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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설요한 기자

7월 22일(화), 서울시 동교동 소재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에서는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와 현대기독연구원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20세기 세계복음주의 지형도 그리기” 6번째 시간이 있었다. 총 6회 강연 중 마지막 강연의 주제는 “오순절 및 은사주의 운동은 세계 복음주의 지형을 어떻게 바꾸었는가”였고 강연자는 교회사가 이재근 박사(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 Ph. D.,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외래교수)였다. “20세기 세계복음주의 지형도 그리기” 세미나에서는 그간 “20세기 복음주의 지형도”, “영미 복음주의의 세계적 부상”, “복음주의와 성경”, “복음주의와 변증”, “복음주의와 사회참여”(로잔대회) 등의 주제를 다루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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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근 박사가 오순절 및 은사주의 운동의 역사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설요한

이번 주도 강연의 전반을 요약 및 정리하였다. 이하는 그 내용이다.

오순절이라는 현상

세계기독교학 탄생 이후 10년이 지나고 오순절은 연구의 핵심 주제 중 하나가 되었다. 실제로 오늘날 세계기독교 전체 지형을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신앙의 유형이 오순절이기 때문이다. 1900년만 해도 스스로를 오순절 신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2000년에는 최소 5억 명 이상의 인구가 자신을 오순절 신자라고 하였다. 서구에서는 오순절에 대한 신학적, 종교적 연구뿐 아니라 정치적, 사회문화적 연구 등 광범위한 연구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는 아직 한국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

오순절 운동에 대한 몇 가지 정의

우선 오순절이라는 용어에 대한 정의를 내릴 필요가 있다.

고전적 의미의 오순절주의(Classical Pentecostalism)가 있다. 이는 사도행전 2장의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령세례와 성령세례의 증거로서의 방언이다. 주로 1900년대(1901-1910)에 기원을 두고 있다.

그리고 은사주의 운동(Charismatic Movement)이 있다. 오순절과 은사주의 운동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오순절이라는 것은 성령세례와 방언을 강조하면서 등장한 하나의 교단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장로교, 침례교, 감리교, 성결교 등에 속해 있으면서도 방언을 받는 등 은사주의 갱신운동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지칭하는 용어가 은사주의자다. 주로 1960년대 이후 등장한다.

교회사학계 차원에서 논의되는 것은 이상의 두 가지인데, 오늘날 한국 교회 상황과 연관지어 더 정의할 수 있는 것으로는 다음의 내용이 있다.

한국에서 많이 회자되는 말 중에 제3의 물결(The Third Wave)라는 말이 있다. 풀러 신학교의 선교학, 교회성장학 교수였던 피터 와그너(Peter Wagner)가 이 용어를 썼다. 와그너는 오순절 운동이 세 단계로 발전했다고 보았다. 첫 번째 물결이 1900년대의 오순절 운동, 두 번째 물결이 은사주의 운동이다. 그리고 이후 1980년대부터 나타난, 풀러 신학교와 연관되어 있는 일단의 현상에 대해 제3의 물결이라고 하였다. 당시 풀러 신학교의 존 윔버(John Wimber)는 성령의 초자연적 능력을 통한 영적 전쟁, 치유, 축귀 등을 강조한 표적과 기사 운동을 벌였다.

피터 와그너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과격해졌는데 그의 활동이 한국에 큰 영향을 미쳐 한국 교회 내에서 가장 시끄럽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 중 하나가 있다. 바로 신사도개혁운동(New Apostolic Reformation, 이하 신사도 운동)이다. 일반적인 개신교 신학에 의하면 성경 시대 이후 계시는 종결되었다고 보고 따라서 계시를 받는 통로인 사도와 선지자 역시 종결되었다고 본다. 그런데 피터 와그너는 여기에 반대하여 오늘날에도 신약 시대의 사도와 선지자가 있고 완전히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사도적 종교개혁이 우리 시대에 일어났다고 본 것이다.

오순절 운동의 기원

한국에서는 오순절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주로 190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 아주사(Azusa) 거리에서 일어난 사건이 그 기원이라고만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와 관련한 연구가 활발히 있었다.

