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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설요한 기자

매년 예장 합신 교단에서 열리는 정암신학강좌는 정암 박윤선을 기리는 학술행사로 합신 교단의 가장 큰 연중행사 중 하나이다. 올해 정암신학강좌는 서울시 양천구에 위치한 지구촌교회에서 개최하였다. 26회를 맞는 이번 정암신학강좌의 주제는 “개혁교회와 신앙교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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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6회 정암신학강좌가 서울 양천구 소재 지구촌교회에서 개최되었다. ⓒ 설요한

박영선 목사, “우리 시대는 우리가 살아야 한다”

22.jpg 개회예배 설교를 맡은 박영선 목사(남포교회)는 요한복음 1:14를 가지고 “말씀의 영광”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하였다. 박 목사는 설교를 통해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신다는 말씀, 즉 하나님의 찾아오셨다는 말씀”이 오늘날 목회자에게 갖는 의미에 대해 설교하였다. 박 목사에 따르면 요한복음의 이 말씀은 “하나님의 인격을 강조하는 것”이다. 여기서 박 목사가 말하는 인격은 “자신의 일을 수행하시는, 깊은 의지와 이해와 감정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내용을 가지고 계신 하나님과 그 일을 수행하는 대상인 우리라는 현실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 해석을 통해 박 목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여러분은 여러분의 존재를 살라”는 것이다. 박 목사는 정암 박윤선이 생전에 한 “공부하다 죽으라”는 말을 인용했는데 이것을 가지고 “공부하다 죽으라는 것은 정암의 시대적 사명이었고 여기서 어떻게 할 것인가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윤리”라고 권면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박 목사는 “우리가 자주 인용하는 청교도, 그 청교도가 완전한 종교개혁을 위해 모든 생활을 바친 것처럼 우리는 우리 시대의 도전 앞에 자신의 인생을 바쳐야 한다”며 목회자가 가지는 오늘날의 사명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목사는 오늘날 목회자의 사명을 예수 그리스도와 목회자와의 관계를 그리며 설명하기도 했다. “예수께서 육신을 입고 시간, 공간, 정황 속에 들어오셨다. 우리가 그렇다. 성육신의 연장선상에 있다. 하나님은 여기서 기적을 만드신다. 죽은 자를 살리고 잠잠케 하시는 이가 죽었다. 그 참담한 결과 속에서 부활이 죽음을 깨고 나왔다. 그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하나님께서 구체적으로 일하시는 방법이다. 여기서 도망가지 말라.” 하나님이 만드신 기적을 체험하는 것은 소위 번영신학 류의 기적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박 목사에 따르면 “인류의 역사는 하나님에 대한 무지, 반역, 저항의 역사이고 예수님은 그 가운데 오신 것”이다. 목회자도 그 예수님의 길을 따라 가야 하는 것이다. 박 목사가 설교 말미에 한 다음의 말이 박 목사의 전체 설교를 요약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도 모르는 현실에 들어가서 묶이라. 하나님은 시간과 역사 속에서 일하신다. 자랑할 것은 없다. 나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암이 자기 시대에 어떻게 하나님의 손길로 살았는가를 기억하라. 그리고 우리 시대는 우리가 살아야 한다.”

박 목사의 설교가 끝나고 본격적인 주제 강의가 시작되었다. 제1강의는 안상혁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역사신학)가 “제네바교회와 신앙교육”이라는 제목으로, 제2강의는 박상봉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역사신학)가 “취리히교회와 신앙교육”이라는 제목으로, 제3강의는 이남규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가 “팔츠(하이델베르크)교회와 신앙교육”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발표하였다.

발표된 내용의 대략을 아래에 정리하였다.

제네바 교회와 신앙교육 / 안상혁 교수

33.jpg 종교개혁은 교육개혁을 낳았다. 성직자의 주된 역할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개혁된 교회의 성직자들은 주로 말씀을 설교하고 가르쳤다. 따라서 성경 원어를 학습해야 했고 인문학적 소양을 쌓고 수사학적 훈련을 받았다.

