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을 환영합니다.
최종편집
2014.04.25 12:22

선교와 선교사

조회 수 1839 추천 수 0 댓글 0
김성운 교수
고려신학대학원 선교학 교수

교회 역사를 통틀어 오늘 날 만큼 선교라는 말이 일반화된 때는 없었을 것이다. 교회나 그리스도인의 거의 모든 활동이 선교라는 이름으로 행해진다. ‘지역선교’, ‘어린이선교’, ‘청소년선교’, ‘학원선교’, ‘실버선교’, ‘문화선교’, ‘교도소선교’, ‘다문화선교’, ‘찬양선교’, ‘단기선교’ 등 등, 그 예를 열거하자면 한참을 더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회 내의 부서도 남, 여 ‘전도회’에서 ‘선교회’로 바뀌었다. 이것으로는 부족해서인지 이제 ‘가는 선교사’와 ‘보내는 선교사’로 양분하여 모든 신자를 선교사로 만들어 버렸다. 드디어 모든 그리스도인의 선교사화(化)가 눈 앞의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그런데 이게 정상적인 것일까?

혹자는 선교사 출신으로 세계 복음화를 위해 교회에서 선교 동원을 하고 신학교에서 선교학을 가르치는 필자가 이런 현상을 두고 기뻐하고 감사해야지 무슨 시비를 거느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이런 식으로 선교와 전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교회가 하는 모든 것이 선교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모든 그리스도인이 선교사가 되어버리면 그 무엇도 선교가 아닌 것이 되어버린다. 모든 것이 선교면 아무것도 선교가 아니다. 이것만큼 선교를 불분명하고 혼란스럽게 하는 것도 없다. 오늘 날 우리 교회가 하는 선교에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만들어 내는 원인 중의 하나는 선교라는 용어의 무분별한 사용에 있다고 말해도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바른 선교, 성경적 선교를 하려면 우선 선교라는 용어를 어떠한 의미로 사용할 것인지를 정해둘 필요가 있다. 거두절미하고 필자는 선교를 ‘타문화권에서 복음을 전파하는 사역’으로, 선교사를 ‘선교를 위해 교회의 파송을 받은 사역자’라는 의미로 사용할 것임을 밝혀둔다. 이런 정의가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너무 당연하고 평범하게 들리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수긍하기 힘들 것이다. 그 이유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정의가 시대에 뒤떨어진 전통적이고 협의적인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물리적인 거리를 의미하는 ‘다른 나라’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문화적인 거리를 의미하는 ‘타문화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니 완전히 시대에 뒤떨어진 것은 아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것처럼 세계화의 진전으로 ‘타국=타문화권’이라는 공식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우리 주위를 잠시만 돌아보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타문화권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주님의 명령을 따라 복음을 들고 교회가 가야하는 곳이 더 이상 지리적인 거리와 동일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선교에 있어서 물리적인 거리는 여전히 중요한 고려의 대상이다. 하지만 물리적 거리만큼 문화적인 거리도 고려의 대상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땅 끝’은 더 이상 저기 먼 어느 곳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있을 수도 있다. 타문화권 사람들이 저 멀리 있던 ‘땅 끝’을 우리 곁으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멀리 있는 타문화권 뿐만 아니라 바로 곁에 있는 타문화권에서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선교로, 타문화권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는 사역자를 선교사로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타문화권에서 사역한다고 해서 모든 활동이 선교이고, 모두가 선교사라는 의미는 아니다. 유학이나 사업 이민과 같이 외국에 나가서 살면서 전도를 하거나 한국에 들어온 외국 사람에게 전도를 한다고 해서 선교라고 부를 수 없다는 뜻이다. 선교와 선교사가 있기 위해서는 반드시 파송이 전제되어야 한다. 우리가 선교(mission)라고 부르는 말은 ‘보내다’ 또는 ‘파송하다’는 의미를 가진 신약성경의 ‘아포스텔로(αποστελλω)’ 와 ‘펨포(πεμπω)’의 라틴어 번역인 미토(mitto)에서 나왔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임무를 부여하여 그들을 세상으로 보내실 때 사용하신 단어이다(요17:18; 20:21). 선교(mission)는 예수님께서 친히 세우신 교회가 예수님께서 맡기신 “임무”(mission)를 완수하기 위해 사역자 보내어 그 일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파송이 없는 선교나 선교사는 있을 수 없다. 임무(mission)를 부여하고 보내는 주체가 없는데 임무가 존재하고, 그것을 수행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는 일인가? 이것은 교회로부터 목사로 임직 받지 않는 사람을 목사라고 부르고 그가 목사 직분을 수행한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 오늘날 ‘선교’, ‘선교사’라는 용어가 얼마나 무분별하고 무의미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선교, 선교사라는 용어와 직분에 대한 바른 이해와 사용 없이 바른 선교, 성경적 선교도 없다.