우선 (흔히 알려져 왔던) 미국 기원설이 있다. ‘영미 감리교 - 성결운동 - 오순절 신앙’의 계보를 따르는 이 설은 감리교 운동에서의 웨슬리의 완전성화론이 발전된 형태로 나타난 성결운동이 있고, 이 성결교리의 발전된 형태가 성령세례 교리라고 본다. 성령세례 교리는 성령세례라는 경험을 통해 방언을 받는 것이 우리를 새롭게 만든다는 것이다. 1906년도 미국 로스앤젤레스 아주사 거리의 흑인 성결운동계열의 윌리엄 세이무어(William Seymour)라는 한 전도자가 찰스 파햄(Charles Parham)의 방언 성령세례론의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세이무어가 아주사에서 이에 따라 예배를 할 때 열광적인 현상이 나타났고 이 현상이 퍼져 나가면서 1914년 공식 오순절 교단이 탄생하게 된다. 이를 하나님의 성회(Assemblies of God, 또는 순복음[Full Gospel])라 한다.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의 연구는 이에 반대하는 결과를 내놓았다. 바로 다원 기원설(multiple origins)이다. 오순절 운동이라는 것이 단지 하나의 교파의 탄생이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복잡한 양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1905-1907년 인도 묵티, 1907년 평양, 1908년 만주, 1909년 칠레 발파라이소, 1914년 코트디부아르 황금해안, 라이베리아 크루족, 1910년대 노르웨이, 중국, 베네수엘라 등에서 아주사에서의 일과 비슷한 부흥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아주사에서의 오순절 운동이 뒤이은 운동에 영향을 주었다고도 보기 어렵다. 실제로 당시의 언론, 통신 수준을 보았을 때 1906년도 아주사 부흥이 다른 곳으로 알려지기 어려웠다. 미국 내에서도 1950년대까지는 미국 복음주의자의 절반은 아주사 거리에서의 오순절 운동을 모르고 있었다는 기록도 있다. 중요한 것은 1900년대에 나타난 기독교 현상을 서구적인 것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1907년을 오순절 운동으로 분류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기는 하다. 오순절 운동의 핵심은 방언인데 선교사들의 증언에서 방언에 관한 내용은 찾기 어렵다.)

오순절 운동의 특징

오순절 운동은 기독교회사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에 대한 시각 중에 오순절 운동을 동방과 서방 기독교가 갈라지거나 카톨릭에서 개신교가 갈라져 나온 것에 준할 정도로 큰 운동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정도로 큰 변혁은 아니고 개신교 안에서 나타난 작은 혁명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이 견해가 더 타당해 보이는데 그것은 오순절 운동이 기존의 개신교 복음주의와 공유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오순절 운동은 복음주의의 네 가지 요소(성경주의, 회심주의, 십자가중심주의, 행동주의)를 가지고 있다. 오늘날 오순절주의자들이 은사를 말하고 추가적 계시를 말하기는 하지만 성경을 버리거나 자신들의 예언이 성경보다 탁월하다고 여기지는 않는다. 성경을 가지고 예언과 방언을 판단한다고 한다. 그런 차원에서 성경주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 또한 회심을 뜨겁게 강조한다는 면에서 회심주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오순절주의자들이 비록 가벼워보일지라도 끊임없이 십자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강조한다는 점에서 십자가중심주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아울러 가장 열심히 전도하는 교파 중 하나가 오순절이라고 보았을 때 행동주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복음주의의 네 가지 요소를 가지면서도 오순절 운동이 개별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은 무엇인가.