1536년 제네바에 도착한 칼뱅은 파렐의 설득으로 제네바 종교개혁에 가담한다. 체계적인 고등교육을 받은 성직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칼뱅은 교구민과 그들의 자녀를 바른 교리로 교육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그 결과 집필한 것이 제1차 <신앙교육서>였다. 하지만 칼뱅은 얼마 지나지 않아 추방되어(1538년) 이 신앙교육서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1541년 다시 복귀한 칼뱅은 1542년 제2차 <신앙교육서>를 출판한다. 이 신앙교육서의 목적은 작게는 지교회의 신앙교육과 성례를 집행하는 데 사용되고, 크게는 복음의 순수성과 개혁된 교회의 유지 및 전수를 위해, 가장 넓게는 공교회의 교리적 일치와 연합에 봉사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제1차 <신앙교육서>의 특징은 <신앙교육서>와 <기독교 강요>(1536)가 다루는 신학적 주제의 범위가 일치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칼뱅이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를 생각할 수 있도록 한다. 칼뱅이 생각한 교리 교육의 출발과 목적은 모두 성경에 있고 특별히 성경 전체의 포괄적인 진리 체계를 요약적으로 학습시키는 것이었다. 제1차 <신앙교육서>의 두 번째 특징은 루터의 <소요리 문답>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루터의 <소요리 문답> 제1장의 구조는 ‘십계명-사도신경-주기도문-성례’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칼뱅의 <신앙교육서>, <기독교 강요>의 구조와 같다. 주목할 것은 ‘십계명(율법)-사도신경(믿음)’의 배열이다. 이것은 루터와 칼뱅 모두 율법과 복음을 구분하고 칭의의 복음을 신앙교육의 핵심으로 놓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율법-믿음의 순서는 단지 루터나 칼뱅의 고안물은 아니고, 로마서의 배열 순서를 따른 것이다. 칼뱅은 여기서 더 나아가 ‘율법의 제3용법’에 해당하는 내용 역시 강조하여 율법이 신자의 삶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을 진술하였다. 루터 역시 율법의 제3용법을 무시한 것은 아니었지만 명시적으로 진술하지는 않았다. <신앙교육서>와 <기독교 강요>의 차이점도 있다. <기독교 강요>가 로마 가톨릭 교회의 잘못된 교리를 반박하는 등 논쟁적인 성격을 가졌다고 한다면 <신앙교육서>는 잘못된 교리를 논박하기보다는 공교회의 바른 교리를 긍정적으로 제시하고 바른 신앙교육을 하는 것을 주된 특징으로 삼았다.

제2차 <신앙교육서>는 제1차 <신앙교육서>의 내용을 문답식으로 바꾸고 ‘사도신경-십계명-주기도문’의 순서로 배열하였다. 제2차 <신앙교육서>가 갖는 장점으로는 우선 어린이를 위한 학습 효과가 커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내용의 배열이 바뀜으로 인해 ‘예수 그리스도’가 제1차 <신앙교육서>보다 더 일찍 등장한다. 칼뱅은 사도신경의 내용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을 인식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즉 제2차 <신앙교육서>는 요리문답의 중심 주제가 예수 그리스도임을 처음부터 명시적으로 드러낸다. 그렇다고 제2차 <신앙교육서>와 제1차 <신앙교육서>의 내용상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아울러 제2차 <신앙교육서>는 많은 문답으로 이루어져 있고 내용이 나뉘어져 있어서 어린이라도 까다로운 신학적 주제를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용이하게 대답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런데 제2차 <신앙교육서>는 제1차 <신앙교육서>에서 별도로 다루었던 예정론을 삭제했다. 하지만 예정론을 별도로 다루지 않았다고 해서 예정론의 핵심인 ‘선택’과 ‘믿음의 기원’에 관한 교육을 누락시킨 것은 아니다. 믿음과 칭의를 가르치는 부분에서 믿음의 기원이 하나님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

칼뱅이 16세기 제네바 교회를 위해 작성한 <신앙교육서>를 오늘날 한국 교회에 적용하는 것이 가능할까? 만약 오늘날 한국 교회가 <기독교 강요>를 의미 있게 읽고 있다면 그의 <신앙교육서> 역시 적극 활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신앙교육서>를 활용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첫째, 성경 진리의 일부가 아닌 성경 전체를 가르칠 필요가 있다. 둘째, 현실의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 셋째, 칼뱅의 신앙교육을 그의 가르침의 사역 전반을 통해 조명해보고 그 위치를 자리매김해야 한다. 칼뱅은 강해 설교를 하였고 성경 한 구절 한 구절을 매우 자세히 설교했다. 주어진 본문을 자세하고 깊이 드러낸다는 장점은 있으나 성경 전체의 큰 그림을 보여 주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을 소요해야 했다. 그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것이 교리문답 교육이었다.

