예배를 드리던 중 불렀던 찬송소리가 이웃집에 들려 이웃이 신고한 것으로 보인다. A 목사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가족모임임을 밝혔기에 큰 문제는 없었으나 이제는 부득이한 심방도 하면 안되는가 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정부가 교회의 모든 모임을 중단하자, 이와 유사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가 교회 모임을 중단시킨 것은 코로나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고, 또한 이해가 부족한 이들이 마치 그리스도인들이 삼삼오오 모이는 것마저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군포에서 목회하는 B 목사는 최근 교회이름이 적혀 있는 차를 몰고 식당을 방문했다가 왠지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 같아 불편했다고 한다. 인터넷 댓글에는 이제 어디 가서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말하는 것이 두렵다는 호소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교회의 각종 모임에서 코로나 19 집단감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집단감염의 시작은 교인이 다른 어느 곳에서 옮아와서 무증상 중에 자신도 모르게 퍼트리게 된 것인데, 모임의 특성상 집단감염이 발생하니 기독교가 마치 코로나 19를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집단으로 오해받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기독교에 대한 혐오는 일부 언론의 자극적인 기사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 8월 17일 경주에서는 예장 고신 장로회연합회 수련회가 열렸다.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기 훨씬 전부터 준비하던 모임일 뿐 아니라, 거리두기 명령과 상관없는 지역인 경주에서 진행된 모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은 “이 와중에 경주서 수백명 다닥다닥 장로수련회”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나 기사와는 달리 당시 모임은 2m 거리두기를 한 채로 진행되었으며, 경주보건소 직원의 입회 하에 4단계 방역을 통해 진행되었다.
지방에서 부교역자로 섬기고 있는 C 목사는 앞으로 자신이 은퇴하는 시점이 되면 과연 한국교회가 얼마나 남아 있을까 하는 염려를 갖는다고 한다. 이제 전도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까지 이르렀다. 코로나 19가 기독교에 대한 혐오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시점이다.
손재익 객원기자 (reformedj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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