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획기사는 '코로나 19와 신앙생활'입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전세계가 큰 두려움과 혼란에 빠졌고, 우리 한국사회도 예외가 아닙니다. 아니, 이제는 한국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걱정거리가 되었다고 할 정도입니다. 우리 기독교인은 이 코로나 19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코로나 19가 우리 신앙생활에 큰 변곡점이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심판과 예배논쟁부터 시작하여 세상에 대한 태도 등 코로나 19가 바꾸어 놓고 있는 우리 신앙생활의 모습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 편집장 주 |
코로나 역병으로 인해 제기되는 질문들
이성호 교수
(광교장로교회)
1. 코로나 역병과 같은 역병들은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발생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항은 섭리가 인간의 이해를 초월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코로나에 대해서 피상적인 해석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특별히 코로나가 특정한 그룹을 향한 심판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하는 인간의 교만이다.
2. 코로나를 죄인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고만 본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심지어 우리가 그들을 치료하는 것도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행위일 뿐이다. 실제로 16세기의 한 개혁파 목사(Christophe Luthard)는 그와 같은 식으로 주장하기도 하여 칼빈의 후계자인 베자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전염병이 하나님의 섭리로 일어난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죄인에 대한 심판이라는 것은 함부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3. 성경에는 여러 곳에서 역병이 종말에 대한 여러 징조 중의 하나라고 가르친다. 따라서 코로나와 같은 역병이 창궐할 때에 신자들은 두려워하지 말고 주님의 재림이 가까웠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재림에 대한 확신은 신자들로 하여금 깨어 경성하게 하며 인내하면서 보다 거룩한 삶을 살도록 격려한다.
4. 가장 위험한 생각은 하나님께서 지켜 주실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교회당에 모여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여러 미신으로 가득 찼던 중세 신자들은 흑사병이 돌 때 하나님께서 지켜주실 것이라는 확신 속에서 교회당으로 모여 들었으나 오히려 흑사병을 확신시킬 뿐이었다. 하나님께서 어떤 환경에서도 신자를 지켜주신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것을 어떤 구체적인 증거로 확인하려는 시도나 그 증거로 믿음이 연약한 신자들을 판단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이다.
5. 최근 상황들은 공예배의 위상에 대해서 질문하게 한다. 여기에 대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가르침은 아주 분명하다. 공예배는 다른 어떤 형태의 예배들(가정예배나 개인 예배) 보다 중요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즉,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무조건 공예배를 사수하는 것도, 상황이라는 이름으로 공예배를 가볍게 여기는 것도 피해야 한다. 온라인 예배를 너무 쉽게 선택하는 것도 과연 교회를 세우는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차라리 각 구역별로 예배하도록 하여 이번 기회에 교회의 자생력을 키우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6.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 한국교회가 신천지와 같은 사이비 집단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알게 되었다. 여러 대책이 필요하지만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회원권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지나치게 교회 성장에 관심을 쏟다보니 교인 성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였다. 지금부터라도 교리교육과 성경공부에 훨씬 더 많은 역량을 쏟을 필요가 있다.
7. 한국교회가 신천지에 20만이 넘는 교인들을 빼앗겼다는 것은 상당수의 교인들이 기존 교회에 대하여 뭔가 불만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 불만 세력들은 추수꾼들의 가장 좋은 타깃이 된다. 그들의 모략에 속는 것은 신자 개인의 책임이지만 그들을 지키지 못한 것은 교회,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당회의 책임이다. 한국교회의 당회는 성도들을 돌보는 치리회가 아니라 행정 업무를 결재하는 이사회로 변한지 오래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치리회가 존경을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신천지를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아 어디에 약점이 있는지를 찾아내서 든든한 교회를 세우는데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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