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획기사는 '총회상정안건분석'입니다. 제66회 고신총회에 상정한 안건들은 총 135개나 됩니다. 효율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총회는 당회, 노회와 더불어 교회 치리회이기 때문에 예배와 교리, 그리고 교회정치의 하나됨을 위해 기도하면서 상정안건을 논의해야 하겠습니다. 이 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몇가지 중요한 이슈들 중심으로 상정안건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편집장 주-
이번 총회에서 노회구역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황원하 목사
(산성교회 담임)
서론
고신총회는 현재 40개 노회로 이루어져 있고 각 노회들의 규모가 제 각각이다. 큰 노회와 작은 노회 사이의 규모 차이가 매우 크며, 따라서 발휘하는 힘도 다르다. 노회의 명칭 역시 현실에 맞지 않을뿐더러 지역과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꽤 있다. 그래서 45회 총회(1995년)부터 지금까지 약 20년 동안 노회구역조정 안건이 상정되었다. 하지만 총회는 이에 대해서 미적 거리거나 유보하거나 부결시키다가 결국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무런 결실을 얻지 못했다.
교단 내의 제법 많은 이들은 노회구역조정 건이 반드시 통과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총회에서는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노회의 명칭과 전통을 계속 간직하고 싶어 하는 일부 총대들의 바람 때문이 아닐까 싶다. 즉 자신이 그동안 소속되어 있는 노회 자체를 계속 보존하고 싶어 하는 마음 때문이 아니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럴 리가 없기를 바라지만 혹여 일부 총대들이 노회 안에서 자신의 위치나 혹은 노회 임원 시기를 염두에 두고서 노회구역조정을 반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총회에서는 그간의 모든 사정들이나 사심들(?)을 버리고 노회구역조정 안건이 통과되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수도노회와 총회임원회에서 이 안건을 다시 상정했는데, 이제 총대들 사이에도 이에 대한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며 여러 이유들이 이 사안의 통과 필요성을 지지하고 있기에, 이 안건이 무난히 통과되기를 기대한다.
필자는 노회구역조정이 다음과 같은 이유와 방법으로 처리되기를 희망한다.
1. 지역교회의 신학적 개념 정립을 위하여
우리는 교회론에 있어서 보편교회와 개체교회(지역교회) 개념을 따르고 있다. 즉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하나의 교회(공교회)에 속해 있지만, 또한 각각 다른 지역교회에 속해 있다. 그리고 지역교회들이 모여서 노회를 형성한다. 그런데 현재 우리노회들은 지역구분이 매우 모호하다. 예를 들어, 필자가 살고 있는 대구에 3개 노회(경북노회, 대구노회, 동대구노회)가 있는데, 지역경계가 없으며 아무런 기준 없이 노회가 형성되어 있다. 심지어 대구에 타지역 노회 소속교회가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우선 신학적으로 문제가 있다. 따라서 지역경계를 설정한 후에 그에 따라 교회를 재배치해야 한다. 그리하여 진정한 ‘지역교회’ 개념을 정립해야 한다.
2. 권징의 문제와 연관하여
필자가 알기에, 어떤 교회는 그 지역의 노회와 사이가 좋지 않아서 다른 지역의 노회에 소속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마치 교회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교인이 다른 교회로 옮기는 것과 같은 것이다. 권징의 차원에서, 자신이 속한 교회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교회를 옮기는 것을 우리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필시 교회가 지역노회의 치리나 감독을 받지 않고 감정이나 조건에 따라 노회를 옮기고, 더욱이 다른 노회가 그 교회를 받아주는 것은 교회의 권징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된다. 따라서 총회는 지역교회가 자신들이 속한 노회를 옮기지 못하게 해야 한다. 총회 차원에서 지역교회가 자신의 지역노회로 돌아가게 만들어야 한다.
3. 노회명칭의 문제와 연관하여
지금 노회들의 명칭은 어떤 기준이 없다. 명칭을 봐서는 그 노회가 어디에 속해 있는지 알기가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 더군다나 소위 ‘무지역 노회’가 있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전에 총회임원회는 노회의 명칭을 변경할 것을 제안한 적이 있다. 필자의 생각도 그렇다. 이번 기회에 노회구역을 조정하면서 명칭을 정부의 행정구역 명칭과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 굳이 이전 노회의 이름을 고수하려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4. 서경노회와 고려교단에서 넘어온 교회들과의 연합을 위하여
서경노회 소속교회들은 10년이 훨씬 넘도록 고신의 지역노회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이제 때가 되었다. 그들이 자신들만의 노회에 계속 머물 것이 아니라 기존의 고신교회들과 연합해야 한다. 더욱이 작년에 고려 교단과 통합할 때에 통합 합의문에 다음과 같은 조항이 있었다. “고려총회의 노회는 그대로 유지하고 통합 총회의 행정 개편과 함께 지역 노회로 편성한다.” 따라서 서경노회 소속교회들이 지역노회에 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고려교단에서 넘어 온 교회들이 같이 지역노회에 통합하면 굉장히 좋겠다. 이번이 그렇게 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5. 방법의 문제
노회구역조정 문제는 제법 예민한 사안이다. 노회들 사이에 갈등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총회는 노회구역조정 건을 전권위원회에 맡기는 것이 좋겠다. 전권위원회에서 각 노회의 의견을 취합하여 노회구역을 조정한 후 내년(2017년) 총회에서 확정하면 된다. 그리고 내년 총회에서 확정한 후 그해 10월에 열리는 노회에서 기존의 노회를 정리하고 새로운 노회를 창설하면 된다. 이와 관련하여 내년 한 해 동안 공청회 등을 통하여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민주적이면서도 단호한 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결론
필자는 노회구역조정 건을 늦추거나 연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약 20년 동안이나 논의한 문제이고 더 늦추어봤자 좋은 생각이 떠오를 사안도 아니다. 생각해 보자. 교회숫자를 고려할 때 노회 숫자가 너무 많고, 더욱이 노회의 규모가 제 각각이어서 노회 간에 불평등한 부분들이 많지 않은가? 그러니 큰 노회는 좀 작게 하고, 작은 노회는 좀 크게 하고, 지역경계를 분명히 하여 교회들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노회를 구성하자. 특히 이번 기회에 노회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른 노회로 옮겨가는 등의 일을 하지 못하게끔 규정을 만들어 주시기를 바란다. 부디 이번 총회에서 모든 총대들이 사심을 버리고 개 노회의 입장을 양보하여 이 문제를 해결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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