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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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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기사는 '교황방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한국을 방문(8월 14-18일)합니다. 교황의 방문으로 인해 천주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교황의 방문이 새로운 복음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교황방문을 계기로 천주교의 교리와 생활에 대해 알아보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 편집위원장


※ 본 내용은 필자 이성호 목사가 「생명나무」 2013년 8월호에 기고한 글의 원고를 「생명나무」의 허락을 받아 편집 후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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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목사
고려신학대학원 교수

제9계명은 개혁교회의 신자들에게 어떤 경우에도 진실을 말할 것을 요구한다. 이 하나님의 명령은 우리들의 원수들이나 악인들에게도 적용된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악인들에 대해서 말할 때에도 정확하게 비평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도둑질 한 사람을 살인자라고 해서는 안 되며 사기꾼을 성폭행범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특별히 정치적인 반대자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자기의 정치관과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상대방을 “좌파”니 “종북”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은 9계명을 심각하게 어기는 것이며 이에 대해서 하나님께서 심판하실 것이다.

우리가 로마 가톨릭에 대해서 말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비록 로마 가톨릭 교회가 나쁘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말을 정확하게 들어 보지도 않고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로 사탄의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행위이다. 필자의 입장에서 볼 때 대부분의 신자들, 더 나아가서 목사들도 가톨릭의 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비난하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런 식의 비난은 교회에 결코 유익하지 못하다. 나중에 그들이 사실을 제대로 알게 되었을 때 목회자들은 신뢰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가톨릭 교리에 대한 대표적인 몇 가지 오해들을 제시하니 이것을 계기로 가톨릭 교리의 오류를 정확하게 알고 비판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하자.

마리아

가장 일반적인 오해 중의 하나는 “개신교는 예수를 믿고, 천주교는 마리아를 믿는다”는 통설이다. 물론 천주교와 개신교의 차이점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매우 부족한 설명이다. 천주교인 중에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예수님의 어머니였기 때문에 초대 교회 이후로 성도들에게 엄청난 존경을 받았다. 이런 존경은 그녀가 죽고 나서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특별히 “예수님이 누구신가?” 라는 기독론 논쟁을 통해서 예수님이 정말로 하나님이시라면 마리아는 단지 예수님을 낳은 자일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낳은 자’(데오토코스)라고 생각하였으며 이것은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하나님을 낳은 자’라는 사상은 본질상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채택된 것이었는데 시간이 되면서 변질되어 마리아를 높이는 표현으로 바뀌면서 데오토코스라는 용어는 ‘하나님의 어머니’로 해석되었다. 일단 마리아가 하나님의 어머니로 승격되자 여러 가지 교리적 정당화가 시도되었다. 누가복음에 따르면 그녀는 “은혜가 충만한 자”였기 때문에 죄가 없는 여인으로 인식되었고, 죄가 없는 자이기 때문에 죽지 않고 승천했다는 교리가 최종적으로 확립되었다. 승천 후 마리아는 예수님의 가장 가까운 데 위치하여서 성도들의 기도를 예수님께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신자들이 마리아에 대한 존경심을 갖는 것은 좋지만 그 존경심이 지나쳐서 그녀가 예수님이 하는 역할의 일부를 수행한다고 믿는 것은 예수님의 영광을 심각하게 손상시키는 것이다.

면죄부(면벌부)

면죄부라고 불리는 면벌부는 종교개혁을 직접적으로 야기했던 촉매제였다. 그런데 이 면벌부는 “indulgence”라고 불리는데 ‘면죄부’라고 번역이 되면서 많은 오해를 낳았다. 아무리 가톨릭이 교리적으로 잘못되었다고 하더라도 교황이 죄를 용서할 수 있다고 믿지는 않는다. 가톨릭도 오직 하나님만이 죄를 용서하실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점에서 우리는 번역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면벌부는 죄를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벌을 면해 주는 사면부라고 할 수 있다.

면벌부은 매우 복잡한 교리체계 속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톨릭 교리에 따르면 세례를 받은 이후에 신자가 죄를 지으면 신부에게 고해성사를 해서 죄의 용서받아야 한다. 이 고해성사를 통해서 신자는 자신의 죄는 용서받지만 죄에 대한 벌은 여전히 남아 있게 된다. 이 벌을 면제받기 위해서 신부는 죄의 크기에 따라 보속(satisfaction)을 요구하는데 대표적으로 가난한 자에게 구제를 베풀 것을 요구한다. 문제는 그 보속을 다 실천하지 못하고 죽었을 때 발생한다. 가톨릭 교리에 따르면 이들은 천국도 지옥도 아닌 연옥에 가서 나머지 벌(잠벌)을 다 받은 다음에 천국에 갈 수 있다. 사실상 대부분의 신자들은 죽어서 연옥에 가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연옥에서 받아야 할 벌을 받지 않게 하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교황이 발행하는 면벌부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면벌부는 연옥에서 받을 잠벌을 없애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베드로는 예수님으로부터 천국의 열쇠를 받았고 이 천국의 열쇠는 그의 후임자인 교황에게 전달되었기 때문에 교황만이 적정한 때에 면벌부를 발행할 수 있다.

