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틴 가자지구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그들은 수백명을 죽이고 백 수십명을 인질로 잡아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온 세계가 전쟁통을 겪고 있는데, 중동에 새로운 전쟁이 발생할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곧장 대대적 반격을 가했고,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곧 지상군을 가자지구로 투입할 기세다. 개혁정론은 오랜 갈등과 전쟁의 진원지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어떻게 봐야할 것인지 집중해서 살펴볼 계획이다. - 편집장 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어떻게 볼 것인가? 4]
가자 지구의 한나 마사드 목사, 용서를 설교하다:
“하나님께서 이 불로 우리를 인도하시니 감사합니다.”
다음은 네덜란드개혁교회에 속한 일간 신문 <네덜란드 닥 블라드>에 실린 인터뷰 기사입니다(2023년 10월 20일(금) 신문).
번역: 성희찬 목사
(작은빛교회)
“믿음의 식구들이 박해를 받고 당신의 도시가 폭파되고 있다. 이런데도 당신이 믿음을 굳게 가지고, 계속해서 평화와 화해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가자 지구의 침례교회 목사 한나 마사드는 여전히 하나님을 신뢰하고 있다.
<침례교 한나 마사드 목사>(사진)
한나 마사드 목사(64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폭력이 터지기 바로 직전 가자 지구에 있었다. 그는 팔레스타인의 기독교인들에게는 ‘가자의 목사’로 알려져 있다. ‘가자의 목사’는 한나 마사드 목사가 쓴 책 이름이기도 하다. 지금은 신앙의 박해로 친구가 살해당한 후 미국에 머물고 있다. 그는 일 년에 여러 차례 가자 지구를 방문하지만 이제 그곳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제가 당하는 고통을 말로나 기도로 표현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1. 지금 당신은 가자에서 일어난 참혹한 일과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것이 당신에게는 어떻습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적은 것을 알기에 가슴이 찢어집니다. 오직 믿음으로만 앞으로 나가는 출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가끔 고통을 말로나 기도로 표현하는 것이 너무 어렵습니다.
그래서 로마서 8장 26, 27절을 생각합니다. 간혹 우리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를 모를 때가 있습니다. 우리의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때 성령께서 우리의 고통을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보좌로 가져가십니다. 하늘의 아버지는 성령의 언어를 아십니다.
2. 당신과 접촉하는 교인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교인들은 모두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그리스정교회나 로마천주교회의 건물에 숨어 있습니다. 그곳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가자 지구에서 안전한 장소는 없습니다. 제가 알기에 아직은 부상 당한 교인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집을 잃었습니다.
3. 당신이 목회하는 침례교회는 피난 장소로 사용되지 않습니까?
예, 사용되지 않습니다. 우리 교회는 가자 지구에서 가장 큰 경찰서 바로 맞은 편에 있어서 이스라엘에 의해 수없이 폭격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따라서 안전하지 않습니다. 우리 교회의 건물은 이미 폭격으로 손상되었습니다.
4.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은 가자 지구의 이 상황을 모슬렘과는 다르게 경험합니까?
그리스도인과 모슬렘, 모두 같은 운명이 처해 있습니다. 제가 언젠가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한 번도 감옥에 들어가는 형벌을 받은 적이 없지만, 가자 지구에서 사는 것은 마치 감옥에 들어가 있는 것과 같습니다. 폭격만 아니라 또한 낮아짐을 통해서도 고난이 올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자 지구에 거주할 때 이스라엘 당국이 제 아내를 9개월이나 억류를 했습니다. 아내는 요르단 여권을 가지고 있는데 이스라엘이 비자 발급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고등법원까지 가서 싸운 적이 있습니다.
저는 지금은 미국에 거주합니다. 제가 미국 여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1년에 세 차례 가자 지구로 돌아갑니다만 이 여권으로 훨씬 더 쉽게 여행을 합니다. 이것은 단적으로 어떤 사람이 자신의 출신이 아니라 어떤 여권을 소지하느냐에 의해 판단을 받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5. 그래서 가자에서 사는 것이 모슬렘보다 더 어렵지 않다는 건가요?
가자 지구에 있는 기독교인은 두 가지의 불 가운데서 살아갑니다. 하나는 ‘점령’의 불이고, 다른 하나는 ‘전사’(戰士)의 불입니다. 내 친구, 라미 아야드가 2007년에 전사들에 의해 끌려가서 살해를 당했습니다. 그 이유는 기독교 신앙을 변절하라는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아내와 세 자녀를 두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독교인이 가자에 사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2류 시민으로 취급받기 때문입니다. 침례교회 교인에게는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다른 교회들이 우리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교인이 이 지역을 떠나서 서안 지구(West Bank)로 갑니다. 그래도 거기 생활이 자녀들에게는 훨씬 낫기 때문입니다.
