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을 환영합니다.
최종편집
조회 수 1168 추천 수 0 댓글 0

 

[칼럼] 연약한 인간, 연약한 교회

 

 

황대우.jpg

황대우 교수

(고신대 개혁주의학술원)

 

 

   인간은 연약한 존재다. 피조물이므로 창조주 없이는 살 수 없는 연약한 존재다. 마지막 피조물이므로 이전의 피조물 없이는 살 수 없는 연약한 존재다. 타락한 죄인이므로 죄 짓지 않고 사는 것이 불가능할 만큼 연약한 존재다.

   이처럼 연약한 인간은 분수를 모르고 강함과 위대함을 끊임없이 추구한다. 연약한 인간이 자신의 연약함을 잊어버리는 순간 타락하고 만다. 하와가 그랬고, 아담이 뒤를 따랐다. 그리고 지금 이 땅에서 온갖 종류의 욕망에 사로잡힌 자들이 그러하다. 인간은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무엇인가 욕망한다.

   그 욕망으로 자신의 연약함을 감추고 싶어 한다. 그 욕망은 황금만능주의와 외모지상주의와 성공제일주의를 조장한다. 또한 그 욕망은 어느새 가장 중요한 삶의 이유와 원동력이 되고 만다. 그래서 욕망의 추악한 본성은 사라지고 실리적인 당위성만 남게 된다. 이것이 바로 타락한 세상에서 벌어지는 인간 삶의 일상이다. 이것이 바로 타락한 인간이 이 세상을 죄인답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다.

 

   이처럼 타락한 세상과 타락한 인간에게 연약함이란 수치요 악이다. 타락한 인간들의 타락한 세상에서는 강함과 위대함만이 최고최상이다. 강한 자, 위대한 자는 박수갈채를 받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반면, 연약한 자는 무시되고 소외되며 부끄러움의 대상이 될 뿐이다.

   그래서 타락한 세상 속의 타락한 군상들은 강함과 위대함을 욕망한다. 아니, 세상뿐만 아니라, 세상 속의 교회도 강함과 위대함을 추구한다. 마치 그것만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인 양! 이런 교회에는 세상과의 공간적 구분만 존재할 뿐, 거룩한 공동체로서의 영적 구별됨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교회의 세속화이다.

 

   교회는 연약한 존재다. 하나님 없이는 존재할 수 없고 머리이신 그리스도 없이도 존재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그리스도의 몸이다. 교회는 연약한 인간의 태생적 연약함뿐만 아니라, 타락한 인간의 영적 연약함까지도 공유하는 공동체다. 자신의 연약함을 모르는 자,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는 자, 자신이 흉악한 죄인임을 고백하지 않는 자는 결코 구성원이 될 수 없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자는 있는 모습 그대로 나아오는 자다. 강한 자가 되어 당당하게 돌아오기를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태생적이든 영적이든 연약한 모습 그대로, 부족한 모습 그대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겸손히 열망하면서 돌아오기를 원하신다. 의원이신 우리 주님께서는 건강한 자가 아니라, 병든 자를 부르신다.

 

   하나님 없이도, 구원자 없이도 살아 갈 수 있는 자를 부르시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과 구세주를 필요로 하는 자를 찾으시고 부르신다. 자신의 연약함과 부족함뿐만 아니라, 자신의 죄인 됨을 고백하는 자에게만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지체가 될 자격이 주어진다.

   주님만을 간절히 찾고 주님을 주인과 머리로 모시기를 간절히 소원하는 연약한 자와 연약한 교회만을 우리 주님께서는 찾고 부르신다. 연약함은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음성을 들을 수 있는 통로다. 연약함은 빈 손 들고 하나님께 나아와 도움을 요청하는 영혼의 가난함이다. 연약함은 가장 큰 영적 선물이다.

   이런 영적 연약함과 가난함을 잃어버리는 순간, 우리의 영혼은 속절없이 세상의 강함과 부요함에 매몰되어 버릴 것이다.

