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에서 장애인선교단체장 모임을 가졌습니다. 오가는 길에 장애인 사역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개중에는 사역자의 노후대책에 대한 것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마땅한 대책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어떤 목사는 택시운전자격 시험도 보았다 합니다. 그는 저처럼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장애인사역과 관계없이 다른 일을 할 때에 그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장애를 가지고 살면서 무엇하며 살아갈까 고민하던 때입니다.
한 목사가 제게 물었습니다.
“목사님은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나요?”
그 물음에 딱히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보험을 들거나 목사연금을 들고 있지 않습니다. 국민연금을 들고 있긴 합니다. 그것도 가장 낮은 금액으로 들고 있습니다. 부산 내려와 장애인사역을 다시 시작할 즈음에 공단에서 전화를 해서 하도 강하게 말하는 통에 할 수 없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제 노후대책이라면 대책입니다. 그것 말고는 다른 것이 없습니다. 가끔 늙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 들기도 하지만 저는 제게 주어진 오늘을 감사하며 살고자 합니다.
저는 오늘 제게 할 일이 있다는 것에 고마운 마음을 가집니다. 돌아보면 그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주님은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하였습니다.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믿습니다. 공중의 새를 기르고 들의 백합화를 입히는 하나님이 제 생활을 지키고 인도하실 것입니다. 저는 그저 오늘에 감사하며 제게 맡긴 일을 그 고마움 가운데에서 기쁘고 즐겁게 감당해나가려고 합니다.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는 말씀을 따라 살아가고자 합니다.
지나온 삶을 돌아봅니다. 하나님께서 지켜주셨습니다. 비록 눈물 골짜기를 지나오며 힘들고 막막할 때 있었지만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저와 함께하셨고 저의 걸음을 간섭하고 인도하셨습니다. 모든 게 은혜였습니다. 생각하면 감사한 것뿐입니다. 오늘도 그 가운데에 즐겁게 길을 갑니다. 고맙습니다.