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개혁, 장로교회 교회정치 포럼
2회 개혁, 장로교회 교회정치 포럼(대표: 성희찬 목사)이 2023년 12월 14일(목) 오전 11시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4층 설교실습실에서 열렸다. 이 포럼은 ‘교회정치’에 관심을 가진 소수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포럼이다. 2회를 맞은 이번 포럼에는 약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성희찬 목사의 사회와 장대선 목사의 기도로 시작한 이번 모임에서 황대우 교수(고신대, 이남규 교수(합동신학대학원), 김진국 교수(대한신학대학원)가 발제했다.
황대우 교수는 ‘1568년 베젤 비밀회의(het konvent van Wezel)의 결정사항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이 모임은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공식 모임으로 간주되지는 않는다. 1571년의 엠덴 회의가 첫 공식회의, 즉 총회로 인정된다. 그럼에도 베젤 회의는 엠덴 회의를 가능케 했던 준비모임이다.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노회 혹은 총회를 위한 준비모임의 성격이 강하다. 참고로, 이 회의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는 견해도 있다.
베젤 비밀 모임은 구체적으로 베젤의 어느 장소에서 이뤄졌는지, 회의가 어떻게 진행되었으며,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다. 다만, 회의 결정 내용의 수기본과 참석자들의 서명이 있다. 결정 내용은 다음의 8가지 주제를 다룬다. 교회치리회, 목사와 교사, 신앙교육, 장로, 집사, 성례, 결혼, 권징이다. 베젤 회의는 교회의 자유 보장을 결정했다. 목사 청빙과 관련해 목사를 교회의 장로회가 선택하고 교인들이 승인하는 방법을 택했으니, 칼뱅 신학의 영향으로 네덜란드 개혁교회 정치체제가 장로교 정치체제와 다르지 않다는 증거다. 시편찬송을 권했는데, 그 목적은 교회찬양의 통일성을 위해서다. 장로는 최소 1주일에 1번 심방할 의무가 있었다. 베젤 규정의 사상적 특징은 교회들 사이의 평등정신과 연합정신을 꼽을 수 있다. 특정교회가 다른 교회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모든 교회의 동등성을 강조했다. 베젤 비밀모임은 당시 베젤로 피난 온 네덜란드 개혁교회에 속한 피난민들의 모임으로 보인다.
▲ 발표하는 황대우 교수 ⓒ 손재익
이남규 교수는 ‘팔츠(하이델베르크) 교회의 장로회 체제 평가와 한국교회’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칼뱅의 제네바교회 규정이 한 도시를 위한 것이라면, 이후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등에서 국가적인 장로회 총회 체제가 나타난다. 이 가운데 독일의 팔츠는 선제후 프리드리히 3세의 도움에 의해 올레비아누스를 통해 교회법의 체계를 갖추게 된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작성자이기도 한 올레비아누스는 칼뱅에게서 교회법을 배웠다. 칼뱅은 그에게 있어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였다. 올레비아누스는 칼뱅의 기독교강요에 영향을 받아 제네바로 가서 칼뱅에게서 배웠다. 이후 올레비아누스는 팔츠 교회법 작성에 주된 역할을 했다. 올레비아누스가 팔츠 교회법 작성에 관여하면서 칼뱅에게 조언을 구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올레비아누스는 에라스투스주의로 더 유명한 에라스투스와의 갈등과 토론을 통해 교회의 치리권이 교회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강조했다. 에라스투스는 교회 권징을 행사하는 주체가 교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마태복음 18:17의 ‘교회에 말하라’를 ‘산헤드린’으로 보면서, ‘공직자에게 말하라’로 보았다. 그러나 올레비아누스는 ‘산헤드린이 국가에 속했다’는 에라스투스의 의견에 반대했다. “교회의 말도 듣지 않거든 이방인과 세리와 같이 여기라”(마 18:17)고 했는데, 이방인과 세리와 같이 여기는 일은 국가의 일이 아니라 교회의 일이다. 이 말씀에서 세리는 국가의 일을 하는 자로서 공직에 속해 있으나 교회의 일원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에라스투스와의 논쟁에서 숫적으로는 올레비아누스가 열세였으나 선제후 프리드리히 3세의 지지를 받고 있었으므로 ‘팔츠 교회법’은 올레비아누스의 견해가 반영될 수 있었다.
▲ 발표하는 이남규 교수 ⓒ 손재익
김진국 교수는 ‘유스 디비눔(Jus Divinum)과 길레스피의 노회와 총회의 신적 권위’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17세기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에서 노회와 총회의 신적 권위를 밝히는 일에 큰 공헌을 한 길레스피와 유스 디비눔에 관한 발제였다. 길레스피는 디모데전서 4:14에 나오는 ‘프레스뷔테리온’(πρεσβυτέριον)을 주석하면서 노회의 신적 권위에 대해 주장하였다.
▲ 발표하는 김진국 교수 ⓒ 손재익
▲ 경청하는 참석자들 ⓒ 손재익
손재익 객원기자 (reformedj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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