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요한 기자
9월 22일(월) 서울 서초구 소재 신반포중앙교회에서 “퓨리턴 신학과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2014 서울 퓨리턴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큐리오스인터내셔널, 워싱턴트리니티연구원이 공동 주최하였다.
컨퍼런스에서는 서문강 목사(중심교회)가 “개혁주의 청교도 고전들과 나의 사역”, 서창원 교수(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가 “청교도 신학 지도 그리기와 한국 교회”, 이승구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가 “조직신학에서 본 청교도 사상”, 조현진 교수(한국성서대학교)가 “조나단 에드워즈의 칭의론과 한국 교회”, 정성욱 교수(미국 덴버신학교)가 “퓨리턴과 에드워즈의 모형론적 해석과 한국 교회”, 심현찬 원장(워싱턴 트리니티연구원)이 “다성악적 에드워즈 연구와 수용론을 향하여: 현대 에드워즈 연구의 지도그리기 및 한국의 수용론”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발표하였다.
개혁주의 청교도 고전, 복음에 눈 뜨게 해
서문강 목사는 “개혁주의 청교도 고전과 나의 사역”이라는 발제를 통해 청교도에게 영향을 받아 왔던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서문 목사는 지난 약 40년 동안 개혁주의 관련 서적을 다종 번역해 왔다. 서문 목사의 발제에 따르면 여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이 신학대학원 시절 로이드 존스를 만난 것이다. 1974년에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당시 신학연구원)에 들어갔던 서문 목사는 당시를 “당시 한국 교회는 몸은 외형적 성장으로 몸은 비대했지만 몸을 건강하게 견지할 방책은 빈약한 상태였다”고 기억했다.
서 목사는 신학대학원 1학년 때에 로이드 존스를 만난 것을 회상하며 “그의 『산상설교집』을 읽고 완전히 녹아 버렸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이후에 로이드 존스의 『로마서 강해』를 읽고 번역하게 된 이야기를 하면서 그 영향력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 성경의 권위과 그 능력을 알았다. ▲ 복음의 은혜와 능력과 영광에 사로잡히게 되면서 복음에 대한 이해와 확신을 얻었다. ▲ 강해설교의 능력과 절대적 필요성을 알았다. ▲ 어떻게 설교해야 하는지 눈을 떴다. ▲ 참된 신자와 참된 사역자가 되기 위해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알았다. ▲ 역사적 개혁주의의 정당성을 알았다. ▲ 번역되어 한국교회에서 읽혀야 할 책들을 선별할 눈을 얻었다.
특별히 서 목사는 『산상설교집』 번역본을 읽고 변화한 것을 이야기하면서 “번역이라는 것이 좋은 책을 소개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인적으로 시작했겠지만 하나님께서는 한 개인의 일을 개인의 일로 두지 않으신다.” 라고 소회를 밝혔다. 아울러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개인을 통해, 그리고 칼빈, 에드워즈, 로이드 존스 등을 통해 섭리하시지만 우리의 시선은 이들을 쓰신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라고 권면하였다.
청교도, 성경에 근거한 신학과 설교 강조해
서창원 목사는 “청교도 신학 그리기와 한국 교회”라는 발제를 통해 청교도의 신학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우선 청교도는 전반적으로 칼빈주의 신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이 신학의 근본은 성경이다. 청교도들은 기독교 역사상 ‘신구약 성경 밖에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성경적인 사람’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서 목사는 “한국 교회의 개혁은 철저하게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주장하였다.
또한 청교도의 다른 특징은 그들이 믿은 내용을 설교를 통해 전하기 위해 힘썼다는 것이다. 서 목사는 “오늘날 설교자가 경시되는 이유는 설교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려 하지 않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 윤리․도덕적 이야기를 들려 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라고 자신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한국 교회에 대하여 지적하였다.
그리고 설교의 효과와 관련한 청교도의 특징은 실천적으로 경건한 것이다. 서 목사는 “한국 교회는 기도를 많이 하지만 주로 교회 일을 위해 기도한다. 하지만 청교도의 기도는 대부분 하나님과의 교제를 위한 기도였다.” 라고 꼬집었다.
서 목사는 청교도의 특징을 이상과 같이 언급한 뒤에 “한국의 개혁파 장로교회가 나아갈 길은 무엇보다 옛적 길에서 선한 것을 찾아 믿음의 선진들이 물려준 개혁신학과 신앙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동역자끼리 상호 존중 및 협력하여 개혁주의자들끼리 함께 모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청교도가 말한 것 중 모두가 따라야 할 것은
이승구 교수는 “조직신학에서 본 청교도 사상”이라는 발제를 통해 조직신학자로서의 본인이 바라보는 청교도에 대해 정리하였다. 우선 이 교수는 “조직신학적으로 보면 청교도 내에서도 다양한 견해가 있다”고 설명하였다. 구원론에 있어서 칼빈주의자와 중도적 입장, 알미니안주의자가 있었고 교회론에 있어서도 국교회주의자, 장로교주의자, 회중교회주의자가 있었다.