  1. [선교/이슬람] 다섯 집단으로나누어 보는 이슬람 세계

    다섯 집단으로 나누어 보는 이슬람 세계1) Ron George 지구상에는 약 13억의 모슬렘이 존재한다. 전체 모슬렘들은 뚜렷한 정체성을 가지고 외부 세계에 대항하는 하나의 거대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들이 모두 하나의 언어와 문화를 가진 공동...
    Date2015.03.19 By개혁정론 Views1329
    Read More
  2. [선교소식/일본] 일본 신도의 특징과 일본 선교 전략

    일본 신도의 특징과 일본 선교전략1) "한국교회가 성숙해야 일본선교를 기쁘게 할 수 있다." 박영기 선교사(일본) 1. 일본인의 종교의식 최근 일본의 종교 인구는 다음과 같다. (일본문화부 통계) 신도계 1억 160만 3657 人 화교계 6568만 4711 人 기독교 신...
    Date2015.03.18 By개혁정론 Views3084
    Read More
  3. 제3회 고신선교포럼을 다녀와서

    성희찬 목사 마산제일교회 담임목사 고신세계선교후원교회협의회 협동총무 우리 고신 교회는 귀한 자산 하나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고신총회세계선교부이다. 영어로 약칭하여 'KPM'이라고 부른다. 이 고신총회세계선교부가 내년 2015년이 되면 1955년에...
    Date2014.09.02 By개혁정론 Views2104
    Read More
  4. [선교원리] 계속되는 증거 - Witness에 대한 네 번째 이야기

    ※ 다음 글은 필자 C. J. Haak 교수의 「선교지평」 2006년 1월호에 실린 글을 「선교지평」의 허락을 받아 편집 후 게재한 것입니다. C. J. Haak 전 캄펀 신학교 선교학 교수 신약성경은 예수님을 직접 목격한 증인의 수를 명확히 한정하고 있다. 사도행전 10:...
    Date2014.08.18 By개혁정론 Views1453
    Read More
  5. 이슬람에 대한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설요한 기자 현재 세계에서 가장 격렬한 분쟁지역 중 하나는 중동의 가자(Gaza)지구다. 이 지역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갈등이 오랜 시간 있어 왔다. 지난 달 8일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정당 하마스와 교전이 발생하여 현재까지 진행되고 현...
    Date2014.08.14 By개혁정론 Views2500
    Read More
  6. [선교원리] 사도들은 어떻게 증거했는가? - Witness에 대한 세 번째 이야기

    ※ 다음 글은 필자 C. J. Haak 교수의 「선교지평」 2005년 11월호에 실린 글을 「선교지평」의 허락을 받아 편집 후 게재한 것입니다. C. J. Haak 전 캄펀 신학교 선교학 교수 사도들은 어떻게 증거 했을까? 우리는 신약성경을 통해서 역사적 사건을 면밀히 살...
    Date2014.07.29 By개혁정론 Views1444
    Read More
  7. [선교원리] 증인을 세우심 - Witness에 대한 두 번째 이야기

    ※ 다음 글은 필자 C. J. Haak 교수의 「선교지평」 2005년 9월호에 실린 글을 「선교지평」의 허락을 받아 편집 후 게재한 것입니다. C. J. Haak 전 캄펀 신학교 선교학 교수 누구를 증인으로 세우셨는가? 증인들을 지목하신 이는 바로 예수님 자신이다. 요한...
    Date2014.07.25 By개혁정론 Views1311
    Read More
  8. [선교원리] 증거(증인)에 대한 새로운 인식 - Witness에 대한 첫 번째 이야기

    ※ 다음 글은 「선교지평」 2005년 7월호에 실린 필자 C. J. Haak 교수의 글을 「선교지평」의 허락을 받아 편집 후 게재한 것입니다. C. J. Haak 전 캄펀 신학교 선교학 교수 증거 혹은 증인이라는 단어는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의 의무와 연관되어 사용...
    Date2014.07.24 By개혁정론 Views1730
    Read More
  9. 선교와 선교사

    김성운 교수 고려신학대학원 선교학 교수 교회 역사를 통틀어 오늘 날 만큼 선교라는 말이 일반화된 때는 없었을 것이다. 교회나 그리스도인의 거의 모든 활동이 선교라는 이름으로 행해진다. ‘지역선교’, ‘어린이선교’, ‘청소년선교’, ‘학원선교’, ‘실버선교’...
    Date2014.04.25 By개혁정론 Views183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
사설
[사설] 제7차 개정헌법 헌의안, 총...
[사설] 총회장은 교단의 수장이 아...
[사설] 명예집사와 명예권사, 허용...
[사설] 총회가 계파정치에 함몰되지...
[사설] 최근에 일어난 고려신학대학...
세계로교회 예배당 폐쇄 조치를 접하며 3
[사설] 총회(노회)가 모일 때 온라...
총회가 졸속으로 진행되지 않으려면
[사설] 누가 고신교회의 질서와 성...
공적 금식과 공적 기도를 선포하자
칼럼
왕처럼 살고 싶습니까? 왕처럼 나누...
푸틴의 머릿속에 있는 그림
백신 의무 접종과 교회 (3부)
백신 의무 접종과 교회(2부); 교회...
백신 의무 접종과 교회 (1부)
우리 악수할까요?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 (Peter Holt...
관심을 가지고 보십시오.
동성애 문제에 대한 두 교단의 서로...
하나님께서는 역사의 잘못을 통해서...
기고
직분자 임직식에서 성도의 역할
죽음을 어떻게 맞을까를 잠시 생각하며
제73회 총회가 남긴 몇 가지 과제
전임목사는 시찰위원으로 선정될 수...
고신교회와 고재수 교수; 우리가 왜...
왜 고재수는 네덜란드에서 고려신학...
제73회 총회를 스케치하다
신학생 보내기 운동에 대한 진지한 ...
명예 직분 허용이 가져다 줄 위험한...
[고신 70주년에 즈음하여 9] 고신교...
논문
송상석 목사에 대한 교회사적 평가 ...
송상석 목사와 고신 교단 (나삼진 ...
송상석 목사의 목회와 설교 (신재철...
네덜란드 개혁교회 예식서에 있어서...
제7차 헌법개정초안(2022년 6월) 분...
제7차 헌법개정초안(2022년 6월) 분...
제7차 헌법개정초안 예배지침 부분...
제7차 헌법개정초안(2022년 6월) 분...
SFC 강령의 “전통적 웨스트민스터 ...
지역교회의 적정 규모(規模 size)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