취리히 교회와 신앙교육 / 박상봉 교수

44.jpg 종교개혁 초기부터 신앙고백, 목회자 신학교육, 총회규범, 평신도 신앙교육, 목회자 부양 등에 대한 관심이 생긴 것은 종교개혁자들이 단지 가톨릭으로부터 개혁된 교회를 세우는 것뿐만 아니라 개혁된 교회가 타락하지 않고 존속할 수 있는가를 깊이 숙고했기 때문이다.

개혁의 선구자들은 바른 신학에 근거한 신앙고백의 확증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면서도 로마 가톨릭 교회와의 신학적 차이를 드러내야 할 필요에도 직면해 있었다. 따라서 종교개혁자들은 로마 가톨릭 교회와 관련된 논쟁적인 주제의 토론, 성경 주석, 종교개혁 신학사상의 기본적인 설명, 교회 연합과 일치를 위한 공적인 신앙고백, 성인들과 어린이(청소년)의 신앙지식 습득을 위한 신앙교육 등과 관련된 저술을 기술하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신앙교육 역시 참된 교리를 왜곡하는 것에 대한 경계와 동시에 하나님의 진리를 전파하는 데에 기여했다. 특히 신앙교육서는 종교개혁을 통해 발생한 신앙원리를 담아내는 중요한 문학적 장르였다. 다양한 신앙교육서가 나왔고 결국 이 ‘신앙교육서’라는 말은 종교개혁 시대에 종교적 영역 안에서 익숙한 일상용어가 되었다.

종교개혁자들은 신앙교육과 관련하여 교육받는 신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내용이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에 관심을 두었다. 종교개혁 당시에는 문맹자도 많았고 신앙교육을 받은 모든 신자들이 인쇄된 신앙교육서를 가진 것도 아니었다. 종교개혁자들은 신앙교육의 효과를 위해 각 교회의 실정에 맞는 신앙교육서를 작성하고 신앙교육의 방식을 숙고하였다. 결과적으로는 규칙적으로 각 연령대 구성원에게 신앙교육서를 해설하거나 문답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으로 확인되었다.

취리히 교회의 신앙교육과 관련해서는 울리히 쯔빙글리, 레오 유트, 하인리히 불링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쯔빙글리의 <존귀한 청소년들을 어떻게 교육시켜야 하는가에 관한 울리히 쯔빙글리의 권면>은 쯔빙글리의 신앙교육에 대한 이해를 대변해 주는 유일한 저술이다. 쯔빙글리는 이 책에서 크게 세 가지를 강조한다. 첫째, ‘하나님을 아는 것에 관하여’에서는 우리 안에 신앙을 불러일으키는 분은 하나님이라는 것을 밝힌다. 둘째, ‘자기 자신을 훈련하는 것에 관하여’에서는 바른 삶을 위해 바른 가르침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셋째, ‘삶의 책임에 관하여’에서는 기독교적 삶에 대해 강조한다.

레오 유트는 부모를 위한 <대요리문답>, 어린이를 위한 <소요리문답>, 학교 학생을 위한 <짧은 신앙 문답집>, 매우 어린 어린이들을 위한 <아주 작은 어린이들을 위한 문답들>을 작성하였다. 레오 유트의 신앙교육서는 이렇게 각 연령대를 위해 작성한 것으로써 누구라도 성경 진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불링거는 특별히 두 권의 신앙교육서, 즉 <기독교 신앙의 요해>와 <성인들을 위한 신앙교육서>를 썼다. <기독교 신앙의 요해>는 모든 신자들이 일상의 언어로 쉽게 읽을 수 있는 기독교 대중서적이면서도 성경적 믿음과 성경에 근거한 삶을 자세히 설명하는 신앙교육서였다. <성인들을 위한 신앙교육서>는 취리히 학교의 신앙교육 교재로 활용되어 진리를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큰 기여를 하였다. 이 신앙교육서는 특별히 시민적 화합과 성숙을 위해, 즉 기독교 국가의 이상을 이루기 위해 활용된 신앙교재의 성격도 가지고 있었다. 불링거가 신앙교육을 통해 의도한 것은 믿음과 삶이 분리되지 않는 것, 믿음과 신앙지식이 경건과 분리되지 않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신앙지식을 전달할 때 연령이나 신앙수준에 따른 교육을 하였다.

