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제 목: 예수님의 경제학 강의
저 자: 벤 위더링턴 3세
출판사: 넥서스 CROSS(2016년)
서평자: 황원하 목사 (산성교회)
1. 저자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신약학자로서 돈에 대하여 말하는 신약성경 본문들(약간의 구약본문들을 포함, 예. 잠언, 전도서)을 주석적으로 접근하여 그 의미를 매우 정확하게 드러낸다. 즉 저자의 주장은 사람들의 실용주의적 필요와 욕구에서 출발하지 않고 성경의 가르침에 기초한다. 따라서 독자들은 저자의 주장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2. 저자는 이 책에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따르고 있는 번영신학을 거부하며, 오히려 번영신학의 근거가 된다고 주장되어 온 성경본문들을 세밀히 주해하여, 그 본문들이 결코 세속적인 가치와 성공을 강조하는 이들에 의해서 오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성경본문이 한결같이 자족하는 삶을 강조하며 어려운 이웃과 물질을 나누라고 가르친다는 점을 언급한다.
3. 이 책은 분량이 많지 않고 내용이 무겁지도 않다. 하지만 저자의 접근방식은 상당히 무게 있고 진중하다. 이 책에서 그는 신약성경에 있는 돈에 대한 본문을 거의 다 다루는데, 유능한 성경신학자답게 당시의 사회-문화적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본문(단화)이 위치에 있는 문맥을 철저히 염두에 두고, 헬라어 단어들의 용례와 용법을 파악하여 본문의 의미를 밝힌다. 따라서 이 책을 읽으면 마치 성경공부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4. 이 책은 친절하고 편리하다. 저자의 문체는 딱딱하지 않으며, 번역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정확하고, 편집 역시 훌륭하기에 독자들은 이 책을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저자가 각 장(chapter)의 말미에 논의했던 내용을 간략히 정리 혹은 요약해 주기 때문에 독자들은 본문의 의미를 놓치지 않고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 다만 간혹 나오는 불그스름한 글씨체로 엮어진 인용어구들은 읽기에 조금 불편하다.
5. 이 책의 9장(신약성경이 말하는 돈, 청지기적 삶, 구제)과 10장(과시적 소비와 자기만족 버리기)은 적용부분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지금까지 논의했던 내용들을 기초로 하여 그리스도인들이 실제로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말한다. 그의 주장의 요지는 과시적 소비를 벗어버리라는 것이며, 이웃에게 후히 나누어줄 수 있는 마음을 키우라는 것이다.
6. 이 책을 읽고서 과연 저자의 주장대로, 즉 신약성경의 교훈대로 이 세상을 산다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오늘날 소수의 부자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질을 풍족히 가지고 있지 않으며 따라서 물질에 대하여 언제나 부족함을 느낀다. 즉 들어오는 돈은 뻔한 데 사용해야 할 곳은 너무나 많다. 그런 실정에서 물질에 초연해 지기란 쉽지가 않다.
7. 더욱이 오늘날 부정하지 않은 방식으로 돈을 벌기란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과 경쟁해야 하며 결국 다른 사람들을 짓밟고 일어서야 하는 악한 구조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런 현실에서 과연 주님이 말씀하신대로 정당하게 돈을 벌고 모두가 공존하기를 바라는 것은 가능한 것일까? 물론 저자가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는 있지만 우리의 현실은 여전히 녹녹하지 않다. 이러한 이상과 현실의 간극 사이에 우리의 고민과 갈등이 있지 않을까 싶다.
8. 결국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 나라의 원칙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우리는 돈에 대한 주님과 사도들의 가르침을 잘 알아야 한다. 현실이 어떠냐 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원칙과 정도를 깨달은 후에 비록 불의하든 그렇지 않든 우리의 생활에서 그 원칙을 순종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야 한다. 주님은 우리의 그러한 시도 자체를 귀하게 보실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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