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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기사는 '성탄절'입니다. 교회는 세상달력과 다른 교회달력을 만들어 삼위 하나님께서 행하신 구속사역을 축하하고 있습니다. 거룩한 시간의 흐름을 만든 것입니다. 성탄절이 가까이 다가온 이 시기에 성탄절기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성탄절기를 어떻게 지키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주님의 성육신이 고난과 죄로 가득찬 이 땅에 얼마나 큰 소망을 가져다주었는지 묵상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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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경 목사
온생명교회 담임목사

아기 예수는 12월 25일에 탄생하셨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사복음서를 통해 확인해 보면 아기 예수가 탄생했을 때 베들레헴 들판에서 목자들이 양을 치면서 밤을 지새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날은 추운 겨울이 아니라 늦어도 가을쯤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사실, 팔레스틴에서는 4월에 양을 방목하기 시작하여 10월 중순에는 방목을 끝낸다. 그런데 교회는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정해서 지켜오고 있다. 교회는 수많은 날들 중에 왜 하필 12월 25일을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로 정하여 지킨 것일까? 성탄절이 12월 25일이 된 것에 대해 두 가지 견해가 맞서고 있다.

1. 로마의 태양숭배일을 세례 주었다고 보는 견해

성탄절이 12월 25일이 된 것은 로마의 겨울축제인 ‘무적의 태양 출생’(Natalis solis invicti) 축제와 관련을 맺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당시 로마는 율리우스 달력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12월 24일이 하루 해가 가장 짧은 동지였다. 그 다음 날인 12월 25일부터 태양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날에 태양신이 다시 출생하는 것으로 보고 축제를 벌였던 것이다. 274년경 로마황제였던 아우렐리안(Aurelian)에 의해 12월 25일에 ‘무적의 태양 출생’을 기념하는 축제를 벌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바로 그 날에 황제는 태양신을 위해 신전을 지어 봉헌하기까지 했다고 알려져 있다. 황제 아우렐리안은 제국의 통일을 위해 애쓴 공로로 ‘제국의 회복자’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는 종교를 위한 통일에도 앞장섰다. 동양의 미트라교와 시리아의 무적의 태양숭배를 도입하여 태양 단일신을 숭배하므로 제국의 통일을 꾀했다.

태양에 대한 생각은 기독교인들에게도 매력적이었다. 구약성경 말라기 4장 2절 말씀에 나와 있듯이 예수님은 ‘의의 태양’으로 이 땅에 태어나셨기 때문이다. 243년에 북아프리카의 교부 키프리아누스가 썼다고 알려진 문서 『De pascha computus』(부활절 계산)에는 3월 25일을 그리스도께서 고난당하신 날로 적고 있다. 이 날은 춘분이다. 또한 교부 키프리아누스는 이 날을 하나님께서 천지만물을 창조하기 시작하신 날로 본다. 창조의 넷째 날에 하나님께서 해와 달과 별을 만드셨으니 태양이 창조된 날은 3월 28일이다. 교부는 이 날이 곧 성육신의 날이라고 말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의의 태양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기독교회는 로마황제 아우렐리우스가 무적의 태양 출생 축제를 벌이기 수 십 년 전부터 그리스도의 탄생을 의의 태양의 탄생이라고 해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콘스탄티누스는 그의 부친과 마찬가지로 태양숭배를 해 왔는데 312년 밀비안 다리에서 그의 정적 막센티우스와 접전할 때까지만 해도 태양신 아폴로에게 헌신했다. 그런데 그는 환상 중에 ‘이것으로 이기라’라는 그리스도의 첫 두 글자로 된 표지(그리스도라는 헬라어의 첫 두 글자-Χ위에 Ρ자 있는 것)를 군기와 방패에 붙여 막센티우스를 제압한 후 기독교에 호의를 가졌다. 그는 태양 숭배와 기독교 신앙을 혼합하여 가졌다. 이후에 콘스탄티누스가 기독교로 개종하므로 기독교회는 로마와 동방의 태양숭배 사상을 세례 주어서 12월 25일을 의의 태양이 떠오른 날로 지키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로마교회가 공식적으로 성탄절을 12월 25일로 기념한 것은 354년이라고 한다. 이 해에 로마의 리베리오 주교는 12월 25일을 성탄으로 정해 로마 축일표에 기록했다는 것이다. 로마의 주교 비망록에 따르면 336년부터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축하했다는 기록이 있기에 더 이른 시기로 잡아야 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2. 구속사의 날짜를 계산해서 이르게 된 결론이라는 견해