그렇다면 취리히 신앙교육서의 실천적 의미는 무엇이 있을까. 신앙교육의 목적은 기독교 신앙의 인식과 교리적 무지에 대한 극복에 있다. 그럼에도 시대정신과 관련하여 종교개혁 당시보다는 훨씬 더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다원주의라는 시대정신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가지고 신앙교육을 시행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은 교회와 가정의 조화와 협력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잘 준비된 예배, 설교, 찬양, 기도와 신앙교육을 위한 교재개발, 전달방식 연구, 교육에 대한 관심, 전도, 신앙적 세계관 등도 역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 신앙교육 역시 동기, 내용, 즐거움, 현실적 유익 등을 섬세하게 고려해서 자발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선 잃어버린 신앙교육을 가정과 교회 안에서 회복시켜야 한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 참된 길이 있음을 선언할 수 있어야 한다.

팔츠(하이델베르크)교회와 신앙교육 / 이남규 교수

55.jpg 16세기 독일 종교개혁 시기에 팔츠 지역에서 행정적인 면이나 실제적인 면에서 개혁을 본격적으로 단행한 사람은 선제후 오트하인리히다. 하지만 오트하인리히는 당시 치열한 논쟁의 주제였던 성만찬 문제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 문제는 결국 루터파와 개혁파 사이의 갈등으로 폭발하고 만다. 오트하인리히의 뒤를 이어 선제후가 된 프리드리히 3세는 이를 수습하면서 개혁파 성만찬론에 확신을 갖게 되고 순수한 교리의 수호에 대해 결심하게 된다. 프리드리히 3세는 교회개혁에도 철저해서 오트하인리히가 미처 다 하지 못한 개혁을 단행하였다. 그리스도상, 촛대, 그림 등이 교회당에서 사라졌다. 또한 예배 때에 라틴어가 아닌 독일어를 사용하도록 했다.

이렇게 개혁을 하는 와중에 팔츠교회에는 로마 가톨릭의 잔재를 없앤 예배모범이 포함된 교회법과 바른 내용을 가르칠 교안인 요리문답서가 필요했다. 프리드리히 3세는 때마침 하이델베르크에 있던 자카리아스 우르시누스와 카스파 올레비아누스를 설득해 요리문답서와 교회법을 작성하도록 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구체적인 작성과정을 알 수 있는 자료는 현재 소실된 상태다. 하지만 학자들 사이에서 널리 인정받는 내용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요리문답서 작성위원회의 공동 저작물이면서 동시에 작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우르시누스라는 것이다. 또한 교회법 작성은 올레비아누스가 주도한 것으로 주저자이거나 최소한 핵심적인 내용 대부분을 작성했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프리드리히 3세가 팔츠 교회법 서문에서 밝히는 신앙교육의 출발점은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바른 지식과 경외라는 소명의식이다. 이런 소명의식 하에서 프리드리히 3세가 가진 문제의식은 더 나은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 젊은이들은 제대로 된 가르침을 받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요리문답을 작성할 때의 기본적인 방향은 바른 교리와 더불어 통일된 교육을 추구하는 것이다. 서문 말미에서 프리드리히 3세는 ‘가르치고, 행하고, 살기’를 권한다. 신앙교육에 참여하는 것은 교회, 학교, 부모, 나아가 사회 전체다. 사회 전체가 신앙 교육에 참여해서 함께 자란다는 의식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팔츠 교회법에서는 요리문답을 소개하며 신앙 교육의 이유를 몇 가지 제시한다: 첫째, 교회와 정치권력이 부패할 때 유익한 교리로 대항할 수 있다. 둘째, 주님의 분명한 명령 때문이다. 셋째, 이스라엘 백성이 할례 이후에 언약에 대해 교육받은 것처럼 어린이도 세례 받은 후 기독교 신앙과 회개를 가르쳐야 한다.

또한 교회법은 단순히 요리문답서를 첨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활용방식도 제시해 준다. 이는 크게 요리문답서 낭독, 요약 낭독, 설교로 구분할 수 있다. 낭독이 필요한 이유는 당시 대부분의 성인이 문맹이었기 때문이다. 요리문답을 9부분으로 나누어 9주에 걸쳐 낭독하도록 했고 10주째에는 자신의 소명에 관한 성경본문을 낭독하도록 했다. 요약 낭독은 매주일 이루어졌다. 그리고 매주일 오후에는 요리문답을 가지고 설교를 했다. 즉 1년에 요리문답서 전체를 5번, 요약된 내용을 52번 듣고, 52주에 걸쳐 요리문답 설교를 들었던 것이다.

