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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기사는 '설교'입니다. '설교하지 마'라는 말처럼 설교가 희화화된 시대입니다. 목사들은 설교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설교에 목숨을 걸라'는 말마저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웃긴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현대 신자들도 목사의 설교에 그다지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설교여야 합니까? 지금도 여전히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일 수 있을까요? -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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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경 목사
온생명교회 담임목사

요즘 들어 주일 공예배 시간에 설교순서를 다른 순서로 대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목사가 강단에서 말씀을 선포하는 대신 다른 이들을 세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교회가 간증집회를 계획했다고 하자. 주중에 그런 집회를 하면 교인들이 모이지 않으니까 주일 공예배 시간을 이용한다. 예배가 한없이 길어질 수 없으니 설교를 없애고 그 자리에 간증이 들어간다. 설교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미안함인지 목사는 성경 구절을 하나 읽고 나서는 초청한 이에게 간증순서를 맡긴다. 교회가 이런 간증집회를 종종 열기 때문에 한국의 인기 연예인들의 주일 스케줄이 바빠졌을 것이다. 전도집회에서 유명 인사를 세워 강연을 하게 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공예배를 문화행사, 즉 음악회 등으로 기획하기도 한다.

종교개혁은 중세교회의 잘못된 교리뿐만 아니라 예배와 직분을 개혁했다. 존 칼빈이 작성한 『제네바 요리문답』에 보면 성례 해설 이전에 말씀에 대해 해설하는 것을 볼 수 있다. 307문은 “목사들이 꼭 있어야만 합니까?” 라고 묻고는 “그렇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말을 경청해야 하며, 그들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는 주님의 가르침을 겸손히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그래서 누구든지 그들을 경멸하고 그들의 말에 경청하는 것을 거부하면 그 사람은 곧 예수 그리스도를 물리치는 것이며 성도들의 공동체로부터 이탈하는 것이 되고 맙니다.” 라고 답한다. 개혁자들은 목사가 세워지고 말씀이 선포되는 곳에 참 교회가 있다는 것을 자녀들에게까지 가르쳤던 것이다.

개혁자들은 성경적이지 않은 모든 미신적인 순서를 예배에서 제거했다. 중세 교회의 예배 자체가 미사였는데 그리스도의 희생을 재현하는 것이었다. 이에 개혁자들은 말씀을 회복시키고는 설교가 중심을 차지하게 했다. 보는 예배에서 듣는 예배로 바꾼 셈이다. 심지어 개혁자들은 교회보다 말씀을 앞세웠다. 중세 로마교회가 교회를 은혜와 구원을 전달하는 기관으로 내세우면서 말씀조차도 교회의 관할 하에 두었다. 이에 개혁자들은 말씀이 교회를 만드는 것이지 교회가 말씀을 만든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제 교회는 말씀의 영향력 하에 들어갔다. 종교개혁의 영향으로 이 땅에는 진실한 말씀 선포와 그것에 근거한 정당한 성례 집행이 이루어져 참 교회가 유지되어 오고 있다.

말씀위에 세워진 개신교회에서 언제부터인가 말씀이 뒷전으로 내몰리기 시작했다. 매 주일마다 예배를 드리고 설교를 들으니 1년에 한두 번쯤은 주일 공예배 때 설교 대신 간증이나 특강을 한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되겠냐고 생각한다. 어떤 이들은 이것을 비유컨대 집 밥을 늘 먹다가 한 번씩 외식을 하면 기분도 전환이 되고, 새로운 맛을 즐길 수 있으니 좋지 않느냐고 말한다. 목사에게 한 주일 정도는 설교를 준비하지 않고 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지 않느냐고 말한다. 정말 목사에게 쉴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한 것일까? 이제 우리는 설교를 지겨워하게 된 것이 아닌가? 설교보다는 간증이나 문화행사가 훨씬 더 은혜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언제부터 말씀 선포가 이렇게 가벼워졌고, 그것을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국의 교회에서는 주일 공예배와 기타 다른 모임들을 구분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예배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신자들의 대부분의 경건모임이 다 예배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주일 저녁예배, 수요예배, 금요예배, 구역예배, 새벽예배 등이다. 이렇게 신자의 경건을 위한 모든 모임이 다 예배가 되었고 이런 예배에서 말씀을 나누는 것이 다 설교가 되었다. 그 모든 예배에서 목사가 다 설교하기 힘드니 전도사나 장로에게 설교 부탁을 하기도 한다. 전도사가 교회학교에서 설교하는 일은 매주일 일어나는 일이다. 교회학교에서 예배를 따로 드리게 되었을 때 당회의 지도하에 인도하여야 한다(예배지침 제9장 제35조)고 한 것은 고육지책이다.

