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총회의 뜨거운 감자,
고려신학대학원의 이전이냐 고신대학교의 존립이냐
- 제4회 서울포럼 -
2015년 6월 15일(월) 오전 10시 서울시민교회당(서울시 광진구, 권오헌 목사 시무)에서는 제4회 서울포럼이 열렸다. 서울포럼은 2012년 9월에 예장 고신총회 산하 경기노회가 처음 주최하기 시작하여 2013년에는 남서울노회, 2014년에는 동서울노회가 각각 동참하기 시작하여, 이번 2015년에는 경기, 남서울, 동서울, 서경, 서울노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포럼으로서 고신총회와 교회에 관한 의견과 여론을 모으는 장이다.
올해로 4회를 맞는 “서울포럼”은 제1회(2012년)에서는 “장로교 총회의 총무의 자질과 역할”을 주제로, 제2회(2013년) “고신총회의 과거 20년, 미래 20년”을 주제로, 제3회(2014년) “고신언론,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주제로 다루었다.
제4회를 맞이하는 올해의 주제는 “고신총회의 대학/신대원의 쟁점과 나아갈 길”로, 지난 2014년 총회에서 다루어졌던 고려신학대학원과 고신대학교의 문제였다. 이 주제는 2015년 현재 고신총회의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이기에 서울포럼에서 다루기에는 매우 적실한 주제였다.
주제의 비중 때문인지 약 150여명의 목사, 장로, 성도들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는데, 다음과 같은 순서로 포럼이 진행되었다.
발제1: 고신대학교 존립 가능한가? /조성국 교수(고신대 교목실장)
발제2: 신학대학원, 이전해야 하나? /심창섭 교수(전 총신대 신대원장 및 부총장)
발제3: 한국에서의 목사양성, 어떻게 해야 하나? /손규태 교수(성공회대 명예교수)
전체토론
권오헌 위원장의 간단한 기도로 시작한 포럼에서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조성국 교수는 주최 측으로부터 부탁받은 제목은 “고신대학교 존립 가능한가?”이지만, “고신대학교는 존립해야 한다.”라고 제목을 바꾸고 싶다고 말하면서 발제를 시작해 나갔다. 조교수는 고신대학교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기독교 대학의 정체성의 관점에서 발표한 뒤, 고신대학교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 학교 당국이 노력하고 있는 점들을 분명하게 제시했다. 고신대학교는 대학 구조 조정을 위해 힘쓰고 있고, 정원 축소 등을 위해 자발적인 구조조정의 과정을 거치고 있음을 소개했다. 2012년에 980명이던 입학정원을 2015년에는 886명으로 축소했고, 2017년에는 826명으로 단계적으로 축소해 나갈 것이라고 하였다. 신입생 모집에 있어서도 부산 경남 지역만 아니라 전국의 범위에서 기독교인 신입생을 모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재정 문제와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해결책인 인건비의 축소 문제에 있어서 교수들의 정년퇴직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고, 앞으로 교수의 추가 임용을 통제함으로써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조성국 교수의 발제문 전문은 http://reformedjr.com/xe/6545에 수록되어 있다.
▲ 발제하고 있는 고신대 교목실장 조성국 교수 ⓒ 손재익
조성국 교수의 발제에 대한 논찬자로 나선 오세택 목사(경기노회 두레교회)는 발제자의 책임이 아니라 주최자의 실수라는 점을 전제한 뒤 “고신대학교가 존립할 수 있는가?”를 물을 것이 아니라 “고신대학교 왜 존립해야 하는가?”로 물어야 한다고 하면서, 존립의 이유를 다시 물어서 그에 맞는 인식과 대안들이 나오는 것이 적합하다고 지적하였다.