이 교수는 “청교도가 말한 것 중 모두가 따라야 할 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이에 따르면 청교도의 가장 큰 기여는 성경을 번역하고 웨스트민스터 회의를 통해 표준 문서를 만든 것이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의 뛰어난 점으로 이 교수는 인식의 출발을 성경으로 잡은 1장, 언약을 잘 정리한 7장, 은혜와 구원의 확신에 대한 논의를 해 놓은 18장 등을 들었다. 아울러 오늘날 이슈 중 하나인 칭의와 성화의 관계에 대해 신앙고백 8장을 들며 “이신칭의에 대한 바른 이해는 바른 성화론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오늘날 이슈에 의미를 줄 수 있는 신앙고백의 내용으로 ‘알 수 있는 말로 기도하라’고 한 21장, ‘결혼은 상호 돕기 위해 제정된 것’이라는 24장, ‘사후 상태는 천국과 지옥의 두 상태’라는 27장 등을 들기도 했다.
이 교수가 도출한 청교도의 또 다른 기여는 “청교도는 자신이 이해한 성경의 가르침에 근거해서 예배를 개혁했다”는 것이다. 이는 청교도가 예배의 규정적 원리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또한 “청교도는 예배당 뿐만 아니라 예배당 밖의 삶도 거룩한 것으로 여겼다”는 것이 이 교수가 꼽은 내용이다.
이 교수는 논의를 정리하면서, “우리는 청교도의 가장 성경적인 것을 뽑아내는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의 믿음, 예배, 교육, 행정 등을 가장 성경적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입장의 청교도들이 있으면서 좀 더 성경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했던 것을 보아야 한다.” 라고 주장하였다.
율법폐기론와 조나단 에드워즈, 한국교회
조현진 교수는 “조나단 에드워즈의 칭의론과 한국 교회”라는 발제를 통해 율법폐기론 논쟁을 다루면서 조나단 에드워즈의 신학을 정리하였다. 조 교수는 발제의 제목과 내용이 약간 다른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발제하였다.
우선 율법폐기론과 관련된 논의는 초대교회, 종교개혁, 종교개혁 이후 시기에 늘 등장하였다. 초대교회에는 마르시온의 율법의 유효성 문제에 대한 논의와 몬타누스의 은사 중심 및 직통계시 사상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종교개혁 시기 종교개혁자들은 로마 가톨릭의 공로주의적 해석에 반대해서 복음을 인간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총으로 강조한 반면, 율법폐기론에 반대해서는 신약 시대에도 율법은 여전히 그 유용성과 효력을 지니고 있음을 강조했다. 청교도 시기에는 하나님의 은혜가 어떻게 임하시는가에 대해 삶을 통한 구원의 확인과 하나님의 직접적 사역 사이에 신학적 의견 차이가 있었다. 17세기 율법폐기논쟁의 당사자인 앤 허치슨은 청교도의 가르침을 받았으나 율법폐기론과 직접 계시 사상이라는 극단에 빠지고 말았다.
18세기 조나단 에드워즈도 이러한 논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에드워즈의 시기에는 부흥운동을 지지하는 새빛파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에드워즈 자신은 새빛파에 속해 있었지만 급진적 새빛파의 영적 무절제는 교회를 혼란시킨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었다. 여기서 나타나는 에드워즈의 신학적 견해는 다음과 같다.
율법의 지속성에 관하여 에드워즈는 “율법은 우리를 의롭다 하는 칭의와는 반대되면서도 우리의 죄를 지적하고 죄책과 무가치함을 알게 한다”고 하였다. 직접 계시에 관해서는 “성령은 성도 안에 심은 은혜와 성경에 기록된 약속을 사용하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율법폐기론자들의 참된 성도와 거짓된 성도를 구별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에드워즈는 “이는 하나님께만 있는 고유한 신적 영역”이고 “율법폐기론자들이 경멸하는 하나님의 말씀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능력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칭의와 성화의 관계에 대해 에드워즈는 “의롭다 함을 받은 성도라도 자신의 실제 생활에서 거룩한 삶으로 구원의 증거를 충분히 보여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도의 신거룩한 삶과 실천은 영적 문제”라고 주장하는 에드워즈의 이러한 입장은 영과 몸을 나누는 영지주의의 입장을 배격하는 것이다.
조 교수는 “에드워즈의 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에드워즈의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에드워즈는 새빛파에 대응해야 했기 때문에 참된 신앙감정의 증거로서 성도의 삶을 강조했던 것이고 이를 가지고 에드워즈의 칭의관에 성화가 내포되어 있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조 교수는 “이러한 에드워즈의 태도는 오늘날 잘못된 성령론과 칭의론에 대해 한국 교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교훈을 준다”고 덧붙였다.
청교도가 에드워즈가 강조했던 모형론적 극대주의 회복 필요해
정성욱 교수는 “퓨리턴과 에드워즈의 모형론적 해석과 한국 교회”라는 발제를 통해 청교도와 조나단 에드워즈의 모형론적 해석에 대해 고찰하였다.