설교가 대중강연이나 간증과 어떻게 다른 것일까? 은사를 가진 이들이 있으면 그들에게 설교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는 것이 좋을까? 신학을 공부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목사가 되지 못한 이, 신학교를 다니지 않았더라도 신학적인 소양이 풍부한 이가 있다면 설교하도록 허락할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이 있다. 대륙의 개혁교회에서도 교회질서에 이런 항목을 두고 있다. ‘예외적인 은사들’이라는 항목이 그것인데 다음과 같이 진술하고 있다. “신학교 정규과정을 이수하지 않은 사람은 공개적인 스피치능력 뿐만 아니라 경건, 겸손, 지식, 그리고 분별의 예외적인 은사가 있다는 확신이 없다면 설교사역을 허락할 수 없다. 그런 사람이 설교사역을 하고 싶으면 지역회(노회와 총회사이의 회)의 승인 후에 노회에서 준비시험을 치르고 노회의 교회들에서 ‘권면하는 말’(edifying words, 정식설교가 아니라 심방 등에 하는 간단한 권면의 말)을 하게 허락한다.” 당회가 잘 지켜본 후에 이런 이들이 있다면 노회에 추천을 한다. 노회는 그 추천서를 심도 깊게 논의한 후에 시험을 치게 한다. 시험에서는 성경언어 시험을 면제해 줄 수 있지만 기타 말씀선포를 위한 요소들을 세밀하게 점검한다. 시험에 합격하면 교회의 당회의 지도하에 일정 기간 동안 노회의 교회들에게 권면의 말을 하게 한다. 이후에 정식 설교를 할 때에는 노회에서 임명한 목사들이 세심하게 감독한다. 그 말씀 선포가 성경적인지, 그리고 그 말씀이 회중에게 유익을 주는지를 평가한다. 이런 과정을 잘 마치고 만족할만한 결과에 이르렀다고 판단하면 노회는 말씀의 사역자라고 불리기에 적합하다고 선언한다. 즉 안수를 준다. 이렇게 안수를 통해 말씀의 사역자로 정식으로 세워 설교를 하게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개혁교회가 설교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은사가 있다고 해서 그냥 강단에 세우지 않는 것이다.

강단에 목사만 서야 한다면 어떤 목사나 세울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교단에서는 신앙고백을 같이 하기에 강단을 교류할 수 있는 교단을 정해 놓고 있다. 그런데 요즘에는 소위 말하는 유명강사들을 불러 부흥회를 하는 일이 흔하다. 교단을 가리지 않는다. 그동안 말씀을 꼴을 먹인 것을 뒤집는 말씀이 선포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교인들이 알아서 가려 들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어서 그럴까? 아니면 교리 같은 것은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는 것일까? 성경을 읽고 설교하는데 어떤 설교를 하든지 교인들이 은혜를 받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무책임한 것이 아닌가?

교인들의 요구가 어떠하든지 목사는 강단을 내주면 안 된다.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의 공적인 선포이기에 다른 어떤 순서로 대체될 수 없다. 목사 아닌 사람이 설교를 할 수도 없거니와 설교순서를 다른 어떤 순서로 대체해서도 안 된다. 신학교를 졸업하면 강도사 고시를 치는데 이 강도사 고시가 바로 설교권을 허락하는 고시이다. 목사후보생으로서 교회학교에서 말씀을 나눌 수 있지만 이것을 설교라고 부르지 않는 것이 좋겠다. 대륙의 개혁교회들이 예배와 기타 경건모임을 구분하고, 목사가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설교와 권면의 말을 구분하는 것이 혼란을 줄일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

담임하는 목사가 없는 교회의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장로나 다른 직분자가 목사가 작성한 설교문을 대독하면 될 것이다. 교단에서 편집한 설교집이 있으면 그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장로가 대독하면 될 것이다. 담임하는 목사가 휴가를 가든지 다른 일로 본교회에서 예배를 인도하고 설교할 수 없는 경우에도 장로는 목사가 작성해 놓은 설교를 대신 읽으면 된다. 이렇게 목사가 작성한 설교, 목사의 설교는 다른 그 어떤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지극히 고귀한 일이다.

목사가 자신의 설교가 부족하다고 느끼더라도 주눅 들어서는 안 되겠다. 목사의 설교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어떤 유명인사의 강연이나 간증, 그리고 훌륭한 문화행사도 설교를 대체할 수 없다. 그 모든 강연과 간증, 문화행사는 하나님의 말씀의 공적인 선포와 차원이 다르다. 하나님의 말씀의 공적인 선포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목사를 ‘말씀의 사역자’라고 부르는 것이다. 사도 바울이 디모데에게 ‘또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그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니라’(딤후 2:2)고 한 권면은 일차적으로 설교에 관한 권면임을 알아야 하겠다. 말씀의 사역자들이 끊임없이 일어나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교회의 생명이요, 복음이 마지막 날까지 순전하게 유지되는 비결이다.

말씀의 사역자는 설교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목사는 자신의 설교를 대체할 수 있는 그 어느 것도 없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물론 말씀의 사역자도 부족함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설교가 계속해서 발전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예전에 했던 설교를 돌아보면 성경 해석도 잘못 되었고 적용도 너무 어설펐다는 것을 확인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웃기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목사는 교인들이 자신의 설교가 없어도 신앙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설교해야 하겠다. ‘나의 설교로 교인들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교회를 세운다’는 확신을 가져야 하겠다. “설교하지 마!” 라는 말이 유행하는 시대이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백성들과 이 땅은 하나님의 말씀이 필요하다. 이 세상은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 한다. 목사는 강단에 서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을 가장 큰 영광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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