▲ 조성국 교수의 발제에 대해 논찬하고 있는 오세택 목사 ⓒ 손재익
논찬에 이어 조성국 교수로부터 찬조 발언을 부탁받은 백석대학교 이정기 교수는 최근에 입수한 정보임을 전제하면서, 2015년 교육부 평가에 의하면 고신대학교는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수도권에 위치한 신학계통의 여타 대학들과 비교할 때에 상당히 좋은 편이라 말하였다. 163개 대학 중에서 100위 안에는 충분히 드는 수준이라고 하였다. 그렇기에 현재 교육부에서 요구하는 지표관리만 잘하면 고신대학교가 존립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고 충분하다고 말함으로써 조성국 교수의 발제 내용에 힘을 실어 주었다.
▲ 최근에 나온 교육부 평가에 대해 설명하는 백석대 이정기 교수 ⓒ 손재익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심창섭 교수는 비록 총신대학교와 총신대학원에서 봉사하였으나 본인이 원래는 고신대학교 출신이면서 고신출신으로서 애착을 갖고 있음을 전제하면서, 조성국 교수의 발제를 듣고 나니 만약 조성국 교수의 발제 내용이 사실 그대로라면 굳이 고신대학교의 문제를 다루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마음이 들게 되었다고 말하고, 이미 준비한 내용이기에 그에 맞게 발표하겠다고 했다.
심창섭 교수의 발제 내용 중 의미 있었던 부분은 자신이 오랫동안 봉사한 합동 측의 사례를 재미있게 말해 주었는데, 총신대학교와 총신 신대원이 한 캠퍼스에 있을 때에는 다툼이 많았는데 신대원이 양지로 옮기면서 다툼이 줄었다고 하면서, 안타깝게도 대학교와 신대원이 합친 상태로 있으면 오히려 더 다툴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심창섭 교수는 앞으로 통일한국시대를 주도함에 있어서 고신교단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하면서, 두 기관(고신대, 고려신학대학원)이 공존하면서 고려신학대학원을 단설대학원으로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유익한 방향이라고 강조하였다. 단설대학원과 관련하여서는 현재의 법으로 어려운 점이 있더라도 계속해서 추진한다면 정책과 법이라는 것은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이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 발제하고 있는 전 총신대 신대원장 심창섭 교수 ⓒ 손재익
▲ 심창섭 교수의 발제에 대해 논찬하고 있는 황권철 목사 ⓒ 손재익
심창섭 교수의 발제에 대한 논찬자로 나선 황권철 목사(경남노회 밀알교회)는 심창섭 교수의 발제를 통해서 많은 도전을 받았고 발제의 내용이 고신총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전제한 뒤, 현실과 이상의 차이가 매우 커서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이 문제에 대해 교단과 교파의 장벽을 넘어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깊이 헤아려 볼 것을 주장하였다.
▲ 발제하고 있는 손규태 성공회대 명예교수 ⓒ 손재익
마지막 발제를 맡은 손규태 교수(성공회대 명예교수)는 고신과는 조금은 다른 전통의 관점에서 한국교회가 목사양성을 어떠한 관점에서 해야 하는지에 대해 발표하였다. 손교수는 ‘신학하기’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관해 교회 역사를 통해서 살피면서, 신학하기란 정의의 실현이 되어야 하고, 평화의 실천이 되어야 하며, 교회를 섬기는 신학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이어 논찬자로 나선 고려신학대학원의 하재성 교수는 손교수의 발제가 한국교회에서의 신학함이라고 하는 과제에 있어서 실천적이고 목회적인 점을 잘 강조했다고 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학교육의 커리큘럼에 있어서는 전통적인 신학교육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방식을 인정하는 점은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함을 지적하였다.
▲ 손규태 교수의 발제에 대해 논찬하고 있는 하재성 교수 ⓒ 손재익
▲ 경청하고 있는 참석자들 ⓒ 손재익
저출산, 고령화와 한국교회의 저성장 시대를 맞아 고신대학교와 고려신학대학원의 문제는 고신총회의 뜨거운 감자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서울포럼에서 다룬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었다. 다만 그동안 있어왔던 논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어떤 논의와 결정으로 이어질지는 이제 9월에 있을 총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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