6. 이런 일이 끔찍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예, 그곳에 많은 기독교인의 숫자가 점점 줄고 있습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하나님이 돌보시어 가자 지구에서 증인들이 없는 상태로는 두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그 일을 정확히 해나가실지는 제가 말씀을 드릴 수 없지만 말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하나님의 사역을 진행할 사람들이 계속 찾아지기를 바랍니다.
라미가 살해되고 나서 제 가족도 너무 위험해서 저 역시 이곳을 떠났습니다. 그렇지만 1년에 세 번 다시 돌아와서 교회에서 예배를 인도합니다. 가자에 있지 않을 때는 매 주일 영상을 통해 예배를 인도합니다.
7. 이런 상황에서 믿음을 지키는 것이 어렵지 않나요?
물론 고통스럽습니다. 일부러 우리가 이 고난을 찾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저는 주님께서 이러한 불로서 우리를 인도하시는 것을 우리의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불을 통해 우리가 우리 믿음에서 가장 가치 있는 교훈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자기를 따라오는 것이 우리에게 쉬울 것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없습니다. 주님이 우리를 부르신 것은 자기를 믿을 뿐 아니라 그를 위해 고난도 받기 위함입니다(빌립보서 1:29). 이것이 많은 사람에게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자신의 생애에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따라서 우리 삶에 십자가가 있을 때 왜 놀라야 할까요? 또한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계실 것이며, 우리가 믿음으로 그 시련을 통과할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8. 당신은 지금 미국에 거주합니다. 미국의 많은 기독교인이 이스라엘을 지지합니다. 이것이 당신에게는 힘들지 않습니까?
예, 이런 일로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망하는 것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라며‘점령’이라는 용어에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팔레스타인 민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이런 것들로 가슴 아픕니다.
<가자 지구의 침례교회에서 바라본 광경. 교회 건너편의 건물이 심하게 손상되었다>(사진)
9. 그때 당신은 어떻게 이를 해결합니까?
예수님의 제자라면 더 높은 목표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나를 비난하거나 혹은 짐짓 친절하게 군다면, 내 삶에 가장 우선되는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바로 주님과 주님 안에 있는 나의 믿음이지요. 저는 이때 하나님께서 평온과 평화를 주시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사랑에 가득 찬 방법으로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내 친구 라미처럼 이 세상 곳곳에서 자신의 믿음을 위해 자기 생명을 드릴 준비가 되어 있는 형제자매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주 제 친구 라미를 생각합니다. 어떤 형제가 라미와 같이 최고의 값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다면, 왜 우리가 여전히 서로 다툴 수 있을까요?
저 스스로 하나님의 사랑과 그분의 용서를 경험하였기에 또한 저도 유대 민족을 용서할 수 있습니다. 그분의 사랑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증오를 나타내 보입니다. 궁극적으로 우리에게는 두 가지의 가능성만이 있습니다. 용서하고 사랑하든지, 아니면 용서하지 않고 분노로 당신의 삶이 황폐하게 되든지 말입니다.
여기서 저는 라미의 아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녀가 수백만 명의 모슬렘이 청취하는 중동의 한 기독교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내 남편을 살해한 사람들을 용서합니다. 이것이 사랑과 용서의 힘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걸어야 할 길입니다.
10.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에 해결책이 있을까요?
대부분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1948년에 집과 땅을 다 잃었습니다. 제 가족도 이를 겪었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먼 과거를 돌아보아야만 하는가입니다. 저 스스로 하나님의 사랑과 그분의 용서를 경험하였기에 또한 저도 유대 민족을 용서할 수 있습니다. 그분의 사랑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증오를 나타내 보입니다.
11. 네덜란드에 있는 기독교인 마음에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저는 형제자매들이 보여준 사랑에 감사하고 싶습니다. 이스라엘과 유대 민족뿐 아니라 그들처럼 동일한 구주를 믿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또한 사랑해줄 것을 바랍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한 가족처럼 함께 해야 합니다. 이 어두운 시대에 하나님께서 은혜로 빛을 비추시기를 바랍니다.
<이 인터뷰는 가자 지구의 성-포피루스교회가 이스라엘의 폭격을 당하기 전에 이루어졌다>
<공습으로 가자의 침례교회 창문과 지붕이 손상을 당했다>(아래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