 

 

< 저작권자 ⓒ 개혁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 [해외칼럼] 지키시는 은혜 (1)

    지키시는 은혜 (1)[1] 저자: 잭 슈만[2] 번역: 김재한[3] 이제껏 내가 산 것도 주님의 은혜라 또 나를 장차 본향에 인도해 주시리 최고의 찬송가들은 설교처럼 작가의 개인적 경험으로부터 써진다. 이는 존 뉴턴의 유명한 찬송가 “나 같은 죄인 살리신&...
    Date2018.06.03 By개혁정론 Views529
    Read More
  2. [해외칼럼] 귀한 은혜 (2)

    귀한 은혜 (2)[1] 저자: 스캇 디벳[2] 번역: 김재한[3]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대속과 그분의 의로 말미암아 죄책과 죽음의 결과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되었다는 것을 아는가? 이 은혜는 바울과 같은 박해자와 뉴턴과 같은 잔혹한 노예 상인들을 변화시키...
    Date2018.05.30 By개혁정론 Views261
    Read More
  3. [해외칼럼] 귀한 은혜 (1)

    귀한 은혜 (1)[1] 저자: 스캇 디벳[2] 번역: 김재한[3] 큰 죄악에서 건지신 주 은혜 고마워 나 처음 믿은 그 시간 귀하고 귀하다 여러분은 성경의 진리가 수 천 년에 걸친 하나님 백성들의 경험들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다는 사실로 인해 놀란 적이 있는가? ...
    Date2018.05.30 By개혁정론 Views294
    Read More
  4. [해외칼럼] 찬송가 뒤에 있는 이야기(2)

    찬송가 뒤에 있는 이야기(2)[1] 저자: 반 브뤼헤[2] 번역: 김재한[3] 어느 날 밤 그는 배의 키를 잡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했던 모든 종교적인 시도들, 경고들, 하나님의 부르심들에 대해 묵상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얼마나 복음을 조롱했었는지를 깨달았...
    Date2018.04.19 By개혁정론 Views440
    Read More
  5. [해외칼럼] 찬송가 뒤에 있는 이야기(1)

    찬송가 뒤에 있는 이야기(1)[1] 저자: 반 브뤼헤[2] 번역: 김재한[3]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이 가사는 왜 그렇게 의미심장할까? 어떤 의미에서는 이 가사가 영적인 진리들을 반영하고 있기에 그러하다. 그러...
    Date2018.04.16 By개혁정론 Views368
    Read More
  6. [해외칼럼] 오직 믿음으로 (Sola Fide)

    오직 믿음으로 (Sola Fide)[1] 저자: 제프리 와이마[2] 번역: 김재한[3] “내가 할꺼에요!” 4살짜리 우리 손자가 어떤 일을 하는 것을 내가 도우려고 할 때마다 그 녀석이 전형적으로 하는 말이다. 그 녀석의 엄마도 그 녀석만한 나이였을 때 나에...
    Date2018.04.01 By개혁정론 Views556
    Read More
  7. [해외칼럼] 오직 그리스도로(Solo Christo)

    오직 그리스도로(Solo Christo)[1] 저자: 카린 막[2] 번역: 김재한[3] “오직 그리스도 안에 소망 있네 그는 나의 빛과 힘이며 노래시라” 케이스 게티(Keith Getty)와 스튜어트 타운엔드(Stuart Townend)의 이 대중적인 찬양의 첫 두 줄은 예수 그...
    Date2018.03.26 By개혁정론 Views499
    Read More
  8. [해외칼럼]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1] 저자: 찰스 바렛 박사 (Dr. Charles M. Barrett)[2] 번역: 김재한[3] 종교개혁 시대는 초대 교회 이후로 두 번째로 신조가 발전했던 위대한 시기입니다. 종교개혁이 유럽대륙, 영국 그리고 스코틀랜드 전역으로 퍼져감에 따라, ...
    Date2018.03.06 By개혁정론 Views1032
    Read More
  9. [해외칼럼] 자카리아스 우르시누스와 카스파르 올레비아누스의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