첫째는 성령세례와 그 증거로서의 방언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은사중지론과 은사지속론 사이의 논쟁이 있다. 은사중지론에 따르면 신약성경 시대 이후 사도와 선지자는 중지되었고 그들에게 주어졌던 예언, 치유 등의 은사는 나타나지 않거나 나타나더라도 이전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성령세례에 있어서 은사중지론자들은 중생과 동시에 성령께서 우리를 구속시키는 것을 성령세례라고 본다. 오순절주의자들은 여기에 반대하는 은사지속론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

둘째는 ‘완전한 복음’(순복음, full gospel)이다. 오순절주의자들은 제2, 제3의 성화, 성령과의 직접적인 소통이나 방언 등의 성령 세례와 은사의 발견을 강조한다. 미국에서 하나님의 성회 다음에 생긴 큰 순복음 교단으로 포스퀘어 가스펠(Foursquare Gospel)이 있다. 한국에는 ‘복음교회’라는 이름으로 들어와 있다. 여기서 말하는 포스퀘어(foursquare, 정사각형)는 예수 그리스도의 네 가지 의미를 말하는 것이다. 이 네 가지 의미는 각각 영혼 구원자, 질병의 치료자, 성령을 약속하고 주시는 분, 장차 오실 왕을 가리킨다. 이들은 그동안 개신교가 질병 치료자, 성령 세례를 주시는 분으로서의 예수님을 강조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셋째는 평등주의다. 개신교의 중요한 유산 중 하나는 카톨릭에 비해 평등하다는 것이다. 카톨릭의 사제주의에 대항해서 개신교는 전신자제사장(일반적으로 만인제사장이라고 알려져 있다)을 말한다. 하지만 오순절주의자들이 보기에 전통적인 개신교는 아직 인종, 성별, 학력, 신분, 국적 등으로 나뉘어 있고 평등하지 않다. 하나님과 직접 대화한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평등하고 여기에는 구분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개신교 교단의 흑인 대부분이 오순절 또는 은사주의 교단으로 소속을 바꾸었다.

넷째, 오순절 운동의 특징은 민중의 신앙이다. 이것은 구전종교로서의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서나 문자, 학문을 통해 이루어지는 종교가 아니라는 것이다. 복음은 간증, 이야기, 노래, 경험의 형태로 감정이 고양된 채로 여성 노인을 통해 전달되었다. 여성 노인들 가운데는 문자를 읽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성경을 외워 이야기체로 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상상을 자극하는 이야기 형태로 전해지는 복음은 파급력이 있었다.

이것은 오순절 운동이 탈계몽주의적 성격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기독교가 지성주의, 합리주의, 텍스트주의적이었다고 한다면 오순절 운동은 여기에서 탈피하여 낭만주의, 경건주의, 체험주의, 감정주의적 요소를 갖는다.

한국과 관련지어 오순절 운동과 은사운동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조용기 목사의 삼박자 구원이다. 요한삼서 1:2 구절을 가지고 ‘영혼이 잘 됨’같이 ‘번영’하고 ‘강건’하라는 것이다.

은사주의가 한국 교회를 휩쓴 현실적 요소 중 하나는 음악이다. 이전에 앉아서 부르던 찬송과 달리 1980년대에 CCM이 여러 종류의 밴드용 악기와 함께 들어오면서 찬송의 형태가 완전히 바뀌게 된다. 이를 기점으로 한국의 예배당은 음향시설이 강조되고 예배당 건물 구조, 좌석 배치 등이 공연장처럼 바뀌게 된다. 한국에 영향을 준 단체는 오순절 교단 출신 로렌 커닝햄(Loren Cunningham)의 예수전도단(YWAM), 영국의 은사주의 그룹인 스프링 하베스트(Spring Harvest, 이를 한국에 소개한 사람이 하 스데반이다), 마라나타(Maranatha), 호산나 인테그리티(Hosanna Integrity), 빈야드(Vineyards) 등이 있다.

오순절 운동의 분화

오순절 교단에도 다양한 양상과 분화된 많은 요소가 있다. 하나로 묶어서 다룰 것이 아니다.

