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개혁교회 이야기4]
토론토 벧엘 개혁교회 세례 및 입교식
박광영 목사
(캐나다 유학 중)
토론토 지역에는 캐나다 개혁교회가 두 군데 있습니다. 하나는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Toronto Pearson International Airport) 근처에 위치한 그레이스 교회(Grace Canadian Reformed Church)이고, 또 다른 하나는 토론토 북쪽 위성도시인 리치몬드 힐(Richmond Hill)에 있는 벧엘 교회(Bethel Canadian Reformed Church)입니다.
캐나다 개혁교회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해방파 개혁교회 출신의 네덜란드 이민자들이 세운 교회입니다. 이들은 초기에 토론토에서 서남쪽으로 100km 정도 떨어진 해밀턴(Hamilton)과 나이아가라(Niagara) 지역에 자리를 잡고 정착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다수의 캐나다 개혁교회는 해밀턴과 나이아가라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캐나다 전체 인구(3800만명)의 15%%가 살고 있는 토론토 지역(600만명)에는 오직 이 두 곳에만 캐나다 개혁교회가 세워져서 지금까지 믿음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습니다.
토론토 지역의 캐나다 개혁교회
2022년 6월 5일은 캐나다 개혁교회가 성령강림절로 지키는 주일이었습니다. 이 날 벧엘교회에서는 오전 예배에 세례식(Baptism)과 입교식(Public Profession of Faith)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4명의 유아세례 교인과 2명의 성인 세례교인이 입교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1명의 어린이가 세례를 받았습니다. 이들 중 4명의 유아세례 교인은 캐나다 개혁교회의 가정에서 태어나서 자란 후, 온 교우들 앞에서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여서 입교를 하였습니다. 보통 캐나다 개혁교회에서는 16-17세 즈음에 입교를 하는데, 그 때가 부모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나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번에 입교를 한 2명의 성인 세례교인은 중국에서 온 분들인데 2019년에 캐나다에 온 이후 그동안 벧엘교회에 출석을 하고 있었고, 그동안 개혁신앙에 대하여서 충분히 배우고 소정의 교육과정을 거쳐서 입교를 하는 분들이었습니다.
벧엘교회의 게릿 부룬테스 목사(Rev. Gerrit Bruintjes)는 입교를 위하여 이들에게 다음의 네 가지 질문을 물었습니다. 첫째는,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둘째는, 우리의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셋째는, 성경과 개혁교회가 가르치는 신앙고백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상을 사랑하지 않고, 교회와 함께 거룩한 삶을 살아가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그리고 각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이에 대한 대답을 물었습니다 (ooo, what is your answer?). 그러자 각 사람은 "네! 제가 그렇게 믿습니다"(Yes, I do)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리고 목사가 기도하고 선포함으로써 입교식을 마쳤습니다.
온 성도들 앞에서 신앙을 고백하는 6명의 입교자들의 모습
이어서 세례식이 있었습니다. 이날 세례를 받은 사람은 중국인 부부의 딸이었습니다. 캐나다 개혁교회는 개혁신앙을 따라서 하나님의 주권을 신뢰하면서 유아세례를 시행합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장로교회에서는 2세 미만의 아이들에게만 유아세례를 베풉니다. 그러나 캐나다 개혁교회는 나이와 상관없이 부모가 믿음으로 자녀가 유아세례를 받게 하기를 원하면 세례를 베풉니다. 보통은 갓난 아이가 처음 교회에 나오는 날 유아세례를 베풉니다. 그러나 이날 입교를 한 중국인 부부의 딸은 나이가 많았습니다.
이 부부는 2019년에 캐나다로 이민을 온 부부입니다. 이들은 개혁신앙을 충분히 배운 후 벧엘교회의 멤버로 입교를 하면서 자신들의 딸이 세례를 받을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들 부부는 자녀를 향한 하나님의 언약을 신뢰하면서, 온 성도들 앞에서 서약하였습니다.
목사는 다음의 세 가지를 질문하였습니다. 첫째, 자녀가 죄인이며 그리스도의 구속이 필요한 자입니다. 둘째, 신구약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며, 벧엘교회가 고백하는 신앙고백이 진리입니다. 마지막으로, 부모로서 자녀가 스스로 신앙을 고백할 수 있을 때까지 자녀를 믿음으로 키울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목사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각각 당신의 대답은 무엇이냐고 물었고(what is your answer?), 부모는 각각 그렇게 하겠습니다(I do)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이후에 목사는 부모와 자녀를 강단으로 초청하여 올라오게 하였고, 부모가 지켜보는 가운데 목사는 자녀에게 물을 뿌리는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부모의 신앙고백을 따라서 부모가 지켜보는 가운데 자녀에게 세례를 베푸는 게릿 부룬테스 목사(Rev. Gerrit Bruintjes)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을 위하여서 부모의 얼굴은 노출하지 않습니다)
캐나다 개혁교회에서 입교식은 성인식과 같이 온 가족이 함께 축하하면서 기뻐하는 날입니다. 부모로서 자녀가 온 교우들 앞에서 신앙을 고백하고 입교를 하면,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맡기신 자녀를 위한 신앙교육의 의무를 다한 것과 같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모든 과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부모들을 온 가족이 함께 축하합니다. 또한, 믿음으로 잘 자라서 캐나다 개혁교회의 성도가 된 자녀들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 때부터는 교회에서도 입교를 한 자녀들을 독립적인 성인으로 대하기 시작합니다. 이 날 벧엘교회에는 먼 지역에 살고 있는 입교자의 친척들이 모여와서 함께 예배를 드리면서 입교를 하는 부모와 자녀들을 축하를 하였습니다. 아마도 예배 후에 각 가정에서는 입교한 자녀들과 그들의 부모들이 오늘의 은혜를 감사하며 축하하는 파티를 하였을 것입니다.
예배를 마치고 만난 로버트 장로님은 오늘 벧엘교회의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면서 매우 기뻐하였습니다. 특별히 그는 그동안 오랫동안 출석하였던 중국인 가정이 입교와 세례를 통하여서 캐나다 개혁교회의 일원이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였습니다. 특별히 성령강림절에 성령님께서 교회에 새 가족을 허락하셨다면서,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이것은 참 기쁜 일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사실 캐나다 개혁교회의 멤버가 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교회에 출석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개혁교회의 멤버가 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성경과 개혁교회가 믿는 신앙고백(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도르트신조, 벨직신앙고백)을 충분히 배우고 이를 자신의 신앙으로 고백하며 당회 앞에서 검증을 받은 후에야 개혁교회의 멤버가 될 수 있습니다. 말그대로 캐나다 개혁교회는 "교회당 문턱"은 낮지만, "교회의 문턱"은 결코 낮지 않은 교회입니다. 이는 숫자만 늘어나는 성장이 아닌 진리를 지키며, 참된 교회의 모습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한 캐나다 개혁교회의 몸부림입니다. 그런 몸부림이 있기에 캐나다 개혁교회는 다문화, 세속화된 사회인 캐나다 한복판에서 개혁신앙을 간직하며, 다음 세대들에게도 그 신앙을 그대로 전수하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 신앙을 전하는 교회로 남아있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캐나다 개혁교회를 더욱 온전하게 진리 가운데 붙들어주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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