    자카리아스 우르시누스와 카스파르 올레비아누스의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1] 저자: 조엘 비키 (Dr. Joel R. Beeke)[2] 번역: 김재한[3]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은 영향력이 컸던 독일 지방, 팔츠의 통치자인 선제후 프리드리히 3세(1516-1576)의 요청으로 독...
    Date2018.03.02 By개혁정론 Views907
    Read More
  10. [해외칼럼] 존 크리소스톰의 설교와 그의 설교가 존 칼빈과 종교개혁에 끼친 영향

    존 크리소스톰의 설교와 그의 설교가 존 칼빈과 종교개혁에 끼친 영향[1] 저자: 윌리엄 반두드발드 (Dr. William Vandoodewaard)[2] 번역: 김재한[3] 초대 교회 인물들 가운데서 발견되는 종교개혁의 뿌리들에 대해 생각할 때, 우리는 대개 구원에 있어서 하...
    Date2018.01.24 By개혁정론 Views1212
    Read More
  11. [해외칼럼] 루터 교수(2)

    루터 교수[1] (2) 저자: 바렛 그리터스 (Barrett Gritters, 미국 개신개혁신학교 실천신학 & 신약학 교수) 번역: 태동열 (미국 칼빈 신학교 조직신학 박사과정 중) 교수 루터에게서 본받을 점 만약 "루터, 비텐베르크대학 교수" 라는 과정을 수료하게 함...
    Date2018.01.15 By개혁정론 Views205
    Read More
  12. [해외칼럼] 루터 교수

    루터 교수[1] (1) (이 칼럼은 2회에 걸쳐 게재될 예정입니다.) 저자: 바렛 그리터스 (Barrett Gritters, 미국 개신개혁신학교 실천신학 & 신약학 교수) 번역: 태동열 (미국 칼빈 신학교 조직신학 박사과정 중) Young 루터 마틴 루터의 아버지인 한스 루터...
    Date2018.01.05 By개혁정론 Views305
    Read More
  13. [해외칼럼] 오직 은혜로

    오직 은혜로 (Sola Gratia)[1] 저자: 라일 비에르마 (Lyle D. Bierma, 미국 칼빈 신학교 역사신학 교수) 번역: 태동열 (미국 칼빈 신학교 조직신학 박사과정 중)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마틴 루터는...
    Date2018.01.03 By개혁정론 Views806
    Read More
  14. 종교개혁의 하나로 묶어주는 힘: 오늘을 위한 종교개혁의 의미

    2017년 10월 29일, 캄펜시 보픈교회(BovenKerk) 종교개혁500주년기념 캄펜시 개신교회 연합예배 종교개혁의 하나로 묶어주는 힘: 오늘을 위한 종교개혁의 의미 바런트 캄파위스 (Barend Kamphuis) 은퇴교수 번역: 이충만 목사 (캄펀신학교) ‘그 때&rsqu...
    Date2017.11.12 By개혁정론 Views378
    Read More
  15. [해외칼럼] 종교개혁 500주년은 네덜란드에 무엇을 가져다 주었는가?

    종교개혁 500주년은 네덜란드에 무엇을 가져다 주었는가? (Nederland Dagblad, 2017년 10월 14일자 기사; 번역: 이충만 목사)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이 끝나간다. 이제는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은 네덜란드에 무엇을 가져다 주었는가? 국...
    Date2017.11.05 By개혁정론 Views633
    Read More
  16. [해외칼럼]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Soli Deo Gloria)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Soli Deo Gloria)[1] 저자: 매튜 투이닝가 (Matthew Tuininga, 미국 칼빈 신학교 윤리학 교수) 번역: 태동열 (미국 칼빈 신학교 조직신학 박사과정 중) 웨스트민스터 소교리문답은 그 유명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사람의 제일 되...
    Date2017.10.23 By개혁정론 Views1043
    Read More
  17. [해외칼럼] 오직 성경으로

