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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연약한 인간, 연약한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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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우 교수

(고신대 개혁주의학술원)

 

 

   인간은 연약한 존재다. 피조물이므로 창조주 없이는 살 수 없는 연약한 존재다. 마지막 피조물이므로 이전의 피조물 없이는 살 수 없는 연약한 존재다. 타락한 죄인이므로 죄 짓지 않고 사는 것이 불가능할 만큼 연약한 존재다.

   이처럼 연약한 인간은 분수를 모르고 강함과 위대함을 끊임없이 추구한다. 연약한 인간이 자신의 연약함을 잊어버리는 순간 타락하고 만다. 하와가 그랬고, 아담이 뒤를 따랐다. 그리고 지금 이 땅에서 온갖 종류의 욕망에 사로잡힌 자들이 그러하다. 인간은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무엇인가 욕망한다.

   그 욕망으로 자신의 연약함을 감추고 싶어 한다. 그 욕망은 황금만능주의와 외모지상주의와 성공제일주의를 조장한다. 또한 그 욕망은 어느새 가장 중요한 삶의 이유와 원동력이 되고 만다. 그래서 욕망의 추악한 본성은 사라지고 실리적인 당위성만 남게 된다. 이것이 바로 타락한 세상에서 벌어지는 인간 삶의 일상이다. 이것이 바로 타락한 인간이 이 세상을 죄인답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다.

 

   이처럼 타락한 세상과 타락한 인간에게 연약함이란 수치요 악이다. 타락한 인간들의 타락한 세상에서는 강함과 위대함만이 최고최상이다. 강한 자, 위대한 자는 박수갈채를 받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반면, 연약한 자는 무시되고 소외되며 부끄러움의 대상이 될 뿐이다.

   그래서 타락한 세상 속의 타락한 군상들은 강함과 위대함을 욕망한다. 아니, 세상뿐만 아니라, 세상 속의 교회도 강함과 위대함을 추구한다. 마치 그것만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인 양! 이런 교회에는 세상과의 공간적 구분만 존재할 뿐, 거룩한 공동체로서의 영적 구별됨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교회의 세속화이다.

 

   교회는 연약한 존재다. 하나님 없이는 존재할 수 없고 머리이신 그리스도 없이도 존재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그리스도의 몸이다. 교회는 연약한 인간의 태생적 연약함뿐만 아니라, 타락한 인간의 영적 연약함까지도 공유하는 공동체다. 자신의 연약함을 모르는 자,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는 자, 자신이 흉악한 죄인임을 고백하지 않는 자는 결코 구성원이 될 수 없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자는 있는 모습 그대로 나아오는 자다. 강한 자가 되어 당당하게 돌아오기를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태생적이든 영적이든 연약한 모습 그대로, 부족한 모습 그대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겸손히 열망하면서 돌아오기를 원하신다. 의원이신 우리 주님께서는 건강한 자가 아니라, 병든 자를 부르신다.

 

   하나님 없이도, 구원자 없이도 살아 갈 수 있는 자를 부르시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과 구세주를 필요로 하는 자를 찾으시고 부르신다. 자신의 연약함과 부족함뿐만 아니라, 자신의 죄인 됨을 고백하는 자에게만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지체가 될 자격이 주어진다.

   주님만을 간절히 찾고 주님을 주인과 머리로 모시기를 간절히 소원하는 연약한 자와 연약한 교회만을 우리 주님께서는 찾고 부르신다. 연약함은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음성을 들을 수 있는 통로다. 연약함은 빈 손 들고 하나님께 나아와 도움을 요청하는 영혼의 가난함이다. 연약함은 가장 큰 영적 선물이다.

   이런 영적 연약함과 가난함을 잃어버리는 순간, 우리의 영혼은 속절없이 세상의 강함과 부요함에 매몰되어 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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