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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대학교 구조조정을 위한 총회 특별 대책위원회가 천안의 신학대학원을 매각하고 부산 영도에 있는 고신대학교로 병합할 것을 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결의하였다고 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이 안건에 대해서 반대하면서 이번 총회가 지혜 있는 선택을 해 주기를 간곡히 바란다.

첫째, 신대원 매각은 교회의 절대적 합의 속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적어도 수도권 및 충청권 그리고 전라권에서 최소한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총회에서 법적인 요건인 3분의 2를 충족시키면 될 것이라고 해서 힘의 논리로 다수결로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 예전에 신대원이 부산에서 천안으로 이전이 가능했던 것은 부산․경남권에서도 상당수 동의를 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 제안은 비경상권에서 전혀 동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총회가 매각을 결정한다면 지역 간의 반목으로 교회 안에 큰 상처가 생길 수 있다. 수도권의 동의가 없이 이 일이 추진된다면 수도권에 또 다른 신학교가 세워질 수도 있고 이것은 교단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총대들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둘째, 신대원 매각은 단기간에 성급하게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 신대원 매각 문제가 공식적으로 논의가 된 것은 불과 1년밖에 되지 않았다. 이런 중요한 문제를 겨우 1년만에 결정한다면 누가 보아도 졸속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신대원이 부산에서 천안으로 오기까지 총회는 지속적으로 토론을 하였다. 그런 오랜 토론 가운데 합의를 이루어서 이전을 하게 되었다. 따라서 다시 신대원을 복귀시키는 논의를 함에 있어서도 그보다 더 긴 시간의 토론이 있어야 한다. 대학의 상황이 아무리 급하다고 할지라도 성급한 방식으로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

셋째, 신대원 매각으로 대학의 어려움이 본질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현재 대학이 겪고 있는 어려움의 본질은 학생 수의 감소로 학생 모집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문제가 신대원이 내려가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가? 일시적으로 대학에 재정적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학생 모집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신대원을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을 구조조정하고 특성화시켜서 매력있는 학교로 만드는 데 전념해야 하는 것이다. 

넷째, 신대원 매각은 당사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신대원 매각의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들은 교수들과 직원 그리고 학생들이다. 아무리 옳은 결정이라고 하더라도 한쪽에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

다섯째, 고신대학교의 구조조정은 고신대학교가 스스로 먼저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고신대학이 오늘과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도 있지만 사회의 변화에 대해서 능동적으로 적절하게 대치하지 못한 대학 당국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김성수 총장 재임 8년 동안 도대체 무엇을 했단 말인가? 따라서 대학 스스로 이 문제를 책임지고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금 대학은 자구책을 마련하여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당사자인 대학에는 아무런 책임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신대원 매각부터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여섯째, 신대원을 경제논리로 매각하는 것에 반대한다. 항간에는 벌써 신대원 매각 대금이 500억이다 800억이다 하는 소리가 나오는데 그것은 다 공허한 소리일 뿐이다. 설사 그 금액으로 매각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 금액이 겉으로는 커 보이지만 실제로는 헐값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보유한 신대원 건물은 목회자를 교육하기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한다. 모든 재학생들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고, 모든 학생들이 자신들의 지정석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있고, 교수 사택이 학교 안에 있어서 새벽기도와 경건회를 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하면서 경건생활을 훈련하고 있다. 이런 환경을 갖춘 건물은 1000억을 넘게 주어도 다시 구입하기는 쉽지 않다. 이와 같은 소중한 건물을 눈에 보이는 경제논리로 매각하고 또 그 대금으로 대학 구조조정 대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 성도들의 소중한 헌금을 이런 식으로 사용해도 되는 것인가?

일곱째, 신대원이 부산에서 천안으로 이전한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인 원인은 학부생들과 신대원 생들이 함께 공부하면서 겪는 갈등 때문이었다. 따라서 신대원을 영도로 병합시키는 것은 20년 전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대학은 기본적으로 학부 교육을 위해서 지어졌기 때문에 목사 후보생 교육에는 적절하지 않다. 부산으로 이전한다면 지금보다 현저히 떨어진 환경에서 목사 후보생을 교육시킬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교단의 미래가 어떻게 되겠는가? 학부와 신대원의 갈등이 불거지면 그 피해는 학생들이 당할 수밖에 없다. 신대원과 학부를 분리해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은 그동안의 역사가 우리에게 준 교훈이다.

여덟째, 신대원 매각 논의는 고신의 역사와 정신에 맞지 않다. 지금 진행되는 모든 논의는 매각을 찬성하던지 반대하던지 돈의 논리가 지배하고 있다. 신대원을 매각하는 논의를 하면서도 정작 신대원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논의는 전혀 없다. 고신교회의 지도자들이 모여서 오직 “돈”만 생각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돈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신대원을 매각하는 것이 고신의 먼 미래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눈앞의 어려움을 모면하기 위한 미봉책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신대원 매각은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우리는 믿는다. 이 중요한 문제를 총대들이 심사숙고하여 책임 있게 바른 선택을 해 주기를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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