성탄절을 12월 25일로 정하게 된 것은 당시의 태양숭배와 아무런 상관이 없고, 구속사의 날짜를 계산하여 자연스럽게 이르게 된 결론이라는 견해가 있다. 구속사의 시점으로 잡는 날자는 3월 25일이다. 위에서 잠시 언급한 교부 키프리아누스의 글에도 이 날이 언급되어 있듯이 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헬라교부 크리소스토무스(안디옥 출신인데 403년에 콘스탄티노플의 감독으로 임명됨)에게 돌려지고 있는 문서 『De solstitiis』(춘분, 추분 할 때의 ‘분’[分]을 가리키는 말)에 이 부분이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크리소스토무스는 우선 예수님의 선구자인 세례요한의 잉태부터 언급하기 시작한다. 제사장 사가랴가 제비를 뽑아 분향한 달이 티슈리(Tishri) 달이다. 이 티슈리 달에 추분이 있다. 그렇다면 요한의 출생은 9달 뒤인 하지(夏至)가 된다.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나타나 수태고지를 했을 때 친척 엘리사벳이 잉태한 지 6개월이었다고 성경이 밝히고 있다(눅 1:36). 그렇다면 예수님의 잉태는 요한의 잉태 6개월 후, 즉 춘분(春分)이다. 자연스럽게 예수님의 탄생은 9개월 후인 동지(冬至)가 된다. 요한은 추분에 잉태되어 하지에 태어났고, 예수님은 추분에 잉태되어 동지에 태어나셨다. 이렇게 예수님의 탄생이 동지가 된 것은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가 역사했기 때문이다. 크리소스토무스의 다음 글을 보라.

“그러나 주님은 겨울, 즉 12월에 태어나셨다. 달력으로는 1월 8일인데 다 자란 올리브를 압착하여 기름을 짜는(즉, 기름부음[crisma]) 날이고, 다른 허브들도 잎을 내는 날이다. 음매애 하고 우는 양들이 태어나고, 큰 낫으로 포도가지를 잘라서 달콤한 포도를 수확하여 사도들이 성령으로 취하게 되는 날이다. 주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그 농부라. 무릇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마다 찍혀 불에 태워지느니라.’ 그러나 그들은 또한 그 날을 정복되지 않은 자의 생일이라고 부를 것이다. 죽음을 이기신 우리 주님처럼 정복되지 않은 자가 누구인가? 그들이 태양의 생일에 헌신하는 대상은 말라기 선지자가 말한 의의 태양 자신이다: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공의로운 태양이 떠올라서 그의 날개로 인해 치료가 일어날 것이다.’”

이 두 번째 견해에 의하면 무적의 태양숭배를 대체하기 위해 12월 25일을 잡은 것이 아니라 의의 태양을 ‘출산의 태양’(solis natalem)으로 이해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동지를 그리스도의 출생의 날로 잡은 것은 죽음에 대한 그리스도의 승리를 강조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서방에서는 요한의 잉태와 출생과 관련된 날들을 축하했다는 기록은 없지만 동방에서는 요한부터 시작되는 구속사 전체를 강조했다. 콘스탄티노플과 소아시아에서는 요한의 잉태일이라고 잡은 9월 23일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보곤 했다. 콘스탄티노플에서는 5세기에 이미 9월의 첫날을 새 해의 시작으로 삼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에도 세례요한의 잉태를 축하하는 9월 23일을 ‘새 해’라고 부르곤 했다.

이상에서 우리는 12월 25일이 왜 성탄절로 정해졌는지에 대한 두 가지 견해를 살펴보았다. 로마와 동방의 태양숭배 사상을 세례 준 것이라고 보든지, 그렇지 않으면 구속사의 날짜 계산을 통해 이르게 된 결론이라고 보든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의의 태양이 떠오른 것으로 보았다는 점에 있어서는 일치한다. 한편 예수님의 탄생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것은 당시 유행하던 아리우스주의 때문이기도 하다. 아리우스는 예수님을 참 하나님이 아닌 위대한 사람 정도로 보았다. 그에게는 예수님의 탄생을 떠들썩하게 축하해야 할 뚜렷한 이유가 없었다. 이에 교회는 그리스도의 출생이 참 사람이요 동시에 참 하나님이 이 땅에 오신 날이기 때문에 신자의 구원이 성취된 날로 삼아 크게 축하하기 시작했다.

잉글랜드의 청교도들은 주일 외에 다른 날을 지킬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12월 25일을 지키지 않았다. 그렇다고 청교도들이 성탄의 의미를 무시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12월 25일 제일 가까운 주일에 성탄을 축하했다. 이런 것을 본받아 지금도 성탄절을 지키는 것은 로마가톨릭을 따르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예수님이 실제로 태어나지도 않은 12월 25일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12월 25일이라는 날짜 자체를 섬기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한 날을 기념하고 축하하므로 모든 날들을 거룩하게 하셨을 뿐만 아니라 죄로 인해 죽은 인생과 신음하고 있는 피조물을 회복하기 위해서 오신 주님을 기쁘게 맞이한다. 그 날이 굳이 12월 25일이 아니라도 상관없겠지만 우리는 교회력을 존중하여 받아들인다. 성탄절을 축하하기 시작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신가에 대한 신학의 결과였기 때문이다. 성탄절은 고대 교회와 교부들이 신학 했듯이 온 우주를 새롭게 하는 새 창조의 ‘새 해’요 ‘새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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