정 교수는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해 개혁신학권에서는 언약사, 구속사, 하나님 나라 관점으로 해석하는 모델이 있는데 본인은 청교도와 에드워즈가 강조했던 모형론적 해석이 주목받아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하였다. 모형론과 예표론은 구약성경에 기록된 사람, 사물, 사건, 제도들이 그 당시의 문화적, 역사적 배경 속에서 문자적인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옛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모형과 예표로서 혹은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을 상징하는 이중적 혹은 다중적 의미를 갖는다고 보는 성경해석법이다.
정 교수는 자신의 논지를 성경과 교회 전통을 가지고 펼쳤다. 예수님, 사도 등 성경 기자들이 모형론을 사용했고 교부들 역시 모형론의 사용 범위에 대한 논의는 있었지만 모형론 자체는 모두 동의하는 입장이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세 시대의 4중적 해석(문자/문법/역사적, 도덕적, 풍유적, 신비/천상적) 역시 정통 교리에 의해 통제되지 않은 점은 비판 받아야 하지만 교부들의 예표론/상징주의적 해석을 계승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종교개혁 시기 루터와 칼빈 역시 모형론/예표론적 성경해석을 긍정적으로 수용하였고 청교도와 에드워즈는 이런 해석을 적극적으로 강조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정 교수가 설명하는 모형론/예표론적 해석의 두 가지 유익은 ▲ 성경의 중심인 예수 그리스도를 재발견하게 해 준다는 것과 ▲ 구약에 대한 복음적 해석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모형론적/예표론적 성경해석의 회복을 위한 과제로 ▲ 성경을 읽어내는 1차 접근인 문법적/역사적 해석의 역할을 분명히 확인할 것 ▲ 동시에 모든 성경이 증거하는 에수 그리스도에 대한 풍부하고 영적인 의미를 드러내는 모형론/예표론적 성경해석의 필요성을 인식할 것 ▲ 성경 본문이 모형론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부분만 드러내는 모형론적 극소주의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 인성과 사역, 죽음, 부활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모형론적 극대주의로 나아갈 것 ▲ 그러면서도 과도한 풍유적 해석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모형론적 극대주의는 조직신학과 성경적 교리의 전 체계에 의해 적절하게 통제될 것의 네 가지를 제시하였다.
다양하면서도 균형과 조화 있는 에드워즈 연구 필요해
심현찬 원장은 “다성악적 에드워즈 연구와 수용론을 향하여”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에드워즈는 다성악적인 신학자이자 목회자”라는 것을 주장하였다. 이 말은 조나단 에드워즈가 신학, 목회를 비롯하여 미학, 윤리, 선교 등을 통해 나타나는 다양한 모습이 있으면서도 전체적으로는 목회자이자 신학자로서의 균형과 조화 있는 모습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심 원장은 에드워즈의 이러한 요소는 최근 에드워즈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드러난다는 것을 설명하며 에드워즈 연구 동향을 제시하였다. 심 원장은 조나단 에드워즈 연구가인 케네스 민케마(Kenneth Minkema)의 자료를 가지고 20세기의 에드워즈 연구 동향을 분석하였다. 이에 따르면 20세기 에드워즈의 연구 동향은 설교학, 부흥주의, 선교학, 윤리학과 미학, 문학과 문화 비평, 철학, 역사학, 신학의 8개 범주로 이루어졌다. 21세기 들어서는 에드워즈 연구가 다양한 국가의 연구기관, 학위논문, 온라인을 통한 오픈 컨소시엄 구성 등으로 나타난다.
심 원장은 최근 에드워즈에 대한 관심분야로 설교론, 윤리와 미학, 문학과 문화이론, 신학, 특별히 삼위일체론, 철학적 신학 등을 들었다. 앞으로 보다 연구가 필요한 분야로는 에드워즈 연구의 철학적 학파, 에드워즈의 유산, 예일신학 제자들, 에드워즈의 역사관, 성경 주석과 주해, 인디언 선교 사역 등을 들었다. 아울러 에드워즈를 연구할 때 고려할 사항으로 ▲ 에드워즈의 ‘마음의 감각’에 대한 세 가지 해석(경험론, 칼빈주의, 절충적 해석) ▲ 철학 분야에서 미국과 영국 학파의 갈등 ▲ 역사학자와 신학자의 갈등과 동역 ▲ 학계와 교계의 갈등과 동역 등을 들었다. 한국에서의 에드워즈 연구와 수용에 대한 제언으로는 교회와 학계의 교역, 차세대 리더 양성, 연구자 간 동역 및 연합, 국제적인 연구가 사이의 연대, 좋은 번역과 출판의 중요성 등을 들었다.
심 원장은 다성악적 에드워즈의 모습을 통해 한국 교회가 “개혁주의적이고 청교도적인 통전적 신앙을 회목하고 다양하면서도 목회적인 에드워즈의 모습을 한국적 토양에서 차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에드워즈가 평생을 경주했던 하나님 중심성, 초점성, 중독성, 황홀성의 비전을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설요한 기자 juicec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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