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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은 오히려 우리의 육체성 때문에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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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Hans Burger

(캄펀신학대학 조직신학 부교수)

김은규 번역

 

 

 

   그리스도께서는 승천으로 감추어진 이후에 성령으로 임재하시고, 육체적으로 부재하십니다. 인간은 물질적인 존재이고 육체성은 우리에게 본질적입니다. 성찬은 이러한 육체성과 관련해서 필요합니다.

 

   코로나 이전에 당신은 미래에는 온라인이 주도할 것이고 더불어 가상과 물질적인 실재의 구분이 모호해질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코로나 “덕분에” 이제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물질적인 존재이며 육체성이 우리에게 본질이란 것을 말입니다. 당신은 십대들이 서로서로 물리적인 교제 없이 단지 스크린만으로 교제할 때 얼마나 무기력해지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혹은 단지 온라인 수업만 있을 때 교육이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는지 경험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일상적인 만남이 당신의 창의성과 활력에 얼마나 소중한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육체를 가지도록 창조되었고 그것은 우리를 규정합니다.

   이미 이전부터 영적 실재보다 육체적, 물질적인 실재가 더 열등하다는 식의 사상이 있었습니다. 여전히 이런 생각은 계속해서 나타나고 우리의 문화나 영성에 작용합니다. 성찬에 대한 개혁파의 관점도 그것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합니다.

 

 

(성찬의) 이차적인 위치

 

   개혁자들은 교회에 만연한 빵과 포도주의 우상화에 분노로 반응했습니다. 하나님은 비인격적인 것들로 우리에게 오시는 것이 아니라 말씀 안에서 인격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그래서 개혁파 전통에서 성례는 이차적인 위치를 가집니다. 개혁주의 교의학자 헤르만 바빙크는 말하기를, 말씀이 앞서고 성례는 그것을 따라오며, 우리가 말씀에서 얻지 못하는 것은 성례도 주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칼빈은 그의 동시대 사람들이 성찬을 시행하도록 독려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성찬은 주님이 우리를 그리스도와의 교제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빈이 창조 자체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쓸 때 조차도 물질적이고 육체적인 것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은 늘 있었습니다.

 

 

땅에까지 낮아짐


   칼빈은 1541년에 하나님은 성찬을 우리에게 그의 자비로운 ‘맞추어 주심’ (aanpassing)으로 주셨다고 씁니다. 우리에게 ‘맞추어 주심’은 그리스도와의 교제가 ‘숭고하고 이해할 수 없는 신비’이기 때문에 필요합니다. 또한, 이 맞추어 주심은 ‘우리의 이해가 아주 제한적이어서 주께서 단순한 가르침과 설교로 그분 자신을 우리에게 주시더라도 우리가 신실하고 마음을 다한 신뢰로 주님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라고 씁니다. 또 ‘…우리는 본성적으로 무감각하고 무지해서 하나님의 가장 단순한 것도 이해할 수 없기에, 그분은 우리의 이해력에 맞추어 주셨다’라고 합니다. 성찬은 우리의 믿음의 연약함 때문에, 그리고 우리의 인간됨의 연약함 때문에 필요합니다.

 

   또한 이 맞추어 주심은 흔히 말하는 ‘수르숨 코르다’ (마음을 높이어)를 통해 더 숙고할 가치가 있습니다. (로마교의) 성찬예식서에서 이 말은 성찬 기도 이전에 옵니다: 마음을 높이어, Sursum corda. 그러나 개혁파 예식서에서는 이 말이 빵을 찢고 나누는 것 이전에 위치합니다.

 

 

위를 쳐다봄

 

   무엇보다 우리의 마음이 외형적인 빵이나 포도주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까지 고양하기 위해 이 호소가 (로마교에 대항하여) 더해졌습니다. 개혁파(해방파) 적인 해석에서 이것은 가시적인 것으로부터 시선을 돌리라는 분명한 자극이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 빵과 포도주만 봐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오히려 눈을 들어 하늘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여기에 개혁파 성찬 참여자 중에서 성찬을 무엇보다 예수님의 죽음의 회상으로 보는 쯔빙글리적인 경향을 더해 생각해 봅시다. 영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은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는 더 이상 표 안에서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 계시기 때문입니다. 탈 신비적이고 세속화된 세상에서 개혁교인들은 빵과 포도주라는 표에서 그리스도를 보지 못하고, 빵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는 것을 그리스도와의 신비적 연합과 연결하지 못합니다.

   이 코로나 위기가 우리로 하여금 성찬과 육체성의 부정적인 연관성을 벗어나게 해준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성찬은 오히려 이 육체성과 관련되어 필요합니다. 이미 그리스도는 승천 이후로 성령으로 함께 하시고 육체적으로는 부재하십니다. 승천 이후에 그분과의 연합 안에서의 삶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그리고 어떻게 당신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주님과 함께 살고 있습니까?

 

 

오히려 빵과 포도주

 

   우리들은 오직 온라인적 관계로만 다룰 수 있는 가상적이거나 혹은 영적인 존재들이 아닙니다. 육체성과 물질적인 것은 좋은 것이고 또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의 과제는 그리스도를 물질적인 표 너머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빵과 포도주에서 보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것은 칼빈이 가장 깊이 원했던 만큼 성찬을 행하는데 이르는 것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먹는 것과 마시는 바로 그 순간이 그리스도와의 교제를 즐기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거기에서 성령은 그러한 물질적인 존재로서 우리가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생명이고 그가 우리 안에서 몸과 피가 되길 원하신다는 것을 맛보게 하십니다. 그리스도는 내밀하게 임재하시고 그분과의 교제는 비밀입니다. 그럼에도 성령은 우리를 그 그리스도와 하나 됨 안에서 살도록 하시기 위해서 빵과 포도주를 사용하십니다.

 

 

   ※ 이 글은 Nederlands Dagblad에 실린 칼럼으로, 저자는 캄펀 신학대학의 부교수이다. 그는 이 글을 캄펀 신학대학과 아펠도른 신학대학의 공동 연구 그룹인 BEST (Biblical Exegesis and Systematic Theology)의 회원으로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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