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총회, 현 시국에 대한 성명 발표
2019년 9월 18일(수) 제69회 총회 둘째 날 저녁, 총회 임원회가 긴급 안건을 상정했다. 현 시국에 대한 선언문을 발표하게 해 달라는 안건이다. 이에 대해 갑론을박 끝에 '시국선언문'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고, 작성하는 작업에 반대 의견을 가진 분들도 참여시키는 것을 조건으로 통과되었었다. 약 한 달여 지난 오늘, 10월 27일자로 아래와 같은 성명서가 작성되었고, 기독교보를 통해 게재되었다.
현 시국에 대한 고신총회 성명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는 2019년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제69회 총회를 개최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세상의 빛과 소금되기를 소망하며, 먼저 우리 자신과 이 땅의 교회가 변화되고 새롭게 되기 위해 한 마음으로 기도하기로 하였다.
제69회 총회는 ‘교회다운 교회, 칭송받는 교회’(행 2:47)로 주제를 정하고, 교회의 본질을 보여준 초대교회의 교회다움을 되찾고 칭송받는 교회로 새로워지므로, 세상에 희망을 주는 교회가 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하였다.
무엇보다 우리는 교회개혁의 계승자로서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개혁자들의 처절한 외침을 가슴에 품는다. 하나님 말씀의 거울로 자신을 보면서, 뼈를 깎는 개혁을 결심한다. 복음전파와 함께 사회적인 책무라는 시대적 과제 또한 무겁게 받아들인다. 특별히 물신주의와 물량주의 · 세속적 가치와 생활방식을 단호히 배제한다. 오직 성경의 가르침에 전적으로 순종할 것을 다시 확인하면서, 우리 사회와 국가에 확산되고 있는 비윤리적인 사조와 사상 · 성경과 하나님의 가르침에 배치되는 정책 추진에 심각한 우려의 마음을 가진다.
따라서 고신총회는 지금 우리 사회와 국가적인 혼란과 갈등 · 위기를 극복하고, 모든 국민이 참 자유와 평화 · 공의가 살아 숨 쉬는 행복한 사회와 국가를 이루기 위해 다음과 같이 엄숙하게 선언한다.
1. 교회의 개혁과 갱신을 위해
지금 우리와 이 땅의 교회는 스스로 돌아 볼 때 부끄러운 모습이 적지 않고, 사회로부터도 심각한 정도로 신뢰를 잃고 있다. 지나친 교파분열과 개교회 중심의 성장 우선주의 · 세속화와 물량주의 · 일부 목회자들의 전횡과 윤리문제 · 언행불일치와 교권주의 · 일부 대형교회의 대물림 등으로 세상의 걱정과 염려의 대상이 되었다.
이는 교회가 교회다움을 상실한 결과임을 겸손하게 인정하고, 진정한 회개와 반성을 통해 참 교회의 모습으로 회복할 것을 깊이 새기며 다짐한다.
고신교회와 한국교회는 끊임없는 자기 개혁 · 갱신과 함께, 구제와 봉사를 통한 사회적 책임을 온전히 감당하는 칭송받는 교회가 될 것을 다짐한다.
2. 소수자 인권 문제를 위해
지금 우리 사회는 ‘소수인권 보호’라는 이름으로 양심과 종교의 자유와 권리가 침해될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소외되고 핍박받는 소수 약자들의 인권과 생활권은 반드시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한다. 그러나 소수자 보호라는 이름 아래 우리나라 전통적 가치관과 성경의 가르침에 배치되는 사상과 정책이 보호되고 권장되어서는 안 된다. 더 나아가 이런 반인륜적 폐습에 대한 비판을 허용치 않고, 정당한 비판을 불법화 하려는 국가 정책은 명백한 반대와 함께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부당하고 비교육적인 학생인권조례 제정은 국가의 백년대계인 교육을 훼손하고, 독소조항이 포함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추진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반윤리적 반전통적 정책임으로 반대하며, 전통 윤리와 올바른 가정관을 널리 선양 · 고취 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3. 낙태법 개정을 위해
최근 헌법재판소가 기존의 낙태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정을 내리고 낙태법을 개정하라는 판결을 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 정부와 입법부는 생명권을 더욱 폭넓게 인정하는 법으로 개정할 것을 촉구한다.
헌법재판소가 태아의 자가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간주되는 임신 22주안에는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이는 의학의 발전 여부에 따라 언제든지 변동될 수 있는 가변적인 기준일 뿐이다. 우리는 기독교 신앙과 자연법에 근거하여 태아는 수정되는 순간부터 완전한 인간으로 믿는다.
여성의 자기 결정권은 매우 중요하며, 당연히 존중되어야 할 권리이다. 하지만 생명의 존엄과 가치는 그 누구도 함부로 판단하거나 훼손할 수 없는 천부인권이다. 따라서 태아의 생존권이 철저히 보호되고 감독될 수 있는 법으로 개정되기를 촉구한다.
이와 함께 국가와 사회, 그리고 교회는 태어나는 유아의 양육과 부모들을(특히 여성들) 위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 지원하기를 바란다.
4. 하나 된 대한민국을 위해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강의 기적’으로 불릴 정도로 큰 발전을 이루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 발전에 따라 선진 복지국가를 지향하면서, 경제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위한 활발한 복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사회발전에 따른 복지정책은 꼭 있어야 하지만, 정책의 부작용과 역기능을 최소화함으로 국가와 사회의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신중한 정책 시행을 촉구한다.
또한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은 국민을 분열시키고 편 가르는 모든 행태의 언행을 즉각 중단하여, 우리나라가 정의와 자유 · 평등과 공정한 사회가 되어 자유 민주주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하나 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도록 매진해 줄 것을 촉구한다.
5. 자유 민주 평화적 통일을 위해
남북한은 하나의 민족으로, 한반도의 평화공존과 민족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야 할 우리 민족의 중대과제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남남갈등의 불행을 조속히 해소하고, 대한민국 건국 이후 지속해 온 자유 우방국들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평화로운 자유민주 통일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
고신교회는 일제 민족수난기에 신사참배 반대운동을 전개하며 목숨을 아끼지 않고 하나님 말씀과 진리를 지키기 위해 항거한 옥중성도들의 거룩한 순교의 피가 흐르고 있는 교회이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의 개혁과 갱신 · 사회적 책임을 더욱 가슴깊이 통감하며 분열과 대립, 갈등과 미움을 극복하고, 화해와 일치 · 용서와 사랑을 추구하는 진정한 칭송받는 교회가 되어 세상과 민족의 희망이 될 것을 다짐한다.
2019년 10월 27일
대한예수교장로회 제69회 총회 총회장 신수인 목사 외 총대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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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익 객원기자 (reformedj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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