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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기사는 '제64회 고신총회 상정안건 분석'입니다. 이번 제64회 고신총회는 9월 23일(화)부터 26일(금)까지 천안의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열립니다. 우리 장로교회는 개교회 당회가 그리스도의 통치를 대행한다고 믿지만 개교회주의에 빠지지 않고 교회들의 모임인 노회와 총회를 통해 교회의 일치를 도모해 왔습니다. 이번에 제64회 고신총회에 상정된 안건들을 분석하는 글들을 통해 교회 공통의 문제를 제대로 다루는 일에 작은 도움이나마 되기를 기대합니다. -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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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우 목사
고신대학교 교수
개혁주의학술원 책임연구원

재판비용의 예납금에 대해서는 9월 22일에 개회될 제64회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총회에 전라노회장 손종기 목사가 발의한 “권징조례 및 헌법적규칙 재판비용 예납금 100만원 삭제요청” 안건을 통해 그것이 얼마나 부당한 문제이고 폐해 또한 얼마나 심각한지 잘 알 수 있다.

(제안 설명) 1. 권징조례 제3장 제34조 1항 2항 재판비용 예납금 100만원 조항을 삭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2.헌법적 규칙 제4장 4조 재판비용 예납 1항 고소(고발) 항소 제기-노회의 경우 100만원은 삭제 요청합니다.
노회 재판국이 창설되면서 노회마다 고소고발건이 상설된 재판국에서 다뤄진다. 여기에 재판비용(100만원)을 고소(고발)인측이 예납하게 됨으로 고소고발건을 쉽게 발생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효과가 있겠지만 100만원을 내기 어려운 고소고발인은 이 예납금 때문에 고소고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다른 변칙적인 방법으로 재판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재판비용을 예납하였을 때 서로 인지된 한정된 노회의 관계속에서 고소고발인의 입장을 유리하게 판단할 수 있는 (소위 말[sic.팔]이 안으로 굽는) 문제도 있을 수 있다. 범죄한 사실에 대하여 고소고발에 선택적 여지가 없는 재판건은 노회의 경비로 공정하게 재판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고 생각하여 노회 재판비용 100만원 예납금 조항을 삭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장 최근에 개정된 것으로 2011년 12월에 고신총회 헌법개정위원회가 발간한 고신헌법에는 권징조례 제34조가 신설되었는데, 이 조항은 다음과 같은 “재판비용의 예납”에 관한 규정이다.

1. 고소인(고발인), 항소인, 상고인, 이의(불복)신청인, 재심청구인, 총회위탁판결 청원인은 재판 비용을 예납하여야 한다. 당회 재판국은 예외로 한다. 2. 재판비용의 예납절차와 비용의 액수는 헌법적 규칙으로 정한다.



그리고 헌법의 부록과 같은 헌법적 규칙 제4조에서는 재판비용 예납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1. 권징조례 제3장 제34조에 의한 재판비용의 예납절차는 재판을 수행할 당해 치리회에 예납하고 그 영수증 사본을 첨부하여야 한다.
2. 재판비용의 예납금액은 다음과 같다. (1) 고소(고발), 항소 소제기 노회: 일백만원, 총회: 이백만원 (2) 상고, 총회: 이백만원 (3) 이의(불복)신청, 재심청구, 항고, 재항고 위탁판결 청원: 노회; 일백만원, 총회; 이백만원
3. 총회 특별재판국 청원의 경우에는 총회에서 특별재판국 청원이 의결되면 재판비용을 전항2.(2)에 의하여 예납하여야 한다.
4. 예납한 재판비용의 금액은 재판의 결과를 불문하고 반환하지 않고 그 치리회에 귀속한다. 
5. 다음의 각호의 경우에는 재판비용을 면제한다. (1) 권징조례 제3장 제2절 제52조 2항에 의한 치리회장과 임원이 고발을 한 때. (2) 권징조례 제3장 제3절 제62조 3항에 의한 치리회장이 직권으로 기소를 의뢰한 때. (3) 권징조례 제5장 제160조 1항에 의하여 기소위원장이 재심청구를 한 때. (4) 권징조례 제2장 제4절 제25조에 의한 기소위원장이 총회에 특별재판국원을 청원하고 총회에서 가결이 된 때.



고신헌법은 교인이라면 누구나 교회 안에서 당한 억울한 일을 호소하기 위해, 혹은 신앙 양심상 부당하고 불의한 것을 바로잡기 위해 치리회인 당회, 노회, 총회에 차례로 고소 또는 고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2011년에 개정된 고신헌법의 권징조례 제34조와 이것의 헌법적 규칙 제4조는 이전 헌법에는 전혀 없는 내용으로 새롭게 신설된 조항인데, 한 마디로 ‘개악’(deformation)이다. 개악이란 개혁(reformation)이라는 말의 반대 내용으로 ‘더 나쁘게 만들었다’는 뜻이다. 
전라노회가 지적한대로 현행 고신헌법의 권징조례 제34조와 이것에 부연된 헌법적 규칙 4조는 삭제되는 것이 옳다. 이 조항은 평등이라는 세상의 법치 정신보다 더 수준 낮은 편의주의와 자본주의의 산물이다. 아무리 터무니없고 말도 안 되는 수많은 고소고발 건으로 노회나 총회가 몸살을 앓는다 해도 단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의 누명을 벗길 수만 있다면, 단 하나의 불의와 부정을 바로 잡을 수만 있다면 노회재판국과 총회재판국의 수고는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예납금’ 조항은 아마도 고소고발건의 남발을 억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신설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억울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공정하지 않은 판결의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예납금’ 조항이 이와 같은 재판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라면 필요하겠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억울한 일을 당해도 돈이 없어 정당한 호소조차 할 수 없도록 만드는 악법일 뿐이다. 반면에 자신에 대한 판결이 정당함에도 불구하고 그가 돈 있는 자라면 얼마든지 상소와 상고를 불사하도록 방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고신헌법에 신설된 권징조례 제34조와 같은 이런 개악적 조항이 바로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방조하고 조장하는 교권의 대표적인 사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번 총회가 정치꾼들의 ‘귀차니즘’에 농락당하지 않는 노회와 총회가 되길 바란다. 치리회인 당회와 노회와 총회가 정치꾼들의 놀이터가 아니라, 명실상부한 교회 대표자들의 치리회가 되려면 먼저 소외된 자들을 찾아다니시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정신부터 회복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신앙적으로나 양심적으로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는 공명정대한 재판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노회에 항소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예납금 일백만원뿐만 아니라, 총회에 항고하는 사람에게 요구하는 이백만원의 예납금에 관한 조항도 삭제해야 한다. 아니, 현행 고신헌법의 권징조례 제34조 자체를 없애야 한다. 이 조항이 들어 있는 한 고신헌법은 악법이라는 오명을 면치 못할 것이다. 개정된 헌법에 의하면 노회와 총회의 재판국은 상설재판국이다. 상설재판국이 과연 개혁교회의 교회법 역사상 얼마나 정당한지의 문제도 살펴봐야 하겠지만 재판국을 상설로 만들어 놓고서도 재판비용을 예납한 자에 한하여 재판하겠다고 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앞으로 헌법을 변경하거나 추가하는 일은 먼저 반드시 변경과 추가 내용의 성경적 역사적 정당성을 확보한 후에 진중하고 사려 깊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편의주의가 난무하게 될 것이고, 권력은 남용될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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