이 면벌부가 개신교인들에게는 매우 생소한 교리이지만 수많은 가톨릭교도들이 이 교리를 믿는 이유는 이 교리가 상당히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일반 불신자들에게는 오직 믿음으로 얻게 되는 죄 용서보다는 가톨릭 교회의 면죄부가 더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면벌부는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키는 매우 악의적인 교리이다.

가톨릭 교회의 세례

“가톨릭 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사람에게 또 세례를 주어야 하는가?” 먼저 이 물음에 답하기 전에 우리는 가톨릭이라고 해서 무조건 다 나쁘다는 견해를 버려야 한다. 그렇게 되면 가톨릭이 성경을 가지고 있으니 우리는 성경을 버려야 할 것이다. 고신교회에서 즐겨 부르는 “환란과 핍박 중에도”라는 찬송은 매우 신실한 칼빈주의자였다가 가톨릭으로 개종한 신부가 지은 노래이다. 실제로 이 노래에서 말하는 “성도”는 로마 가톨릭 신앙을 고수하다가 박해를 받은 이들을 가리킨다. 그렇다고 해서 이 노래를 찬송가에서 빼야 할까?

비록 가톨릭 교회는 참된 교회에서 분리되었지만 여전히 좋은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세례도 그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세례는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시행되었다면 그 세례는 인정이 되어야 한다. 즉, 세례는 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행하여진 일에 의해서 결정되어야 한다. 이것을 전문 용어로 인효성(ex opere operantis)과 사효성(ex opere operato)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이렇게 이해하는 이유는 세례는 교회에 속한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주님께 속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고 해서 그들이 세례가 주는 유익을 자동적으로 받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그들은 참 교회에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참 교회가 주는 영적인 유익들을 누리기 위해서는 참 교회와 연합해야만 한다. 따라서 그들이 개신교회의 회원이 되기 위해 세례를 다시 받을 필요는 없지만 참다운 신앙고백을 회중들 앞에서 다시 해야 한다. 이 점에서 우리는 로마 가톨릭 교회와 문선명 집단을 똑같은 수준의 이단으로 볼 수는 없다.

사도신경은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 만든 것이 아닌가?

사도신경은 이름이 암시하듯이 사도들에 의해 직접 작성된 것이 아니다.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로마 교회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대로 가톨릭 교회라고 해서 무조건 다 나쁘다는 인식은 버려야 한다. 나쁜 사람도 좋은 물건을 소유할 수 있듯이, 거짓 선지자도 예언을 할 수 있듯이(마태복음 7장) 거짓교회도 좋은 신경을 가질 수 있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은 오늘날의 로마 교회와 옛날의 로마 교회가 명칭은 같지만 동일한 교회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금 교황이 지배하고 있는 로마 교회와 사도들에 의해서 세워졌던 로마 교회는 이름은 비슷할지 모르지만 전혀 다른 교회이다. 우리 고신 교회도 마찬가라고 할 수 있다. 이름은 고신 목사이지만 실제적으로 다른 교회의 가르침대로 목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 어떤 목사들은 개혁신학을 우습게 여기거나 공공연하게 폄하하는 발언들을 서슴지 않고 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사도신경은 정확하게 말하면 타락하기 이전의 순수성을 유지했던 로마 교회가 작성하여 주위 교회들에게 전파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도신경은 삼위 하나님에 대한 분명한 고백을 담고 있는 매우 귀중한 교회의 유산이다. 타락한 로마 교회는 이 신경을 여전히 가지고 있으나 다른 여러 비성경적인 교리들 때문에 이 신경의 원래의 의미가 많이 훼손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그들은 사도신경에 나오는 “성도의 교제”를 “하늘에 있는 죽은 성인들과의 교제”라고 해석을 한다. 겉으로 보기에 천주교인들과 개신교인들이 같은 고백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적인 내용은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우리들도 스스로 성찰하여 보아야 한다. 사도신경을 매주 예배 시간에 고백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매주 사도신경을 고백하더라도 그 의미를 제대로 모른다면 주문을 외우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개혁교회는 사도신경에 대한 올바른 해설을 교리문답에 담아서 신자들에게 바르게 가르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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