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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달의 시대,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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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신학교수

(고려신학대학원)

 


 

 

   누구나 다 예상했던 바이지만 이번 입시에서 기독교 대학의 신학과의 지원자 수가 대부분 입학정원에 미달되었다. 고신대학도 이와 같은 큰 흐름을 피할 수 없었다. 앞으로도 이 흐름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몇 년 뒤에 신대원에도 직접적으로 미칠 것이기 때문에 가르치는 교수로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미달의 시대에 교회가 어떻게 방향을 설정할 것인가에 따라 교회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여기에 관심을 가지기를 촉구한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쉬운 것부터 풀어나가고 명백한 오답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의 미달 현상은 거대한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에 학교 홍보나 장학금과 같은 몇몇 피상적인 대책을 세워서 해결할 수 없다. 그런 대책을 세울 것이면 차라리 대책을 세우지 않는 것이 훨씬 더 낫다. 따라서 미달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차라리 고통스럽더라도 미달의 시대를 인정하고 그것에 맞는 방향으로 정책들을 세워 나아가야 할 것이다.

 

   미달의 시대에 교회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미달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걷어내는 것이다. 사실 입학 정원이라는 개념도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다. 미국 대부분의 신학교에는 정원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신학교에 지원만 하면 다 합격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목회자 수급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미달은 좋은 측면도 있다. 사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지나치게 많은 입학 정원을 정해 놓고 필요 이상의 목사를 양산해 왔기 때문에 이제 스스로를 성찰할 필요가 있다.

 

   미달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을 제거하면 정원 문제에 대해서 비교적 자유하게 될 것이다. 그 뒤에 신학교가 해야 할 일은 무조건 정원을 채우려는데 매달려서 안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자격 미달인 학생들을 걸러내지 않는다면 결국 그것은 교회의 힘을 약화시킬 것이고 교회의 힘이 약화되면 신학교는 생존할 수가 없다. 신학교는 교회의 성장과 밀접한 연관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눈앞의 작은 이익을 위해 대의를 저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미달의 시대에 무자격자를 걸러내기 위해서는 교회의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고려신학대학원의 경우 교단의 상당한 재정적 지원이 있기 때문에 입학시험에서 정원에 구애받지 않고 과락 제도를 적용할 수 있었고 조금이나마 미자격자들을 걸러낼 수 있었다. 교회의 지원이 없다면 이런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어려울수록 미래의 훌륭한 목사를 양산하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이라는 것을 모든 교회가 명심해야 한다.

 

   신학교 교수들도 이제 고통스러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교회가 쇠퇴하면 신학교에 대한 교회의 지원도 한계에 이를 수밖에 없다. 구조조정도 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가난하게 살 준비도 해야 한다. 앞으로 그런 각오와 헌신이 구비된 사명감 있는 자들이 신학교수로 선발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신학교가 설립되었던 초기 시대의 정신이 필요하게 되었다. 바울 사도의 가르침과 같이 가난한 데도 처할 줄 아는 지혜와 능력이 필요하다. (빌 4:11-12)

   여기서 분명하게 하나 짚어 둘 점이 있다. 적어도 장로교회에서 목사 후보생 양성에 대한 책임은 노회가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신학교는 노회로부터 학생들을 위탁받아 교육을 시키는 위탁 교육기관이다. 따라서 학생 선발의 책임은 노회가 지고 학생에 대한 교육은 신학교가 지는 것이 원리이다. 이 원리를 적용해 보면, 신학생 교육에 대한 부실은 신학교의 책임이지만 정원의 미달은 신학교의 책임이라고 볼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교회와 노회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각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신학교가 학생 모집에 신경을 쓰게 되면 그만큼 본연의 임무인 학생 교육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

   성도들을 포함하여 개체교회도 미달의 문제를 남의 문제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올해 고려신학대학원 졸업생이 79명이다. (참고로 신대원은 진급심사를 약간 어렵게 시행하고 있다) 고신총회의 교회 수에 비해 현저하게 적은 숫자다. 이것은 개체교회에 무엇을 의미하는가? 앞으로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실제적으로 담당할 부교역자들을 청빙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부교역자를 대충 선발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것은 신학교가 무조건 정원을 채우는 것보다 더 위험한 일이다.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검증된 부교역자를 선발하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

   시대가 많이 변했다. 요즘에는 부목사의 부인들이 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임지를 정하는 데 있어서 사모에 대한 고려가 적지 않다.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 교육이 최우선적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자기 발전이나 목회를 잘 배울 수 있는가의 여부다. 단순히 교회가 크다고 해서 부교역자를 쉽게 청빙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개체교회는 부교역자를 청빙하는 문제를 보다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미달의 시대에 교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목사를 귀하게 보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목사는 목사 후보생을 포함하여 모든 목사들을 가리킨다. 필자가 전도사였던 시절(1990년 초)만 하더라도 성도들로부터 “주의 종”이라는 이름으로 상당한 존경을 받았다. 그런데 요즘 교회에 가면 그런 느낌을 거의 받지 못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하는 일이 주로 영상 만들기, 파워포인트 제작, 자동차 운전, 컴퓨터 작업, 음향 시설 운영, 심지어 예배 참석 인원 숫자 세기와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목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하는 일은 관리 직원과 별 다를 것이 없다. 부목사들이 존경받을 여건이 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도들이 목사를 귀하게 보지 않는 한, 청년들이 신학교에 문을 두드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미달의 시대에 신실한 부교역자를 구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 이것은 불평하거나 책임을 전가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어느 누구의 책임도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이제 부교역자 없는 미달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불과 4-5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는 그런 시대를 살았다. 그때에는 신자들이 지금 부목사들이 하는 일을 다 하고 있었다. 필자는 중학교 1학년이 되자마자 주일학교 보조교사로 임명되어서 신발정리를 했던 기억이 있다. 미달의 시대에는 성도들을 훈련시켜 제사장 역할을 잘 하도록 하는 교회만이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당장 지금부터 준비하고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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