팔츠 교회법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세 가지로 알려 준다. 첫째, 인간이 자신들의 죄와 비참함을 향하게 하고, 둘째, 어떻게 모든 죄와 비참함에서 구원받을지 가르치며, 셋째, 어떻게 구원에 대해 감사할지 알려 준다. 이것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구성인 ‘비참-구원-감사’와 같다. 또한 교회법에 따르면 세례는 신앙교육과 분리될 수 없는 것으로써 설교자가 세례 집례를 하도록 되어 있다. 교회법의 구도는 ‘설교-세례-요리문답서-성만찬’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하나님의 백성에게 말씀이 주어지고, 언약의 표인 세례를 받으며, 세례받은 주의 백성은 요리문답서를 통해 말씀의 교육을 받으면서 성만찬에 참여하는 것을 나타낸다. 성만찬에서 참여하는 자가 생각해야 할 세 가지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세 부분, 즉 ‘비참-구원-감사’와 같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원래 팔츠 지역을 위한 것이었지만 지역에만 머물지 않고 계속 확장해 갔다. 가장 큰 이유는 요리문답이 신학적 용어보다는 주로 성경에 나오는 보편적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질문의 방식이 ‘당신에게 묻는’ 것으로 성경의 내용인 교리가 ‘나의 문제’임을 알도록 했다. 또한 전체 내용이 잘 구성되어 있어 논리적으로 연결되면서도 아름다운 운율로 되어 있어 청소년들이 암기하기 쉬웠다. 이 요리문답은 독일의 개혁교회 지역, 네덜란드, 프랑스, 스코틀랜드, 헝가리, 스위스 등으로 확산되었다. 특별히 범유럽 개혁교회 모임의 성격을 갖는 도르트 총회(1618-1619)에서 공식적인 인정을 받는다. 하지만 19세기에 들어 요리문답의 영향력은 급격히 약화되었고 네덜란드에서는 이 때문에 교단의 분화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 영향력이 완전히 사그라든 것은 아니다. 현재 네덜란드에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설교를 듣는 인구가 약 25만 명 정도 된다. 네덜란드개혁교회와 기독개혁교회에서는 교단의 학교가 있어 학생들이 학교에서 요리문답을 배우고 주중에 교회에서, 그리고 집에서 요리문답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팔츠의 선제후 프리드리히 3세가 가졌던 ‘하나님과 그의 말씀에 대한 바른 지식과 경외’라는 소명의식은 계속 지속되어야 한다. 교리교육이 없거나 교육이 있더라도 표준 없이 이루어진다면 결국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지식 없는 후대를 양성할 것이고, 필연적으로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경외를 상실할 것이다. 따라서 교회교육의 초점을 자녀들에게 맞추어야 한다. 그리고 자녀들의 신앙교육에는 교회뿐만 아니라 가정도 함께 해야 한다. 학교도 함께 해야 하지만 오늘날 한국에서 이것은 과제로 남는다. 암송, 반복, 설교 등의 교육방식은 아직도 유효하다. 요리문답 설교는 공교회의 표준문서를 교회가 확인하는 것이므로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교육은 정보로서의 교리적 지식의 습득이 아니라 삶이 되어야 한다.

설요한 기자 juicec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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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2015.10.11 By개혁정론 Views1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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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제10회 종교개혁기념학술세미나 (주최: 개혁주의 학술원)

    Date2015.09.25 By개혁정론 Views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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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통일한국과 동성애- 기독교미래연구원 제3차 세미나

    통일한국과 동성애 - 기독교미래연구원 제3차 세미나 손재익 객원기자 2015년 9월 7일(월) 오후 2시 국회 헌정기념관 2층 대강당에서는 기독교미래연구원(CFI, 원장: 최병규 박사) 주관으로 “통일한국과 동성애”라는 세미나가 열렸다. 2013년 한국교회의 보호...
    Date2015.09.09 By개혁정론 Views1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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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본회퍼와 타자를 위한 교회 공동체