북미 오순절에서는 하나님의 성회가 1943년 전미복음주의협회(NAE)에 가입한다. 이것은 하나님의 성회 교단이 미국 복음주의 체제에 어느 정도 편입되면서 원래 오순절 운동이 가진 원시성을 상실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에이미 셈플 맥퍼슨(Aimee Semple McPherson)은 사중복음을 주장하며 상기 언급했던 포스퀘어 가스펠 교단을 만든다(1927년). 양태론적 일위일체(성자 강조)를 주장했던 유일파(Oneness)도 있다. 그 외 늦은 비(Latter Rain) 운동, 오랄 로버츠(Oral Roberts)와 순복음실업인회의 화물숭배신앙, 케네스 해긴(Kenneth Hagin)의 번영신학, 캐서린 쿨만(Kathryn Kuhlman)의 비방언 신유, 베니 힌(Benny Hinn)의 성령의 기름부으심(anointing), 토론토 블레싱(Toronto Blessing) 등이 있다.

비서구지역의 오순절 운동이 나타내는 특징도 있다. 비서구지역에서는 초기에 선교사들이 가지고 들어온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자립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토착화된 신앙을 수립한다. 특별히 1960년대 이후 유럽 국가가 아프리카에서 철수하면서 탈식민지화된 상황에서 자치 기독교를 수립한다. 토착기원기독교(African Independent/Initiated/Instituted Churches, AICs)가 형성된 것이다. 이를 가리켜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Ethiopia) 신앙이라고 부른다(사하라 이남 사람들을 가리키는 표현이 에티오피아였다). 나이지리아의 알라두라(Aladura, 기도의 권세자들 즉 예언자) 기독교, 남아공의 줄루족 아마나사렛 기독교, 케냐 마사이족의 카톨릭 은사주의자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콩고의 시몬 킴방구[Simon Kimbangu]의 토착화된 형태의 기독교도 분화의 한 종류로 간주할 수 있었는데 근자에는 시몬 킴방구가 스스로를 하나님으로 칭한다고 한다.)

남미에서는 친미 오순절주의가 기독교 정서를 지배하고 있다. 카톨릭을 제외하고 남미의 개신교를 이야기할 때 남미를 지배하는 개신교를 로잔 언약과 관련지어서 반미 혹은 진보적 복음주의로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순절주의는 신학적으로 정교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본주의와 결합하여 번영신학으로 발전하기 쉬웠고 자연스럽게 친미 성향을 띠게 되었다.

은사주의 기독교의 분화 양상은 어떠한가. 미국에서는 은사주의 기독교가 기존 교파에 침투할 때 복음주의권이 아니라 성공회 고교회파 예전주의(Anglo-Catholics)에서 성공을 거두게 된다. 예전은 카톨릭과 비슷한 고교회주의인데 은사주의 성향을 띠고 있다. 영국에서는 은사주의가 성공회 저교회파 복음주의자들 사이에서 중심이 된다. 영국에서 등장한 은사주의 운동으로 알파코스(Alpha Course)가 있다. 알파코스는 일종의 전도, 갱신 프로그램이다. 성공회가 경직되어 있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을 잡기 위한 일환으로 만든 것이다. 영국 내에서 성장하고 있는 교회는 대개 이런 형태를 띠고 있다. 한국에서는 알파코스가 신사도운동과 결부되어 변질된 형태로 나타났다. 영국에서는 성공회 저교회파 복음주의와 더불어 침례교 계통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복음주의적 은사주의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 내에서 비국교도로서 유일하게 복음주의적인 라인 안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침례교도인데 이는 은사주의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성공회 복음주의의 대부격인 존 스토트(John Stott)는 오순절 운동, 은사주의에 대해 전면적으로 거부한다. 오히려 마틴 로이드 존스(Martyn Lloyd Jones)가 성령론 부분에서 열려 있는 입장을 취한다.

오순절 운동의 평가

오순절 운동에 대해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이를 제2의 종교개혁이라고 하면서 성령을 재발견한 신학적 유산으로 평가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 잠자고 있던 정통을 깨워 갱신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한국에서는 오순절주의를 반대하는 두 종류의 평가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진보적 자유주의자 그룹이다. 오순절주의의 번영신학과 기복신앙이 사회참여를 막았고 교회를 부패시켰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개혁파 그룹이다. 오순절주의가 계시와 교리, 질서를 무너뜨렸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사회문화적으로 보면 오순절 운동은 계몽주의 기독교 이후에 강하게 어필한 포스트모던 기독교라고 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프리모던(pre-modern, 전근대) 문화운동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오순절주의자들은 오순절 운동이 초대교회를 회복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초대기독교의 포스트모던 시대의 재탄생이라는 것이다.

