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사회복지학과 이재서 교수가 총신대 총장으로 새롭게 선출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는 신학과 교수가 아닙니다. 더구나 그는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도 1급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열다섯 살 되는 해에 장애를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총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놀랍습니다. 세상이 많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언젠가 김 신 전 대법관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는 어릴 때에 꿈꾸는 것도 사치스러운 사람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소아마비 장애로 잘 걷지를 못합니다. 장애를 가졌다는 것은 육체적으로 불편하다고 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만 해도 사람들은 장애인을 볼 때에 불편하니 도와야 하겠다고 하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못하도록 먼저 막았습니다. 학교도 마음대로 갈 수 없었습니다. 그가 서울대 법대에 간 것은 마땅히 갈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물론 공부를 잘했기에 서울대에 들어갔을 것입니다.) 사회정의를 세워야 하겠다는 그런 꿈이 있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장애를 가진 그를 받아주는 곳이 없었기 때문에 법대에 들어간 것입니다. 사법고시에 합격하고도 바로 일을 할 수 없었다고 하지요. 장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그가 대법관이 되고 1급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재서 교수가 총신대 총장이 되었습니다. 세상이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어떤 분은 그를 소개할 때에 ‘시각장애인’이란 수식어를 붙이는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습니다. 그는 왜 그것이 불편하게 느껴졌던 것일까요? 아마도 그도 장애를 가지고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들처럼 장애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저도 그런 수식이 붙는 것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그런데도 그런 수식이 아직은 필요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김 신 판사가 대법관이 되고 이재서 교수가 총장이 된 것은 그들이 그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주변에서 인정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을 인정받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그들을 통하여 이런 인식이 우리 사회 전반으로 파급되어 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이재서 씨가 총신대 총장으로 선출된 것을 참 마음으로 반깁니다. 그리고 축하를 보냅니다. 학교 형편이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 총장직을 잘 수행해서 학교를 안정궤도에 올려놓을 뿐만 아니라 아름답게 발전시켜 가기를 바라고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