    설요한 기자 20세기 독일의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는 나치에 저항하다가 순교한 신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물론 본회퍼는 『나를 따르라』, 『신도의 공동생활』 등을 집필한 신학자로 유명하기도 하다. 『행위와 존재』, 『윤리학』, ...
    Date2014.12.19 By개혁정론 Views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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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초대 교회는 역사적 예수를 경험하고 기억하는 예배 공동체였다

    설요한 기자 “초대 교회의 신앙은 어떠했는가.” 12월 9일(화)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배덕만 교수는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 종교학부 명예교수인 로버트 루이스 윌켄(Robert Lewis Wilken)의 『초기 기독교 사상의 정신』(The Spirit of Early Christian Though...
    Date2014.12.17 By개혁정론 Views2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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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한국복음주의윤리학회, “한국 교회와 신앙의 공공성” 주제로 논문발표회 개최

    설요한 기자 2014년 한국 신학계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단어 중 하나는 ‘공공신학’이다. 그동안 기독교와 교회의 공공성은 사회에서 계속되어 논의되는 주제였다. 그러다가 지난 4월 16일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인해 이러한 논의가 급증하였고 이후 기독교인...
    Date2014.11.27 By개혁정론 Views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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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교회 재정 건강, 교회 리더십과 성도 의식 함께 가야

    설요한 기자 “한국 교회 개혁을 위해 투명한 재정 관리가 필요하다.”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은 재정 건강성 증진을 통한 교회의 모습을 통해 대사회적 신뢰회복을 목표로 2005년도에 결성된 단체이다. 매년 재정과 관련된 세미나를 해온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은 올...
    Date2014.11.24 By개혁정론 Views1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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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강영안 교수, “다원주의 사회의 기독교, 예수를 따르는 좁은 길 걸어야”

    설요한 기자 2014년은 기독교의 사회적 의미를 묻는 사건이 많이 일어난 해였다. 특별히 세월호 참사와 그 이후에 나타난 기독교계의 여러 반응은 기독교인은 물론 외부에서도 기독교의 의미, 기독교의 공공성에 대해 묻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 11월 14일 기...
    Date2014.11.18 By개혁정론 Views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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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제26회 정암신학강좌, “개혁교회와 신앙교육”이라는 주제로 개최

    설요한 기자 매년 예장 합신 교단에서 열리는 정암신학강좌는 정암 박윤선을 기리는 학술행사로 합신 교단의 가장 큰 연중행사 중 하나이다. 올해 정암신학강좌는 서울시 양천구에 위치한 지구촌교회에서 개최하였다. 26회를 맞는 이번 정암신학강좌의 주제는 ...
    Date2014.11.14 By개혁정론 Views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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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박영돈 교수, “교회, 성령에 사로잡힌 그리스도의 공동체 회복해야”

    설요한 기자 “그래도 교회가 희망이다.” 이러한 모토를 가진 행사가 진행 중이다. 다니엘새시대교회, 서울영동교회, 뉴스앤조이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다니엘 아카데미가 10월 30일(목) 서울영동교회에서 열렸다. 올해로 4회를 맞는 다니엘 아카데미의 이번 주...
    Date2014.11.07 By개혁정론 Views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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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이만열 교수, “세월호 앞에 선 한국 교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설요한 기자 10월 28일(화) 서울시 중구에 있는 열매나눔재단에서는 “세월호 참사 앞에 선 한국 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주제의 강연이 있었다. 강연자는 역사가 이만열 교수(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전 국사편찬위원장). 이번 강연은 “바른교회아카데...
    Date2014.11.04 By개혁정론 Views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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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한국복음주의신학회, “복음주의와 성경해석” 주제로 제64회 논문발표회 개최

    설요한 기자 ▲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64회 정기논문발표회가 "복음주의와 성경해석"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열렸다. ⓒ 설요한 10월 25일(토) “복음주의와 성경해석”이라는 주제로 제64회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정기논문발표회가 있었다. 장소는 용인시 수지구 소재...
    Date2014.10.28 By개혁정론 Views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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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목회자 이중직 어떻게 해야 할까

    설요한 기자 목회자는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 10월 17일(금) 서울 신반포중앙교회에서는 "목회자의 이중직, 불법에서 활성화까지"라는 주제를 가지고 <목회사회학연구소>와 <목회와신학>이 주관하는 포럼이 있었다. ▲ 신반포중앙교회에서 목회자 이중직...
    Date2014.10.21 By개혁정론 Views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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