오순절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가지가 있다. 중요한 것은 오순절 운동은 기독교 내에서 새로운 요소를 재발견 혹은 창조해 내면서 전체 기독교 지형을 뒤바꾸었고, 사실상 이 운동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강력하고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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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근 박사 ⓒ 설요한

청중의 몇 가지 질문과 답변

1. 오순절 운동이 비지성적이고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학력이나 신분이 낮다는 평가는 부당한 것이 아닌가. 이것을 오순절 운동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는가.
- 답변: 시간이 지나며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 오순절 운동이 처음 등장했을 때 참여한 사람은 사회 하층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교회가 제도화될 때 교회 내부의 구성원도 바뀌게 된다. 영국에서 감리교 운동이 등장했을 때 처음에는 성공회에 있는 사람들과는 다른 계층에 있는 사람들이 참여했다. 그런데 감리교가 100년 정도 지나게 되면 원래 성공회가 가진 특징을 갖게 된다. 여기서 감리교의 원시성을 이어 받은 사람들이 19세기 성결운동을 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도 두 세대 정도가 지나고 다시 감리교 사람들처럼 된다. 그리고 애초의 성결운동을 이은 흐름이 (영미) 오순절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오순절 운동이 처음 시작할 때에는 사회 하층에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였다. 그런데 1940년대 중반 오순절 교단 중 하나님의 성회는 전미복음주의협회에 가입한다. 기성교회처럼 되었다는 것이다. 방언에 대한 강조도 초기처럼 많이 하지 않는다. 복음의 원시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화된다.

2. 한국의 경우 손기철 장로 등 인텔리층에서도 방언 등의 성령 체험을 하고 지식인들 사이에서도 성령 체험을 갈망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사회적 구조와 오순절 신앙 사이의 평형이 깨지는 것이 아닌가.
- 답변: 손기철 장로 같은 경우는 오순절주의자라기보다는 은사주의자다. 이런 사람들은 세련된 장소에서 세련된 형태로 은사주의 운동을 한다. 오늘날의 많은 은사주의자들은 초기 오순절 운동 시기 사람들의 모습과는 다르다. 기성교회 내에서 갱신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의식적으로 오순절 운동의 요소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은사주의는 기존의 오순절 운동과 차이가 있다.

3. 현대 예배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신사도 운동과 선을 긋는다고 할 때 어디에서 그어야 하는가.
- 답변: 개인적으로는 오순절의 흐름과 관련하여 CCM이 많은 청년들의 신앙을 깨운다는 면에서 교회에 준 유익이 크다고 생각한다. 오순절주의나 은사주의는 복음주의권 내에서 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배제하면 우리의 형제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사도운동은 예언이나 사도성을 주장한다는 면에서 성경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 자신이 받은 특정 계시나 예언을 성경보다 우위에 두거나 이를 가지고 교회를 정죄하거나 사람을 판단하거나 미래를 결정하는 등의 현상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신학적인 지적을 해야 한다. 여기서 선을 그을 수 있지 않나 싶다.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신사도운동의 특징 중 하나가 종말론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 종말론이 이스라엘의 회복 등과 연결되어 지금 벌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해서도 친이스라엘 편향을 갖게 한다. 이러한 폐해는 바로잡아야 한다.

향후 한국 개신교회사와 관련한 강연 계획 중에 있어

이재근 박사는 향후 현대기독연구원과 함께 이번 강연 시리즈의 후속으로 한국 개신교회사에 관한 시리즈 강연을 가질 예정이다.

