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요한 기자
10월 6일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에서는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개혁연대)의 2014년 교단 총회 참관 결과보고가 있었다. 개혁연대에서는 매년 개신교 일부 교단의 총회를 참관하는 활동을 해 왔다. 올해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이하 통합),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이하 합동),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이하 고신),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 교단 총회를 참관하였다.
이날 보고에서 개혁연대는 총회 전반에 대해서는 총대 구성, 총회 일정, 출석률, 총대 발언, 회의 진행, 자료 제공, 운영의 투명성 등을 가지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총대 구성에서는 성별, 직분별 분류, 언권회원(발언권만을 가진 회원) 구성 여부를, 총회 일정에서는 일방적인 정회나 폐회의 유무를, 출석률에 있어서는 총회 첫째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출석현황과 총대 재적 확인 여부를, 총대 발언에서는 발언 제한시간 및 발언 제한 횟수, 발언 태도를, 회의 진행에서는 회의시간 및 규칙 준수, 의장의 진행태도를, 자료 제공에서는 회의록 채택 및 배포 여부, 별지 자료 배부 현황, 헌의안 제안 설명 충분 여부를, 운영의 투명성에서는 참관활동 협조, 인터넷 생중계 실시 여부 등을 파악하였다.
올해 개혁연대의 참관 기준은 내부 과제로는 세습방지법, 종교인 과세, 민주적 회의구조와 구성이었고, 외부 과제로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교단의 노력이었다. 개혁연대는 이 중 종교인 과세, 민주적 회의구조와 구성, 세월호 참사 대책에 대해 각 교단의 대응을 주목하여 분석하였다.
종교인 과세에 대하여, 통합은 종교인 과세에 반대하는 총회의 입장을 표명해 달라는 헌의가 있었으나 논의되지 않았다. 합동은 목회자세금납부대책위원회 보고로 종교인 과세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받았다. 고신과 기장은 종교인 자발적 납세에 대해 1년간 연구하기로 한 것으로 조사했다(실제로 고신은 총회 당시 한국장로교총연합회의 자발적 납세운동 제안에 대해 ‘1년간 보류’하기로 하였다). 개혁연대에서는 “목회자 납세에 대한 미온적인 반응은 국민으로부터의 외면을 초래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하였다.
한편, 이번 총회의 총대 구성은 4개 교단 모두 목사와 장로의 비율이 절반씩 구성되었다(합동은 목사가 0.8% 더 많았다). 여성 목사와 장로를 세우지 않는 합동과 고신에서 여성 총대는 없었다. 통합에서는 총대원 중 1%, 기장에서는 총대원 중 5.6%가 여성 총대였다. 언권회원은 통합 55명, 기장 95명이었다. 고신은 언권회원 대신 증경총회장으로 구성된 자문위원 43명을 두었고 합동의 언권회원은 파악되지 않았다. 통합에서는 여성위원회가 존속되었으나 여성 총대 의무화 안건과 여성장로 할당제 안건은 부결되었다. 합동에서 여성 총대와 관련한 헌의안은 없었다. 고신에서는 여성안수에 대한 질의와 교회 내 여성지도자를 위한 총회 차원의 제도 마련에 대한 헌의안이 있었고 여성안수에 대한 질의는 1년간 연구하기로 했다. 기장 교단에서는 양성평등 예배 및 교육 헌의안 통과, 양성평등 정책협의회 개최 건 통과, 상임위원회 여성 1인 의무배정 건은 실행위원회에 이첩하기로 했다. 여성 안수는 교단의 신학에 따라 좌우되는 사안이다. 개혁연대는 여성안수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표명하는 만큼 총신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평가를, 고신에 대해서는 “진일보했으나 뒤늦은 감이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세월호 참사에 대하여 4개 교단 중 직접 헌의안으로 다룬 교단은 없었다. 다만 통합에서는 총회 사회봉사부 보고에서 세월호와 관련한 사업계획을 청원하였고, 기장은 원래 여러 사회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교단이다. 합동과 고신에서는 세월호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개혁연대에서는 “교단총회가 아픔에 공감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다”고 평가하였다.
▲ 교회개혁실천연대에서 4개 교단 총회 참관 후기에 대한 결과 보고를 하고 있다.
집행위원장 구교형 목사는 “이번 총회는 물리적 충돌 등이 없었다는 점에서 무난하게 보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총회나 총대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안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지만 총회의 민주적 의사결정이나 종교인 과세 같은 사안은 관심을 받지 못한다. 당사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고 지적했다. 아울러 구 목사는 “우리도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교단 내의 상황을 잘 알 수 있는 사람을 영입해서 일을 진행하거나 개혁적 의제에 집중해서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활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결과보고에는 참관활동에 대한 지지발언이 있었다. 지지발언을 한 기장 교단 소속의 김동한 장로는 우선 “개혁연대의 의제가 기장 교단에서는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라고 평가하였다. 이미 기장 교단은 개혁연대가 그간 주장해 온 대로 실천하려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김 장로는 “납세 같은 경우에도 1년 더 연구하자는 기장의 입장이 아쉽다고 했지만 사실 기장 내부에서는 납세 문제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이를 적용할 만한 교회가 10개도 채 되지 않는다. 일반화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하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장로는 “총회에서 여성, 청년이 소외되는 것도 문제지만 실제로는 목사 중심의 총회에서 장로 역시 소외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참관단 발언도 있었다. 신학생으로 총회에 참관한 이성민 전도사는 “통합 총회에 참관했는데 질서 있고 나름대로 진지하게 참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총대들이 총회 상황이 모두 노출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 하지만 이 덕분에 발언이나 행동이 더 조심스러워진다는 면에서 좋다.” 하는 소회를 밝혔다. 그동안 꾸준히 참관 활동을 해온 개혁연대 서동진 회원은 “(활동에 대해 반응하는 목사들을 보면) 목사들의 윤리의식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하는 비판적인 소회를 밝혔다.
개혁연대 김애희 국장은 “교단 의제라는 것이 평신도의 관심이 떨어지지만 총회 결정은 중요하기 때문에 이렇게 모니터하는 것”이라며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참관단은 정보의 제한이 있기 때문에 총회 헌의안에 대한 내용적 연구를 할 수 있도록 교단 총대를 사전에 만나서 협력하는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발언하였다. 아울러 “한국교회 부흥을 방해하는 정치구조,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의 일환으로 교인들의 교단에 대한 역할, 기대, 인상 등의 인식을 조사하는 여론조사를 하반기 중 실시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설요한 기자 juicec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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