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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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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교회는 스스로 말하기를 예배가 중심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예배가 중심이라고 말하는 것과 실제로 예배가 중심인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예배가 빈약하면 말로는 그것이 중심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것이 중심이 됩니다. 예배가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예배 자체가 풍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예배 기획/실행/점검이 필요합니다. 성령 충만한 예배 기획/실행/점검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그 첫 번째 방법으로 필자가 배운것이 시편 강해와 시편찬송 부르기입니다.

 

1. 시편 강해를 통해

 

종교개혁가 루터는 시편에서 '모든 성인들 가운데 최고의 성인이 행했던 것, 모든 성인들이 여전히 행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고 그의 시편 주석 서문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는 시편에서 옛 성인들이 어떻게 하나님께 기도하고 찬양하며 예배를 드렸는지를 알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시편은 참으로 아름다운 예배의 언어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시편에는 천상적이고 신적인 광휘가 빛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안드로메다에서 온 외계인의 언어는 아닙니다. 이 광휘는 여전히 여러가지 위기와 고통, 암담한 현실, 재난과 공포, 걱정, 탄식 속에서도 여전히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살아가는 언약 백성의 노래입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뢰와 소망, 그리고 즐거움의 노래를 부릅니다. 루터는 이를 "가슴 저미는 말들로 가득 차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우리는 어떤 예배 언어를 사용하고 있나요? 예배 기획/실행/점검을 맡은 예배인도자 뿐 아니라 예배에 참여하는 모든 예배자들은 성경의 기자들이 성령의 영감을 받아 기록한 '그 예배 언어'를 배워야 합니다. 현실에서 도피하거나 잠시 잊어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도리어 우리가 살아가는 모순 가득한 세상속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굳게 서 있기 위해서입니다. 시편으로부터 아름다운 예배의 언어들을 배워서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 기쁨에 찬 예배, 영광스러운 삼위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배해야 합니다. 아파하는 자들과 함께 우리의 탄식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성령 충만한 선배들의 예배 언어를 배워야 합니다. 시편은 참으로 예배 인도자의 '보고'입니다. 우리 모두 그 유익을 누려야 합니다. 실로 우리는 시편 연구를 통해 우리의 예배적 감수성을 고양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매달 한번씩은 시편 강해를 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저희 교회에서 시편을 강해한 목록입니다(괄호는 설교 제목). 시편 47편(승천하신 큰 왕), 12편(탄식으로 말미암아), 67편(우리에게 복을 주소서), 138편(인자하심과 성실하심), 1편(얼마나 행복한가), 2편(아들에게 입 맞추라), 4편(하나님이 나의 기쁨), 25편(이것들을 기억하소서), 11편(위기속에서 가져야 할 담대함)입니다. 시편을 한편 한편 강해할 때마다 기도의 언어, 예배의 언어를 배웁니다. 예배의 형식만 다양하다고 해서 풍성한 예배가 되지는 않습니다. 예배자들이 성경의 풍성한 예배 언어를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시편 강해는 그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시편강해를 위해서 고려신학대학원의 김성수 교수의 ‘시가서 강의안’, 셀더르하워스 교수가 쓴 「중심에 계신 하나님」, 존 스텍 교수가 쓴 NIV 스터디 바이블의 시편해설, 칼빈 주석, 메이스의 현대성서주석, 반게머런의 Expositor's Bible Commentary, 윌슨의 NIVAC나 WBC 등을 참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편 주해에 있어 크게 도움을 주는 자료는 반게머런 교수가 편집한 5권짜리 NIDOTTE입니다.

 

2. 시편 찬양

 

시편을 강해하고 나서 성도들과 시편찬송을 부르면 깊은 감동이 있습니다. 감동을 누리려면 음정에 먼저 익숙해져야 하는데, 저희 교회에서는 시편강해를 앞두고 해당 시편을 2~3주 전부터 연습합니다. 연습하다 보면 음정만 익숙해질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가사가 익숙해집니다. 그렇게 가사에 익숙해진 회중들은 시편 강해에 한 층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 후에 부르는 시편 찬송은 이제 ‘우리의 찬송’이 됩니다. 마음과 감정을 담아 옛 백성들과 함께 보편적 찬양을 부를 수 있습니다. 유일하신 삼위 하나님을 예배하는 '보편적 신앙'이 자라나는 것이지요.

 

전에는 시편찬송 악보를 선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강해를 하고 나서 부를 시편 찬송이 아직 번역되지 않았다면 참 서운한 일입니다. 그러나 최근에 고려서원에서 김준범 목사님의 헌신을 통해 시편 전곡이 편집, 번역, 출간되어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즉시 다량 구매하였습니다. 저희 교회 에어컨을 구입한 이래로 가장 큰 액수를 지출하였지요.

 

물론 시편 찬송을 단순히 시작한다고 예배가 갑자기 고상해지거나 풍성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어렵다’는 반대표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리듬과 박자가 익숙한 곡을 ‘선별적’으로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네바 시편은 ‘적응’ 측면에서 많이 아쉽습니다. 고려서원에서 출간된 시편찬송가에서 194장(100편)과 99장(48편)은 곡조가 이미 찬송가에 있는데다 예배 시작 찬송으로 대단히 좋아서 자주 애용하고 있습니다. 1편, 2편, 23편, 121편 역시 예배 시작 찬송으로 대단히 좋습니다. 이렇게 몇 곡을 연습하여 그 날의 설교주제와 맞는 시편 찬송곡을 예배 시간에 부릅니다. 예배 마침곡 역시 시편 67편, 148편 등을 평소 연습한 후 예배 흐름에 맞추어 매주 선곡하고 있습니다. 물론 시편찬양만 하지는 않습니다. 예배중에 일반 찬송가를 두곡정도 부르고, 예배 전에는 설교와 연관하여 좋은 가사를 담은 CCM을 한곡정도 부르기도 합니다. 새 노래와 옛 노래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 교인들은 식사교제를 하고 난 후 오후에 시편 찬송 연습하는 시간을 무척 좋아합니다.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온 회중이 성가대가 되어 함께 시편 찬송을 연습합니다. 발성 연습도 하고 한명씩 돌아가며 부르기도 합니다. 잘 부르면 함께 박수치며 환호해주고, 실수해도 다 함께 웃으며 격려합니다. 녹음해서 집에서 연습하기도 하고, 처음 배운 시편찬송을 가정 예배에서 일주일동안 '맹훈련'하기도 합니다. 저희 아이들이 집에서 밤낮 시편찬송을 불러대는 통에 간간히 윗집에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오후에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강해를 하고 있는데, 교리를 배우기에 앞서 시편 찬송 연습을 하니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감수성이 자랍니다. 왜 개혁파 선배들이 우리에게 시편찬송을 물려주고자 했는지를 생각할 때 머리가 숙여집니다. 우리는 온 성도들과 화음을 맞춰가면서 그 깊은 혜안에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Soli Deo Glo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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