설요한 기자 juicec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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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성서공회 창립 120주년 기념행사 손재익 객원기자 1895년 영국성서공회 한국지부가 서울에 설립된 지 120주년을 맞아 대한성서공회(Korean Bible Society, 이사장 이정익, 사장 권의현) 창립 12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2015년 11월 24일(화) 오후 1시 3...
    Date2015.11.26 By개혁정론 Views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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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한국장로교신학회, 벨직 신앙고백서를 다루다

    한국장로교신학회, 벨직 신앙고백서를 다루다 손재익 객원기자 한국장로교신학회(회장: 이상규 박사)가 제26회 학술발표회에서 벨직 신앙고백서(Belgic Confession / Confessio Belgica)에 대해서 다루었다. 벨기에 신앙고백서, 네덜란드(화란) 신앙고백서 등...
    Date2015.11.24 By개혁정론 Views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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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제31차 정기논문발표회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제31차 정기논문발표회 손재익 객원기자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http://www.stkets.com/ 회장 한상화 박사)의 제31차 정기논문발표회가 2015년 11월 14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백석대학교 대학원(서초구 방배동) 목양동 3...
    Date2015.11.16 By개혁정론 Views1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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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제27회 정암신학강좌, 종교개혁자 피터 버미글리(Peter Martyr Vermigli)에 대해 조명하다

    제27회 정암신학강좌, 종교개혁자 피터 버미글리(Peter Martyr Vermigli)에 대해 조명하다 손재익 객원기자 제27회 정암신학강좌가 2015년 11월 10일(화) 오후 2시 송파제일교회당(조기원 목사 시무)에서 열렸다. 정암신학강좌는 합동신학교의 초대 교장을 지...
    Date2015.11.11 By개혁정론 Views1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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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한신대학교 개혁을 촉구하는 기독교장로회 목사들의 성명서 발표

    한신대학교 개혁을 촉구하는 기독교장로회 목사들의 성명서 발표 손재익 객원기자 2015년 11월 5일(목) 오후 3시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는 “한신대학교 개혁을 촉구하는 1045명 기장목사 성명서 발표 및 기자회견”이 있었다. 성명서의 계기는 최근 경동교...
    Date2015.11.06 By개혁정론 Views1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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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목회자 처우, 공과 사의 구분은 가능한가

    목회자 처우, 공과 사의 구분은 가능한가 손재익 객원기자 2015년 11월 5일(목) 오후 2시 한국기독교회관(종로 5가역) 2층에서는 ‘교회재정 건강성운동’(www.cfan.or.kr) 주최로 『목회자 처우, 공과 사의 구분은 가능한가?』 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열렸다. ...
    Date2015.11.06 By개혁정론 Views1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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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종교개혁신학 국제학술대회

    종교개혁신학 국제학술대회 손재익 객원기자 2015년 10월 10일(토) 오전 9시 20분 서울교회당(박노철 목사 시무, 강남구 대치동)에서는 종교개혁신학 국제학술대회(The International Academic Conference for Reformation Theology)가 열렸다. 종교개혁기념 ...
    Date2015.10.11 By개혁정론 Views1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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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제10회 종교개혁기념학술세미나 (주최: 개혁주의 학술원)

    Date2015.09.25 By개혁정론 Views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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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통일한국과 동성애- 기독교미래연구원 제3차 세미나

    통일한국과 동성애 - 기독교미래연구원 제3차 세미나 손재익 객원기자 2015년 9월 7일(월) 오후 2시 국회 헌정기념관 2층 대강당에서는 기독교미래연구원(CFI, 원장: 최병규 박사) 주관으로 “통일한국과 동성애”라는 세미나가 열렸다. 2013년 한국교회의 보호...
    Date2015.09.09 By개혁정론 Views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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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본회퍼와 타자를 위한 교회 공동체

    설요한 기자 20세기 독일의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는 나치에 저항하다가 순교한 신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물론 본회퍼는 『나를 따르라』, 『신도의 공동생활』 등을 집필한 신학자로 유명하기도 하다. 『행위와 존재』, 『윤리학』, ...
    Date2014.12.19 By개혁정론 Views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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