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제 목: 톰 라이트 칭의론 다시 읽기
저 자: 박영돈
출판사: IVP
서평자: 황원하 목사 (산성교회)
1. 저자는 매우 신사적으로 논의를 전개한다. 그의 글에는 무례함이나 거만함이 없다. 그는 라이트의 학문적 업적을 존중한다는 전제 위에서 자신의 신학적 입장을 정중하게 밝힌다. 또한 저자는 대단히 체계적이고 꼼꼼하게 글을 쓴다. 그의 논리전개는 깔끔하며 명확하고 문체가 정갈하여 난해한 내용을 자상하고 친절하게 풀어간다. 따라서 이 책이 살가운 비판서의 성격을 가지기는 하지만 읽는 이들에게 호전적으로나 부정적인 느낌을 주지 않는다.
2. 1장에서 저자는 라이트의 칭의론 해석의 틀을 라이트에게 영향을 미친 샌더스와 제임스 던의 입장에 연관 지어서 잘 드러낸다. 즉 샌더스의 언약적 율법주의와 제임스 던의 율법의 행위 사상과 라이트의 언약적 신실성을 대조하면서 라이트의 입장을 소개한다. 라이트는 샌더스와 던을 넘어서서 자신의 신학체계를 갖춘 학자인데 저자는 그 부분을 잘 정리해 준다.
3. 2장과 3장에서 저자는 라이트가 자신의 칭의론의 근거로 제시한 갈라디아서와 로마서 본문을 주석적으로 재검토하면서 라이트의 칭의론의 맹점이 무엇인지 파고든다. 저자는 라이트가 자신의 해석학적 전제를 가지고 갈라디아서와 로마서를 주해한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잘 증명한다. 특히 라이트가 이 서신들을 해석하다가 자신의 신학적 전제에 부담을 주는 본문을 건너뛰어간 것을 지적한다. 이 부분에서 좀 더 많은 논의가 있을 수 있겠으나 책 분량의 제한 때문이어서 그런지 저자가 더 다루지 않은 것은 약간 아쉽다.
4. 4장과 5장에서 저자는 라이트의 주석적 문제와 신학적 문제를 비평적으로 다룬다. 저자는 라이트의 여러 주장들이 온당하지 않음을 드러내면서 라이트가 자신의 해석의 틀에 잘 들어맞지 않는 대목에 봉착하면 옛 관점을 수용하는 것을 지적한다. 그리고 라이트가 주장한 이스라엘의 연장된 유배기 개념과 전가교리와 이중칭의와 구원의 확신 등의 문제를 다룬다. 또한 저자는 라이트가 성령론에 의지하여 칭의교리를 전개하는 것의 오류를 지적하며, 라이트가 자신이 가진 전제들에 스스로 함몰되어서 바른 주해를 하지 못하고 있음을 비판한다.
5. 마지막 6장에서 저자는 올바른 바울의 칭의론이 무엇인지를 밝힌다. 그는 바울이 가지고 있었던 칭의론을 지금까지 검토했던 성경본문들을 증거로 삼아 체계적으로 진술한다. 이 부분은 매우 필요한데, 특히 오늘날 칭의론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더욱 그러하다. 여기서 저자는 칭의와 성화의 관계를 바르게 정리해 주며 구원의 확신에 대해서 밝히고 칭의와 성화에서 성령의 사역이 무엇이며 최후의 심판과 구원을 이루어가는 사상에 대해서 명확하게 말해준다. 따라서 독자들 중에서 올바른 칭의론이 무엇인지를 모른다면 이 부분을 먼저 읽은 후에 라이트를 비판하는 부분을 읽는 것이 좋을 것이다.
6. 전체적으로 이 책은 알차다. 책이 두껍지 않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부분은 다 들어 있다. 저자는 권위 있는 교의학자로서 올바른 칭의론의 바탕 위에서 라이트의 저술들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분석하고 비판한다. 따라서 라이트의 주장의 문제점을 알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자 한다. 비단 라이트의 칭의론을 제대로 알고 대응해야 할 필요를 가진 이들 외에도 오늘날 잘못된 칭의론이 범람하는 상황에서 올바른 칭의론을 알기 원하는 이들에게도 이 책을 적극 권하고 싶다. 필시 이 책을 읽는다면 칭의론 이해에 큰 도움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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