    오직 성경으로 (Sola Scriptura)[1] 저자: 존 쿠퍼 (John Cooper, 전 미국 칼빈 신학교 철학신학 교수) 번역: 태동열 (미국 칼빈 신학교 조직신학 박사과정 중) Sola Scriptura: 오직 성경으로. 참으로 용감한 종교개혁의 모토다! 그러나 이것은 무엇을 의미...
    Date2017.08.07 By개혁정론 Views825
    Read More
  18. [해외칼럼] 동성 간의 성행위: 신약성경은 무엇이라 말하나? (3)

    동성 간의 성행위: 신약성경은 무엇이라 말하나? (3)[1] 저자: 제프리 와이마 (Jeffrey Weima, 미국 칼빈 신학교 신약학 교수) 번역: 태동열 (미국 칼빈 신학교 조직신학 박사과정 중) 수정주의자들 (Revisionists)은 바울이 모든 형태의 동성애 행위를 다루...
    Date2017.07.06 By개혁정론 Views441
    Read More
  19. 동성 간의 성행위: 신약성경은 무엇이라 말하나? (2)

    동성 간의 성행위: 신약성경은 무엇이라 말하나?(2) [1] (이 칼럼은 3회에 걸쳐 게재될 예정입니다.) 저자: 제프리 와이마 (Jeffrey Weima, 미국 칼빈 신학교 신약학 교수) 번역: 태동열 (미국 칼빈 신학교 조직신학 박사과정 중) 바울의 증언 바울은 예수님...
    Date2017.06.14 By개혁정론 Views904
    Read More
  20. 동성 간의 성행위: 신약성경은 무엇이라 말하나? (1)

    (이 칼럼은 3회에 걸쳐 게재될 예정입니다.) 동성 간의 성행위: 신약성경은 무엇이라 말하나?[1] (1) 저자: 제프리 와이마 (Jeffrey Weima, 미국 칼빈 신학교 신약학 교수) 번역: 태동열 (미국 칼빈 신학교 조직신학 박사과정 중) 신약성경은 동성 간의 성행...
    Date2017.06.13 By개혁정론 Views173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
사설
[사설] 성찬상을 모독하지 마라
[사설] 제7차 개정헌법 헌의안, 총...
[사설] 총회장은 교단의 수장이 아...
[사설] 명예집사와 명예권사, 허용...
[사설] 총회가 계파정치에 함몰되지...
[사설] 최근에 일어난 고려신학대학...
세계로교회 예배당 폐쇄 조치를 접하며 3
[사설] 총회(노회)가 모일 때 온라...
총회가 졸속으로 진행되지 않으려면
[사설] 누가 고신교회의 질서와 성...
칼럼
왕처럼 살고 싶습니까? 왕처럼 나누...
푸틴의 머릿속에 있는 그림
백신 의무 접종과 교회 (3부)
백신 의무 접종과 교회(2부); 교회...
백신 의무 접종과 교회 (1부)
우리 악수할까요?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 (Peter Holt...
관심을 가지고 보십시오.
동성애 문제에 대한 두 교단의 서로...
하나님께서는 역사의 잘못을 통해서...
기고
직분자 임직식에서 성도의 역할
죽음을 어떻게 맞을까를 잠시 생각하며
제73회 총회가 남긴 몇 가지 과제
전임목사는 시찰위원으로 선정될 수...
고신교회와 고재수 교수; 우리가 왜...
왜 고재수는 네덜란드에서 고려신학...
제73회 총회를 스케치하다
신학생 보내기 운동에 대한 진지한 ...
명예 직분 허용이 가져다 줄 위험한...
[고신 70주년에 즈음하여 9] 고신교...
논문
송상석 목사에 대한 교회사적 평가 ...
송상석 목사와 고신 교단 (나삼진 ...
송상석 목사의 목회와 설교 (신재철...
네덜란드 개혁교회 예식서에 있어서...
제7차 헌법개정초안(2022년 6월) 분...
제7차 헌법개정초안(2022년 6월) 분...
제7차 헌법개정초안 예배지침 부분...
제7차 헌법개정초안(2022년 6월) 분...
SFC 강령의 “전통적 웨스트민스터 ...
지역교회의 적정 규모(規模 size)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